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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21세기 무인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6
21세기 무인 더보기

작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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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열 배 강해진다면, 나는 백 배 강해질 것이다!"
임한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약자를 유린하고 서민을 괴롭히던
조직폭력배와 비리 정치인, 악덕 기업주들은
한 영웅의 출현 앞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이제 악의 세력은 단 한 명의 적,
임한을 상대로 싸움을 벌여야 한다.

 
7 화
작성일 : 16-07-07 09:32     조회 : 526     추천 : 0     분량 : 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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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장 경찰 그리고 파출소

 

 1999년 가을

 

 

 태양이 하늘 가운데 떠 있었다. 구름도 바람도 없는 가을 하늘은 유난히 더 높아 보였다.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점심시간인 것이다.

 트렁크 위에 이동파출소라고 쓰인 헝겊을 덮은 순찰차 한 대가 이층 구조의 작은 건물 마당으로 들어섰다.

 건물은 일 미터가 조금 넘는 개방형 담장으로 둘러싸인 파출소다. 파출소의 옥상에는 태극기가 매달려 있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라 태극기는 늘어져 있었다.

 수원 동부경찰서 정안파출소 소속의 순찰을 나갔던 경찰관들이 점심시간에 맞춰서 하나둘씩 파출소로 복귀하고 있었다.

 뒷마당에 주차한 순찰차에서 두 명의 경찰관이 내렸다.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황금빛 새가 수놓인 모자를 눌러 쓴 장신의 사내였다. 사내가 입고 있는 제복의 상의 어깨 부분은 떡 벌어졌다. 그 어깨에 일반인들이 흔히 밥풀떼기라고 부르는 표식이 두 개 붙은 계급장이 있었다. 계급이 순경이라는 표시였다.

 순경의 얼굴은 보기가 힘들었다. 모자의 끝을 콧잔등에 내려올 정도로 깊숙이 눌러쓰고 있어서 꾹 다물려 있는 입술과 턱밖에 보이지 않았다. 오른손에 순찰차 키를 들고 걸음을 옮기는 그의 푸른 정복 오른쪽 가슴에는 이름이 오버로크 쳐져 있었다. 임한, 한이었다.

 “다녀왔습니다.”

 파출소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그가 짧게 말하며 근무모를 벗자 선이 굵은 얼굴이 드러났다. 두터운 눈썹과 각진 큰 눈이 우뚝 선 콧날과 잘 어울렸다. 하지만 얼굴에 표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서 그런지 무뚝뚝해 보였다.

 “수고했다. 임 순경.”

 컴퓨터 앞에 앉아서 화면을 들여다보던 박인규 경사가 콧잔등에 걸린 안경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고개를 든 박 경사는 귀밑머리가 반쯤 허옇게 세어 있었다. 박 경사는 정년이 5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정안파출소의 부소장이었다. 한이 박인규의 곁으로 다가섰다. 박인규가 열중해 있던 컴퓨터 모니터를 힐끗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

 “그 게임이군요!”

 “쉿!”

 박인규가 손가락을 입에 대고 말하지 말라는 시늉을 했다.

 그 모습을 본 한이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박인규가 열중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최근에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게임이었는데, 한은 관심이 없어서 제목도 잘 몰랐다.

 박인규는 50이 넘은 사람이었지만 컴퓨터에 관해서는 동부경찰서 내에서 최고라고 인정을 받는 사람이었다. 그는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 정도의 실력자였다. 그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대단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한과 1년 반을 같은 파출소에서 생활하면서 그에게 컴퓨터를 가르친 사람이기도 했다.

 “감찰한테 걸리면 욕먹습니다. 부소장님.”

 “안 걸리면 돼!”

 “식사는 하고 하시는 겁니까?”

 “같이 먹으려고 기다렸다.”

 박인규가 게임에서 빠져나오며 말했다. 그가 일어서자 한도 따라서 일어섰다.

 같이 순찰차를 탔던 서운억 순경이 먼저 식사를 하라며 한의 뒤를 밀었다. 뒷문으로 나가자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그들은 계단을 올라갔다.

