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백년야행
작가 : 소금소금
작품등록일 : 2017.12.16

인수는 작가지망생이다. 매번, 자신의 소설이 공모전에서 입상하지 못하는 것에 괴로워했고, 그 이유를 신선하지 못한 이야기 탓으로 돌렸다. 어느날, 인수는 포장마차 주인과 술을 진탕 마신 후, 집으로 돌아가던길에 술기운을 빌려 귀신이 나온다는 산에 들어가게 된다. 인수는 산 한가운데에서 머리에 사슴과도 같은 뿔이 달린 여자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을 '노루'라고 소개했으며, 세상에는 인간들이 보지 못하는 '아소'라는 존재들이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인수가 글을 쓴다는 것을 알고 이제 곧 시작될 '백년야행'에 인수를 초대한다. 작가로서 소재에 굶주려있던 인수는 백년야행에 참여하기로 결심했고, 자신과는 전혀 다른 존재들의 이야기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훗날 인수가 완성한 여러 이야기 중, 조각나비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각나비편(8)
작성일 : 17-12-16 19:05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673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조각나비의 짧은 대답과 함께 배경 자체가 뒤로 이동하는 듯 움직였다. 마치 스크린으로 만들어진 상자 가운데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기차를 탄 것처럼 빠르게 미끄러지는 풍경을 정신없이 바라보던 인수의 시야에 저 멀리, 앞쪽에서 불 빛이 밝혀진 바위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바위산 까지는 꽤 멀리 떨어진 듯 하였으나, 산 아래쪽에 듬성 듬성 빛나는 것은 모닥불과 같은 불빛이 분명했다. 아마도 저기가 이야기의 시작점일 것이다. 인수는 적당히 양반자세로 앉은 뒤 가방을 내려놓고 그 안에서 노트와 펜을 꺼냈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를 적어나갈 준비를 했다. 노루 역시 인수의 옆에 앉아 인수를 보고 싱긋 웃었다. 그리고 인수와 함께 가까워지는 바위산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산자락을 듬성듬성 밝히는 불빛을 사이로 움직이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구분할 수 있을 때 쯤, 노루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소와 인간의 재밌다는 기준, 정말 다를지도 몰라….”

  “어? 무슨말이야?"

  인수가 고개를 돌려 노루를 보았다. 노루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앞을 보고 있었고 인수는 그런 노루의 옆모습을 바라보다 고개를 갸웃거리곤 다시 앞을 보았다.

  바위산 중간중간 불빛이 새어나오는 구조물들이 여러 채 지어저 있었다. 대부분의 건물은 산자락에 밀집되어 있었는데 인수는 그것이 이 지역에서 보편적인 집의 모습이라고 여기고, 그 모습을 노트에 그리기 시작했다. 얼핏 보기엔 천막집으로 보이는 그것은 6개에서 8개의 나무 기둥을 둥글게 세운뒤 그 위에 천막을 얹은 형식이었다. 천막 한쪽에 사람 키만큼 갈라진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입구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갈라진 천에는 끈 여러개가 매달려 있었고, 그 끈을 운동화 끈처럼 묶어서 입구를 여닫았다. 얼핏보면, 냄비를 그냥 뒤집어 놓은 듯한 성의 없는 모습이었으나, 특이한점은 천장 가운데에 사람 머리통만한 구멍이 나 있었고, 그 구멍 바로 아래에 불을 피우는 곳이 있다는 점이었다. 비가 오면 불이 죄다 꺼질거라는 생각도 잠시, 이곳이 사막 한가운데라는걸 떠올린 인수는 별다른 그저 고개만 몇번 끄덕이며 그림을 그려나갔다.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지만, 꽤 늦은 시간인 것만은 분명한데 아직 깨어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30m는 되보이는 바위산에 불빛들이 반짝이는 모습이 얼핏 보면 현대의 달동네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인수는 괜시리 자신의 옥탑방이 생각나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인수의 머릿속에 짧막한 정보가 흘러들어 왔다. 이곳은 ‘붉은 눈’ 부족의 마을이었다. 그들이 사는 사막은 흙먼지가 끊이질 않았고 눈에 흙먼지가 들어가는 것은 일상과도 같았다. 그 때마다 눈가가 붉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과거, 한 족장이 그 모습에서 따온 이름이 바로 ‘붉은 눈’. 그렇게 부족명이 정해진 뒤, 신기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정말로 눈가가 붉은 아이들이 태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다갈색의 피부를 가졌음에도 유난히 눈가가 붉었고, 그 탓에 다른 민족에 비해 구분이 쉽기도 했다.

