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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무(無)의 아이
작가 : 천시령
작품등록일 : 2017.12.17

인간의 영생을 향한 욕망의 몸부림은 어디까지인가.
과연 한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행해지는 온갖 불법과 추악한 면모,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또 다른 생명체의 가치는 동등한가, 아니면 높고 낮음이 존재하는 것인가.

 
#4. 예상치 못한 전화
작성일 : 17-12-18 02:43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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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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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림은 제보전화를 받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분주히 잠입취재 준비를 시작했다.

 

 제보자가 말한 대학병원으로부터 신생아의 사망 및 시신 바꿔치기와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은밀하고도 철저히 계산적으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이 레지던트 수련 시절 알고 지낸 동기에게 조심스레 연락을 취했다.

 

 한 시간 전에 걸었던 전화는 그야말로 묵묵부답이었지만, 여러 차례 전화와 메시지를 남긴 끝에 그는 동기로부터 자신에게 어느 정도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대답을 얻었다.

 

 헤림은 동기의 그 문자를 받자 몸이 가볍게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동기가 얼마나 난처한 상황 속에서 어렵게 자신에게 그런 정보 제공을 허락했을지는 익히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그 사정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동기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파악하고자 하는 사실만 얼른 파악하고 재빨리 대학병원을 빠져나갈 계획이었다.

 

 정보를 제공해주기로 한 동기와는 이따 오후 세시에 병원 맞은편 카페에서 잠시 만남을 갖기로 한 상황이었다.

 

 아직 약속시간까지는 두 시간 정도 여유시간이 있었다.

 

 혜림은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샌 터라 자신의 눈 밑에 드리운 다크써클을 가릴 정신조차 없었다.

 

 "어이, 혜림이. 요새 기사 밀렸어? 왜케 상태 안좋아?"

 

 자신의 사수인 원철로부터 걱정어린 질문을 받은 혜림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고, 선배님. 제가 상태 안좋을리가요. 어제 결국 데드라인 넘겨서 원고 마감하느라 제 기자 생활에 스크래치가 좀 났지 말입니다."

 

 그녀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유쾌한 어조로 빠르게 말한 뒤, 미심쩍게 자신을 바라보는 원철의 눈빛을 피해 화장실로 걸어갔다.

 

 화장실의 세면대 앞에 서서 벽에 붙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니, 정말로 안색이 초췌한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고 참, 원철 선배가 괜히 나한테 상태 운운한게 아니었네."

 

 혜림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파우더 팩트를 꺼내 눈밑에 톡톡 발랐다.

 

 바른다고 해서 온전히 다 지워질 다크써클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예 안 바른 것보다는 훨 나아 보였다.

 

 혜림이 볼 일을 다 보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앉는데, 자신의 책상 앞에 노란색 포스트잇 메모지가 붙어있었다.

 

 "이게 뭐지?"

 

 그녀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원철이 그녀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까 너 잠시 자리비울때 너찾는 전화왔었다. 간단히 메모해놨어."

 

 "감사해요 선배님."

 

 그녀는 원철을 향해 고개를 숙인 뒤, 자신의 앞에 놓인 포스트잇을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간단하게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었다.

 

 -제보 관련하여 긴급 전화 요망. 한수철.-

 

 메모의 내용을 다 읽고 난 혜림의 눈이 휘둥그래 떠졌다.

 

 자신이 오늘 새벽 받았던 제보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긴급 전화 요망이라니. 무슨 일이 생긴 것임에 틀림없어!.'

 

 그녀는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휴대폰의 최근통화목록 중에서 오늘 새벽에 받았던 전화번호를 길게 눌러 전화를 걸었다.

 

 통화연결음이 왜이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그녀로서는 그야말로 초조하고 다급한 마음이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긴급하게 전화를 달라던 한수철은 묵묵부답이었다.

 

 혜림은 다급한 마음에 계속해서 몇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기약없는 기다림만 그녀에게 줄 뿐이었다.

 

 '무튼, 제보자에게 뭔가 일이 생겼음에 틀림없어. 일단 전화가 안되니 내가 어떻게 다른 방도를 취하기도 힘들고... 어떻게 한다?'

 

 혜림이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하는 습관인 자신의 손톱을 물어뜯고 있을 때, 자신의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져있던 자신의 휴대폰이 지지직 진동음을 내면서 떨리기 시작했다.

 

 '한수철이다!'

 

 그녀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휴대폰을 들고 조심스럽게 편집실을 빠져나와 사람이 없는 장소를 향해 걸으면서 휴대폰의 전화를 받았다.

 

 "네, 성혜림입니다. 말씀하세요."

 

 "성기자님. 저 한수철입니다. 아까 제가 전화드렸는데 휴대폰도 안받으시고 자리에도 안계시더군요.

 다름이 아니라, 병원 측에서 사건을 덮으려는 것 같아요."