 이층에는 폭 1.5미터 정도의 좁은 복도의 벽면에 길쭉한 식탁이 놓여 있다. 식탁이 놓인 벽면과 마주하고 소장실과 의경실, 직원대기실 등의 방 세 개가 한 면에 연이어 있다.

 주방에서는 아주머니가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식탁에는 김경구 경장과 유성주 경장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한이 그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한이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동부경찰서로 발령을 받고 와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정안파출소로 데리고 온 사람들이었다. 김경구가 우물거리며 입안의 음식물을 넘기고 입을 열었다.

 “임 순경, 너 조심해야겠더라.”

 “예?”

 “네가 열흘쯤 전에 잡은 노상강도 기억하지? 그때 피해를 입었던 여자가 이혼한 아줌마였잖아. 그 아줌마가 오늘도 찾아왔다. 벌써 세 번째야. 이거 심상치가 않아.”

 “그 아줌마가요?”

 “그래, 어차피 홀몸인 데다가 나이도 너하고 일곱 살 차이밖에 나지 않잖아. 거기에 인물도 그만하면 미인 축에 들잖아. 한번 잘해 봐라.”

 김경구는 충청도 예산 사람이다. 말과 행동이 느릿한 데다 웬만한 일에는 큰소리를 내지 않는 스타일로, 별명이 선비였다.

 그는 자기 딴에는 웃기려고 했던 말에 한이 아무런 반응이 없이 밥숟가락을 들자 머쓱해 하며 옆에서 식사를 하는 유성주를 쳐다보았다. 유성주가 그런 김경구를 면박하는 눈길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김 경장님은 일 년 넘게 당하면서도 저 목석한테 무슨 반응을 기대한다고 그런 말을 합니까. 임 순경 별명이 포커페이스 아닙니까. 무협소설 좋아하는 동사무소 직원이 철대인이란 별명을 지어줬다고 동네에 소문이 무성합디다.”

 두 사람은 고개를 흔들더니 다시 식사에 열중했다.

 두 시간 간격으로 교대를 해야 하는 파출소 업무의 특성상 식사는 제때 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을 제 시간에 하지 못하면 같이 일하는 동료의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한은 경찰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범죄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었다. 범죄의 피해를 당해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 실질적으로 사람들 곁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그의 심정이었다. 지휘나 결재를 하는 사람이 아닌 직접 뛰는 사람이고 싶었다.

 이 결정에 대해 청운은 강력히 반대했다.

 한이 처음 경찰 입문에 대해 언급했을 때, 청운은 오랜만에 그에게 화를 냈다. 청운은 한의 결정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가 갖고 있는 경찰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한이 가진 능력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사법이나 공안 계통의 일을 하려 한다면 차라리 검찰이나 국정원 쪽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청운은 한에게 권유했다. 그것은 강요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러나 한은 청운의 어깨를 한 번 두드려 주고는 경찰공채시험을 보았다. 우리나라는 검찰공화국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검찰의 권력은 막강했지만 검찰은 일반 국민과 너무 먼 거리에 있었고, 국정원은 말할 것도 없었다.

 물론 그 두 기관이 경찰보다 큰 사건이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그런 일이 아니었다.

 범죄를 해결하는 직업을 갖겠다는 생각을 한 그는 나름대로 조사를 했다. 일단 자신의 나이가 경찰대학에 가기에는 너무 많아 경찰대학은 제외시켰다.

 공부를 한다면 사법시험에 합격할 자신도 있었지만 그것도 제외시켰다. 경찰간부시험도 제외되었다.

 일단 검사나 경찰대학을 나온 간부가 된다면 큰 사건을 해결하기 수월할 것이지만 그런 고급 두뇌가 되면 현장에서 뛸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검사가 현장에서 뛰는 일은 없다.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는 것이다.

 경찰간부 후보생시험에 합격한다면 처음 임용되는 계급이 경위다. 경위만 되어도 현장에서 뛸 일이 거의 없다. 결재하는 자리인 것이다. 한은 현장에서 뛰는 것을 선호하는 스타일이지, 입으로 지휘를 하거나 앉아서 결재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원하지도 않았다.

 여러 기관들의 구체적인 업무를 비교하기도 곤란했지만 그는 보통사람들에게 직접 다가설 수 있는 직업을 원했던 것이다.