  갑자기 떠오르는 정보에 인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노루의 품에 안긴 조각나비를 바라보았다. 정황상 조각나비가 인수에게 정보를 준 것일텐데 조각나비는 말이 없었다. 인수는 입맛을 다시며 노루를 보았다. 노루는 인수가 생각한 것이 맞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인수는 어깨를 으쓱이곤, 산의 아래쪽으로 움직이는 풍경으로 고개를 돌렸다.

  움직이던 풍경은, 마을이 시작되는 부분의 한 천막집을 중심으로 줌인이 되듯 확대되었다. 이제는 눈앞에서 보듯 확대되어진 천막집에서 남성의 외침이 들려왔다.

  “하네! 넌 가만히 있으라니까!”

  “싫어! 왜 나는 항상 보고만 있으라는거야?”

  남성의 외침에 앳되보이는 여성의 목소리가 맞받아쳤다. 그 근처를 지나가던 부족민들은 항상 있던 일인 것 마냥, 천막을 향해 흐믓한 미소민 지어주곤 발걸음을 옮겼다.

  사막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천막집, 천막의 한 가운데 철로 된 통이 있고 그 속에서 작은 불길이 타올랐다. 나무나 굳어버린 가축의 똥 따위를 태운 연기는 천장의 구멍을 통해 빠져나갔다. 타닥거리며 타오르는 불길 옆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명은 옷가지를 끌어안고 있었는 10대 초반정도의 소녀였고, 다른 한명은 그 옷가지의 한 쪽 끝을 쥐고있는 남성이었다. 남성은 소녀와 머리 3개는 차이가 날 법한 장신이었다. 소녀가 작은 것 같기도 했지만, 인수의 눈으로 보아하니 남자역시 보통 이상으로 거대한 것은 맞았다. 남자는 잿빛이 나는 가죽으로 발목까지 오는 통이 큰 하의를 입고 있었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체는 군더더기 없이 날렵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상체 중간중간 보이는 크고작은 흉터들은 남성이 결코 원만한 삶을 살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흑갈색의 머리카락은 정돈되지 않아 눈가까지 가렸고, 몸을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드러나는 눈빛에는 난처함이 깃들어 있었다. 흔히 보이는 매부리 코가아닌 곧게 뻗은 코와 적당히 각진 턱이 든든하면서 부드러운 인상을 더해주었다. 그런 사내가, 체급이 아닌 종족의 차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작은 소녀에게 쩔쩔매고 있었다. 어떻게든 소녀가 끌어안은 옷가지를 빼보겠다며 손으로 옷가지 끝자락만 잡고 조금씩 힘을 줘 보지만 어찌나 저항이 완강한지 도통 빼낼수가 없었다.

  이런 거구의 남성을 쩔쩔매게 만든 소녀는 밝은 갈색의 머리를 두갈래로 땋아 뒤로 넘기고 잔뜩 부풀린 볼은 눈에 띄게 하얗고 부드러워 보였다. 그 탓에 눈가는 화장이라도 한 것처럼 더욱 붉게 보여 귀여운 아이의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몸에는 회색 가죽과 백색 천을 적당히 꿰매 만든 옷을 입고있었으며 중간중간 붉은 실로 새긴 꽃무늬 자수가 있었다. 소녀는 품안에있는 갈색과 흰색 옷가지를 꼭 끌어안고 뺏기지 않으려 몸까지 비틀어가며 저항하고 있었다. 그에 남성은 손가락으로 옷가지 끝만 잡아 조금씩 잡아 당기며 애원하듯 말했다..

