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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청천무가: 푸른 하늘에 노랫소리 들리지 아니하고,
작가 : TeamVariation
작품등록일 : 2017.11.30

靑天無歌
Present by Variation

방대한 발타 연대기의 시작에 어울리는 동목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물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
Variation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명품 판타지를 제공해드립니다.

 
제 3 장: 천율기 (End)
작성일 : 17-12-17 12:01     조회 : 342     추천 : 0     분량 : 5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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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염방은 아직까지 그날 연무장에서 보았던 가주의 간절함을 놓지 못한다. 하기사, 그가 믿을 수 있는 끈이라는 건 그 뿐이 없다. 염방은 다만 한 번의 기회를 더 잡고 싶을 뿐이다. 그것은 옆에 있는 운연도 그러할 것이고, 조한도 그러할 것이다. 다들 각자의 기회를 잡으려 발버둥 치는 것이다. 그리고 천율방도. 율방은 회의 시작 이래 단 한번도 시선을 주지 않는다.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의장석은 그리 멀지 않다. 맘만 먹으면 소리라도 질러 보는 건데 그러지 못함은 배려 따위가 아니다. 두려움. 영영 버려진다는. 그래서 다시 길거리로 돌아가 비루한 꼴로 하루를 버티게 될지 모르는. 시야가 뿌옇다. 눈물은 아니었다.

 

  “고천의 미래를 위한 결단으로 상천일부장의 중혼이 가결되었습니다. 이에 마땅한 후보작 있다면 추천 후 논의도록 하겠습니다.”

 

  천율기는 큰 그림을 그렸고, 염방은 그림 속 대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결국 전체를 보지 못한다. 그 대단하신 분이 누구 길래, 금문을 보내고 철저히 감추는 가 궁금했다. 그리고 조한. 조한은 분명 알고 있었다. 닦달하지 않고 캐묻지 않은 이유는 그도 필사적이었기에. 영원한 아군도 적도 없다고 말했던가? 염방은 감히 원망할 수도 없었다.

 

  “양으로 나누어져 싸운다 하더라도, 가주가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현재와 같은 분란을 막지 않을까 하오. 그것이 진운각주가 생각하는 원칙에 더 합당한 것 같다마는.”

 

  조한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천율기가 그런 생각을 했다고 믿지 않는다. 그게 전부라면 각오하셔야 할 것이다. 명분도 없는 놀이에 장단을 맞춰 줄 만큼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모든 정치력을 동원해서 막아낼 것이다. 필요하면 군부를 이용해서라도. 그러니 같잖은 충신 역할, 때려치우고 그 속내를 말해보게.

 

  “이거, 진운각주의 현묘함이 하늘에 닿아 있다 하던데, 실로 진실이외다. 얕은 수로 속여 넘길 수는 없으니. 그럽시다. 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지요. 실상 벽아련이야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장신구 같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리 예쁘다는데 각주는 본적 있는지요? 실상 노리는 것은 그녀의 배경입니다. 예. 벽가요. 금력이나, 가문의 유구함이나 이런 걸 따지는 감상적인 성격이 아닙니다. 단 하나. 중앙에의 영향력.”

 

  조한은 단어를 곱씹었다. 중앙에의 영향력. 그것은 고천도 나쁘지 않았고, 애당초 고천이 중앙에 신경 쓸 필요가 있는가 의문이 든다. 남쪽이야 우리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 그만인 동네가 아닌가? 그러나 천율기의 생각은 달랐다.

 

  “천가의 개조이신 천극께서 이리 말씀 하셨다고 하지요. ‘우리는 우리의 뿌리가 하늘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한다. 우리는 언젠가 북으로 가 기어코 하늘을 뛰어넘어 오롯이 존재하리라.’ 그 말 하나로 북벌은 가히 600년 간의 숙원이 되어버렸습니다. 북벌 좋지요. 혹한의 땅을 지나, 갈라진 틈을 건너, 육지를 지배하는 대제국 실로 아름다운 꿈입니다. 허나, 기백 년간 우리는 무엇을 이루었습니까? 고작 터전을 지키기만 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북벌을 감행하기에 우리는 가진 것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지요. 지킬 것이 많아 질수록 움직이기 두려워 졌습니다. 결국 우리는 안정(安定)이라는 미혹에 빠져 스스로 족쇄를 채웠지요. 그게 천목십약입니다.

