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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이 죽은 세계: 엔드게임
작가 : 제비비
작품등록일 : 2017.12.3

이능력을 지닌 인간들의 세계. 어느 날, 신이 나타나 말한다.

"너희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나를 위해 싸우고, 죽어라."

 
엘리트어태커2
작성일 : 17-12-17 02:19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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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트어태커? 다른 사람이 말했으면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하지만 견우가 그러니 농담 같지가 않았다.

 A.A의 대능력범죄팀이자 국가에게 폭력을 허가받은 능력전투의 스페셜리스트집단. 무력진압이라는 살벌한 임무를 전문으로 수행하는 곳. 견우라면 인성검사에서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무력만큼은 결코 부족함이 없었다.

 

 "잠깐만! 이었다고? 그럼 지금은..."

 

 느닷없는 과거형에 연하가 끼어들었다. 대답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때려치웠어. 열 받아서."

 

 견우는 흐름을 끊은 연하에게 눈총을 주고는 말을 이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논점은 엘리트어태커였기에 아는 게 많다는 거다. 내가 했던 말 기억하나?"

 "무슨 말?"

 "엔드게임은 믿어야 한다고 말."

 "아아, 그랬었지."

 "지금 사람들은 뒤통수치기 바쁘지. 그런데 그건 실수하는 거야. 엔드게임은 팀게임이다."

 "그게 대체 뭔 소리야? 알아듣게 설명해주면 안 돼?"

 "쯧, 멍청한 놈.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도 이해가 안 간다고?"

 "평소에 네가 더럽게 불친절하다고는 생각 안 해?"

 

 어김없이 행해지는 비난에 연하가 반박했다. 견우는 깊은 한숨을 내쉰 뒤 설명을 시작했다.

 

 "헬퍼시스템, 거래시스템, 그리고 그 외 시스템들. 엔드게임에는 상호간의 교류를 필요로 하는 요소가 생각보다 많다. 동료가 있으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아진다는 거지."

 "그렇겠지.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연하는 몇 걸음 옮겨 반대편 벤치에 걸터앉았다. 아무래도 얘기가 길어질 듯하다.

 

 "그 얘기를 여기서 꺼냈다는 건 나와 손을 잡고 싶다는 뜻이야?"

 "다행이네. 그 정도 생각할 머리는 있어서."

 

 후우, 참아야하느니라.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연하는 살해 당하지 않기 위해서 인내했다.

 

 "왜 나야?"

 "쓸모 있으니까."

 

 이해할 수 없다. 자그마치 엘리트어태커 출신이 아닌가. 아서왕이 보잘 것 없는 잡졸 앞에 나타나 원탁의 기사가 되라고 하는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한마디로 거절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제안. 그렇지만 제안을 덥썩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그러면 하나만 물어보자."

 

 견우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연하는 그러라는 대답으로 받아들였다.

 

 "'재원'이 누구야?"

 

 그 순간 견우의 표정이 불 붙은 종이처럼 사나워졌다.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살기가 목을 졸랐다. 연하는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민감하게 반응할 거라고는 예상했다. 그래서 찔러본 건데 아무래도 건드려선 안 될 역린을 건드린 듯 했다.

 

 "그건 왜."

 

 견우가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연하는 목이 날아가지 않은 것에 감사했다.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연하가 일어나면서 말을 이었다.

 

 "대신에 나는 아무 것도 못 들은 걸로 할 거야."

 

 제안 자체를 없던 걸로 하겠다는 얘기였다. 민감한 얘기로 불을 지핀 걸로 모자라 거기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죽고 싶어 안달난 사람 흉내를 내고 있는 거라면 120퍼센트 성공적이었다.

 연하도 자기가 견우의 신경을 박박 긁고 있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방향을 틀지 않는 건 물러서서는 안 되는 싸움이기 때문이었다.

 견우의 힘에 겁먹고 꼬리 마는 순간 그와의 관계는 주종관계로 전락한다. 연하는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기 위해 외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그게 왜 궁금한 건데."

 

 여전히 내리깐 목소리. 연하는 중압감을 견디며 대답했다.

 

 "비밀이 많은 사람한테 등을 맡길 수는 없잖아."

