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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픽미! 허그미! 키스미!
작가 : 하다온
작품등록일 : 2017.11.16

가수지망생 하린은 도망친 그(그놈?)가 돌아올때까지 슈퍼스타 도현에게 사로 잡히게 된다. 그런데 오히려 하린에게 마음을 사로 잡히게 된 도현은 하린을 놓아주려 하질 않는데. 알콩달콩 사랑의 하모니를 쌓아가는 하린과 도현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42. 날 숨 막히게 만드는 당신이라면.. 허락할게.
작성일 : 17-12-18 09:34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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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날 숨 막히게 만드는 당신이라면.. 허락할게.

 

 

 “그럼 이제 당신이 기대할 차례인가?”

 

 그가 거칠어진 목소리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하린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반쯤은 그를 놀린 거였고, 반쯤은 그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 그렇게 갈리었던 마음이 여전이 나뉘어져 있었다.

 

 괜히 그를 자극했던 것 같아 후회되는 마음과 앞으로가 기대가 되는, 섞이기 힘든 오묘한 감정들이 각자의 자리를 잡고 팽팽히 줄다리기 중이었다.

 

 “비겁하게 도망치는 거야?”

 

 뒤로 물러서는 그녀가 몹시 귀엽다는 듯이 그의 눈이 둥글게 휘었다. 이런 무방비한 모습의 그는 낯설다. 날카롭다고 생각했던 인상이 한순간에 호빵맨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나만 볼 수 있다.

 

 “누가요?”

 

 방금 전까지도 촉촉하던 입안이 바짝 말라왔다. 하린은 마른 침을 삼키며 다시 한 번 한 발짝 물러났다.

 

 “기대했지? 달아올랐잖아.”

 

 딱 그 거리만큼 그가 한 걸음 다가왔다.

 

 “누가요!”

 

 그녀의 마음속에 들어왔다가 나간 듯한 그의 말에 한 발짝 더 물러서려던 하린이 멈춰 섰다. 그런 마음은 들키고 싶지 않다고 표현하려던 것이 그만, 또 실수했다.

 

 그녀가 벌리지 못한 거리를 단숨에 좁혀온 그와 가슴이 맞닿았다. 손을 잡거나, 기대 안거나, 키스를 하는 것과는 또 다른 긴장감에 하린의 숨이 불규칙적으로 변했다.

 

 “또 도망칠 거야?”

 

 은근하게 물어오며 시선을 내리는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다른 리듬에서 시작한 각자의 심장이 조금씩 비트를 타고 같은 흐름 안으로 들어왔다.

 

 “아니오. 사람은 저마다 각자의 사전을 가지고 있대요. 그리고 내 사전에 도망이란 단어는 없어요.”

 

 도망치다니, 이 박하린을 뭘로 보고. 하린은 코를 추켜세우며 그에게 당돌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야 박하린이지.”

 

 도현이 짓궂은 웃음을 짓는다. 그 모습이 또 섹시하여 하린의 시선이 떨어질 줄 모른다. 그녀의 얼굴로 서서히 내려오는 그를 보며 그녀의 눈이 스르륵 감겼다.

 

 피식, 그가 그녀의 입술이 아닌 귓가로 향한다. 뜨거운 숨을 불어넣더니 귓바퀴를 혀로 핥아댄다. 간지럽기도 하고 뜨뜻하기도 하고 소름이 돋기도 하고 하린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으윽.”

 

 하린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팔에 기댔다. 도망을 안 친다며 여유를 부려놓고는 금세 무너져버리다니, 자존심이 상한다. 감긴 눈이 파르르 떨렸다.

 

 그 위에 새털같이 내려앉은 숨결이 그녀의 마음을 쓰다듬는다. 이런 건 자존심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차츰 뜨거워지며 불규칙해지는 그의 숨결이 그 또한 여유를 부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눈썹 위로, 오뚝한 콧망울로 그리고 입술로 와 닿는 그의 말들이 그대로 전해졌다.

 

 한 동안 그녀의 마음을 달래던 그의 입술이 그녀의 목선을 타고 내려가더니 쇄골에서 멈췄다. 말랑한 피부와 단단한 쇄골 사이에서 한참 헤매는 입술에 그녀의 등이 활처럼 휘어버렸다.

 

 “하아.”

 

 하린의 입에서 참지 못한 열기가 뿜어 나오자 몸 안에서 화산이 폭발하듯 강렬한 열기가 그의 몸을 휘감았다.

 

 도현이 걸음을 떼고 앞으로 나아가자 그와 한 몸처럼 연결된 하린이 뒷걸음질 쳤다. 무언가 다리에 닿았다는 걸 깨달을 새도 없이 무중력 속에 갇힌 사람처럼 몸이 부웅, 움직였다.

 

 소파에 반쯤 눕혀진 하린의 위에 도현의 얼굴이 보였다. 그의 눈빛이 욕망으로 흐려져 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를 향해, 그의 목으로 팔을 뻗었다.

