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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센트널 월드
작가 : 사류라
작품등록일 : 2016.4.21

가상현실게임 '월드'가 나오고부터 아내는 월드에 미쳐 일명 '게임 폐인'이 된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주인공에게 건낸 아내의 한마디
'내가 게임을 그만두게 하고 싶다면 게임 속에서 날 이겨'
게임으로부터 아내를 되찾기 위해 주인공은 '월드' 에 접속한다

 
지금쯤 내 욕을 하고 있겠지
작성일 : 16-07-06 23:56     조회 : 577     추천 : 0     분량 : 6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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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어떻게 하시겠어요. 9골드 드릴게요.”

 활짝 웃으며 말하는 서큐버스의 얼굴을 보고, 난 곧바로 비굴모드로 들어갔다.

 “누님, 저기 10골드에. 제가 초보자라서 아무 것도 몰라요. 마족들이 그렇게 하면 골드를 더 받을 수 있다고 해서......”

 “8골드 드릴게요.”

 입만 열면 1골드가 깎인다.

 “아름다우신 누님. 10골드에 어떻게 안 될까요.”

 “7골드 드릴게요.”

 에이씨, 나도 자존심이 있지. 내가 이걸 모으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데.

 “알겠어요. 그냥 길거리에 버릴래요. 아름다우신 버스 누님, 다음에 올게요.”

 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호호! 이리 오세요. 장난 좀 친 것 가지고......”

 이 누님은 초보들을 놀려 먹는 것이 취미인가 보다.

 “10골드 드릴게요.”

 10골드라는 말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빠른 행동으로 인벤토리에서 잡동사니들을 꺼내어 놓았다.

 “여기 10골드 있어요. 보아하니 몬스터를 잡아서 골드를 조금 주운 것 같은데 필요한 물건 없으세요? 17골드면 당장 도움이 되는 무기나, 방어구를 살 수 있는데.”

 이 누님은 많은 초보들을 상대를 해 봐서인지 잡동사니만 보고 얼마의 소득을 올렸는지 아는가 보다.

 지금 나의 인벤토리에는 잡동사니를 판 10골드와 마계의 몬스터를 사냥해서 주운 7골드를 합해 총 17골드가 있었다.

 “안사도 되니까 한번 이리 와서 구경을 해 보세요.”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좌우의 벽이 옆으로 갈라지면서 우측에는 무기가, 좌측에는 방어구가 진열된 방이 모습을 드러내다.

 “자, 이리 오세요.”

 그녀가 나에게 다가와 팔짱을 끼고는 먼저 방어구가 있는 방으로 갔다.

 살며시 머리를 나의 어깨에 기대는 그녀의 모습이 참으로 유혹적이었다.

 “이 갑옷은 경량화 마법이 그려져 있어요. 그래서 입어도 안 입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벼운 느낌을 받아요.”

 서큐버스는 방어구들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난 그녀를 보았다.

 “여기를 안 다치게 조심해야 해요. 여긴 보호받지 못하거든요.”

 허엇!

 그녀의 손이 나의 허벅지 위쪽을 쓰다듬고는 지나갔다.

 “호호! 하지만 걱정 마세요. 그걸 보호할 방어구가 따로 있으니까요.”

 버스 누님은 나를 놀리는 것이 재미가 있나 보다.

 방어구에 대한 설명을 다 들었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그럼 우리 무기를 보러 갈까요. 무기가 좋아야 든든하죠.”

 그녀는 나의 손을 잡더니 당겨서 자신의 허리쪽에 가져다 놓았다.

 “어머, 살이 졌나 봐.”

 월드를 만든 제작자는 변태가 맞을 것이다.

 무기 역시 방어구를 설명해 주듯 설명을 해주었다.

 그녀의 설명을 들으면서 검을 들어 한 번 움직여 보였다. 검을 쓰는 모습을 본 버스 누님이 날 본다.

