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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3장. 새로운 오솔길-2
작성일 : 17-12-16 15:50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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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거슬러 올라오기 전 나는 아드리안 황태자 전하의 서기관 중의 한명이었다. 그분에게는 각 분야별로 경험과 학식이 많은 서기관이 많으신 편이셨지만 그 사람들 중에서 나를 가장 편하게 여기시는 편이었다.

 

 물론 해밀턴의 변방에서 태어나 이제 수도 린턴의 세련됨과 우아함을 겨우 따라가는 나와 에스틴 제국 최정상에서 태어나 모든 유행을 선도하시는 그분이 코드나 취미가 딱 맞을 리는 없었다. 단지 나는 다른 서기관들에 비해 상당히 젊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사교계에서 활동을 시작하시는 황태자 전하보다도 말이다.

 

 나이란 것은 때로는 신분과 부의 차이, 그리고 도시와 시골을 넘어서 공통적으로 공감하게 하는 힘을 가진 것이다. 나도 젊었고 황태자 전하도 젊었기에 우리는 신분과 지역, 지식의 정도를 넘어서 서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그 덕에 다른 서기관들에게 조금 질투와 시기를 당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나는 이제 겨우 성년이 된 열일곱 살이라는 것이었다. 황태자 전하의 서기관으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스무 살이 아니라. 내가 그분을 만나게 되는 때는 서기관 교육을 전부 마치는 열아홉의 막바지였다. 그렇기에 열일곱의 나는 당연히 그분의 정체를 몰라야만 했다. 그것이 원래 내가 걸어간 길이었으므로. 그런데 이년이나 그분을 빨리 만나게 될 줄이야.

 

 “넌 누구지?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인데, 누구기에 나에 대해 아는 거지?”

 

 아드리안 황태자 전하의 눈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현재 커다란 상처를 입은 상태인지 그분의 옷에는 피가 흥건하다. 무언가 습격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에스틴 제국은 상당히 국내 치안이 좋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어두운 그늘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최근 에스틴 제국의 치안 관련 담당자를 가장 골머리 싸게 만드는 이들은 바로 공화주의자들이다. 황실의 중요한 분들을 암살하고 나라를 무정부 상태로 만든 이후 공화정을 세우려는 공화주의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때때로 테러리스트로 변해 린턴 곳곳에서 사고를 일으키고 사람들을 공포에 젖게 만드는 일이 많았다. 물론 그런 이들의 뒤에는 그들을 물밑으로 지원하고 지지하는 옆 나라 페트론이 있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얼른 상처를 보여주세요.”

 

 내 옆에 앉은 닥터 코닝이 우리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의 거센 기색에 황태자 전하의 시선이 자연히 내가 아닌 닥터에게로 향한다. 닥터가 진지한 눈으로 전하의 상처를 훑었다. 피로 젖은 옷을 잡은 그의 손은 오펠리아의 앞임에도 불구하고 황태자 전하의 옷을 금방이라도 찢을 기세였다.

 

 “저는 닥터 코닝이라고 합니다. 해밀턴 지방에서 작은 의원을 하고 있지요. 그래도 경험이 많은 편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떻게 다친 상처입니까? 칼에 찔린 상처입니까? 아니면 총상? 그것도 아니면 산이나 염기성 액체인가요?”

 

 “아니. 이것은 내 피가 아니라…….”

 

 청산유수 같은 닥터의 말에 전하의 기세가 갑자기 수그러든다. 나는 조금 안심된 얼굴로 닥터를 응시했다. 그가 해밀턴에서 나를 돕고자 따라온다고 했을 때 허락한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얼른 상처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세요. 어떤 것으로 다쳤는지 말입니다. 그래야 적절한 치료법으로 낫게 할 수 있습니다.”

 

 “아니, 나는 그게…….”

 

 의료전문가 다운 닥터의 질문 공세에 전하가 잠시 멈칫하신다. 왠지 그 모습이 집에 있는 나의 동생들 빌헬름이나 프란츠가 아버지께 혼날 때의 얼굴과 유사한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열일곱이면 전하는 겨우 열여덟이시다. 사실 본인도 지금이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다.

 

 두르르르르

 

 그때 갑자기 마차가 출발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우리의 대화를 묵묵히 들으시던 해밀턴 백작님이 마차를 즉시 출발시킨 것이다. 그와 동시에 오펠리아가 마차에 달린 커튼을 서둘러 쳤다. 이 커튼은 외부에서 내부를 바라볼 수 없도록 하는 동시에 외부에서 총탄이나 검이 쉽게 사람을 찌르지 못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쫓기시는 것 같아서 일단 마차를 출발시켰습니다. 상처는 정말 없으신 게 맞습니까?”

