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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레몬 타르트
작가 : 소피아
작품등록일 : 2017.11.19

이제는 배우입니다. 남장여자 배우 데뷔기!

 
21화
작성일 : 17-12-17 08:41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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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준모씨, 아주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수고했어.”

 “아, 네. 수고하셨습니다.”

 “어떻게 나왔나 볼래?”

 “좋죠, 보고 싶어요.”

 

 밤이 늦어 달빛이 유일하게 길을 밝혔다. 준모는 잡지 촬영을 마치고 막 건물을 나왔다.

 

 “어후. 피곤하다…”

 “좀 자. 도착하면 깨워줄게.”

 “고마워요, 형.”

 

 준모가 의자를 뒤로 젖히고 담요를 몸에 둘렀다. 이제 완연한 봄이지만 새벽 공기는 아직 차다.

 

 “거기 마실 것도 사왔으니까 좀 먹고. 아니 거긴 작업실에 왜 먹을 것도 하나 없냐.”

 “하하. 이사한 지 얼마 안 됐대. 정리도 하나도 안 했더라구.”

 “으휴. 돈 좀 번다고 이쪽으로 옮긴 거구만. 얼른 먹고 눈 좀 붙여. 피곤하겠다.”

 “넵~.”

 

 준모가 차창 너머를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요즘 왜인지 모르겠지만 집중하는 일이 힘들다. 눈을 감으면 예전엔 바로 잠에 들었는데, 최근엔 생각에 잠기게 된다. 유진 때문이다.

 

 “아, 형. 그거 사왔어?”

 “버터 들어간 과자? 요즘 그거 잘 먹네. 그러다 살 찐다.”

 “내가 먹을 거 아니라 괜찮아.”

 “그럼 누가 먹어?”

 “응, 있어. 하여간 고마워요.”

 

 준모가 휴일 오전에 굳이 거실에 앉았다. 유진의 신발이 밖에 있는 걸로 미루어 볼 때 유진은 집에 있다. 준모는 거실과 유진 방문 앞을 몇 번 서성이다 방문을 두드렸다.

 

 “안에 있지? 일어났어?”

 

 대답이 없이 조용하다. 문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보았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무시하는 건가? 나갔나?’

 

 그때 현관문이 벌컥하고 열렸다.

 

 “아 드럽게 춥네 진짜. 내가 다시는 하나 봐라. 얼어죽는 줄…”

 “어. 왔어?”

 “어…”

 

 유진이 욕짓거리를 하며 들어오다 멍하니 서있는 준모를 보았다. 유진은 아침부터 준모와 마주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은데, 전날 밤부터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온 참이라 기분도 좋지 않았다.

 

 “어디 갔다와?”

 “어… 알바.”

 “뭐?”

 “그거. 엑스트라.”

 “아… 그거 고생했네.”

 “어.”

 

 두 사람은 영양가 없는 대화를 나누었고 곧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번엔...”

 “저기, 나 추운데 일단 방에 좀 들어가면 안 될까?”

 “어, 어. 그래.”

 

 유진이 준모를 스쳐 방 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왜 내 방 앞에 서있지? 볼 일이라도 있나.’ 유진이 옷을 갈아입으며 생각했다. 세수도 하고 싶었지만 할 말이 있나 싶어 방을 나왔다.

 

 유진은 다음에 준모를 보면 무섭게 대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으면서도 자주 마주치다보니 점점 경계심이 사라졌다. 문 앞에 종종 걸려있는 부식거리도 한 몫했다.

 

 그날 이후로 준모는 음료나 과자같은 음식을 유진 방문에 걸어두곤 했다. 유진은 그게 준모가 남아서 준 거라고, 자기한테 돈을 아끼라는 의미 준 것으로 해석했다.

 

 준모는 미안한 마음도 있고, 처음에는 남는 음료나 간식을 버리는 게 아깝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이제는 유진이 선호하는 과자나 음식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어. 근데 나한테 할 말 있어? 양말은 서랍 안 쪽에 넣어뒀는데.”

 “아니. 알아. 그건 고마워. 그냥… 오늘 뭐 찍었어?”

 “뭐야, 얼마 모았는지 궁금해서 그래? 빚쟁이가 따로 없다니까.”

 

 유진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준모는 부엌에서 우유를 데우고 있었다. 유진이 준모 쪽으로 다가가 부엌 앞에 자리한 식탁에 앉았다.

 

 “그냥 궁금해서. 오늘도 현대물이었어?”

 “아니. 사극. 버스타고 가는데 히터도 안 틀어주더라. 경비 옷도 완전 얇고… 계속 밖에 서 있었는데 추워서 힘들었어.”

 “아아. 사극은 정말 힘들지… 자.”

 “뭐야 이게? 우유?”

 “춥다며. 몸 좀 녹이라고.”

 “어, 어…”

 

 유진은 아직도 준모가 행하는 친절을 익숙하게 받지 못했다. 겁을 잔뜩 집어먹고 경계를 하던 때보다는 좋아졌지만, 그래도 친절한 행동을 하면 그만큼 유진도 무언가 해줘야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너 아침은 먹었어?”

 “아니.”

 “뭐 해줄까?”

 “뭐?”

 

 유진이 우유를 먹다 사래가 들렸다. ‘우유 먹다 죽으라고 이러는 건가, 뭐라고?’ 유진은 잠이 확 달아났다.

 

 “아니… 피곤한데 학생 식당 가기도 그렇잖아. 자기 전에 뭐라도 먹고 자.”

 “괜찮은데… 너 뭐 먹고 싶어서 그래? 내가 해줄까?”