  “하, 하네…. 그냥 오빠 주자, 응?”

  “싫어! 나도 이정도는 할 수 있는데!”

  하네라고 불린 소녀는 안절부절 말하는 남성에게 빽 소리를 지르며 대답했다.

  이 둘은 붉은 눈 부족내에서도 유명한 남매였다. 여동생인 하네는 14세, 그녀의 오빠인 테네바는 19세였다. 부모는 8년 전 부족간의 전투로 세상을 떠났고, 테네바는 하나뿐인 여동생을 지키기위해 11살이라는 어린 나이부터 잡일을 해가며 생계를 유지했다. 15세가 된 이후에 닥치는 대로 사냥과 가축 관리에 뛰어들었으며, 남들보다 우수한 신체조건과 몸을 사리지않는 노력으로 현재, 부족의 남성들 중에서도 촉망받는 인재가 되었다. 한편, 하네는 너무 어린나이에 부모를 잃고 건조한 사막에 노출된 영향인지. 폐가 좋지않아 체구도 또래에 비해 작았으며, 체력또한 좋지 못했다. 또한 항상 안색이 창백했고, 이따금 피가 섞인 기침을 하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테네바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고 동생에게 무리한 일을 시키지 않으려 가사부터 사냥, 모든걸 자신이 담당한 것이다. 문제는 하네는 아직 너무 어렸고 그탓에 오빠의 배려에 대한 감사보다는 자신에게 가사조차 허락하지않는 점에 대한 심술만 나 있다는 점이었다. 오늘도 테네바는 자신이 옷가지들 털고 적당한 곳에 걸어두려고 했지만, 하네는 자신이 할 수 있다며 옷가지를 몰래 빼갔고. 테네바는 옷가지를 털다 나온 흙먼지 탓에 동생의 상태가 악화될까 옷가지를 뺏으려던 것이 현재에 이르게 된다.

  “하네, 오빠 맘 알잖아? 그냥 오빠가 털게해주라 응?”

  “이거 한다고 나 안죽어,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아, 알았어. 이거 오빠주면 족장님께 받아온 굳힌 말 젖. 그거 줄테니까. 응?”

  테네바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하네의 몸이 멈칫했다.

  “…진짜?”

  솔깃한지 하네가 고개를 들며 되물었고, 테네바는 속으로 됐다고 외치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이 오빠가 거짓말 하는 것 봤어?”

  하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골똘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못 봤어."

  “그치? 오빠는 하네한테는 거짓말 절대 안해. 그러니까, 이거 오빠주자.”

  “……여기.”

  결국 하네는 먹을 것에 져버렸고 순순히 품에 안은 옷가지들을 넘겼다. 테네바는 옷가지를 먼지가 일지 않도록 조심스레 받아들곤 천막 밖으로 들고 나갔다. 천막 밖으로 나서자마자 먼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훔쳤다.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적당한 곳에서 바람을 등지고 서서 옷가지를 털어 천막의 바깥쪽, 기둥의 튀어나온 부분에 걸어두었다. 그리고 천막으로 들어오기전 자신의 몸을 한 번 털고선 들어오니 바닥에 앉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테네바를 바라보고 있었다. 테네바는 귀엽게 보채는 하네의 눈빛에 한 번 헛웃음을 터트리고 천막 구석에서 가죽 주머니 하나를 꺼내었다. 얼마 전 새끼를 낳은 말에게서 얻은 젖을 자루에 받아 족장이 두드려 굳힌 것이었다. 보통 특별한 날에만 쓰는 것이지만, 테네바와 하네의 사정을 아는 족장이 먹으라며 나눠준 것이다. 고맙다고 얼마나 고개를 숙였는지, 왠지 뻐근거리는 목을 한 번 주무르고 테네바는 가죽 주머니의 입구를 열어 목제 그릇 위에 조금 짜내었다. 그와 함께 고소면서 약간은 시큼한 냄새가 돌기 시작했다. 아직 완전한 치즈는 아니었지만, 족장이 정성 껏 두드린 탓인지 치약정도의 묽기를 띠고 있었다. 짜낼수록 퍼지는 고소한 향에 테네바는 침을 한 번 삼키고는 하네에게 그릇을 넘겨주었다. 하네는 받아들자마자 뭐가 그렇게 급한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어찌나 맛있는지, 손가락까지 쪽쪽 빨아가며 먹는 모습에 테네바는 자신도 조금 먹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하네의 얼굴을 보곤 고개를 저으면서 다시 가죽 자루입구를 묶었다. 그릇에서 광이 날 정도로 먹고도 입안에 남은 잔향탓에 쩝쩝거리는 하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테네바가 말했다.