 

 "네?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혜림은 수철의 말에 놀라며 그가 이어서 할 말을 기다렸다.

 

 "아니, 제가 민사소송은 걸었고 또 변호사님과 합의해서 아이의 시신 실종 부분과 관련해서 형사소송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죠? 제가 그동안 병원측에 이런 말들을 전했을 때는 병원측에서 꿈쩍도 하지 않더니만, 아니 어떻게 알았는지 오늘 아침에 저한테 연락이 와서 합의라느니 뭐 그런 말들을 하지 뭡니까? 돈 주겠대요."

 

 혜림은 수철의 말을 듣고 그녀의 머릿속으로 잠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자신이 제보전화를 받은 지 불과 열두시간 남짓 지났는데 이런 급박한 전개가 과연 자연스러운 것일까.

 

 그녀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있는데, 수철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기자님, 기자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평범한 서민입니다. 평범한 회사에 다니고 있고, 남들같이 그냥 그저 평범하게 살아왔어요. 물론 최근에 있었던 아이의 시신 실종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말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법적인 대응도 생각했습니다만, 병원측에서 진심을 담아서 사과를 하는데다 합의금도 만만치 않은 액수라 굳이 제가 이 일을 계속 끌고 가야 할지 미지수입니다."

 

 그녀는 수철의 말을 들으면서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무슨말인지 깨달았다.

 

 "오늘 새벽에 하셨던 제보는 없던 일로 해달라는 말씀이시죠?"

 

 전화기 너머 수철은 잠시 침묵하더니 어색한 듯 말을 이었다.

 

 "자식의 문제를 두고 이렇게 하루사이에 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바꾸는 모습을 기자님께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평범한 소시민이라... 병원 측에서도 진심을 담아 사과한다는데 제가 굳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도 않구요... 아이의 시신을 찾지 못하게 된 건 안타깝지만 이 정도에서 그만하고 싶네요. 제가 오늘 새벽에 기자님께 말씀드렸던 제보내용은 못 들은 걸로 해 주십시오."

 

 수철은 결심했다는 듯 보다 강한 어조로 말을 이은 뒤, 혜림이 무어라 말할 새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정말 이게 다 뭐지?'

 

 수철이 이미 끊어버린 전화를 붙들고 혜림은 넋이 나간 얼굴 표정으로 잠시 서있었다.

 

 그녀의 몇 년 안되는 의학전문기자 생활 중에서 제보자가 이렇게 나오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마치 자신이 어젯밤에 기사 마감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뭔가 실제로 있지도 않은 전화를 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는 다시금 자신의 휴대폰 통화목록을 들여다보았다.

 

 00:03분에 수철에게 전화가 걸려와 무려 50분 가량의 통화를 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꿈은 아니군. 그렇다면 그가 말한 내용들 중에서 분명히 내가 건질 수 있는 진실의 조각이 남아있을지도.'

 

 그녀는 뭐라 말하기 힘든 오기를 느꼈다.

 

 수철의 태도도 무어라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자신이 직감이 이번 일을 이대로 끝내버려선 안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일단, 이따 예정된 동기와의 만남에서 정보를 좀 얻어야겠다.'

 

 혜림은 저도 모르게 나지막한 한숨을 내쉰뒤 조용히 자신의 책상이 놓여있는 편집실을 향해 걸어들어갔다.

 

 그 후로 한 시간여 뒤,

 

 혜림은 가벼운 크로스백을 매고 믿음일보 본사 건물을 빠져나와 동기와의 약속장소인 대학병원 앞 커피숍으로 향했다.

 

 자신이 평상시에는 자주 타지도 않는 택시를 불러서 뒷좌석에 탄 혜림은, 약속장소로 향하는 도중에 그저 멍하니 차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도심의 풍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운전기사도 혜림의 머릿속이 복잡한 것을 알았는지 별다른 말 없이 묵묵히 운전을 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혜림의 직감에 의하면 이것은 단순히 신생아의 시신이 바꿔치기된 것을 넘어서서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런데, 그 이상의 무언가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그녀 자신이 감히 짐작조차 하기가 힘들었다.

 

 도대체 대학병원의 신생아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어린 생각들이 자신의 머릿속을 헤집으며 둥둥 떠다니는 것을 그대로 방관하고 있었다.

 

 "손님, 다 도착했습니다."

 

 택시에 탄 이후로 처음 듣는 택시기사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혜림은 기사에게 택시비를 준 뒤, 택시에서 내렸다.

 

 자신이 서 있는 인도 맞은 편으로 동기와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인 카페가 보였다.

 

 '제보자마저 입막음할 정도면, 이 동기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진 않을지 몰라. 어떻게 정보를 이끌어내지?'

 

 혜림은 카페의 간판을 노려보며, 자신이 앞으로 대처해야 할 행동을 예상해보았다.

 

 잠시 멈춰 서있던 혜림은 이윽고 결심한 듯 카페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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