 

  천목십약이 없었다면, 강한 고천은 동목을 한 입에 집어 삼켜 마땅한 재원을 구비했겠지요. 천목십약이 없었다면, 이미 북천과 동목을 이으는 광활한 대지의 주인이 되어있었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포기할 겁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허나, 시간이 많이도 흘러 더 이상 고천은 최강이 아닙니다. 극남에 영가가 무력을 쌓았고, 서의 금보가 금력을 쌓았습니다. 중앙 황실은 둘을 잘 조율하며 성대를 이룩하였지요. 벽가는 무얼 합니까? 그들은 다른 이가 키워 놓은 과실만 따먹을 줄 압니다. 타고난 눈치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고, 인맥도 그러하지요.

 

  이제 전쟁은 한 물간 구시대적 발상입니다. 이 천모를 믿고 따르시지요, 각주. 아까운 피 한 방울 흘리지 아니하고 고천은 승리할 것입니다.”

 

  승리. 그 단어가 깊숙하게 지켜온 신념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인지일부장 겸임 진운각주 조한 발언 하겠습니다. 중혼이 결정된 바 크나큰 유감을 표합니다. 허나, 절차로 인해 결정된 것에 토를 달지 않겠습니다. 중혼 대상자에 있어서 최우선으로 삼아야 함은 건강함이요, 두 번째는 상천삼부장에 걸맞은 인품입니다. 또한 천만 고천민의 지도자로써 마땅한 교육을 받아야 함은 물론, 여러 능력에 있어 뛰어나야 할 것입니다. 이에 검증제도를 명확히 하여야 합니다.”

 

  “조한 공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를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청천당과 정천당에서 같은 인원을 각출하여 위원회를 소집하겠습니다. 이에 관련한 의견이 더 이상 없다면 후보자 추천을 안건으로 상정 토의를 이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상천일부장 천율방 발언하겠다.”

 

  이윽고, 천율방이 굳게 잠근 입을 풀었다. 염방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눈을 크게 뜬다.

 

  “청해지방 제일가문 벽가의 차녀 벽아련을 상천삼부장 후보에 추천하는 바이니, 이에 대해 검토하라.”

 

  곧 닿을 듯. 염방의 하늘이 부서지며, 그는 땅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벽아련. 떠올리지 못했다. 소연의 배경보다 좋고, 천율기의 입맛대로 부릴 수 있고, 심지어 가주와 염문설까지 있었던. 모든 것이 끝났다. 자신은 시커먼 벽으로 돌진하고 있었고, 온통 어둠 뿐이라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릇된 선택으로 찬란한 옥쇄(玉碎)도 놓쳐버렸다. 남은 것이라고 눈 먼 조카 밖에 없었다. 그런 염방을 대신하여 명두천이 쾅 소리를 내며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내 지금 잘못 들은 것 같은데? 뭐? 벽가의 아련이라고? 청해지방은 어디며, 벽가는 또 뭐하는 무리인데? 고천주에 걸맞는 이름이긴 합니까? 가주, 제정신이라면 철회 하시지요. 이 명두천, 두 눈 뜨고 보고 있지마는 않을 겁니다.”

 

  도를 지나친 발언에 천율방의 이마가 꿈틀한다. 천율방이 군관을 불러 저 무도한 자를 포박하라 명한다.

 

  “염양일대주는 자리를 가려 말하는 법부터 배워야하겠군. 퇴청 후 별도의 하달이 있을 때까지 가택에 연금하라.”

 

  명두천은 능천사당을 나가면서 욕을 멈추지 않았다. 때 아닌 소란스러움에도 염방은 고개만 숙이고 입을 벌린 체 돌아가는 사정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운연은 이대로는 안된다 싶었는지 앞으로 나섰다.

 

  “월영당주 운연 청천당을 대표해 뭇 의원들께 사죄의 말을 드립니다. 허나, 염양일대주의 의견이 꼭 틀리지마는 않습니다. 실현 불가능한 사안이 아닐까 합니다. 첫째, 고천과 청해 사이에 맺어진 천목십약에 의거해 고천은 중앙과 사사로운 인연을 맺을 수 없고. 둘째, 벽가와의 혼인 성사는 500년이 넘도록 이어진 동목 대륙의 평화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셋째, 천목십약 10항에 따라 고천은 중앙의 웃 어른으로 가족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는 근친혼과 다를 바 없습니다. 재고해 주십시오.”

 

  “월영당주는 말을 삼가시오! 당신마저 쫓겨나 봐야 정신을 차리겠나? 예가 어디라고 그런 근거 없는 소리를 입에 담는 것인지!”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연풍당주 인장서가 얼굴을 붉혔다.