 순경 경찰공채에 합격하여 경찰에 입문한 그는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기본교육 육 개월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연고지 수원의 동부경찰서에 배치되어 1년 반을 파출소에서 생활했다.

 그는 파출소 근무를 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경찰 입문 이후 지금까지 세 번 있었던 수배자 일제검거 기간 중 그가 검거한 수배자의 숫자는, 경기지방경찰청 산하 경찰관 중 서열 3위 안에 연속으로 들 정도로 많았다.

 

 

 경광등을 끄고 달리던 순찰차가 골목의 한쪽에 멈췄다. 주택가는 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수십 미터 간격으로 가로등이 있었지만 어둠을 완전히 밀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순찰차에서 두 사람이 내렸다.

 운전석에서 내린 것은 한이었고, 조수석에서는 김경구가 내렸다. 김경구의 얼굴은 긴장되어 있었다.

 “임 순경, 그 자식이 도주한 방향이 이쪽이야. 언제 어디서 마주칠지 모르니까 긴장을 풀지 마.”

 “알겠습니다.”

 김경구의 말에 한이 대답하며 골목길로 앞장서서 걸어 들어갔다. 그 태도가 너무 위험해 보여서 김경구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한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걸었다. 쫄따구를 앞장세울 수는 없는 일이다.

 한은 동부경찰서에서 유명했다.

 경찰서 직원들이 한을 언급할 때는 온몸이 간으로 되어 있다는 식의 표현이 빠지지 않았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대담함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였다. 가끔은 비웃음이 섞이기도 했지만.

 지금 한과 김경구는 순찰차 근무 중이었다. 도둑질을 하던 자가 잠에서 깬 주인을 폭행하고 물건을 훔쳐서 도주했다는 112 지령을 받고 출동한 참이었다. 강도사건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집을 중심으로 순찰차 여러 대와 형사기동대가 사방을 수색하고 있었다.

 그들이 20여 미터를 골목길로 걸어 들어가자 앞이 막히면서 골목이 두 갈래로 나뉘어졌다.

 김경구가 손짓을 했다. 나누어지자는 손짓이었다. 한이 고개를 끄덕이고 왼쪽 골목을 택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 반대편 골목으로 김경구가 몸을 돌려 걸어갔다. 50여 미터를 걸어 간 김경구가 전봇대 옆을 스쳐 지나갔을 때였다.

 “후다닥!”

 “엇!”

 전봇대 뒤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전봇대와 김경구의 사이로 번개처럼 뛰쳐나왔다.

 막 고개를 돌려 전봇대의 뒤편을 살펴보려 하던 김경구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자신도 모르게 두 걸음을 물러났다.

 그 짧은 시간에 전봇대 뒤에서 뛰쳐나온 자가 김경구가 걸어온 골목길로 엄청난 속도로 달아나고 있었다.

 “거기 서! 서지 않으면 쏜다!”

 뒤로 물러섰던 김경구가 허리춤의 권총을 뽑아들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삼사 미터 앞에서 뛰고 있는 자와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달아나고 있는 자는 옷과 양말, 신발까지 검은 색으로 도배를 한 듯했다. 가로등 불빛이 없었다면 형체도 알아보기도 힘든 자였다.

 그들의 발이 땅을 딛는 소리가 조용한 골목에 급박하게 울려 퍼졌다. 죽을힘을 다해 달리던 용의자 앞에 곧 김경구와 한이 헤어진 골목이 나타났다.

 이 골목만 빠져나가면 큰길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곳에서 아무거나 택시를 잡아탈 수만 있다면 이 난관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용의자의 생각이었다.

 용의자는 일이 왜 이지경이 되었는지 정말 발등을 찍고 싶은 심정이었다.

 현관문을 따고 들어갔을 때 신발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고 돌아섰어야 했다. 타부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인데, 오늘 그는 그 타부를 무시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었다.

 그 집주인이 그렇게 잠귀가 밝은 사람인 줄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안방을 뒤지다가 잠에서 깬 집주인이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얼떨결에 몇 대 후려치고 냅다 튀었는데, 그 다음부터 이 모양이었다. 사방에 경찰이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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