 

 한동안 눈을 맞추고 있던 견우가 스르르 눈을 감고 고민에 잠겼다. 연하는 슬그머니 자리에 앉았다. 솔직히 말하면 다리가 조금 떨려서 계속 서있기가 힘들었다.

 언제부턴가 목을 조르던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연하는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견우를 쳐다봤다. 그가 눈을 천천히 떴다.

 

 “좋아, 얘기해주지.”

 

 ※

 

 엔드게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친구가, 혹은 가족이 사라졌다는 얘기와 엔드게임을 치르고 왔다는 경험담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세계는 공포에 휩싸였다.

 고위관직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일찍부터 헬퍼시스템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입장카운트가 뜨면 엘리트어태커소속 대원을 찾아가 동행을 요청했다.

 엘리트어태커는 요청이 있을 때마다 순순히 응해야했다. 대원들 다수가 국민을 나몰라라하고 자기 목숨만 챙기는 높으신 양반들을 지키는 것에 불만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국가에 소속된 입장이다 보니 거절이 어려웠다.

 동행요청이 적정선에 머물렀다면 불만에 그쳤겠지만 적정선을 모르니 문제가 됐다. 높으신 양반들은 가족을 지키는데, 친척을 지키는데, 지인을 지키는데 엘리트어태커를 이용했다. 생존의 키포인트라고도 할 수 있는 헬퍼시스템의 정보는 철저히 제한하면서!

 동행요청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정원은 정해져있으니 대원들은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쒸벌. 이게 대체 며칠 째야."

 "내 말이요. 마음 같아서는 확 때려치우고 싶다니까요."

 

 큼지막하고 세련된 창문 앞에는 어울리지 않게 빨래건조대가 놓여있고, 길쭉한 소파마다 이불이 깔려있다. 그것도 모자라 의자 등받이에는 젖은 수건이 걸려있고 테이블 위에는 멀티탭과 충전기가 널브러진 모습이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엘리트어태커 본부의 직원휴게실이 기숙사로 변한지 나흘째. 소파 위에서 쪽잠을 자며 하는 일이라고는 출동과 복귀가 전부였다. 밖에서는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이들이지만, 여기서는 싸우라면 싸워야하는 투견과 다를 바 없다.

 

 철컥

 

 명훈과 선재가 잠깐의 여유를 험담으로 풀어내는 도중 문이 열렸다. 둘은 대화를 멈추고 문에 시선을 쏟아 부었다.

 

 "왔냐."

 "고생했다."

 

 명훈과 선재는 들어오는 견우를 보며 짤막하게 인사했다. 견우는 둘을 번갈아 쳐다봤다. 넷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적었다. 이는 희소식이었다. 입이 하나 줄었다는 뜻이니까.

 견우가 들고 있던 봉투를 테이블 위에 올리자 탄성이 터져 나왔다.

 

 "키야~. 센스 봐라. 짬밥을 더 먹으니 확실히 다르네."

 "역시 견우 선배야!"

 

 명훈과 선재는 하얀 비닐을 벗고 등장한 치킨과 캔맥주보고 승냥이처럼 달려들었다.

 대원들은 엘리트어태커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더럽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에는 술을 입에 안 댔을 것이다. 그러나 나흘 째 업무 중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견우가 사온 치킨과 맥주는 갑갑한 세계를 비추는 한 줄기 빛이었다.

 

 "이럴 때만 선배죠."

 

 견우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셋은 머리를 맞대고 소소한 일탈을 준비했다. 그러다 견우가 충전중인 휴대폰을 힐끔 쳐다봤다.

 

 "그거 네 거냐? 아까 깨똑깨똑거리던데."

 

 그 말에 견우가 휴대폰으로 손을 가져가는데 무전이 울렸다.

 

 -E4 지명 들어왔으니까 대기해.

 

 손이 멈추며 견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반면에 명훈과 선재의 표정은 불행을 먹고 자라는 꽃처럼 활짝 피었다.

 

 "크크. 역시 인기인은 다르네. 복귀하자마자 지명이라니."

 "부럽다. 난 언제 저렇게 바빠 보냐."

 

 부러움을 가장한 것도 아니다. 명백한 조롱이었다. 견우는 허리춤에 있던 무전기를 입으로 가져갔다.

 

 "E4입니다. 저 방금 복귀했습니다만."

