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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4장. 오후의 다과회.-7
작성일 : 17-12-17 23:27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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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태자궁에서 하는 다과회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마차 안은 다들 조용했다. 느긋한 오후의 다과회였으나 생각보다도 황태자 전하 앞이어서 다들 긴장하고 있었던 탓이다. 사실 나부터라도 차 맛이 무슨 맛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마차의 벽에 기대어 서서히 서쪽으로 내려가는 해를 바라보았다. 린턴의 서쪽 하늘은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태양에 물들어 다홍색이 된지 옛날이다. 린턴 도심에 있는 많은 건물들의 유리창이 석양의 색을 반사하여 이 시간에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다. 이전 서기관이었을 때는 바쁘게 움직이느라 거의 보지 못했던 장면이기도 했다.

 

 “오늘 다들 어려운 자리에 참여한다고 수고가 많았다.”

 

 우리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이신 백작님이 주변을 둘러보시면서 한 말씀 하셨다. 그러자 마차 안이 금세 훈훈한 기운으로 가득 찬다.

 

 “저는 뭐 좋았습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저 같은 사람이 언제 황태자궁에 들어가 보겠습니까?”

 

 “저도 즐거웠어요. 화제는 무거웠고 분위기는 엄숙했지만, 특별한 경험이란 것에는 동의하는 바예요.”

 

 코닝과 오펠리아가 한마디씩 돌아가면서 소감을 말했다. 시선이 다음으로 내게 돌아오자 내가 쓴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저도 대충 비슷합니다. 긴장되었지만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나는 테오는 조금 다를 줄 알았는데…….”

 

 내 말에 오펠리아가 조금 장난스러운 표정을 했다. 지금 입고 있는 아름다운 드레스 차림이 무색하게 말이다. 내가 웃으며 되물었다.

 

 “내가 왜?”

 

 “테오는 황실의 서기관이 꿈이라고 했었잖아. 이전부터 말이지. 그래서 무척이나 스릴 있고 신나는 경험이었다고 할 줄 알았어.”

 

 “원래 꿈과 실제는 조금 다른 법이잖아. 신날 줄 알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많이 긴장되더라.”

 

 “그게 뭐가 긴장되더라야? 거기 응접실에 이전에 가본 사람처럼 자연스럽던데. 황태자 전하께서 왜 테오를 비서관으로 와달라고 하셨는지 바로 알겠더라.”

 

 “내가, 그랬어?”

 

 “응. 얼마 전의 테오라면 솔직히 비서관으로 가는 거 조금 반대인데, 지금의 테오라면 나도 서슴지 않고 추천이야.”

 

 그녀가 그렇게 대답하고 빙그레 웃었다. 나는 조금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오펠리아의 얼굴을 살폈다. 기억이 나지 않을 때부터 오랜 친구였던 그녀는 나에 관해서는 때로 낳아주신 부모님보다도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구석이 있었다. 소녀 특유의 감수성과 머리회전이 빠른 편인데다가 나와 보낸 시간이 많아서일 것이다.

 

 3년 뒤의 시간에서 앞으로 거슬러 올라갔기 때문에 그녀가 이전부터 아는 나와 지금의 나는 약간의 간격이 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서 그때 했을 법한 말과 행동을 그대로 한다 해도, 이미 쌓인 경험의 차이는 큰 법이니까.

 

 “그래, 테오야. 결심은 한 거니?”

 

 백작님이 딸의 말을 받아서 내게 질문을 던지셨다. 나는 입을 닫고 조금 갈등했다. 예전의 진짜 열일곱의 겁 없는 나였다면 분명히 제안을 받는 즉시 수락의 대답을 했을 것이다. 서둘러 린턴에서 유능한 서기관으로 데뷔하여 빠르게 명성을 쌓는 것이 그 당시 나의 꿈이자 야심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다. 꿈과 야심만 바라보면서 앞으로만 달려간 결과, 너무나 소중했던 것을 하마터면 영영 놓칠 뻔했다. 같은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교훈을 얻지 못한 자의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면 그 교훈이 뜻하는 바대로 나아가는 것이 좋다. 그 결과 내가 출세를 할 수 없게 된다 하더라도 말이다.

 

 “아직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어리고 서툰 편이니까요. 조금 더 경험을 쌓는 편이…….”

 

 “물론 그렇긴 하지. 하지만 인간의 삶에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가 드물게 찾아온단다.”

 

 “물론 그렇죠.”

 

 “너보다 내가 조금 더 오래 살았기에 그런 기회를 놓칠 때 나중에 어떻게 후회할지 안다고 하겠지.”

 

 “…….”

