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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잿빛세상에 뜬 붉은 달
작가 : AT하나
작품등록일 : 2017.12.6

가상세계인 'D월드'가 상용화된 현재, D월드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처리하는 VA수사대원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 린느 후즈가 겪을 미래의 이야기

 
022. PA(접속금지) 판정(2)
작성일 : 17-12-16 21:37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7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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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얼마 지나지 않아 침대 하나가 꽤 빠른 속도로 접속실 안으로 들어왔다. 의학부에서 사용하는 이동식 침대로, 컴퓨터가 들어가 있어서 호출하면 그 장소로 빠르게 이동해온다. 침대가 바로 옆까지 오고는 그 남자가 뭔가를 조작하자, 린을 조심스럽게 들어 침대 위로 옮겼다. 마치 택배로 옮겨지는 소포 같다고 린은 생각했다. 린과 그 의사가 접속실 밖으로 나오자 몇몇 사람들이 린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실려 가는 정도로 다쳤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린은 민망해서 눈을 질끈 감은 채 가만히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해서 안에 타려는데, 그 안쪽에서 린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나! 역시 심하게 다쳤잖아!”

  “…국장님?”

 

  침대에 누워 있어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분명히 체첸의 목소리였다. 국장실에서 여기까지 뛰어내려온 건가.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체첸이 의사에게 물었다.

 

  “루나 상태는 어떤가?”

  “좀 더 봐야 알겠지만 보시다시피 출혈이 있어서요. 피부 색깔도 변하기 시작했고….”

 

  의사의 설명에 놀란 린은 그때야 자신의 오른팔을 보았다. 피투성이다! 게다가 의사가 말한 대로 피부 색깔이 묘하게 까매졌다. 상처를 보고 나니 린은 더 아파진다고 느꼈다. 피는 아직도 나는 모양인지 침대 위로 또 흘러나와 있었다. 체첸이 놀랄 법도 하다고, 린은 생각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침대는 의사를 따라 움직였다. 체첸은 린의 옆에 서서 걱정하는 표정으로 린을 보고 있었다. 린은 마치 자신이 시한부의 환자고, 마지막 수술대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체첸에게 부탁했다.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너무 그러지 마요. 도리어 내가 무서우니까.”

  “…알았어. 정말 괜찮은 거지?”

  “네. 사건 수습은 됐어요?”

  “응. 아까 전화한 게 그거였어. 지금 수사대랑 보안부에서도 조사 중이니까 걱정 마.”

  “알았어요, 믿을게요.”

  “국장님, 치료해야 하니 잠시만 밖에서 기다려주십시오.”

 

  의사가 말하니 체첸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치료실인 모양이다. 린도 여기에 온 건 처음이었다. 이렇게 다친 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의사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린의 상처에서 나는 피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차가운 게 닿으니 자신도 모르게 움찔한 린은 자신의 상처를 내려다보았다. 피부색이 변하기는 했지만 특별한 외상은 보이지 않았다. 상처가 난 게 있기는 한데, 구멍이 난 정도였고, 거기에서 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 구멍의 크기 치고 피는 많이 흐른 것 같지만 말이다. 린이 계속 상처를 보고 있으니 의사가 입을 열었다.

 

  “계속 보고 있으면 더 아플 텐데요.”

  “아. 네.”

 

  의사에 말에 곧장 대꾸한 린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안 보고 있으니 덜 아픈 것 같기는 한데.. 팔에 경련이 작게 일어난다. 그 때마다 더 아프다고 느꼈다. 의사는 상처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피부가 변하는 거야 흔히 있는 일이지만 핏줄이 터져 피가 흘러나올 정도라면 상당한 중상인데, 정작 본인은 별로 아프다고 느끼지 않는 것 같다. 그게 더 위험하다. 신경 자체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 피부 변색과 출혈, 그리고 작은 경련. 상태를 기록한 의사는 일단 신경의 상태를 체크했다. 만약 신경에 손상이 있다면, 접속하는 데에 문제가 없을지는 몰라도 생활은 어려워질 것이다. 오른팔을 움직이는 게 매우 불편하게 될 테니 말이다.

  피부에 변색이 일어난 건 의외로 고치는 게 어렵진 않다. 손상정도가 심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역시 놀란 건, 보기와는 달리 신경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픔을 좀 덜 느끼게 될 정도로 마비가 온 건 사실인데, 손가락도 잘 움직이는 것 같고…. 통각에만 좀 둔감해진 것뿐, 움직이는 데는 지장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표정엔 드러나지 않지만 확실히 놀란 상태였다. 그 때 린이 의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수사하는 데 지장 없을까요?”

