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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Sailing
작가 : 세일러
작품등록일 : 2017.12.5

"사람은 항상 보물을 찾으려한다. 그래서 완벽하다는 지도를 그리지만, 이 작은지도에 그리기에는 바다는 너무 넓다."

 
Chapter 08
작성일 : 17-12-17 11:25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5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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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난 그들에게 다가갔다. 2m, 1m. 그들의 범행이 눈앞에 보였다. 난 그들의 위에 서서 나무 막대기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달빛에 비춰 그들에게도 내가 봤던 것처럼 내 그림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들은 휙 뒤를 돌아보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성인은 아닌 것 같았지만 확실한 건 나보다 키가 크고 덩치도 두 배는 되어 보였다. 힘으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머리를 써야 했다. 그들을 피해 돌아다니다 보니 그들도 제 풀에 지쳐 있었다. 나는 이 때를 틈타서 그들을 밧줄로 꽁꽁 묶었다. 그들은 밧줄을 풀려고 안간힘을 썼다. 밧줄이 풀려지려고 했지만 내가 들고 있던 나무 막대기를 굴려서 그들이 넘어지게 만들었다. 그들은 속절없이 기둥에 묶였다.

 

 

 

  도둑들을 잡았다고 지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도둑들은 기절한 채로 곯아떨어져 있었고, 나는 옆에서 나무 막대기를 손에 쥔 채로 계속 보초를 섰다. 하지만 계속 서 있으니 무릎이 아파 주변도 지켜볼 수 있고 도둑들도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 항상 그늘이 지지 않는 곳인지 따뜻했다. 주변에 틀어놨던 히터를 끄지 않아서도 그런 것 같다.

 

 

 

  나는 히터를 끄고 계속 보초를 봤다. 하지만 계속 앉아있으니 나도 졸음이 밀려왔다. 눈이 절반씩 감기고 몸이 자꾸 누우려고만 했다. 나는 뺨을 때렸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나는 눕기만 하고 잠은 자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누웠다. 그러나 생각보다 편한 나무판자 위에서 잠에 들고 말았다.

 

 

 

 

 ****

 

 

 “노아야, 일어나렴. 노아야.”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내가 깬 곳은 침대가 아니라 어젯밤 보초를 서던 곳이었다. 나를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레이스 아주머니와 엠마가 앞에 있었다. 나는 힘들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레이스 아주머니는 한숨을 내쉬었고, 엠마는 괜찮다고 하며 웃어주었다.

 

 

 

 “팀 아저씨, 이게 무슨 일이에요? 어제 보초를 서다가 잠들었는데..”

 

 

 

 “보초를 서다가 자기 전에 네가 도둑들을 잡았지. 아주 훌륭하다, 노아야. 정말 잘했다. 저놈들 때문에 내 재산이 많이 없어졌는데, 이제 그럴 일도 없겠구나. 고맙다.”

 

 

 

  팀 아저씨는 내 손을 붙잡고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하셨다. 나는 어쩔 줄 몰라서 아니라며 손사래 쳤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팀 아저씨는 내 손을 잡으신 채 수군거리는 사람들 앞으로 갔다.

 

 

 

 “여러분, 여기 이 아이가 어제 도둑들을 잡은 아이입니다. 노아라고 하는 아이입니다.”

 

 

 

  아저씨가 나를 소개하자 사람들은 나를 향해 박수갈채를 쏟아내 주었다.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푹 숙이고 인사를 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스러웠지만 당당해졌다. 내가 도둑들을 잡았다니. 나 스스로 자부심이 느껴졌다. 내가 가는 곳 마다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박수를 쳐 주었다. 기분이 좋았다.

 

 

 

 “노아야, 너 어디 다친 곳은 없니? 괜찮은 거지?”

 

 

 

 “그레이스 아주머니, 저는 괜찮아요. 잠시 만요, 팀 아저씨가 부르네요.”

 

 

 

  나는 그레이스 아주머니를 지나쳐 팀 아저씨에게 갔다. 팀 아저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입을 여셨다.

 

 

 

 “노아야, 네 덕분에 사람들의 신뢰가 높아졌다. 아직 정직원은 못 되지만 정 직원과 똑같은 일당을 주마. 정말 정식으로 일해 볼 테냐?”

