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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마피아게임
작가 : 맨온파이어
작품등록일 : 2017.12.17

제한된 공간에서 시작한 마피아 게임은 모두가 죽어서야 끝이 난다.

영국의 추리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모티브를 따온 살인극. 살인과 살인 사이의 연결고리를 통해 긴장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모두가 죽었을 때 당신은 범인이 누구인가 확인하기 위해 다시금 책장을 앞으로 넘기게 될 것이다.

 
첫 번째 희생자
작성일 : 17-12-17 13:53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6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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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장. 첫 번째 희생자

 

 

 "이번 벌주는 반드시 피하고야 마리라."

 

 가영은 다시 세 잔의 벌주를 채우며 이를 갈았다. 나는 챙겨온 나무젓가락 여섯 개 중 하나에만 사회자라고 적었다. 그리고 순서대로 각자의 나무젓가락을 가져간 뒤 결과를 확인했다.

 

 "오예! 이번에는 내가 사회자다."

 

 유희는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의 나무젓가락을 보여주었다. 밑쪽에는 유성 펜으로 적힌 사회자 세 글자가 똑똑히 보였다.

 

 "자, 다들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 주세요. 마피아는 제가 지목합니다."

 

 그렇게 두 번째 게임이 시작되었고 시민으로 지목된 나와 경찬, 가영이 벌주를 마시게 되었다. 서로를 의심하며 진흙탕 싸움을 펼친 결과 시민들 스스로 자멸한 셈이었다.

 

 "어후, 저만 벌써 두 잔째네요. 슬슬 어지럽기 시작하는데?"

 

 가영은 어지럽다는 듯 눈을 감고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더니 맥주를 따라 놓은 종이컵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하자 한쪽 눈만 뜨더니 살갑게 웃어보였다.

 

 "방금 건 입가심."

 

 벌주를 마시지 않은 혜나는 홀로 소맥을 말아 홀짝거렸다. <제인 오스틴>의 주당들답게 벌주는 벌주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게임은 계속되었다.

 

 벌주 한 병이 다 동날 때 쯤, 그러니까 약 다섯 판정도 게임을 더하고 나서야 쉬는 시간이 찾아왔다. 다들 어느 정도 취기가 올라온 상태인지라 가벼운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남자들은 밖으로 나와 담배를 물었다. 그러나 몰아치는 강풍에 불씨는 좀처럼 살아나질 못했다. 최대한 몸으로 바람을 막고 부싯돌을 수십 번 튀긴 후에야 가까스로 담배에 불씨를 지폈다. 저택 포치 위로 굵은 빗줄기가 쉴 새 없이 떨어지고 있었고 하늘은 수시로 번쩍였다.

 

 "담배 태우기 딱 좋은 날씨네."

 

 혜나는 못 참겠다는 듯 문을 열고 나와 가영이 쥐고 있던 담뱃갑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졸지에 가영은 바람을 막으며 불을 붙여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애들은?"

 

 경찬이 뒤쪽을 힐끔 돌아보며 물었다.

 

 "다들 화장 고치느라 여념이 없어요. 물론 내가 제일 먼저 고치고 밖으로 나온 거지만."

 

 혜나는 폐부 깊숙이 담배연기를 빨아들인 뒤에 천천히 내뱉었다. 만약 담배광고가 존재한다면 러브콜이 쇄도할법한 몸짓과 표정이었다. 그녀에게 몇 번이나 끊으라고 당부했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작 나조차 끊지 못하고 이렇게 들고 있으니 더 이상 강요하기에는 뭔가 어불성설이었다.

 

 "자, 이제 슬슬 후반전으로 돌입해야지?"

 

 다 태우고 남은 담배꽁초를 실외용 재떨이에 던져버리고는 다시 카펫 위에 둘러앉았다. 비흡연자 둘은 아까보다 옅어진 화장법을 들고 나와 미리 착석해 있었다. 가영은 다 마신 빈병을 툭툭 털어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쉽지만 벌써 한 병을 다 마셨네요. 이제 남은 한 병을 마저 까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벌주가 부족하니 소주와 섞어서 폭탄주로 만들겠습니다."

