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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무사가 아름답다
작가 : 갈릴레오와
작품등록일 : 2017.12.5

여러 왕국들이 자리잡은 혼란의 시대. 특히 사이가 좋지 않은 륜왕국과 융왕국.
평화의 시간도 잠시.혹시라도 모를 융왕국의 국경 침략에 대비해 륜왕국은 각 가문의 남자들에게 징집명령을 내린다.
어느날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린 오빠. 병약한 남동생을 대신해 선유가 남장을 한 채 징집명령에 따르기로 한다

 
20. 숲속의 스승
작성일 : 17-12-17 12:58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5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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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왜...이러십니까.”

 

 노파의 손길이 이상한지 후한이 물었다.

 

 “이 아이가....열이 나서...몸을 좀 닦아내려고 했는데... ”

 

 “아....”

 

 할 수 없다.

 

 내가 하지 않으면 분명히 아한이 도와준다고 들어오겠지. 그래 나중에 난리치면 어쩔 수 없었다. 널 도우려고 그랬다.. 그러면 되지..되..겠지?

 

 천천히 선유 앞에 앉았다. 아무래도 열이 오르는지 이마에 식은땀이 났다.

 

 “됐으니.... 우선 부엌에 있는 차가운 물이랑 수건 그리고 약재 끓인 물이 있을 겁니다... 그것 좀 가져와 주시면....”

 

 “이것마저 닦고...”

 

 “아닙니다. ...물을 약재 달인 물만 가져오십시오...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갑자기 달라진 노파의 말투가 그제야 이상하다 생각한 후한.

 

 “편...히 말씀하십시오....”

 

 “.......귀한 분을 늦게 알아 뵀습니다. 이 늙은이가 나이가 들어 이제 알아보는 것도 느려져...송구합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설마 내가 말실수를 한 건가...

 

 후한은 좀 전 자신이 했던 말들을 곱씹어 보았다.

 

 별달리 의심 살 만한 행동도.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만한 말을 한 적이 없는데..

 .

 “늙은이가 신령님을 모시다보니... 다른 이들이 모르는 것을 먼저 알아보는 눈이...있습니다. 실언이나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셨으니 걱정 마시지요...”

 

 정말....보는 눈이 있는 건가..특별한...어떤 능력이 있다는 건가..?

 

 “아.....그럼... 부탁하네...그리고..여기 있는 늦출이가...사실은. 여인..아 아닐세. ”

 

 +

 

 방문 밖으로 나온 후한은 혹여나 누가 노파와 자신의 대화를 들었을까봐.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국밥 먹는 데에 정신이 빼앗긴 일행들만 보였다.

 조용히 부엌에 들어가 물과 약초달인 물이 담긴 대접을 가지고 방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여기...”

 

 바닥에 대접이 담긴 쟁반을 내려놓았다.

 

 “잠을 자고 나면 금세 나을 것이니 걱정 마십시오..”

 

 “부탁하네...”

 

 “예.....”

 

 “그럼....”

 

 혹시나 선유와 그 옆에 자고 있는 의민이 깰까 조용히 나가려는 후한. 보지 않고 선유를 살펴보기만 하는 노파 .

 

 “...부디 왕국을 위해 큰 힘이 돼 주십시오..왕자님.”

 

 “!!!!”

 

 놀란 후한이 멈춰서 정말 안 보이는 게 맞나?..손을 내밀어 노파 심한의 눈앞에서 조용히 손을 흔들어보았다.

 

 “후후후. 다른 이들이 보는 같은 눈은 가지지 못해도 다른 눈을 또 가지고 있지요..신령님덕분에..제가....마마....”

 

 “!! ...미..안하네...그럼...비밀은 지켜주시게..”

 

 후한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물과 약초를 달인 물을 숟가락을 떠서 선유의 입안에 넣어주는 노파의 손길이 살짝 떨렸다.

 

 +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헉.....”

 

 정신을 차린 선유가 눈을 떴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보려다.

 

 “히익!!”

 

 놀라서 가슴을 손으로 가렸다. 옷은 속옷만 입은 채 벗겨져 있었다.

 앉아서 졸던 노파가 선유의 인기척에 스르르 눈을 떴다. 하지만 시선은 한곳에만 고정되어 있을 뿐이다.

 

 “일어나셨습니까.”

 

 “옷...옷이..옷이..벗겨져 있어서...”

 

 “열을 내리려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노파 심한이 선유의 이마에 손을 대어보려면 움찔. 선유가 몸을 뒤로 뺐다. 그러다 노파의 눈을 자세히 보았다.