 

 

 

  물론 나는 좋다고 대답하려고 했지만 살짝 열려진 문 사이로 엠마와 그레이스 아주머니가 보였다. 둘은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엠마는 나에게 삶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고, 그레이스 아주머니는 나에게 삶의 따뜻함을 안겨주신 분이셨다. 하지만 이건 해야겠다는 내 의지가 더 강한 것 같았다.

 

 

 

 “그럼요. 한 번 해볼게요.”

 

 

 

  아저씨는 오늘은 오후부터 나오라며 나에게 평소에 받던 일당의 두 배를 손에 쥐어주셨다. 방을 나오면서 슬쩍 봉투를 열어보니 짤랑거리는 동전이 아닌 두툼한 지폐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정도 돈이면 할아버지께 모형 배 값도 드릴 수 있고, 그레이스 아주머니의 시장비도 내가 낼 수 있다. 나는 들떠서 그레이스 아주머니께 다가갔다.

 

 

 

 “아주머니, 이 돈으로 시장 보셔도 돼요.”

 

 

 

 “아니다. 괜찮으니까 어서 집에 가자.”

 

 

 

  집에 가자는 그레이스 아주머니의 말에 나는 놀라며 아직 가지 않겠다고 했다. 살 것도 있고,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니 오전 타임에는 쉬어 보겠다고 핑계를 댔다. 아주머니는 알겠다며 힘없이 대답하셨다. 요즘 왜 그렇게 힘이 없으시지? 라는 걱정이 되고 뭔가 죄송스러웠지만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노아야, 도둑들 잡았다니 대단하구나.”

 

 “네가 도둑을 잡았다는 그 아이니?”

 

 “어린 녀석이 대단하구나. 이거라도 먹으렴.”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자 북적거리는 인파 속에서도 사람들은 나를 많이 알아보고 지나갔다. 덕담과 칭찬이 나에게로 쏟아졌고, 어떤 사람들은 먹을 것을 주고는 했다. 이따가 저녁때는 밥을 안 먹어도 될 듯 했다. 어느새 머릿속에는 오직 도둑들을 잡은 아이, 라는 인식이 나조차 박히기 시작했다.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걷게 되었다. 가는 곳마다 소문이 퍼졌는지 나를 영웅 대접 해 주었다. 마치 다른 사람들과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나는 사람들의 호의에 빠져 계속 인파 속을 돌아다니다가 정신을 차리고 가죽 시장으로 건너갔다. 옆 항구라 육지로 뛰어가도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 가죽 시장 쪽으로 가니 여기서도 사람들이 날 많이 알아보았다. 나는 우쭐해진 마음으로 그 때 그 할아버지의 가게로 갔다.

 

 

 

  하지만 가게는 문을 닫고 폐업 했다고 적혀있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가게를 열려 있었다. 나는 누가 볼까 조심하면서 안으로 지폐 몇 장을 슬며시 밀어 넣었다. 갑자기 폐업한 이유가 궁금했지만 나는 오후 타임에 늦은 것 같아서 걸음을 서둘렀다.

 

 

 

 “팀 아저씨, 저 왔어요.”

 

 

 

 “노아야, 넌 오늘 일 안 나와도 된단다. 오늘 하루 일해주기로 한 청년이 있어서 넌 오늘 아예 쉬어라. 그럼 미리 잘 자라.”

 

 

 

  오늘 일을 안 해도 된다는 말에 나는 기뻐서 단숨에 그레이스 아주머니네로 뛰어갔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서자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식탁에 쪽지 하나가 놓아져 있었다. 만약 일찍 들어오면 주방에 있는 볶음밥 꺼내서 먹으라는 쪽지였다. 나는 주방 쪽으로 가 볶음밥을 먹었다. 그레이스 아주머니만의 특제 소스의 맛이 나에게로 확 끼쳐왔다.

 

 

 

  밥을 다 먹었을까, 집 안에는 할 게 없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엠마의 집 쪽을 기웃거렸다. 때 마침 엠마가 나왔다. 나는 반가워서 엠마에게 다가갔다. 엠마는 나를 보고 한참 있더니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니, 일은 안 하고?”

 

 

 

 “오늘은 일 안 해도 돼. 오랜만에 그냥 찾아온 거지. 어디 가려던 참인데?”

 

 

 

 “그냥, 도서관 갔다 오려고. 시간 있으면 같이 갈래?”