 “여자애가 그렇게 몸 막 굴리면 나중에 골병 들어서 그래.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유진은 잠시 현실같지 않은 상황이 믿기지 않아 손등을 꼬집었다. 아팠다.

 

 “어… 나 계란 후라이.”

 “계란? 그거면 돼?”

 “으, 응.”

 

 유진이 컵에 남은 우유를 호로록 거리며 마셨다. 우유는 따뜻했지만 그보다 누가 집에서 다정히 맞아준다는 점이 유진의 몸을 더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좀만 기다려.”

 

 유진은 따끈따끈한 우유를 양 손으로 잡고 부엌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준모를 보았다. 찬장에서 후라이팬을 꺼내고, 냉장고에서 버터를 찾는가 싶더니, 다른 찬장에서 식용유를 집어든다. 냉장고에서 달걀을 다시 꺼내서 가스레인지 옆에 둔다.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건가?’ 유진이 준모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도 그럴것이, 준모가 직접 나서서 무언가 해주려는 건 처음이다.

 

 ‘집안일 시키는 게 미안해서 그런가? 어차피 나 할때 같이 하면 되서 이제 익숙해졌는데. 에효, 아침부터 눈호강은 다 하네. 누구네 집 아들인지 진짜 잘도 생겼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얘는 뭔 요리를 한데, 피곤하지도 않나?’

 

 “앗 뜨거!”

 “야, 괜찮아?”

 

 그 소리에 놀라 유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쩐지, 이럴 줄 알았어! 얼굴이 다쳤으면 어쩌지? 으아-!’

 

 유진이 부엌에 달려들어가 준모의 얼굴부터 만지작거렸다. 준모는 영문도 모르고 유진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얼굴이 멀쩡한 걸 본 유진이 준모 손에서 팬을 낚아챘다.

 

 “줘 봐. 내가 할게.”

 “야아, 아니야. 내가…”

 “가서 앉아. 괜히 다칠까봐 불안해서 그래. 몇 개 먹을래?”

 “어? 난 3개…”

 “반숙? 완숙?”

 “어… 하나만 완숙으로.”

 “2개는 반숙? 가서 앉아. 금방 해 이건.”

 

 유진이 거실로 준모의 등을 떠밀고 냉장고에서 달걀을 더 꺼내들었다. 무뚝뚝한 유진의 말투에 여간 익숙해지지 않던 준모였다. 하지만 이제는 유진이 일부러 퉁명스럽게 대꾸하지 않는 걸 안다. 남자 역에 충실한 나머지 말투도 슬슬 바꾼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했다.

 

 순식간에 유진이 접시에 달걀 후라이 6개를 해왔다. 팬에 자리가 부족했는지 하나는 노른자가 흰자 사이에 거의 파묻혀서 나왔다.

 

 “고마워.”

 “별 말씀을. 우유 잘 마셨어. 아까 튄 건 괜찮아?”

 “어, 그럼. 팔에 조금 튄 건데 뭘.”

 “그래, 이따 밴드 붙여.”

 

 준모도 아침을 안 먹는 편이다. 유진과 함께 아침에 달걀 후라이를 먹는 지금 그 이유를 다시 떠올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준모가 아침을 안 먹는 건 혼자 먹기가 싫어서였다.

 

 음식보다 잠이 먼저였던 유진도 따뜻한 우유로 속을 채우고 나니 달걀이 잘 들어갔다. 우유를 대접받은 것 같아 개운치 않았는데, 자기가 달걀 후라이를 해주었다는 생각에 마음도 편했다.

 

 “나한테 볼 일 있어?”

 “그건 아닌데… 그냥.”

 “너 오늘 오프야? 스케줄 없어?”

 “응.”

 “아 그래.”

 

 먼저 접시를 비운 준모가 자리를 뜨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한 유진이 대뜸 물었다. ‘심심한 건가, 미친 건가?’

 

 “근데 너 걔랑 친해?”

 “누구?”

 “그… 같이 연기 수업 듣는 애.”

 “누구? 아~ 종철이?”

 “아니, 말고. 아냐. 됐어. 어서 먹어.”

 “누구?”

 

 준모가 말을 얼버무렸다. 유진은 그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캐묻지 않았다. 밤새 추운 데에서 서있다보니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빨리 방에 들어가 포근한 침대에서 잠을 청하고 싶었다.

 

 “그, 알렉스였나?”

 “아아. 알렉스.”

 “원래 아는 사이야?”

 “아니, 그런 애는 여기서 처음 봐.”

 

 또 침묵이 이어졌다. 준모는 계속 대화를 시도했지만 유진은 짧은 대답만 이어갔다.

 

 “걔도 알아?”

 

 유진이 계란을 먹다말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걱정 마. 너밖에 모르니까. 왜, 들켰을까봐 그래?”

 “왜 화를 내고 그래.”

 “화내는 게 아니고, 지금 계속 나 떠보고 있는 건 너잖아.”

 “언제? 내가?”

 “말을 말자. 피곤해. 나 자러 갈게. 잘 먹었어. 이따 내가 설거지 할테니까 그냥 둬.”

 “야,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려는 유진보다 한 발 앞서 준모가 방문 앞을 가로막았다.

 

 “또 왜? 걱정 말라고, 내가 그렇게 쉽게 들키겠냐. 나도 쫓겨나기 싫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니까?”

 “알아.”

 “그래. 알면 좀 나와.”

 “그래, 어…”

 

 유진이 준모의 어깨를 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피곤한 사람을 굳이 붙잡고 말하기는 준모도 싫었다. 준모가 유진한테 들리지 않게 조용히 문 앞에서 중얼거렸다.

 

 “그냥… 조심하라구. 걔도 남자니까.”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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