 “우리 초보자님, 검을 좀 쓸 줄 아나 봐요.”

 물론이다. 선유도문의 선유검법은 대한민국의 3대검문 중 하나로 검에 있어서는 적수가 없을 만큼 강했다.

 그런 선유검법을 완벽하게 익히고 있는 나 역시 검이라면 주먹 쓰는 것보다 더 잘 쓴다.

 “좋은데 제 손에 맞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의 말에 버스 누님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마치 검을 안 사주면 오늘 굶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한 그런 불쌍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니 측은 한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가 없다. 검이라는 것이 손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나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 사주시면 안 되요?”

 “죄송합니다.”

 “그럼 이보다 더 좋은 검이 있으면 사 주실 건가요? 사실 초보자 손님께서 좋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마족들에게 표적이 되기 십상이거든요.”

 음.....

 “그리고 17골드로 살 수 있는 무기들이 여기 있는 것들뿐이에요.”

 그렇구나. 내가 가진 돈이 17골드가 전부지.

 “그래도 전 제 마음에 드는 것을 사고 싶습니다. 검이라는 것이 함부로 살 것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버스 누님이 날 본다.

 “그럼 제가 더 비싼 걸로 보여 드릴 테니까 할부로 사실래요?”

 할부?

 정말 이 놈의 게임은…….

 왜, 사람들이 월드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이런 변태 게임을 말이다.

 “네. 몇 개월 할부를 해 주는데요?”

 그래도 할부니까 관심은 있다.

 “최대 12개월까지 할부를 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자는 월 3%구요.”

 ‘이런 사채업자가......’

 순간 욕이 튀어 나올 뻔했다.

 월 3%면 12개월이면 36%란 말이 나온다. 이는 우리나라의 년 최대 이자율보다 비싼 이자율이다.

 과거에는 42%, 38%로 이렇게 이자율이 비쌌지만 이로 인해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로 인해서 지금은 법정 이자율이 25%를 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눈웃음을 치는 그녀를 보며 나도 미소를 지었다.

 “볼 수 있을까요?”

 보기만 하면 상관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일단 조금 비싸다는 무기를 보았다.

 따악!

 그녀가 두 손가락을 이용해 마찰을 일으키자, 방의 환경이 변화면서 새로운 구조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없던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우와, 누님! 마법도 대단하시군요.”

 일단 아부를 많이 해야 한다.

 내가 요리를 하면서 아줌마들을 많이 상대를 해 보았기에 이런 립서비스는 자주 해 줄 수 있었다.

 “뭘요. 보통인데요. 한 번 구경해 보세요.”

 사람이라는 것이 참 신기했다. 처음에 볼 때, 서큐버스가 그렇게 아름답고, 섹시해보였는데 지금은 조금 무덤덤해졌다.

 그녀의 모습과 행동에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비싼 검들이라 모두가 좋아 보였다.

 검의 손잡이인 검파와 검신과 검인의 무게가 조화를 이루어 검을 움직이는데 어색함이 전혀 없을 정도였다.

 더구나 검에 마법 옵션이 붙은 것들도 있어 돈만 있으면 하나 구입을 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문제는 돈이다.

 아무리 좋아도 년 36%의 이자를 주면서까지 검을 살 생각은 없었다.

 “괜찮아 보이네요.”

 “그렇죠. 초보자 손님께서 들고 계신 검은 100골드에요. 12개월 할부하면 할부 이자 해서 총 136골드가 되네요.”

 활짝 웃으며 말하는 그녀를 따라 나도 웃으며 검을 살짝 내려놓았다.

 “비싸네요.”

 검을 내려놓고 다시 둘러 보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검에 시선이 고정이 되었다.

 “연검이네요.”

 난 연검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연검요?”

 서큐버스가 나에게 되물었다.

 “검의 한 종류에요. 이 검을 두고 하는 말이죠. 검신이 얇아 사용하기가 어렵지만 상대가 검의 궤도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해요. 물론 연검을 사용하기가 일반 검보다 더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말이에요.”