 

 

 

  도서관을 가자는 엠마에 살짝 좋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엠마와 시간을 보내는 거라 도서관에 갔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빌린 후 다 읽어보기는 하고 반납을 했는데,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 슬프고 그리웠을 때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다. 엠마와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밀고 도서관으로 들어섰다. 데스크에 앉아 계시던 핀 선생님이 우리를 향해 인사를 하셨다.

 

 

 

 “엠마, 요즘은 무슨 책 읽어?"

 

 

 

 “그냥, 소설. 감정의 소용돌이 한 번 더 읽고 나니까 머리가 복잡해서. 가볍게 소설 읽고 있어.”

 

 

 

  엠마는 소설을 읽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도 책을 한 권 고른 후 자리를 잡았지만 책이 눈에 들어오지가 않았다. 자꾸만 머릿속에는 내가 잡은 도둑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과일상자는 다 옮겨졌을까 등 일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결국 책을 덮고 먼 산만 바라보았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자 핀 선생님이 다가와 조용히 물으셨다.

 

 

 

 “노아야, 아주 큰일을 했던데. 대단하구나.”

 

 

 

 “아니에요. 당시 보초를 서서 당연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뭐.”

 

 

 

 “그 일 때문에 요즘 엠마랑 같이 안 오는구나? 엠마가 요즘 유독 얼굴이 어둡던데. 엠마는 요즘 혼자 다닌단다. 엠마는 학교도 다닐 수가 없어서 친구가 많지 않아.”

 

 

 

  그 말을 듣고 나는 엠마를 바라보았다. 정말 그러고 보니 그제부터 엠마의 표정이 어두웠다. 늘 밝던 엠마가 저렇게 먹구름이낀 듯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다니, 마음 같았으면 이유를 물어보고 싶지만 이유를 물어보는 것도 실례일 것 같아 묻지 못하고 있다.

 

 

 

 “이제 도서관 문 닫을 시간이다. 노래가 나올 예정이니 너희도 어서 가보렴.”

 

 

 

  이제 문 닫을 시간이라는 말을 듣고 나는 읽던, 아니 가지고 있던 책을 제자리에 꽂아둔 채로 엠마에게 다가갔다. 엠마는 마지막으로 대출을 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엠마와 함께 핀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도서관에서 나왔다. 원래는 안 그랬는데, 서먹한 감정이 엠마와 나 사이에 피어올랐다.

 

 

 

 “엠마, 잘 들어가 봐. 그리고 고민 같은 거 있음 나한테 꼭 말 해. 잘 자.”

 

 

 

 “...그래.”

 

 

 

  엠마를 바래다주고 그레이스 아주머니네로 돌아오니 아주머니는 주무시고 계셨다. 아, 시간이 꽤 됐구나. 나는 아직 잠이 오지 않아서 밖에서 걸음이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집 앞길을 서성거렸다. 그 때 우리 집 앞의 새빨간 우체통이 내 눈에 들어왔다. 살짝 열려있는 우체통 안에는 편지가 와 있었다. 그레이스 아주머니네로 왔는데, 이름을 받는 사람은 나였다.

 

 

 

  받는 사람, 노아 클라우드. 그리고 편지는 필기체로 쓰여 있었고, 편지의 우표는 다름 아닌 엠마가 직접 만들고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던 그 우표였다. 이 우표는 워셔 시 사람만이 가지고 있을 수 있는데, 나는 아버지일까 하는 생각에 쉽사리 편지를 열어보지 못했다.

 

 

 

  만약 아버지의 편지면 나는 이 주소로 다시 편지를 보내야 하나? 아버지가 편지가 아니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채웠다. 하지만 아버지일지도 모르니 편지를 열어보았다. 촛농을 녹여 편지봉투의 입구를 봉쇄한 치밀함이 돋보였다. 촛농을 살살 긁어내어 편지를 보았다.

 

 

 

  편지는 뜯었지만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뭔가 느낌이 좋지만은 않았다. 편지 봉투 안에 자리 잡은 편지지를 살짝 꺼냈다. 바스락 거리는 느낌이 오랜 바닷길로 인해서 까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슬그머니 집에 들어 와 편지를 올려놓았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편지지를 빼냈다. 어두워서 그런지 몰라서 편지지가 유난히 검정색이었다. 나는 책상의 스탠드를 켰다. 아니, 어두운 것이 아니었다. 편지지 자체가 검정색이었다. 불안한 마음을 간신히 부여잡고 편지를 펼쳤다.

 

 

 

  검정색 편지지에 하얀 글씨, 그리고 하얗고 자그마한 말린 국화가 나를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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