 

 도현은 그녀의 입술을 다시 삼키며 그녀의 옷 속을 더듬었다.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피부 위로 천천히 움직였다.

 

 움푹 파인 홈이 귀여운 배꼽을 지나, 탄탄한 복근을 훑고는 갈비뼈를 하나하나 스쳐지나갔다.

 

 “간지러워요.”

 

 간지러워서 몸이 배배 꼬이면서도 절대 그 손을 밀어내고 싶진 않다. 그를 더 끌어당길 뿐이었다.

 

 도현은 하린의 이런 모습이 못내 귀여워 그의 손가락을 더 위로 올렸다. 그의 손아래 느껴지는 하린의 세차게 뛰는 심장이 느껴지자 하린의 반응이 조금 달라졌다.

 

 하린은 뜨거움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더한 뜨거움을 느끼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치솟았다.

 

 갑자기 움직임을 멈춘 도현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왜……?”

 

 “더워.”

 

 하린의 물음과 동시에 그는 상의를 벗어버렸다. 아직은 상의를 탈의할 만큼 더운 여름이 오기 전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말이 맞는 듯, 그의 탄탄한 가슴 사이로 땀방울이 한줄기 선을 그리며 내려갔다.

 

 “으음.”

 

 하린은 갈증이 일었다. 스르륵 몸을 일으켜 그의 땀방울에 입술을 갖다 대었다.

 

 “박하린, 날 죽일 셈이야?”

 

 “설마요.”

 

 씨익 웃는 하린을 못마땅한 듯 노려보며 도현이 얼굴을 숙여 하린의 입술을 다시 찾았다.

 

 하린은 손을 뻗어 그의 복근을 더듬더니 이윽고는 그의 가슴까지 올라갔다. 탄탄한 그의 몸을 느끼는 손길에, 그녀의 입에 갇힌 그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가 망설이다 힘겹게 살짝 몸을 일으켰다. 그녀와의 거리는 한 뼘이 채 안되었지만 갑작스런 한기가 느껴졌다.

 

 한기가 느껴진 게 이상할 정도로 그의 몸은 뜨거웠다. 가쁘게 쉬는 그의 숨에서 흥분감이 그대로 하린에게 전달되었다.

 

 “예쁘다.”

 

 불타오르는 긴장감과 달리 그의 입에선 달달한 말이 흘러나왔다.

 

 “너무 예뻐.”

 

 다른 누구도 아닌 강도현 때문에 붉어진 얼굴로 뜨거운 숨을 내뱉는 여자는 이제껏 보았던 그 어떤 사람보다도 아름다웠다. 감히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 이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담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을 정도였다.

 

 “갖고 싶어.”

 

 욕망으로 잔뜩 흐려진 눈빛이 수많은 감정을 담고 일렁였다. 그녀를 원하지만 그녀의 허락을 기다리는 이 순간에 그는 갈등에 휩싸여 있었다.

 

 “오로지 네가 나만 바라보고, 내가 너만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녀를 미치도록 탐하고 싶었지만 무자비한 짐승이 되고 싶진 않다.

 

 “도현 씨…….”

 

 하린 또한 가쁜 숨을 내쉬었다.

 

 숨 가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그의 가슴을 보며, 그녀를 빤히 내려다보는 그를 보면서 하린은 그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그는 또다시 그녀의 허락을 구하고 있었다.

 

 “나는…….”

 

 “허락해 줘.”

 

 입을 달싹이는 하린을 도현이 입술로 막아버렸다. 그녀가 아무 생각도 못하도록 오직 그만 생각하도록 집요하게 그녀의 입을 탐했다.

 

 그와 함께 하린의 이성도 한껏 날아가 버렸다. 한껏 달아오른 감정이 그의 입술을, 그의 손길을 원하고 있었다.

 

 “으아~! 좋아요!”

 

 그를 떼어낸 그녀가 소리쳤다. 그런 그녀를 보며 도현이 호탕하게 웃더니 가뿐히 몸을 일으키더니 그녀를 안고 2층으로 달려갔다.

 

 하린의 방보다 넓은 그의 방은 참으로 심플했다. 이 곳의 용도는 아주 간단했던 듯, 이 넓은 공간에 있는 가구라곤 침대 하나였다.

 

 혼자 자기엔 심하게 넓은 그 공간에 하린이 몸이 가볍게 내려앉았다. 태초의 모습으로 서로를 드러낸 그들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서로에게 향한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하린이 긴장한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싸자 그가 그녀에게 살며시 닿았다. 그리곤 그들의 숨길 수 없는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서로를 품고 존재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숨결이 뜨거웠다. 손끝은 간절했고 마음은 달아올랐다. 누구의 호흡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그와 그녀의 모든 것이 섞여 하나가 되고 있었다.

 

 어두운 밤, 은은한 하나의 빛이 되어 서로를 비췄다.

 

 숨 막히도록, 황홀하도록 완벽한 밤이었다.

 

 

 * * *

 

 하아. 간지러워.