 

  “연풍당주 인장서 반론하겠습니다. 천목십약의 주요 내용은 중앙, 즉 황실과 맺은 약속이라 할 수 있는데. 벽가는 청해 지방에 위치한 제후 가문임으로 몇몇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벽가는 황실과 완벽히 분리된 가문으로 비록 고천이 황실의 웃 어른이라 하여도 벽가와는 어떠한 관계도 없다는 것을 명시하고 싶습니다. 또한, 벽가와의 혼인 성사는 평화의 파괴가 아니라 궁극적인 화평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600년간 알게 모르게 알력 다툼이 있어왔던 중앙과의 관계 개선의 시발점이 될 것이고, 천가는 남쪽에 든든한 우방을 얻어 후방 안전을 꾀할 수 있습니다.”

 

  “염양각 광명일대주 이칠헌 발언하겠습니다. 월영당주의 의견을 제하고서라도 벽아련 그녀는 사실상 볼모 신분입니다. 어찌 볼모와 성혼을 하여 격을 낮추시려는 겁니까?”

 

  “말은 똑바로 하시오, 볼모가 아니라 고천의 문화와 가치를 배워 서로 교류하고자 하는 교육생이오!”

 

  상황은 나아질 기색이 없다. 서로의 말 꼬투리를 잡아 길게 늘어질 뿐이었다. 축 쳐진 염방을 보면서 천율기는 작은 승리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다. 율기가 의장봉을 내리치며 진정 시켰다.

 

  “벽아련을 후보에 등재하도록 하고, 다른 후보자 없습니까?”

 

  드문 드문 몇몇의 이름이 나왔으나, 별 의미 없는 자들일 뿐이다. 천율기가 천율방을 보며 눈짓으로 말했다. 약속은 지켰다고.

 

  염방은 운연의 부축을 받으며 능천사당을 나섰다. 우선 처소에 가서 정신을 차리시라는 말에도 염방은 상천당으로 향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 운연은 별 수 없어 상천당으로 향하는데. 조한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리 가실 줄 알고 있어 기다렸다며. 운연은 재수없는 상판때기를 뜯어 먹어 버리기 전에 썩 꺼지라 했다. 조한은 들은 체 하지 않고 염방 앞에 무릎을 꿇었다.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나리의 은혜는 죽어도 잊지 않겠습니다. 허나, 나리께서 언젠가 하셨던 말씀처럼 시대는 바뀌고, 그 위에 얹힌 사람은 바뀌어 살아남아야 한다. 이것이 저의 선택인 듯 합니다.”

 

  염방은 가만히 있다 운연을 재촉했다.

 

  “가자. 나도 사죄할 분이 있기에, 먼저 가네.”

 

  조한의 등뒤로 그림자가 닿았다가 이내 사그라진다. 운연은 입술만 깨물고 어떤 말도 전하지 않았다. 염방은 착잡함에 무심코 하늘을 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다.

 

  염방이 입당하여도 소연은 아는 체 없이 창 밖을 보고 있다. 자주 보는 옆 모습이다. 염방은 미안하고 안쓰러워 눈을 꼭 감았다. 벽아련의 이름이 나와도, 중혼 이야기가 나와도 소연은 내색하지 않았다. 분하고 억울하지 않으십니까? 염방이 물었다.

 

  “그리하여 달라지는 것이 있습니까? 염양각주도 막지 못한 것 아닙니까?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날에도 그 전날에도. 기한을 받아 놓은 사람이었지요. 기를 쓰고 버티면 추악해 지는 건 저와 오라비 밖에 더 있습니까? 다만.”

 

  소연은 주저하며 차마 입을 때지 못한다. 염방은 진중히 기다렸다.

 

  “다만, 이 아이에게는 무슨 큰 죄가 있어, 축복받지 못하고, 이리 저리에서 치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라버니, 아마 저는 상천당을 곧 떠나겠지요. 아이를 키울 자신도 없고, 기회도 없겠습니다. 후계라는 게 그러하듯이. 그러니 오라비만은 버텨 주시지요. 이곳에서 자랄 당신 조카를 위해 모진 시선을 견뎌 달라면 그건 욕심입니까?”

 

  소연이 품 안에 이리를 바라보았다 염방을 본다. 염방은 천이리를 보고 있었다. 잠에 들어있다. 다가가 처음으로 조카를 안으면서, 염방은 이것이 업보라면 받아드리겠다 다짐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Write Legends. Vari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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