 

 “나는 네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백작님의 충고는 역시 인생의 경험이 듬뿍 담긴 무거운 충고였다. 하지만 나도 나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해밀턴 백작가로 다가온 가시적인 위험이었다. 그것도 친절한 사람의 얼굴을 가장한 이리들이 아닌가. 그들의 계략을 막아내는 것이 지금의 나로서는 더 급했다.

 

 “테오.”

 

 오늘의 다과회를 비롯해서 가장 말이 없었던 코닝이 입을 열었다. 이제껏 아이젠 군이나 아이젠씨로 나를 호칭하던 그가 나를 이름으로 호칭하자 기분이 정말 묘했다. 그가 나를 가족으로 인정해준다는 그 말이 현실로 확 다가온 것이리라.

 

 “네, 닥터.”

 

 “저도 백작님의 의견에 적극 찬성입니다. 황태자 전하의 제의를 받아들여요. 저도 상당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테오의 꿈과 어울리기도 하고요.”

 

 “……네.”

 

 그는 나의 사정을 전부 다 알고 있다. 이곳으로 되돌아온 것과 앞으로 내가 진행할 대강의 목표도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렇게 권유한다는 것은 나름의 장점이 있다는 뜻일 게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해 볼게요. 아직 시간도 조금 더 있으니까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내가 서기관으로 일하면서 가장 먼저 현장에서 배운 것이 바로 여지를 주는 대화법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완전긍정이나 완전부정이 없는 대화를 사용하면 이후 비상 상황이 왔을 때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도 이때 배운 지식이었다.

 

 “이상하게 요즘 테오는 나를 놔두고 앞으로 성큼 걸어가는 것 같단 말이야.”

 

 내 대답에 오펠리아가 그렇게 말하고선 내 손을 잡았다. 여전히 작고 따뜻하며 말랑말랑한 손이 내 손을 장난스럽게 잡아당긴다. 이 손의 온기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그 어떤 희생을 감수할 수 있었다. 이번 생에서 내가 결코 행복해지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오펠리아 너는 어쩔 셈이냐?”

 

 백작님이 자신의 사랑스러운 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 보니 비서관 제의는 나 말고 그녀도 받았던 것이다. 일단 백작님이 딸을 대신해서 우회적으로 반쯤 거부를 한 상태지만 말이다.

 

 “저요? 저는 조금 재미있을 거 같은데요? 아버지께서 허락만 하시면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오펠리아가 그렇게 말하며 눈을 빛냈다. 그러자 백작님이 난색이라는 얼굴을 하셨다.

 

 “아버지는 솔직히 조금 반대다. 말이 비서관이지, 실상은 범죄를 수사하는 일을 하는 거 아니니?”

 

 “뭐 그렇긴 해요.”

 

 “범죄수사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야. 물론 황태자 전하께서 귀족의 미혼 영애에게 그렇게 위험한 일을 시키실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 혼자도 아니고 테오가 같이 있잖아요.”

 

 “물론 그렇긴 하지만…….”

 

 백작님이 난감한 얼굴로 나를 힐끗 쳐다보셨다. 그분의 말씀은 다 맞았다. 실제로 이 두 사람은 살인 사건의 혜택자인 찰스 버밍턴과 상관이 있는 칼리아 새튼에 의해 독살당하고 독살 직전에 가니 말이다. 아직 그녀가 사건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아니나 독의 근처에 얼쩡거려봤자 좋은 일은 없다.

 

 “테오는 어떻게 생각해? 내가 아버지의 뜻대로 비서관 제의를 거절하는 것이 더 낫다고 봐? 응?”

 

 오펠리아가 신록의 눈동자로 나를 주시하면서 말했다. 그녀의 질문에 이미 내 답은 정해져 있었다.

 

 “나는 찬성이야. 뭐하면 내가 옆에 있으니까.”

 

 “그렇지? 역시 나의 테오야.”

 

 “오펠리아.”

 

 백작님이 다시금 말려달라는 눈으로 나를 응시하셨지만 나는 일부러 그 시선을 모른 체 했다. 사건의 핵심인 찰스 버밍턴은 이들과 가까운 인척이다. 나와 코닝이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해도, 우리들이 잠시 눈을 떼는 순간 그의 마수에 노출될 수도 있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치밀하고 음험한 작자가 아닌가.

 

 위험에서 도피를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도피하여 영원히 피할 수 있으면 괜히 사자의 코털을 뽑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위험이라면 차라리 맞서는 편이 더 안전한 법이다. 그들의 곁에는 이제 내가 있고, 그들이 새로 가족으로 인정한 윌리엄 코닝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점점 꼬이는 추리물이 되는 기분입니다. 이제 악역은 대충 다 나온 것 같군요.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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