  “그럴 것 같네요. 보기보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는 않습니다. 혹시 모를 후유증 같은 걸 대비해서 꽤 긴 시간 치료는 해야겠지만 수사를 못할 정도는 아닐 것 같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래도 확실히 할 건 해야 하니까, PA(Prohibition of Access) 판정 내립니다.”

  “…네?”

 

  수사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해서 안심한 린의 귀로 ‘PA’라는 말이 들렸다. PA는 의학부에서 내리는 판정으로, 쉽게 말하면 접속금지라는 이야기이다. D월드에 접속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것으로, 의학부에서 이게 떨어지면 자동으로 시스템에 반영되어서 본인이 접속하고 싶어도 접속이 불가능하게 된다. 수사대에게 접속을 하지 말라는 건 수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았다. 린은 갑자기 친 뒤통수에 놀라 물었다.

 

  “괜찮다면서요?”

  “장기간으로 보았을 때 그렇습니다. 지금은 치료에 전념하시는 게 맞습니다.”

  “그래도 PA 판정은 좀…할 일이 진짜 많아요.”

  “린느 후즈 수사관님. 수사관님 말고도 수사할 인원들은 있습니다. 물론 힘드시긴 하겠지만 그 분들도 당신이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로 수사를 진행하는 건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정말 말을 잘 하는 사람이다. 린은 또 다시 반박할 거리를 찾지 못했다. 린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있는 동안, 의사는 린에게 PA 판정을 내렸다. 기간은 일주일이었다. 일단 경과를 지켜보고 빨리 나으면 그대로 해제하겠지만, 회복속도가 느리면 다시 연장할 생각이었다. 의사가 PA 판정을 내리자마자 린의 핸드폰으로도 메시지가 왔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PA 판정을 통지하는 내용일 것이다. 린이 망연자실해서 누워 있는데, 누군가가 헐레벌떡 안으로 들어왔다. 린을 봐주고 있던 사람이 옆으로 물러나고, 그 사람이 차트를 확인했다. 린은 그 사람을 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유리야! 나 PA 판정만은 좀 어떻게 안 될까? 수사할 거 진짜 많단 말이야. 이렇게 누워 있을 수가 없어.”

  “하지만 출혈이 날 정도였고, 후유증이 있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PA 판정 없이 계속 접속을 허용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님.”

  “언니, 나도 레이비씨 의견에 동의해. PA 판정 안 하면 언니가 접속을 안 할 것도 아니고…. 난 오히려 일주일밖에 안 되는 게 불만인 걸.”

  “뭐? 아니, 유리야!”

  “일주일 정도로 일단 내려두고 상처의 경과를 지켜보는 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에 연장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음.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역시 실력이 좋네요, 레이비씨.”

 

  그러고 보니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 보이는 유리와, 레이비라고 불린 의사는 서로를 이상하게 부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유리는 여기에 입사한 지 1년이 넘었으니 후배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애초에 의학부에 들어갈 정도의 인재라면 유리 정도의 나이가 아니라 저 정도 나이는 되어야 맞는 거겠지. 천재가 있다 보니 이런 우스운 상황도 나오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레이비 본인은 유리를 선배라고 부르는 것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아, 이쪽은 레이비씨야. 인턴으로 들어온 지 5개월 됐어.”

  “인턴이라고?”

  “응. 계약직 인턴이야. 하지만 실력이 좋아서 정식으로 의학부에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셔.”

  “과찬이십니다, 선배님.”

  “그냥 편하게 부르셔도 괜찮은데….”

  “아닙니다. 실력으로 치면 선배님이 훨씬 대단하시니까, 이 정도 호칭은 부르게 해주십시오.”

 

  새삼 특이한 캐릭터라고 린은 느꼈다. 여전히 표정 변화는 크게 없는데, 유리를 실력으로 인정하는 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묘하게 들뜬 것 같은 목소리다. 유리가 레이비에게 린도 소개해주었다. 레이비는 수사대 인원이라고 하기엔 매우 어려 보이는 린을 보고 유리와 같이 천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변형VA라는 말을 듣고 눈이 동그래졌다. 여태까지 본 표정 중 가장 극단적인 표정 변화였다.

 

  “소개 받은 린느 후즈입니다. 저는 21살이고 의학부 선배도 아니니까 린이라고 편하게 부르세요.”

  “아닙니다. 엄연히 먼저 정보국에 입사하셨는데…. 린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아니예요, 레이비씨. 정말 엄밀히 따지면 레이비씨가 더 먼저 들어오셨어요. 언니는 입사한지 이제 겨우 4개월 되어가는 걸요?”