 “초보자 손님께서는 검에 대해서 잘 아시나 봐요. 그 검은 발록가의 검이에요.”

 “발록가의 검요?”

 “네. 발록가문은 마계의 투마족 가문인데 그들 중에서도 발록가의 검을 사용하는 발록들은 몇 명 없죠. 어떤 손님이 마족 한 명을 죽이고 가지고 와서는 저에게 팔았어요.”

 그녀는 검이 자신에게 들어온 경로까지 모두 이야기를 했다.

 띠이잉.

 손가락으로 검신을 살짝 튕겨 보았는데 명검이라고 불릴 만큼 맑고 깨끗한 소리가 났다.

 “좋네요.”

 “마음에 드시나 봐요. 하지만 그 검은 손님께서 알고 계신대로 사용하기 힘들죠.”

 알고 있다. 사용하기 힘든 건 다른 사람의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고, 나는 선유검법을 익히면서 다양한 무기들을 다루어 보았다.

 그 중에서도 나는 연검을 선호했다.

 내가 연검을 선호하는 이유는 특성상 방향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고, 선유검법의 변검을 사용하기 위한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진 검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청련암에서 검을 배울 때, 일반 검보다는 연검을 선호했고, 연검을 다루는데 있어 어려움이 없었다. 물론 일반 검 역시 연검 못지않게 다룰 수 있다.

 “이제까지 발록가의 검을 100명 정도 샀지만 10일을 넘기지 못하고 다 나에게 돌아왔어요. 그 덕분에 돈을 좀 벌었긴 하죠. 검 하나로 백 번을 돌릴 수 있는 물건은 그리 흔치 않거든요.”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한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죽으면 아이템을 상대에게 빼앗긴다는 것을!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상대를 죽이면 상대의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 번 움직여 봐도 될까요?”

 “네.”

 발록가의 검을 들고 이리저리 흔들어 보았다. 그러다 기분에 취해 검무를 펼쳐보았다.

 손에 꼭 맞는 것이 마치 오랜 전부터 사용했던 검처럼 느껴졌다. 정말 마음에 들었다.

 검무를 끝내고는 잠깐 숨을 골랐다.

 “정말 멋진 칼춤이네요. 초보자 손님은 그 검을 사용하실 수 있나 보군요. 움직임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요.”

 “이건 얼마나 하죠?”

 그녀에게 물었다.

 “발록가의 검을 사실려구요? 말씀을 드렸을 텐데요. 10일을 넘기지 못하고 저에게 다시 돌아온다고요.”

 “그래도 이 검이 마음에 듭니다.”

 “전투와 칼춤은 분명 다른 거죠. 그래도 사시겠어요?”

 “저에게는 17골드가 있습니다. 이걸로 살 수 있으면 사고, 그렇지 못하면 나중에 돈을 더 모아서 살려고 합니다.”

 “할부로 해드릴게요.”

 난 고개를 저었다.

 서큐버스는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요. 백 년을 돌려 팔았으니 이미 큰 수익을 낸 물건이니 초보자 손님에게는 10골드에 드릴게요.”

 “그렇게 싸게 주십니까?”

 “조금 전에 이야기 듣지 못했나요? 그 검은 손님 백 명에게 팔렸다가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고요.”

 다시 말하면 나 역시 그 백 명의 손님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란 그런 뜻이었다.

 뭐, 싸게 준다고 하니 사양할 내가 아니다.

 난 그녀에게 10골드를 지불하고 연검의 검초(칼집)를 찾았다. 검초는 혁대였다.

 검초를 허리에 찬 후에 연검을 밀어 넣었다.

 찰칵!

 느낌이 좋았다.

 “잘 어울리네요.”

 활짝 웃으며 그녀가 말했다.

 “좋은 물건을 싸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우리 한 번 할까요?”

 “네에?”

 따악!