  “그렇게 맛있어?”

  “응! 난 이게 제일 맛있더라. 양고기보다 더!”

  “그래, 그래. 여기, 좀 더 먹어.”

  테네바는 미소를 지으며 이미 깨끗해진 접시위에 굳힌 말 젖. 녹아버린 치즈와도 같은 것을 조금 더 짜주었다. 테네바는 받아들자마자 얼굴 가득 미소를 띠우더니 방금과 같이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테네바는 바닥에 마주앉아 턱을 괴고 하네가 먹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하네는 테네바의 모습을 힐끔 쳐다보더니, 그릇에 조금 남아있는 굳힌 젖을 손가락으로 훑어 테네바 쪽으로 건네었다.

  “오빠도 좀 먹어.”

  “아냐, 오빠는 괜찮아. 항상 맛있는거 먹는데 뭐.”

  “잉. 그냥 좀 먹어봐, 혼자 먹으니까 이상해.”

  “그래? 그럼… 조금만 먹어볼까.”

  테네바는 고개를 뻗어 하네의 손가락 위에 조금 얹혀져 있는 굳힌 말 젖을 빨아 먹었다. 하네는 간지러운지 배시시 웃었고 테네바도 씩 웃으며 말했다.

  “와, 진짜 맛있네.”

  입안에 가득 퍼지는 고소함, 자칫 질릴수도 있을 법한 맛을 짭짤한 맛이 잘 잡아주고 있었다. 워낙 양이 적어 한 두번 혓바닥으로 굴리니 녹아 사라져 아쉬웠지만, 테네바에겐 그것도 충분한 듯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작 손톱만한 양이지만 그마저도 맛있게 먹는 테네바의 눈치를 보며 하네가 조심스레 말했다.

  "오빠, 그거 맛있어?"

  "응, 정말 맛있네 이거. 하루종일 이것만 먹어도 안 질릴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는 테네바의 눈치를 살피던 하네가 조그만 손을 꼼지락 거렸다. 테네바는 하네가 무슨말을 할지 예상이 됐기에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조금씩 벌려지는 하네의 입술에 집중했다.

  “그치……. 그러니까 오빠, 조금만……더 먹으면…….”

  “안돼. 좋은 것일 수록 아껴야 한다고 오빠가 항상 말했지?”

  테네바는 칼같이 대답했다.

  “힝……. 뭐야, 알고 있던거야?”

  "내가 네 오빤데, 당연하지!"

  "치……너무해."

  "하하하하!"

  하네는 자신의 계획이 실패하자 풀이죽어 입술을 삐죽 내밀었고, 테네바는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을 터트리며 하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네는 눈을 감고 테네바가 쓰다듬는 손길을 만끽하다, 졸음이 오는지 하품을 하고 그 자리에 드러 누웠다. 테네바는 하네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다시 일으켜 앉힌 뒤 이마를 툭 건드리며 말했다.

  “하네, 먹고나서 물로 입을 헹궈야 돼. 그렇지 않으면 족장님 처럼 이가 까맣게 된다고.”

  “헉, 정말? 그건 싫어!”