  “그럼 린이라고 부르지.”

  “아, 네….”

 

  역시나 특이한 사람이다. 유리의 말을 굉장히 잘 듣는 것 같다. 아주 무뚝뚝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유리는 굉장히 잘 따르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칼 같은 것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린은 한참 레이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밝은 곳으로 오니 레이비의 머리카락 색깔도 보였다. 약간 주홍빛이 도는 갈색 머리카락이다. 어두운 곳에서는 그냥 까만색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어울릴 거라고도 생각했는데 밝은 머리카락 색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안경알이 옆으로 타원형으로 옆으로 길쭉한 것을 쓰고 있었는데, 눈동자는 보이지 않았다. 일부러 그런 안경알을 선택한 것 같다.

 

  “치료는 앞으로 여기에서 내가 해줄 거야. 내가 접속 중일 땐 레이비씨가 해주실 거고. PA 판정된 건 바로 수사대랑 보안부로 연락이 갔을 테니까 꼼수부릴 생각하지 말고.”

  “안 해. 안 그래도 레이비씨한테 그것에 대해선 들었으니까 걱정하지 마. 근데 팔 움직이기가 좀 불편한데 무슨 방법 없을까?”

 

  린의 말에 유리가 린의 팔을 보았다. 팔꿈치를 구부릴 수가 없으니 불편해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구부릴 수 없는 걸 어떻게 할 순 없다. 린은 팔뚝 중간까지 피부가 변색이 됐기 때문에, 붕대로 감아두는 게 좋다. 팔꿈치도 그렇게 되어 있으므로 거기까지 붕대를 감은 것이고 말이다. 유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피부 색깔이 변했을 땐 감염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조치해두는 게 좋아서 어쩔 수 없을 것 같아. 당분간 불편하겠지만 참아줘. 일주일만!”

  “알겠어. 그럼 나 가도 되는 거야?”

  “레이비씨, 언니한테 처방 좀 해주세요. 적힌 대로만 해주시면 돼요.”

  “알겠습니다.”

  “나는 아까 찾은 피의자 샘플 분석하러 갈 거야. 약은 꼬박꼬박 먹고.”

  “네, 선생님.”

 

  유리가 웃으면서 차트를 넘기자 레이비는 곧장 그걸 가지고 밖으로 나갔고, 린도 당부하는 유리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팔에 감고 있는 게 단순한 붕대는 아닌 모양이다. 감염을 막을 수 있도록 좀 더 뭔가 가미된 건가? 린은 의학적인 지식은 없었으므로 레이비가 돌아와 약을 주기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비가 약을 가지고 왔는데, 그 약의 개수가 좀 많았다. 레이비는 그래도 설명할 것은 다 설명해주었다.

 

  “그건 변색된 피부를 원래대로 돌아오도록 만들어주는 약이야. 그 옆의 것은 염증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그 가운에 반쪽짜리는 소화기관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약. 그 옆에는 신경이 회복하는 걸 돕는 약인데, 좀 노곤해질 수 있어. 식사 후 30분 있다가 먹도록 해. 캡슐을 먹었다면 바로 먹어도 되고.”

  “붕대는 풀면 안 되나요?”

  “되도록 그러는 게 좋아. 매일 여기에 오면 상처 부위를 닦는 거나 붕대 가는 건 해줄 거니까.”

  “감사합니다, 레이비씨.”

 

  이미 린에게 말을 놓는 것에 대해서는 익숙한 듯 말하고 있어서, 린도 별다른 말을 하진 않았다. 일단 린보다 훨씬 나이도 많아 보였고(체첸과 비슷한 정도로 보인다), 자신이 말을 편하게 하라고 말했기 때문에 불편하지도 않았다. 의학부에 아는 사람이 많으면 오히려 좋을 수도 있으니까. 그저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의 이 어색함을 어떻게 할 바를 모르는 것만 나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레이비가 다시 입을 열었다.

 

  “VA가 그렇게 당했는데도 네가 멀쩡한 건, 변형VA이기 때문이야. 알지? 운이 좋았던 거야.”

  “네, 알고 있어요.”

  “…말해주고 싶은 건 변형VA라서 좀 더 다쳐도 된다는 모자란 생각은 하지 말라는 거니까 잘 새기고. 나중에 변형VA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도 되나?”

  “네, 얼마든지요.”

 

  레이비가 하고 싶었던 말은 가장 마지막 말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물어봐도 된다고 승낙하니 레이비의 표정이 좀 풀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린과 레이비가 밖으로 나오자, 바깥에 앉아 있던 체첸과 반이 동시에 벌떡 일어났다. 역시나 무슨 수술실 앞에서 대형 수술을 마치고 나오는 의사 선생님을 마주하는 표정으로 서 있다. 그 환자 본인도 옆에 있는데 말이다. 걱정이 많네, 두 사람 다.