 자신을 보고 있기는 하나 초점은 다른 곳으로 향해 있는 것 같았다.

 후한처럼 손으로 노파 심한의 눈앞에서 손을 가볍게 저어보았다.

 

 “보이지는 않아도 압니다..여인인거는.”

 

 “힉!!!”

 

 어떡해...

 

 선유가 가슴을 더 가리고 고개를 숙이려고 하자. 노파 심한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이마에 손을 가져갔다.

 

 “열은..내렸으니..안심하십시오..”

 

 “아...제가 물어볼 것이...있는데...혹시라도..”

 

 “아무도 모릅니다.... 왕자...흠흠...그 친구 분 빼고는.”

 

 “친구? 친구라면....신출이...아..수한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예. 아가씨를 업고 오신 분. 말입니다.”

 

 날 업고 왔다고? 잠결이었는데..

 

 누군가 업고 왔던 기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그게 누군지 잘 모르겠다.

 

 “걱정 마십시오. 아가씨가 원래 여자 였던 거를 아시던 분. 그분 맞습니다..”

 

 “하아...예.....”

 

 신출이구나... 다행이다..가만..그런데 왜 나에게 말을 높이시는 거지?

 

 “흠...제가 신령님을 모시는 터라...다른 이들이 보는 것은 잘 보지 못하고. 다른 이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도 이제 이 몸이 노쇠하여 그 기운도 강하지 못합니다만...누군가의 능력을 대신 받은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능력을 대신이라면....”

 

 설마 했는데...혹시 꿈에서 봤던 산 속에서 만났던 그 무사처럼 생긴 분을 이야기하는가?.

 

 “이유는 그리고 그 정확한 시간은 모르나...소중하게 능력을 필요한 곳에 쓰시면 되지 않겠습니까....모두가 살기 좋은 왕국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제가 무슨 힘이 있다고... ”

 

 가볍게 미소 짓는 선유가. 노파의 마음이 느껴져 고개를 끄덕였다.

 

 “예..제가 할 수 있는 한은 다 해보겠습니다.”

 

 노파와 선유가 서로의 등을 토닥여 주며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

 

 노파의 초가집 마당 .

 

 “정말 잘 먹고 갑니다.”

 

 “잠자리까지 이리 편히 주시고. 이 은혜를 꼭 갚지요.”

 

 학술과 아한이 고개를 숙여 마중 나온 노파에게 인사를 했다.

 그 옆에 서 있던 후한과 선유 그리고 어문과 어강도 같은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예주와 의은 역시 노파 옆에 서서 같이 인사를 했다.

 

 “저 역시 감사드립니다. 도와주시지 않으셨다면 저의 아이들이 위험했을지도 모르는데..너무 감사드립니다.”

 

 후한과 선유에게 다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아..아닙니다.”

 

 선유가 괜찮다며 다시 같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서로 인사를 하는 터라 가지 못하는 발걸음들.

 

 “자자. 어서들 떠날 길을 가거라! 난 좀 쉬어야 겠다.”

 

 노파가 먼저 방안으로 들어가자. 그제야 서로 웃어 보이며 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상인 어문과 어강이 먼저 길을 나서고 나면 후한과 선유. 학술과 아한이 뒤이어 길을 나섰다.

 

 “오라버니!”

 

 의은이 달려오자 일행이 발걸음을 멈췄다.

 

 “이거....”

 

 보자기에 싼 말린 과일과 약초. 그리고 간혹 육포까지 보였다. 후한에게 건네며 의은이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선유에게도 그리고 나머지 일행에게도 인사를 했다.

 

 “그래...어머니랑 동생과 잘 지내고 있어라. ”

 

 “예. 저도 오라버니들처럼 씩씩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우리처럼?”

 

 아한이 장난스럽게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나도 포함 되는냐? 거기에?”

 

 “아....글쎄....요..”

 

 의은이 심각하게 고민을 하자 선유과 후한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

 

 "푸하하하하.. "

 

 참고 있던 학술마저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거봐. 애들 눈은 속일 수 없다니까. 우리도 씩씩한 오라버니가 돼서 다시 만나자.꼬마야. ”

 

 학술이가 의은에게 손을 들어 보이며 인사를 했다.

 

 의은이 손을 흔들어 주자 그제야 발길을 떼는 후한과 선유 일행들.

 네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의은은 가지도 않고 지켜보며 손을 흔들었다.과안의 거처로 가기는 숲 길.