 

 국내 최고의 능력자들이라고는 하지만 그들도 인간이다. 자동차에는 연료가 필요하듯이 인간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자동차도 연료가 없으면 나가지 않는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한 번만 더 수고해주라. 나형석의원의 지명이라 어쩔 수 없어. 대신에 야간에 빼줄게.

 

 나형석은 입김이 강한데다 빚이 있는 의원이었다. 견우는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견우가 대답한 후 다시 무전기를 찼다. 명훈이 나무젓가락을 쪼개며 말했다.

 

 "걱정 마라, 견우야. 우리가 네 몫까지 열심히 먹어줄 테니까."

 

 그래도 사온 사람인데 너무 매정한 거 아닌가 싶을 때, 천장에서 사내방송이 흘러나왔다.

 

 -E9. 의원님 오셨습니다.

 

 이번에 웃는 자는 견우였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명훈의 양손에 들린 젓가락들이 부러졌다.

 

 "... 쒸불, 뭔 말을 못해요."

 

 명훈은 빠르게 치킨 몇 조각을 주워 먹고 나갔다. 견우는 한 손에 캔맥주를 들고 앉아 메시지를 확인했다. 닭다리를 뜯으면서 선재가 물었다.

 

 "누구한테 온 거야? 여친?"

 

 견우는 대답 없이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그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지더니 이내 손에 든 캔맥주까지 떨어뜨렸다. 새 거나 다름없는 맥주가 콸콸 쏟아졌지만 견우는 눈길도 주지 않고 휴대폰을 두드렸다.

 

 "저 가봐야겠어요."

 

 벌떡 일어난 견우는 나갈 채비를 했다. 선재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간다니... 지명이 들어왔는데?

 선재는 팔을 붙잡으려 했지만 견우가 손길을 뿌리쳤다. 견우는 그대로 휴게실을 나서려고 했지만 정면에서 문을 통과하며 나타난 선재에 의해 저지당했다.

 

 "진정해, 인마. 갑자기 왜 그래? 뭔 일인지 설명은 해야 할 거 아냐."

 

 선재는 어깨를 붙든 채 견우를 진정시켰다. 후임이 탈영을 예고하는데 고개를 끄덕이는 선임은 없다. 더군다나 견우는 곧 임무를 나가야한다. 일이 꼬일 게 분명한데 방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동생한테 입장카운트가 떴어요."

 

 견우의 말에 선재의 표정이 덩달아 심각해졌다.

 

 "뭐?"

 

 견우가 휴대폰을 들이밀며 동생과의 대화를 보여줬다. 입장카운트가 떴고 무섭다는 내용이었다. 견우가 입장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물은 게 대화의 마지막이었는데 마침 답장이 왔다.

 

 -43분.

 

 선재는 더 이상 견우를 붙잡지 않았다. 견우는 선재를 재치고 휴게실을 나섰다.

 발걸음이 다급했다. 집까지 가는 데는 30분쯤 걸린다. 아직 여유는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E4입니다. 대장, 저 일이 생겨서 나형석의원님은 못 맡을 것 같습니다. 빨리 다른 대원 알아보는 게 좋을 거예요."

 -뭐? 견우야, 그게 무슨...

 

 견우는 대답을 듣지 않고 무전기를 버렸다. 나중 일은 생각하지 않았다. 머릿속엔 온통 동생을 지켜야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멈칫!

 

 가희의 얼굴을 보기 전까진 절대 멈출 것 같지 않았던 걸음이 로비에서 멈췄다. 견우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자신을 지목했던 나형석의원. 그가 벌써 와있을 줄이야.

 주저하기도 잠시, 결심을 굳힌 견우가 움직였다. 다가오는 견우를 발견한 나의원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어. 오랜만이네. 내가 게임은 처음이니 잘 부탁..."

 "죄송합니다, 의원님. 동생한테 입장카운트가 떠서 의원님을 맡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견우는 나의원 앞에 서자마자 허리를 반으로 접어 사죄했다. 나의원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감정을 읽기 힘든 표정이었다. 분명한건 기분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말이 없자 견우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한 번 더하고 밖으로 나갔다.

 

 "자네! 행방불명된 부모님은 안 중요한 건가?"

 

 나의원이 뒤에서 소리쳤다. 말투만 점잖지 순 협박이었다. 협박은 가는 발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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