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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레몬 타르트
작가 : 소피아
작품등록일 : 2017.11.19

이제는 배우입니다. 남장여자 배우 데뷔기!

 
26화
작성일 : 17-12-17 22:57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3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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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미술과 학생들은 스프링 쇼 준비로 눈코뜰새없이 바빴다. 1학년은 연기과 연극 준비, 음악과 콘서트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술과 학생 중 의상 제작에 뛰어난 재능을 나타내는 현석은 그 중 연극의 의상, 전체 컨셉을 맡고 있다.

 

 현석은 연기과 학생들 중 배역을 담당하게 되는 학생들의 의상 제작을 위해 신체 치수를 재고 있었다. 학생들이 꽤 많았지만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겨서 수정하게 되더라도 쉽게 할 수 있도록 대기자 신체 치수도 같이 쟀다.

 

 “다음 들어와, 위에 옷만 벗어주면 돼.”

 

 학생들은 저마다 각기 이유를 대며 옷을 벗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몸이 안 좋아서, 아직 운동을 하는 중이라 완성되지 않아서, 다 다른 이유로 몸 위에 가볍게라도 가슴 모양을 잡아주거나 어깨를 늘리는 장식들을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현석은 용납하지 않았다. 한 명에게라도 그런 이유로 제대로 신체 치수를 재지 않으면 다른 학생들이 불공평하다고 할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결국 여장을 해야하는 학생들은 입고 있는 가짜 근육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 다음, 이유진 학생.”

 “네.”

 “네가 오늘 마지막이네. 아 피곤하다.”

 “응. 고생했어. 네가 의상 치수를 재는 거야?”

 “내가 재고 내가 의상도 만들어. 도와주는 애들도 더 있고. 근데 오늘 같이 단순 작업은 도와달라고 하기가 좀 그래서… 자 옷 벗고 기다려줘.”

 

 유진도 나름 생각이 있었기에 몸을 꽉 조이는 한 사이즈가 작은 스포츠 브라와 그 위에 살짝 사이즈가 큰 민소매 셔츠를 입었다. 치수를 잴 때 긴장하지만 않으면 크게 들통날 일은 없을 것이다.

 

 “근데 이름이 이유진이야?”

 “어? 어… 왜?”

 

 유진이 가만히 서 있자 곧 현석이 유진 곁으로 다가왔다. 현석 허리춤에는 수첩과 펜이 꽂혀있었다. 현석이 유진의 뒤에서 어깨 치수부터 재기 시작했다.

 

 “아니, 내 첫사랑하고 이름이 똑같아서. 반갑다. 하긴 유진이 중성적인 느낌이긴 하지.”

 “아 그래? 여자 이름같긴 해.”

 “하하. 그러게. 근데 남자 이름으로도 괜찮은 거 같아. 유한 느낌이야.”

 “고마워.”

 “별 말씀을.”

 

 현석이 유진의 팔을 들어올리고 치수 재는 일을 계속했다. 유진은 혼자 마네킹처럼 서있는 게 심심하고 한편으로는 민망하기도 했다. 현석 역시 그런 것을 배려했는지 유진에게 계속 말을 붙였다.

 

 “유진이 너는 첫사랑 같은 거 있어?”

 “아니 아직. 기준이 근데 애매하지 않아?”

 “뭐가?”

 “처음 사랑한 사람이 첫 사랑인데, 처음 서로 사랑한 사이인지, 내가 혼자 짝사랑해도 사랑인지…”

 “어휴 어려운 얘길 하네.”

 “넌 어떤 첫사랑이었는데?”

 

 유진도 그런 현석의 배려가 고마워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금새 끝나는 작업이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면 더 시간이 빨리 가는 느낌이다.

 

 “나? 나는 후자인데. 내가 걜 혼자 많이 좋아했지.”

 “아 그래?”

 “뭐, 그렇지. 걔가 예쁘장하기도 했어. 옷을 워낙 깔끔하게 입고 다녔는데, 생각해보면 그건 걔네 엄마가 센스가 좋았던 거겠지.”

 “푸하하.”

 

 현석이 빙긋 같이 웃었다. ‘오랫만에 말이 잘 통하네.’ 보통 현석이 말을 걸면 어색해하거나 분위기를 잘 못 맞추는 학생들도 많다. 당연하게도 남학교다보니 사회성이 크게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이 더러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어릴 때는 더 작았거든. 또래보다 한 서너살 더 어려보였어, 키가 작아서. 그래서 놀림을 많이 당했는데… 잠깐, 여기 줄자 좀 잡아줘.”

 “어, 그래.”