 

 가영은 새 종이컵에 벌주 반, 소주 반을 섞어 세 잔의 폭탄주를 만들었다. 누가 봐도 호감 가는 비주얼은 아니었다.

 

 "이번만큼은 피해야지."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희망사항을 되뇌었다. 지수는 바닥에 흩어져있는 나무젓가락을 모아 양손으로 움켜쥐고는 술상 중앙으로 내밀었다.

 

 "사회자를 뽑겠습니다. 모두 하나씩 뽑아가 주세요."

 

 긴장된 순간에 모두가 젓가락을 뽑아갔다. 그리고 누군가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럭키가이!! 중요한 순간에 탁월한 선택을 해내는 에이스의 품격. 자, 다들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주세요. 제가 바로 사회자입니다."

 

 경찬은 격앙된 목소리로 실내 분위기를 다시 살려냈다. 눈을 감은 이들에겐 어둠이 찾아왔고 지목을 당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의문의 딜레마가 엄습했다. 그러나 눈을 뜬 자에게는 그저 한 판의 게임에 불과했다. 그는 이번 게임의 설계자로써 흥미진진한 대결구도를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자, 지금부터 마피아를 지목하겠습니다. 제가 목 뒤를 찌르면 마피아가 되는 겁니다."

 

 경찬은 카펫 위를 배회하며 한껏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그의 발걸음을 모두의 귀가 추적하기 시작했다. 몇 바퀴를 돌았을 때쯤 다시 한 번 내 목에 찌릿한 손길이 느껴졌다. 온몸의 털이 곤두설 정도로 움찔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리고 몇 바퀴 더 돌고나서야 마피아 지목이 끝이 났다.

 

 "두 명의 마피아를 지목했습니다. 마피아들만 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 서로를 확인해주세요."

 

 나는 소리가 나지 않게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 바로 옆, 유희가 조그맣게 눈을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피아끼리 확인이 되었습니다. 그럼 모두 눈을 감고 숫자 다섯을 속으로 세어주세요."

 

 다섯. 넷. 셋. 둘. 하나. 시작.

 

 모두가 고개를 들고 눈을 떴다. 그러나 누구하나 쉽사리 말을 꺼내지 않았다. 어색할 정도로 눈치만 보는 분위기가 계속되자 결국 가영이 마수걸이로 입을 열었다.

 

 "다들 무슨 말이라도 해 보세요. 왜 꿀 먹은 벙어리마냥 이렇게 조용하죠?"

 

 가영은 주위를 살피며 경계를 풀고자 했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것은 오히려 독이 되어 부메랑처럼 되돌아왔다.

 

 "어? 가영 오빠가 제일 처음 입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인거 같은데? 도둑이 제 발 저린 건가?"

 

 혜나는 무심한 말투로 툭하고 던졌으나 그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기다렸다는 듯 유희와 지수가 편을 먹고 치고 들어왔다.

 

 "가영 오빠는 지금까지 줄 곧 시민이었어. 그래서 억울한 죽음을 많이 당했지만 이제야 그 한을 풀 기회가 온 거야."

 

 유희는 사회자의 표정변화를 관찰하며 의도적인 공격에 들어갔지만 경찬은 어깨만 으쓱할 뿐 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가영 오빠한테는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왠지 모를 확신이 있어."

 

 지수는 주먹을 불끈 쥐며 가영을 지목했다. 가영은 어이가 없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자 셋이 대동단결하여 무슨 이유로 날 죽이려는지 모르겠지만 나와 함께 저 축배를 들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상관없어."

 

 가영은 이미 반쯤 풀린 눈으로 하품을 해댔다. 다시 한 번 쐐기를 박을 기회가 내 손에 쥐어졌다. 세 명의 여자가 갈망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데 더 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박가영 군을 처형대에 올리고자 합니다."

 

 네 명의 만장일치로 가영은 결국 처형대 위에 올라섰다. 그는 이미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사회자를 바라보았다.

 

 "얼른 발표해주세요. 제가 무고한 시민이라고."

 

 경찬은 애써 웃음을 참으며 가영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웬일인지 그 순간만큼은 가영이 정말로 가엾어 보였다.

 

 "박가영 군은 마피아가 아닙니다."

