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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4장. 오후의 다과회.-6
작성일 : 17-12-17 23:26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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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드리안 전하와 해밀턴 백작님이 주도하는 대화에 시선을 고정했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칼리아 새튼의 살인 계획이 생각보다도 더 치밀하고 무서운 흉계였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만일 내가 아버지의 편지를 무시하고 사건에 개입하지 않아서, 오펠리아의 사망 이후 백작님까지 그대로 돌아가셨다면 어떠했을까? 그냥 가능성을 생각만 하는데도 절로 심장이 벌떡벌떡 뒤고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다.

 

 두 사람의 사망은 단순한 해밀턴 백작가 직계의 사망이 아니다. 해밀턴 가는 그렇게 대대로 부를 집중한 가문은 아니었다. 하지만 에스틴 제국이 왕국이었을 시절부터 존재했던 유수의 명가였다. 어쩌면 칼리아 새튼은 재산보다도 백작 위가 더 노림수였을 지도 모른다.

 

 만약 찰스 버밍턴과 칼리아 새튼이 커다란 그림을 그리고 판을 짠 게 사실이라면,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그림을 완성했다면 어떠했을까? 나는 사이좋게 아드리안 전하의 이야기를 듣는 부녀의 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

 

 찰스 버밍턴은 오펠리아에 소속되었던 재산을 전부 돌려받고 더욱 더 부를 집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오펠리아의 생모이자 찰스의 누님이신 케이트 해밀턴이 가진 동산과 부동산은 상당한 양이었다고 들었다. 찰스로서는 중매 한번 잘 해서 부를 대폭 늘였으니 완전히 남는 장사가 아닐 수 없다.

 

 칼리아 새튼은 해밀턴 백작부인으로 실질적인 백작가의 주인이 되었을 것이다. 찰스 버밍턴에게 넘겨준 재산이 조금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입막음과 소개료로는 적당한 수준이다. 해밀턴 백작가가 원래 소유한 자산은 상당히 많은 편이었고 백작님은 단 한 푼도 허투루 재산을 낭비하는 성격이 아니셨으니 말이다. 그리고 에리카는 백작 영애로서 당당히 린턴 사교계에 데뷔했을 테고.

 

 그리고 만에 하나 말이다. 그 두 사람이 모든 일이 끝나고 결혼을 하였으면 어떻게 될까? 찰스 버밍턴은 버밍턴 백작가의 작위는 물론, 해밀턴 변경백의 작위까지 전부 한 손에 넣었을 수도 있다. 타인의 시체 위에 얻는 부와 작위라, 정말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버밍턴의 백작영애이자 해밀턴 변경백의 백작영애라…….’

 

 나는 이전 생에서 내게 친근하게 굴었던 에리카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어제 만났던 조금 수수하고 귀여운 에리카와는 달리, 해밀턴에서 언제나 린턴의 최신 유행으로 자신의 몸을 휘감은 그녀는 언제나 내게 미소를 보내며 아는 척을 하곤 했었다.

 

 아름다운 여성이 친근감 있게 인사하는 것에 호감을 갖지 않는 젊은 남자는 거의 드물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성인으로 간주되는 열일곱도 되지 않았으면서 다 큰 성인처럼 꾸미고 다녀서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친자매처럼 같이 붙어 다녔던 오펠리아의 모습이 상대적으로 너무 수수해서인지도.

 

 에리카의 친부가 누군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녀 자체에 별로 관심도 없었던 뿐더러 이전 생에서 그녀 자신이 친부에 대해 말하는 것을 거의 듣지 못했다. 그저 그녀가 이전에 가졌던 ‘새튼’이란 성에서 지방에 있는 하급귀족이나 중상계급이 아닐까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런 그녀가 대번 백작 영애가 되었다. 어머니의 전격적인 결혼으로 말이다.

 

 

 에스틴 제국이 왕국이었을 당시 변경백은 말이 백작이지 중앙에서 거의 후작의 지위와 비슷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방의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면서 동시에 국경을 지켜내야 했기에 그에 상응하는 권리와 권력은 필수적이었다.

 

 에스틴이 제국이 되고 에스틴 주변에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 에스틴에 협조적이거나 우방이 된 이후 변경백의 권력은 거기에 반비례해서 점점 줄어들었다. 중앙에 있는 백작가문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방의 촌 귀족이라는 취급을 당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변경백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을 때의 특권은 점점 줄어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하나 둘 정도는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변경백의 직계는 중앙의 백작가문의 직계와 달리, 황실과 혼사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권한은 변경백들이 혹시 모를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넣은 것이다. 황실로 이어지는 변경백의 직계들은 대부분 린턴에서 거주하여 인질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의 평화로운 시대에서 본다면 특권일 수도 있다. 황실의 일반적인 혼사는 공후작 같은 고위귀족들이나 다른 나라의 직계 왕족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어서다.

 

 

 ‘혼사라…….’