 맨 앞으로 학술 그 뒤로 아한. 선유가 걸어가면 맨 뒤에서 후한이 따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 길이 맞는 건가...이쯤이면 된 것 같은데...”

 

 학술이 숨이 찬지 잠시 멈춰 서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잠깐!”

 

 아한이 갑자기 손을 들자. 모두의 멈춰서며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왜?”

 

 조용히 하라며 아한이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댔다.

 

 “누가 오고 있는 것 같은데...”

 

 “누구 동물? 또 멧돼지 아냐?”

 

 멧돼지라는 말에 선유가 얼른 어깨에 걸고 있던 활에 화살을 끼웠다.

  후한 역시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빼내려고 잡았다.

 

 -휘웅!

 

 어느 선가 날아오는 화살. 놀라 모두가 몸을 피했다.

 선유가 화살을 들고 날아온 쪽을 향해 쏘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앗!”

 

 화살은 정확하게 학술 발 옆에 있던 뱀에게 꽂혔다. 움직이는 못하고 꿈틀거리는 뱀.

 

 놀란 학술이 얼른 발을 피하다 넘어졌다.

 

 “괜찮수 형님?”

 

 아한이 달려와 살피고 선유와 후한이 서로의 등을 기대어 주위를 살폈다.

 후한은 진검을 선유는 활을 끼운 화실 시위를 들고 살폈다.

 

 어디지? 뭐가 어디 있는 거야?

 

 -바스락.

 

 “누구냐!!”

 

 후한의 외치자. 잠시 후 숲 풀이 흔들렸다.

 

 “쏘지 마라. 흔들린다. 특히 화살 들고 있는 녀석!”

 

 내가 보여? 난 보이지 않는데?

 

 놀란 선유가 주위를 두리 번 살폈다. 놀란 건 후한과 학술 아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데. 누군가가 선유가 활을 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에휴! 쏘지 마. 내가 쏘지 말랬다. 그 뱀 내가 쏜 거니까. ”

 

  뱀? 뱀도 보인다고? 학술 발 옆에 있던 뱀이 보였다는 건가..?

 

 선유가 놀라 들고 있던 활을 내렸다. 그제야 숲 풀에서 코가 빨간 노인이 고개를 쑥 내밀었다.

 

 긴장하고 있으면서도 갑자기 나타난 노인에 후한과 일행이 모두 놀랐다.

 

 “흠.....니들이구나. 문무학재에서 보낸 애들이.”

 

 문무학재란 말에 모두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

 

 휴..술 냄새....

 

 선유가 자기도 모르게 코를 막았다.

 

 “어서 가자. 왜 이리들 느려 터졌어들. 과안이는 벌써 문무학재 두 번은 더 갔다 왔는데. ”

 

 과안이를 알고 있다....

 

 “... 어르신은 누...구 십니까?”

 

 후한의 진검을 손에 쥔 채 물었다. 노인의 시선이 후한의 진검과 선유의 활에 닿았다.

 

 “그거 만들고 쓰는 사람. ”

 

 코가 빨간 노인은 과안이 모시고 검술을 배우고 있는 재담이었다.

 

 +

 산속 재담과 과안이 사는 곳.

 

 초가집과 그 앞의 마당 주위로 산새가 펼쳐져 모르는 이들은 이 곳을 찾기 힘들만큼 외진 곳이었다.

 빨래를 탈탈 터며 빨랫줄에 걸려고 하던 과안 저 멀리 재담이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스승님! 빨래 내놓을 땐 제가 뒤집어 놓지 말고 바로 펴서...”

 

 쉴 새 없이 말을 하는 과안의 모습은 문무학재에서 과묵하던 모습과는 무척 상반된 모습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편안해 보이는 그의 얼굴이었다.

 

 “어?”

 

 재담의 뒤로 후한과 일행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눔아 숨도 안차냐. 무슨 잔소리를 그리 해대싸.”

 

 재담의 자신의 집에 도착하자 마루에 있는 평상에 걸터앉았다.

 뒤이어 후한과 선유가 과안을 알아보고 반가워 인사를 했다. 학술과 아한. 편하지는 않지만 배우러 온 입장이다.

 후한과 선유보다는 좀 더 격식을 갖춰 인사를 했다.

 

 “으허~!!! 시원하다~!!”

 

 물을 모아두었던 양동이에 바가지로 물을 퍼서 바가지채로 마시고 난후 입을 닦는 재담.

 그 모습에 다시 표정이 바뀐 과안이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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