 다시 두 손가락을 마찰시켜 소리를 내자, 환경이 바뀌면서 여인의 방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터억!

 “아니.. 아니, 저는 괜... 괜찮습니다.”

 말까지 당황하니 더듬게 된다.

 “호호호!”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깔깔 웃는 그녀였다.

 “농담이랍니다. 우리 초보님은 생각보다 순진하시네요. 그렇게 순진하시면 마계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서큐버스를 보았다.

 “마계에서는 상대를 죽이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죠. 그 수단과 방법들은 초보님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에요. 오늘 저처럼 초보님을 몸으로 유혹해서 죽이는 여자 마족들이 많을 거예요.”

 음......

 “마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고 맺음이 확실해야 해요. 그래야 오래 살 수 있고, 보다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죠.”

 그녀는 나에게 이 마계에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팁을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그녀가 고맙게 느껴졌다.

 “감사합니다. 누님의 말씀을 꼭 기억하겠습니다.”

 “저기 저 문을 통해서 나가시면 됩니다. 초보자 손님, 마을에서 생활하시면 힘들고 어려우면 찾아오세요. 제가 상담을 해드릴게요. 물론 상담비가 있답니다.”

 “상담비는 얼마나?”

 “한 번!”

 커억!

 난 말없이 몸을 돌렸다.

 “호호, 또 오세요. 초보자 손님.”

 그녀는 나를 놀리는 것이 재미 있나 보다. 그녀가 가르쳐 준 방문을 열고 나갔다.

 

 @

 

 서큐버스는 사류라가 상점을 나가자, 즐거운 듯 웃었다.

 역시 초보자 손님들을 골려 먹는 것이 재미가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방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화장대로 가서는 서랍을 열었다.

 그곳엔 작은 구슬이 하나 있었는데 통신용 수정구였다.

 그녀는 통신용 수정구에 마력을 주입하자, 은은한 빛이 나면서 곳 한 사람의 영상이 떠올랐다.

 인상이 험악하게 생긴 사내였다. 왼쪽 눈에 길게 그어진 상처로 인해서 더욱 위화감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사내였다.

 “안녕.”

 오랜 친구처럼 활짝 웃으며 말하는 그녀였다.

 -무슨 일이지?

 “초보자 손님이 발록가의 검을 사서 나갔어.”

 -그래?

 “내가 백 명이 죽었다고 이야기를 해 줬는데도 사서 들고 갔어. 회수 좀 해 줘.”

 서큐버스는 험악하게 생긴 사내에게 살인청부를 넣는 것이었다.

 이곳은 마계였다.

 서큐버스의 말대로 상대를 죽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곳, 또한 나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의 목숨 쯤은 하찮게 해칠 수 있는 그런 곳이 바로 이곳 마계였다.

 -알았어. 대가는?

 “늘 같은 것으로 하지”

 늘 같은 것이란 말에 수정구 속에 비친 사내의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나야 좋지.

 “저번처럼 맥없이 죽어버리면 정말 나에게 죽을 각오를 하는 것이 좋아.”

 -후후, 걱정 마. 놈을 죽이고 발록가의 검을 찾아 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기대해도 좋아.

 “그럼 그때 보자구.”

 서큐버스는 수정구의 사내와 대화를 끝낸 뒤에 통신용 수정 구슬을 화장대 서랍속에 넣고는 활짝 웃었다.

 “멍청하기는..... 한번 준다고 하면 그저 좋아 어쩔 줄 몰라.”

 서큐버스는 방금 나간 초보자를 떠올렸다.

 서큐버스는 방긋 웃으며 엄지와 중지의 마찰을 일으켜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주변의 환경이 변하면서 다시금 상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나의 유혹을 피한 초보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지금쯤 내 욕을 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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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 16-08-12 13:59
 
서큐버스가 많이 섹시한가봐요^^;;
센트널 월드는 정말 거대한 게임 세계인 것 같아요~
ㅋㅋ 재밌게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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