 “그런데 거기 덩치 큰 놈이 하나 있었거든. 그땐 그게 뭐라고 걔가 무서웠다. 근데 그 쪼그만 여자애가 나 괴롭히지 말라고 덤비잖아, 그 커다란 놈한테.”

 “그래서? 싸웠어?”

 “다행히 여자애를 때리진 않더라구. 그리고 그날부터 그 쬐끄만 유진이가 날 챙겨주기 시작했어. 자기가 있으면 다른 애들이 날 괴롭히지 않으니까. 그러다보니까 친구도 생기고, 유치원 인생 다시 시작한 거지.”

 “하하하. 그래도 당찬 여자애네.”

 

 현석이 말이 많아졌다. 반응을 잘 해주니 말이 술술 나왔다. ‘몸은 좀 마른 편인데, 앞으로 운동 좀 하면 되겠는데? 얘는 일반인이지? 흠…’ 현석은 처음에 일반인과는 친구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유명인과의 인맥에 집착했다. 하지만 이런 친구라면 한 명 즈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 걔가 또 인기도 많았어. 나도 근데 그 날 이후로 걔 밖에 안 보이더라구. 내가 바느질 시작하고 옷에 관심을 가진 것도 걔 때문이야.”

 “왜? 걔도 의상 전공이야?”

 “아니, 지금 뭐하는 지는 나도 모르겠는데, 소꿉놀이를 하는데, 자기 남편은 자기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줘야 한다잖아. 내가 그때 다섯살이었나? 그렇거든? 근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니까.”

 “어… 어?”

 

 유진이 표정관리가 잘 안 됐다. 유진도 어렴풋 그 일이 기억났다. 유치원 때 다른 반이었지만 항상 놀림당하는 여자애같이 얌전하던 남자아이. 남자아이들은 계집애같다는 되먹지 않은 이유로 그 아이를 툭툭 치거나 일부러 발을 걸어 넘어뜨리곤 했다.

 

 “내가 진짜 이 얘기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우리 엄마가 유치원 학예회때 걔네 엄마한테 다 말한 거야. ‘우리 애가 집에만 오면 유진이 얘기 뿐’ 이라고. 아 내가 초등학교가면 걔 얼굴을 어떻게 보나 했거든. 근데 …”

 

 유진은 할 말을 찾지 못하고 현석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유진이 아는 사람도 현석이 분명했다. 이제 현석은 줄자를 목에 걸고 노트에 치수를 적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초등학교는 다른 데로 전학갔다고 하더라구. 친할머니 댁 근처로 갔다고 들었는데 그 뒤에 어떻게 됐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해외로 갔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같은 학교였으면 같은 반이었는데, 반 배정표에서 내 이름보다 제일 먼저 찾은 게 걔 이름이었거든… 아. 나의 쓸쓸하지만 반짝이던 시절의 이야기지.”

 

 현석은 형광등이 밝은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말을 맺었다. 유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 남자아이의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애를 항상 현이라고 불렀던 거 같은데, 그게 얘인가? 설마…’ 유진이 닭살이 돋아 어깨를 한 번 부르르 떨었다.

 

 “아 춥지? 이제 옷 입어도 돼. 끝났어.”

 “되게 빨리하네?”

 “이 정도야 순식간이지. 어휴 피곤해.”

 “첫사랑 얘기 고마워, 재미있다.”

 “아냐. 나도 오랫만에 옛날 생각나고 좋네.”

 “하하. 현석이 너도 고생했어, 난 이만 가 볼게.”

 “그래. 현석은 좀 그렇다, 현이나 석현이라고 해도 돼.”

 “어, 닉네임 같은 건가?”

 “아아. 그 여자애가 날 그렇게 불렀거든. 뭔지 몰라도 내 이름이 어려워서 반대로 부른 거 같애. 현석이라고 부르는 건 가족 정도? 친한 친구들이나 날 아는 사람들은 다 석현이나 현이라고 불러. 내 의상 제작 닉이기도 하고. 하하.”

 

 ‘확실해. 쟤야. 난 죽었다.’ 유진이 얼른 교실을 나와 복도를 빠르게 걸었다. 어릴 적 소꿉놀이 친구인 송현석. 유진은 현석을 석현이라 부르고 현이라 불렀다. 유진 혼자만 그렇게 현석을 불렀다.

 

 유진이 어릴 적에 현석은 지금보다 말이 없고 얌전한 아이였다. 유진이 데리고 놀기 딱 좋은 상대였다. 맨날 동생이나 남편같은 역할을 시켜도 군말하지 않고 상대해주었고, 항상 둘이 손을 잡고 다녔다.

 

 유진이 어릴 적에 귓속말로 엄마에게 항상 결혼하겠다고 했던 상대, 송현석이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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