 

 가영은 벌러덩 뒤로 누워버렸다. 지금까지 자신이 쌓아온 이미지에 대한 회한이 사무쳤던 걸까, 급기야 엉엉 울기까지 했다. 그러나 남은 이들은 가영의 메소드 연기에 빠져들 틈이 없었다. 조금 뒤에 누군가는 또 처형대에 올라야 했다.

 

 "아무래도 남자 둘을 마피아로 뽑은 거 같은데?"

 

 혜나는 의심스런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둘만 알고 있는 묘한 웃음을 띠며 속내를 캐물었다. 나는 최대한 표정을 감추며 반박에 나섰다.

 

 "양성 대결로 몰아가는 건 너무 페미니즘에 얽매인 사고 아닌가?"

 

 분명 의도한 건 이게 아니었으나 ‘페미니즘’이란 단어는 여성들의 마음속에 불을 지폈다. 순식간에 그녀들은 잔다르크로 빙의해서 날 처형대에 올렸다.

 

 "자, 여성 세 분이 일제히 정선재 군을 처형대 위로 올렸습니다. 반박의 여지가 없죠?"

 

 경찬은 내 뒤로 다가와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잠깐의 찰나, 유희와 눈이 마주쳤지만 내가 먼저 피해버렸다. 내가 죽어도 마피아가 이길 확률이 더 높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었다.

 

 "심판의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정선재 군은 마피아가 맞습니다."

 

 일제히 여성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옴과 동시 그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마치 난 역적이라도 된 마냥 씁쓸한 표정으로 처형대 위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들 역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이제 남은 세 명중 한명의 마피아를 색출해야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어버린 셈이다.

 

 "자, 우리 셋 중에 한명은 죽어야 해. 누가 죽는 게 가장 합리적이고 타당할까?"

 

 혜나는 유희와 지수를 돌아보며 진짜 마피아를 색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진정성을 보이며 자신이 시민임을 주장했다. 시민들의 억울함이 섞인 진심과 마피아가 연기하는 진심이 이토록 비슷할 수 있을까. 난 박수를 치며 같은 팀을 응원했다.

 

 "우리 팀 연기 참 잘한다. 정말이지 탁월한 선택이었어."

 

 내 시선은 지수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왜 자기를 바라보는지 모르겠다는 듯 상기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아니야. 나한테 왜 그래요. 오빠. 난 시민이야."

 

 그녀는 억울하다는 듯 옆에 앉은 두 언니들에게 해명을 시작했다.

 

 "만약 내가 진짜 마피아라면 저렇게 대놓고 쳐다봤겠어? 이건 음모야. 일부로 나에게 시선을 줘서 둘 중 진짜 마피아를 살리겠다는 의도야. 언니들 맞죠?"

 

 지수는 자신의 논리에 확신을 갖고 몇 번이나 물었지만 확답은 선뜻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혜나는 지수의 논리를 토대로 역 추리를 내놓았다.

 

 "선재 오빠가 그렇게 1차원적인 사람은 아닌데. 만약 내가 저 사람이라면 일부로 널 주시했을 거야. 네 말대로 너를 제외하고 남은 두 사람 가운데 자기 파트너를 살리기 위해. 보통은 거기서 끝나겠지만 오빠는 한 번 더 틀었어. 너를 제외하고 두 명이 서로 싸우게끔 만들려는 의도였겠지. 실제로 진짜 마피아는 너인데 말이야. 정말이지 묘하게 사람의 심리를 파고들었어."

 

 혜나는 나를 보며 승리의 미소를 띠었다. 유희는 옆에서 입을 벌린 채 박수를 쳤다. 그녀의 명품연기는 긴 말 필요 없이 적재적소의 리액션만으로 이루어졌다. 혜나의 심리를 이용한 시선 한방으로 마피아는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저는 윤지수 양을 처형대 위에 올리고 싶습니다."

 

 혜나는 자신 있게 손을 들며 지수를 지목했다. 옆에서 눈치를 보던 유희는 마지못해 손을 드는 척 연기를 이어나갔다.

 

 "이하동문입니다."