 

 머리카락이 옷 안으로 들어갔나? 잠결에 하린이 손으로 치워내려 휘적휘적 움직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간지러웠다.

 

 모기인가?

 

 모기가 활동하기엔 조금 이른 시기지만 1년 내내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보유자인 하린에겐 가능한 이야기였다. 하린은 간지러운 곳에 사정없이 손바닥으로 탁! 내려쳤다.

 

 그제야 간지러움이 사라지자 하린이 만족스러운 신음을 흘리며 다시 잠을 들려 하는데, 이번엔 무언가 속이 답답했다.

 

 잘 때는 속옷을 벗고 자는데 왜 답답하지?

 

 하린이 잔뜩 미간을 찌푸렸다. 짜증 섞인 눈을 살짝 뜨자 생경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완벽히 벗어나지 못한 잠결을 떨쳐내고자 눈을 깜박거리자 어두운 방안에 옅은 회색의 벽지가 보였다.

 

 ‘노란색인데…….’

 

 의아함에 시선이 내리자 자신이 덮고 있는 침구 또한 처음 보는 것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길이 속에서 화르륵 올라오자 하린이 불안한 시선으로 이불을 들추자 그녀의 몸을 덮고 있는 커다란 손이 보였다. 가슴이 간지럽고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건 그녀의 착각이 아니었다.

 

 “아니, 이게, 여기, 도대체, 왜!”

 

 그녀의 비명과 동시에 어젯밤의 일이 주마등처럼 그녀의 뇌를 스치고 지나갔다. 너는 누구 여긴 어디? 그러니까 너는 강도현 그리고 여긴 강도현의 침실?

 

 “아?! 도현 씨?!”

 

 ‘잘 잤어요.’ 라고 물었어야 했는데. 막상 나온 말은 그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바보도 아니고, 어젯밤 일을 잊은 것처럼, 정말 바보가 된 기분이다.

 

 “아?! 박하린 씨?!”

 

 이 남자는 또 능글맞게 하린의 말투를 꼭 따라 한다. 하지만 그러는 그가 무척이나 귀엽다 생각을 드는 것 보니, 하린도 미친 것이 분명했다. 그에게 미쳐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 아침에 보니까 더욱 예쁜데.”

 

 아침의 그의 목소리는 한 톤 다운되어 있다.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일어나자마자의 그의 목소리가 묵직하게 그녀의 귓가를 울렸다.

 

 “나는 원래 24시간 내내 예쁜데, 몰랐어요?”

 

 누구에게 빠지는 외모는 아니기에 ‘예쁘다’는 말은 이제껏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듣고 자랐다. 그런데도, 그가 예쁘다고 말을 할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나면서 기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그럼 24시간 내내 보여줄 거야?”

 

 아니 뭘? 24시간 내내 뭘 보여 달라는 거야? 내 예쁜 얼굴?

 

 “지금도 매일 보잖아요.”

 

 “1분 1초, 하루 종일 보고 싶다고. 너랑 떨어지기 싫어 해가 지고 바람이 질 때까지, 해가 뜨고 바람이 일 때까지, 한 순간도 떨어지고 싶지 않아.”

 

 나도요. 떨어지기 싫어요.

 

 “그런데 이 나쁜 손 좀 그만 치워 줄래요?”

 

 하린은 자신의 가슴을 덮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아니 왜 이게 어때서 나쁜 손이래?”

 

 “간지럽고 답답하거든요. 이 아침부터!”

 

 그녀가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그가 그녀의 위로 몸을 겹쳐 왔다. 번개 같은 빠른 움직임에 하린이 반항할 틈도 없었다.

 

 “누가 이 아침부터 이렇게 예쁘래?”

 

 잔뜩 헝클어진 머리칼을 늘어뜨리고 얼굴이 나른히 누워있는 하린은 너무나 예뻤다.

 

 동틀 녘 완전히 어둡지도 않고 그렇다고 밝지도 않은 이 시간에 하린은 밤하늘에 뜬 보름달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은 딱 좋은 밝기로.

 

 “그건 나도 알지만.”

 

 도현은 기다린 손가락으로 하린의 머리칼을 쓸어내리고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아침이잖아요.”

 

 앙탈을 부리며 뾰로통한 입술을 내미는 그녀를 보며 그가 씨익 웃었다.

 

 “이 아침이 뭐 어때서? 어젯밤에도……,”

 

 “그만! 그 나쁜 입도 그만!”

 

 “안 돼. 할 거야. 다 할 거야.”

 

 아이가 엄마의 품을 찾아든 것처럼 그녀에게로 찰싹 붙었다.

 

 “당신이 일어나면 하고 싶었던 것.”

 

 그의 손이 사라진 자리에 그의 입술이 내려왔다. 이제 막 꽃을 피운 봉오리처럼 아름다운 그것을 입 안 가득 삼키고 혀를 굴려댔다.

 

 “어젯밤처럼-.”

 

 “으흣.”

 

 하린의 손이 이불을 움켜쥐었다. 이내 그녀의 입에선 달뜬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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