  하네는 족장이 미소를 지을 때마다 드러나는 거뭇한 이가 떠올랐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물 주머니를 찾았다. 물 주머니 입구를 조금 열어 한 모금 입에 머금고는 오른쪽 왼쪽 볼을 부풀려가며 입안을 헹군뒤에 삼켰다. 그리고 테네바의 앞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어눌한 발음으로 물었다.

  “이……이데, 갠타나?”

  “크크크크크, 그래. 이제 자도 돼.”

  “휴!”

  하네는 한숨을 푹 내쉬고 테네바는 그 모습을 작게 웃으며 바라보았다. 테네바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막의 입구를 끈으로 동여매 바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자리에 누워 옆자리를 손으로 치면서 말했다.

  “이제 자자, 하네.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이동이 있을 테니까.”

  “응.”

  하네는 테네바의 옆에 누웠다. 테네바는 팔을 뻗어 양털로 만든 담요를 당겨와 자신과 하네의 위에 적당히 덮어두었다. 잠시 후 하네는 길게 하품을 한 번 하더니 타닥거리며 불길이 타오르는 것을 자장가 삼아 잠에들었다.

  테네바는 하네가 잠든 것을 확인하곤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밤하늘을 내다 보았다. 작은 구멍으로 보았을 뿐인데도 셀 수 없이 많은 별이 떠 있었다. 사막의 밤은 상냥하지 않지만, 그만큼 아름다웠다. 테네바는 눈을 감았다. 내일이면 또다시 이동을 해야한다. 근처에는 가축이 먹을 풀과 물이 거의다 떨어졌다. 부족 전체가 자리를 옮기는 여정은 어린 하네에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다. 테네바는 새근새근 콧소리를 내며 자는 하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디 우리 하네만은 항상 행복할 수 있기를…….”

  매일 자기전, 항상 하던 작은 소망하나를 중얼거리며 테네바도 잠에 빠져들었다.

 

  “커흑…콜록,콜록!오,오빠.”

  “…하네!”

 

 
작가의 말
 

  지구의 사막 중, 저희가 흔히 상상하는 모래로 뒤덥힌 사막은 10%랬나...? 어쨌든 그 비율이 엄청 적다고 해요. 대부분이 황야이거나, 잡초 몇포기 자란 느낌이라네요. 조각나비편의 배경은 사막이 맞지만. 현실의 사막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요. 어느 한 지역을 특정할 수 없게 이것저것 섞어놓았거든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조각나비편(20) 2017 / 12 / 18 248 0 4501   
20 조각나비편(19) 2017 / 12 / 18 257 0 5033   
19 조각나비편(18) 2017 / 12 / 18 236 0 4427   
18 조각나비편(17) 2017 / 12 / 18 246 0 4240   
17 조각나비편(16) 2017 / 12 / 18 234 0 4621   
16 조각나비편(15) 2017 / 12 / 18 232 0 6354   
15 조각나비편(14) 2017 / 12 / 18 247 0 5949   
14 조각나비편(13) 2017 / 12 / 18 233 0 5242   
13 조각나비편(12) 2017 / 12 / 18 235 0 8802   
12 조각나비편(11) 2017 / 12 / 17 248 0 5558   
11 조각나비편(10) 2017 / 12 / 17 252 0 4591   
10 조각나비편(9) 2017 / 12 / 17 229 0 4693   
9 조각나비편(8) 2017 / 12 / 16 231 0 6737   
8 조각나비편(7) 2017 / 12 / 16 250 0 8112   
7 조각나비편(6) 2017 / 12 / 16 231 0 2993   
6 조각나비편(5) 2017 / 12 / 16 231 0 3982   
5 조각나비편(4) 2017 / 12 / 16 244 0 4669   
4 조각나비편(3) 2017 / 12 / 16 222 0 4122   
3 조각나비편(2) 2017 / 12 / 16 254 0 3152   
2 조각나비편(1) 2017 / 12 / 16 255 0 5272   
1 프롤로그 2017 / 12 / 16 380 1 32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