 

  “괜찮은 거야?”

  “괜찮기는! PA 판정이 나왔는데!”

  “걱정하지 마십시오, 국장님. 혹시나 해서 판정을 내린 것뿐, 아주 큰 부상은 아닙니다.”

 

  체첸이 린을 걱정하며 외치자, 레이비가 체첸이 진정하도록 낮은 목소리로 말해주었다. 린도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니 체첸도 반도 조금은 안심하는 것 같다. 다치는 거야 매일 있는 거라고 처음 입사할 때부터 들었던 거고, 다치는 사람이 실제로 있었기 때문에 린이 정보국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건데도 이 사람들은 참…. 그래도 어쨌든 고맙기는 했다.

 

  “일단 수사대로 돌아갈게요. 파트너 제도 이후 PA 판정은 처음이라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으니까 대장님께 여쭤보려고요.”

  “알았어. 끝나고 국장실에 들렀다 가.”

  “네.”

  “꼭이야!”

  “알겠다니까요.”

 

  체첸은 린이 그대로 도망갈 거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한 번 확실히 약속을 받고는 몇 번이나 뒤돌아보며 린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다가 겨우 국장실로 돌아갔다. 린은 체첸이 엘리베이터를 탄 이후에야 겨우 큰 한숨을 내쉬었다. 하필이면 국장님이 함께 있을 때 다칠 게 뭐람. 아마 국장님 성격에 스스로 자책하고 있을 확률도 있다. 그건 바로 옆에 있는 반도 마찬가지인 것 같지만 말이다. 린은 반이 여전히 풀이 죽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보았다. 시선은 자신의 오른팔로 향해 있고 말이다. 린은 팔을 뒤로 숨긴 후 반이 자신을 보자 상황을 물었다.

 

  “아까 그거 추적은 실패했다고 했지? 보안부에서는 별다른 말 없어?”

  “응. 일단 그걸 추적하기는 실패했는데, 여태까지 나타났던 고스트와 매우 유사해서 거의 같다고 판단하고 수사대에서 수사하고 있어. 보안부에서 현장을 조사했는데 특별히 남은 흔적은 없었대. 아까 우리가 접속하기 전에 발견했던 아지랑이 현상이랑 파란색 조각 같은 모양은 내가 벌써 말해줬어.”

  “그래, 어쩌면 그게 고스트가 나타나기 전의 현상인 지도 몰라. 유리가 내 팔에 남아있던 고스트의 데이터로 추정되는 걸 분석하고 있어. 분석 끝나면 수사대로 보내준댔으니까 그게 또 중요한 증거가 될 거야.”

 

  린은 그래도 뿌듯한 얼굴로 말했는데, 반은 여전히 시무룩한 얼굴이었다. 엘리베이터가 때마침 도착해서, 둘 다 올라탔다. 치료를 받은 곳은 의학부 중에서도 5층이었던 것 같다. 9층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를 기다리는데, 반이 땅을 내려다본 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을 꺼냈다.

 

  “아까 오프하고 나서 누나가 의학부로 실려 갔다는 얘길 듣기도 전에, 누나가 누워 있던 데에 피가 흥건한 걸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진짜,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했어.”

  “피가 그렇게 많이 났어? 그건 그것대로 좀 이상하긴 하지만.. 너도 들었잖아. 이 정도면 그렇게 심하게 다친 것도 아니야.”

  “그래도 다친 건 맞잖아. 내가 옆에 있었다면 안 다쳤을 지도 모르는데.”

  “아냐. 아까 국장님께도 말했지만 네가 내 바로 옆에 있었더라도 손 쓸 도리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였어. 그러니까 죄책감 갖지 마. 그러면 다친 내 쪽이 너무 무능해보이잖아.”

  “그런 의도로 말한 건 아니야!”

  “알아, 알아. 걱정해주는 건 고마운데, 그런 표정 하지 말라는 얘기야.”

 

  린의 말을 듣고 반은 자신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린이 반을 보며 어깨를 으쓱 하고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내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난데없는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작가의 말
 

  PA판정을 받으면 D월드로의 접속이 금지됩니다. 신경을 다친 상황이라 의학부에서 그런 판단을 내린 것 같아요. 의학부에서 새로운 인물이 나왔네요! 오른팔을 다쳤으니 린도 많이 불편할 거고요. 하지만 수사관이 다쳤다고 해서 사건이 안 일어나는 건 아닐 텐데 어쩌려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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