 

 지수는 한번만 다시 생각해보라며 언니들에게 통사정 해보았지만 너무 늦었다. 그녀는 이미 단두대 위에 올라와 있었다. 경찬은 어느 새 지수 뒤로 다가와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최종 발표를 하겠습니다. 윤지수 양은 마피아가 아닙니다."

 

 게임이 끝남과 동시에 나와 유희는 격렬하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마피아의 완벽한 연기와 전략이 빚어낸 값비싼 승리였다. 경찬은 박수를 치며 역대 급 게임에 찬사를 보냈다. 패배한 시민 셋만 얼빠진 표정으로 벌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이 왜 이리들 힘이 빠져있어. 우리는 축배를 들어 줄 테니까 기분 좋게 다 같이 한 잔 하자."

 

 나는 시민과 사회자의 몫까지 술을 따른 후에 잔을 들어올렸다.

 

 "오늘 밤, 영원히 끝나지 않을 마피아 게임을 위해! 건배!!"

 

 "건배!!"

 

 승리와 패배를 떠나 모두가 기분 좋게 원 샷. 기분 좋은 술자리는 시간을 잡아먹는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 마냥 당장이라도 내일 아침이 올까봐 두려웠다. 술기운을 빌려 이런 행복한 걱정을 하고 있노라면 꼭 분위기를 깨는 녀석이 있었다.

 

 "크악 죽겠다."

 

 벌주를 한입에 털어 넣은 가영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는 듯 뒤로 벌러덩 누워버렸다. 쿵 소리가 날 정도로 땅에 머리를 곤두박질 친 가영은 더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제일 먼저 쓰러졌네. 오빠가 내일 여기 술 상 다 치워야 돼."

 

 유희는 쓰러진 가영의 귀에 대고 도발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만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부릅뜬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건 바로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혜나였다.

 

 "꺄악!!"

 

 소름끼칠 정도로 고음의 데시벨이 저택을 내리쳤다. 그것은 사람의 소리인지 천둥소리인지 혼선이 올 정도로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혜나는 앉은 채로 뒷걸음질 치며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다. 그에 동요된 유희와 지수도 비슷한 소리를 내며 일제히 카펫에서 멀어졌다.

 

 나와 경찬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영에게 뛰어갔다. 가영의 동공은 완전히 정지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경찬은 중지와 검지를 이용해 몇 초간 경동맥을 짚더니 고개를 저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호흡과 맥박을 몇 번이고 확인해 보았지만 별 차이는 없었다. 그의 표정은 움직이지 않는 가영만큼이나 단단히 굳어 있었다.

 

 "빨리 심폐소생술이라도 해봐. 오빠 병원에서 일한 경력도 있잖아. 어떤 처치라도 좀 해 봐."

 

 뒤에서 지켜보던 혜나는 울부짖으며 현실을 부정했지만 더 이상의 투정은 필요악이었다.

 

 "이미 사망했어. 심장이 멈춘 상태라고. 믿기 힘들지만 순식간에 체내 모든 기능을 상실했어."

 

 경찬은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가영의 몸 전체를 살폈다. 지수는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하고 혜나 옆에서 울기 시작했다. 유희는 선뜻 믿기 힘들다는 듯 애써 웃어 보였다.

 

 "거짓말이지? 가영 오빠가 오늘따라 장난이 너무 심하네. 추리소설에 보면 잠시나마 심장을 멈추는 약이 있던데 그런 걸 먹은 거야. 맞지?"

 

 유희는 웃으려고 노력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그리고 한번 일그러진 얼굴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화석이 되어버린 여자들은 아직도 현실에 개입하길 꺼려하는 눈치였다.

 

 가영은 10분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직 경찬만 분주히 움직이며 가영의 상태를 살피던 중 문득 무엇인가 생각난 듯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그는 가영의 입을 벌려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 순간 경찬과 같은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생 아몬드 냄새."

 

 경찬이 확신을 갖고 내뱉은 한마디가 내 추측에 확신을 주었다. 설마 내 추리소설의 소재거리로 쓰이던 독극물이 실제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청산가리."

 

 정답을 맞혔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현실에서 소재로 쓰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었다. 이런 부류의 스토리는 극단적으로 치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 순간, 모두의 머릿속에는 ‘살인’이라는 단어가 각인될 수밖에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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