 

 우리들의 보호자이자 가장 연장자인 해밀턴 백작님이 진중한 태도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전하께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데바신의 가호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이제야 해밀턴 백작님의 얼굴에 혈기가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분이 자신의 모자를 벗더니 아직도 조금 혼란스러워 하시는 전하께 공손히 인사를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드리안 황태자 전하. 저는 에스틴 제국의 변방을 수호하는 해밀턴 변방백 존스라고 합니다. 좁은 마차 안이라 정식으로 예를 다하지 못하는 것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해밀턴 백작님의 인사는 절로 예전 기사와 봉건영주가 힘이 강하던 시절, 자신의 검을 바치어 왕에게 충성맹세를 할 때의 장면과 유사할 정도로 격조 있는 것이었다. 아마 이분은 이곳이 좁은 마차가 아니라 그보다 조금만 더 넓은 곳이었더라면 전하께 무릎을 꿇으셨을 것 같다. 그것이 대대로 에스틴 제국의 변방을 지키던 가문의 본문이라는 듯이 말이다.

 

 나는 그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약간의 감동을 느꼈다. 나의 황제가 될 분께 나의 아버지 같은 분이 충성을 보이셔서일 지도 모르겠다. 이전 삶에서 이때의 나는 옛것은 전부 낡아서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곤 했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다. 오래된 것은 오래 전래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오펠리아가 손가락에 지금 끼고 있는 푸른 사파이어 반지처럼 말이다.

 

 “그런데 저 소년이 대충 내뱉은 말을 믿으시는 겁니까? 갑자기 저 소년이 헛소리를 한 것을 사기꾼인 제가 받아친 것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고색창연한 백작님의 인사에 조금 당황하신 듯 전하께서 갑자기 말을 바꾸신다. 자신의 신분이 이렇게 갑자기 노출되는 것이 조금 당황스러우셨을 것이다. 그분의 말에 백작님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 아이 테오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자라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던 아이랍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남을 속일만한 아이가 아닙니다.”

 

 “그런가요?”

 

 “게다가 전하의 외모가 정말 모후이신 루스티카나 황후 폐하의 젊으실 때를 빼듯이 닮으셨습니다. 젊은 날 황제 폐하의 결혼식에 부족하나마 지금은 작고하신 저의 아버지와 참석을 했거든요.”

 

 “아!”

 

 “부모를 자식이 그대로 닮아가는 것, 이보다 더 정확한 증거가 없지요.”

 

 황태자 전하의 얼굴에 조금 쑥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나는 조금 안도하는 미소를 띠었다. 황태자 전하께 다시 어떻게 자신의 정체를 알았냐고 추궁을 당해도 이제 변명할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황제 폐하와 황후 폐하의 초상화는 각 지방의 관공서에 걸려있다. 그것을 봤다고 하면 되는 것 아니던가.

 

 “이쪽은 먼저 보셨겠지만 저의 친구 아이멜 자작의 장남 테오도르 아이멜입니다. 그리고 여기 이 아이는 저의 딸 오펠리아입니다.”

 

 “네.”

 

 전하의 시선이 백작님의 소개에 따라 나와 오펠리아를 차례로 스쳤다. 아까 정체를 의심했던 나보다는 오펠리아 쪽으로 시선이 더 많이 머문다. 이전의 삶에서 이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황태자 전하는 단 한 번도 해밀턴 쪽으로 내려온 적이 없으셨고, 오펠리아는 단 한 번도 해밀턴 바깥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미스 오펠리아. 아, 레이디 해밀턴이라 불러드려야겠군요.”

 

 전하가 세련된 태도로 고개를 숙여서 오펠리아에게 인사를 했다. 순간 오펠리아가 당황스러운 눈으로 나와 아버지인 해밀턴 백작님을 차례로 응시했다. 하지만 전하의 인사말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레이디께서 재빨리 판단하셔서 마차 문을 열어주시지 않으셨다면 저는 그대로 그 무리들에게 잡혔을 지도 모르지요.”

 

 “저는 그냥 상황이 심각하신 것 같아서…….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오펠리아가 그렇게 말하고선 환하게 웃었다. 언제나 나나 나의 가족, 그리고 친한 친구들에게 자주 보여주던 미소다. 나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쨌든 나중에 만나서 모시게 될 그분께 내 약혼녀가 될 그녀를 조금 일찍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결코 나쁜 일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으셨는지 조금 놀라울 뿐입니다. 보통의 레이디는 그렇게 순발력이 빠르지 않거든요.”

 

 “아, 그거야……. 여기 있는 테오가 늘 장난을 치고 어른들의 눈을 피해 도망칠 때에요. 찾지 못할 곳으로 숨겨주던 게 버릇이 되었나 봐요.”

 

 물론 이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말이다. 나는 얼굴을 붉히며 반박하듯 말했다.

 

 “오펠리아! 초면에 전하 앞에서 그런 말은…….”

 

 “뭐 사실이잖아. 그렇게 숨었다가 나중에 더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말이지.”

 

 오펠리아가 그렇게 말하고 환하게 웃었다. 그녀의 미소에 나도 백작님도 닥터 코닝도 이끌리듯이 웃었다. 이런 우리를 황태자 전하께서 유심히 관찰하시는 동안 우리를 실은 마차는 빠른 속도로 린턴의 시내를 가로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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