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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29 소라의 하늘
작성일 : 17-12-18 08:16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3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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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린 의뢰들을 확인하던 사쿠라는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의뢰서들을 바라보며 자그마한 한숨을 내쉰다.

  요즘 들어 확실히 가디언즈를 찾는 의뢰가 부쩍 늘었다. 그것은 분명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지표였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현재 가디언즈의 인원으로는 밀려 드는 의뢰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아...”

 

  비록 회사라는 틀에서 상하 관계에 묶여있지만 직원들은 사쿠라에겐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이었다. 계속되는 의뢰로 회사 사정은 나아지고 있었지만 직원들에게 무리를 강요할 수밖에 없는 사쿠라의 마음도 편치 만은 않았다.

 

 “당분간은 이렇게 버틸 수밖에 없지. 조만간 다른 아이들도 돌아올 테니..”

 

  이런 저런 문제로 사쿠라가 머리를 감싸 쥐고 있을 때, 문이 열리며 후련한 듯한 표정의 김지현이 방으로 들어온다.

 

 “어? 벌써 끝내고 온 거야?”

 “하하.. 어쩌다 보니...”

 

  검만 손에 쥐면 성격이 바뀌어버리는 그녀임을 알기에 사쿠라는 미간을 찌푸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현이는 괜찮은 거지?”

 “당연히 괜찮지!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로 하지는 않았다구!”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사쿠라는 못 미더운 눈빛으로 김지현을 노려본다. 김지현은 당당하게 자신을 노려보는 눈빛을 마주해주었다.

  분명 육체적으로는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았다. 물론 정신적으로는 꽤나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서 어땠어?”

 “역시 그 녀석의 아들이랄까..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올 정도야”

 

  서현이 보여주었던 무기의 사용법은 아직도 김지현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자신의 능력을 이해하고 그것을 응용하는 재능은 서지훈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서현이 아직 검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투를 위한 도구, 서현에게 있어 검이란 그저 그 뿐인 것이다.

 

 “아직 미숙하지만 조금만 다듬어준다면 분명 금방 강해질 거야”

 

  김지현은 설렘을 참지 못하고 주먹을 움켜쥔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앞으로 서현을 굴릴 계획이 착실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그녀의 입가에 떠오른 사악해 보이기까지 하는 미소에 사쿠라는 알 수 없는 오한을 느꼈다.

 

 “그 정도면 충분한 것 같네. 그럼 언니도 동의하는 거지?”

 “응”

 “그럼 현이에게 맞는 의뢰부터 찾아둬야겠네”

 

  그 순간, 닫혀있던 문이 부숴지며 바다를 머금은 듯한 눈빛을 가진 소녀가 방안으로 들이닥쳤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라, 라이시나?!”

 

  난폭하게 걸어오는 소녀를 발견한 사쿠라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서현을 세상에 내보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라이시나를 불렀던 것을 이제야 기억해낸 것이다.

  소녀에게서 평소의 장난기 가득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진실을 요구하는 푸른 눈동자가 두 사람을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었다.

  어차피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다. 그저 타이밍이 안 좋았을 뿐, 사쿠라는 결심을 굳히며 라이시나와 시선을 마주한다.

 

 “라이시나.. 조만간 현이를 바깥에 내보낼 거에요”

 “안돼!! 너희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언제까지고 여기에 가두어 둘 수도 없잖아요!”

 “그 아이가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몰라서 하는 말이야?”

 “그건...!”

 “나보다도 너희가 더 잘 알고 있을 테지! 인간들이 그 아이의 힘을 가만히 놔둘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위험하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대로는...”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라이시나의 확고한 대답에 사쿠라는 체념한 듯 고개를 숙인다. 아래로 쏟아진 새하얀 머리카락 사이로 구원을 바라는 눈빛이 김지현을 향하고 있었다.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김지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선다.

 

 “라이시나”

 “왜!”

 

  얼음장처럼 차가운 시선이 김지현을 노려본다. 눈빛에 서려있는 한기에 입이 얼어붙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멈춘다면 앞으로도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기에 그 시선을 이겨내며 한 발짝 앞으로 내딛는다.

 

 “현이도 이제 자기 힘을 제어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어요”

 “제어한다고? 웃기지 마. 그 아이는 자기가 가진 힘이 어떠한 것인지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너희들도 봤을 테지.. 그 아이가 웨일이라고 부르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

 “그건 인간계에서 만들어진 생명이 아니야. 그렇다고 정령이나 천사 같은 것도 아니지. 그건 그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존재라고!”

 

  서현의 심장에 새겨두었던 봉인은 이미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그 속에 잠재 되어 있는 힘은 라이시나로서 어찌할 수 없을 정도까지 성장해버린 상태, 서현이 봉인의 존재를 깨닫는다면 언제든지 자신의 의지로 풀어내는 것이 가능할 정도였다.

 

 “그 힘은 감당할 수 없는 힘이야.. 만약 잘못된다면...”

 

  언제나 자신만만하던 소녀가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몸을 떤다. 김지현은 조심스럽게 떨고 있는 소녀를 감싸주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곁에 있잖아요”

 “하지만...!”

 “우리들만으로는 그 아이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없어요. 이곳은 그 아이를 고립시킬 뿐이에요”

 “으으...”

 

  감싸오는 온기에 두려움이 사그라진다. 라이시나는 부끄러웠는지 마주해오는 시선을 피해 고개를 홱 돌렸다.

 

 “메르헨.. 알겠으니까 좀 떨어져!! 너희 마음대로 하라구!”

 

  귓볼까지 불그스름해진 소녀는 강아지처럼 소리를 빽 지르며 밖으로 도망친다.

 

 “와아.. 언니는 정말 여러 의미로 대단한 것 같아”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라이시나가 김지현의 앞에서는 정말로 소녀의 모습이 되어버린다. 사쿠라는 존경을 가득 담아 김지현을 올려다보았다.

 

 “가끔이지만 정말 귀엽다니까”

 

  사쿠라로서는 동의할 수 없는 발언이었지만 김지현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정말 내 동생이랑 똑같아..”

 

  자그마한 혼잣말 위로 슬픔이 덧씌워진다.

 

 “언니?”

 “어라...?”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온기, 김지현은 그것이 자신의 눈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눈가에 맺힌 눈물 방울에 한 소년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어울리지 않는 검을 들고서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소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소년이 누구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김지현은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엉켜버린 실타래를 억지로 풀려고 해봐야 더욱 단단하게 꼬여버릴 뿐이다.

 

 “후우...”

 

  억지로 기억의 틈새를 엿볼 필요는 없다. 잃어버린 기억은 언젠가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떠오른 감정을 소중히 가슴속에 새기며 눈을 떴다.

 

 “괜찮아?”

 

  그 눈물의 의미를 알고 있기에 사쿠라는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본다.

 

 “응. 괜찮아”

 “...”

 

  정말로 존경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사쿠라는 따듯한 미소를 지으며 떨림을 숨기려는 손을 잡아 끌었다.

 

 “사쿠라?”

 “긴장했더니 배고파졌어!”

 “풋...”

 “어서 밥부터 먹으러 가자”

 

  감싸주는 손이 떨림을 가라앉혀준다.

  사쿠라의 손에 끌려가는 김지현의 입가로 희미하지만 행복한 미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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