 

 나는 얼굴을 잠시 찡그렸다. 오펠리아를 대하는 아드리안 전하의 태도가 지난번에 만났을 때보다 확연히 달라서다. 지난번에는 그래도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용감하고 판단력이 빠른 여성에 대한 호감이 강했다면, 이번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보이는 호감이 역력하게 나타나 있다. 이를 어쩌야 하나.

 

 “그래서 이제껏 해밀턴에 거주하던 백작이 중앙으로 올라온 게 오펠리아의 사교계 데뷔가 목적이 아니었다는 것이오?”

 

 “네, 그렇습니다.”

 

 “조금 의외군요. 보통 성년이 된 귀족의 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게 사교계의 데뷔가 아니오?”

 

 “일반적으로 그렇긴 합니다. 하지만 저의 딸은 화려한 사교계를 동경하는 편은 아닙니다.”

 

 내 정신이 다시 대화 쪽으로 집중되었을 때는 아드리안 전하와 백작님의 대화는 비서관 이야기를 지나 린턴의 사교계 이야기로 접어든 상태였다. 나는 얼음 위를 걷는 기분으로 두 분의 대화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저런! 이렇게 재미있고 재기 넘치는 아가씨라면 대번에 사교계의 모든 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을 건데 말이오.”

 

 “전하께서는 너무 칭찬이 과하십니다. 저의 딸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제가 해밀턴을 박차고 이곳으로 오기로 마음먹은 것은 다 테오 때문입니다.”

 

 백작님의 시선이 자신의 딸을 지나 내 곁으로 와 닿았다. 그 시선에 나는 괜히 심장이 조여드는 기분이었다.

 

 “저의 딸은 여기 있는 테오와 어릴 때부터 형제처럼 자라왔습니다. 저도 테오를 아들처럼 여기면서 그 애가 커오는 것을 잘 지켜봤고 말입니다.”

 

 무언가 모르게 마음이 불안했다. 백작님이 왜 이 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꺼내시는 것인지는 알 수 있다. 그분이 나의 성장을 지켜보시는 동안 나도 그분의 인간성을 잘 봐왔으니 말이다. 백작님은 은근히 선을 그으시려는 것이다. 아드리안 전하께서 오펠리아에게 관심을 주고 계시는 것을 아마 그분도 느끼셔서 그런 것이리라.

 

 “저기 백작님.”

 

 점점 농도가 짙어지는 긴장 속에서 내가 입을 열려는 순간, 내 옆에 있던 닥터 코닝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응접실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닥터에게로 몰렸다. 닥터가 집중되는 시선에 조금 눌린 듯 어색하게 웃었다.

 

 “왜 그러는가, 코닝?”

 

 “슬슬 자리에서 일어서야 하는 시간이어서 말입니다. 레스토랑에 저녁 식사를 예약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쯤 자리에서 일어나야 호텔에 가서 옷을 갈아입은 후에 여유롭게 레스토랑에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그러고 보니…….”

 

 백작님이 자신의 품안에 있는 회중시계를 꺼내셨다. 나는 응접실 벽에 있는 시계에 시선을 주었다. 얼마나 대화에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갔는지 벌써 시계가 벌써 다섯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한 것이 2시가 조금 넘었는데 벌써 세 시간이나 지나간 셈이다. 백작님이 회중시계를 품안에 다시 넣으신 후에 아드리안 전하에게 공손한 태도로 입을 여셨다.

 

 “아드리안 전하, 오늘의 초대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 존스 해밀턴의 생애에서 잊지 못할 날 중에 하루가 될 것입니다.”

 

 “백작이 그렇게 생각했다니 초대한 나도 상당히 기분이 좋소이다.”

 

 “저희들은 이만 일어날까 합니다. 언제나 촌음을 아끼셔야 하는 전하의 시간을 더 이상 낭비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말은 공손하고 예의가 발랐지만 내용은 어쨌든 헤어지겠다는 것이다. 황실의 서기관으로 일하면서 공손히 말하는 법은 배웠으나 저렇게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법은 아직 배우지 못했다. 역시 인생의 경륜이란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속으로 조금 감탄하며 백작님의 옆모습을 지켜보았다.

 

 “이렇게 즐거운 시간도 드물었는데 뒤에 예약을 해두었다니 잡을 수는 없겠군요. 이대로 해밀턴으로 내려간다고 하지 않았소?”

 

 아드리안 전하의 얼굴에 아쉬움의 감정이 떠올랐다. 이전 생에서는 그렇게 많이 보여주시지 않았던 표정이셔서 나는 약간 복잡한 마음이 되었다. 그러자 백작님이 웃으며 다시 말을 이어가셨다.

 

 “해밀턴으로 내려가는 것은 사실이나 다시 올라올 거라 말입니다.”

 

 백작님이 그렇게 말씀하시고 내 쪽을 바라보셨다. 아마도 백작님은 이전에 내가 그분을 설득하면서 미래계획으로 떠들었던 이야기를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신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아, 그래요?”

 

 황태자 전하께서 나를 응시하시고 빙그레 미소를 지으셨다. 분명 미래의 우정을 기대하는 미소가 틀림없겠지만, 그 미소가 앞날 마음고생의 전조로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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