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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3장. 새로운 오솔길
작성일 : 17-12-16 15:49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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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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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되었다. 아래에 있는 사람을 죽일 듯이 내리쬐던 햇살은 조금 더 풍성하고 따뜻한 빛으로 바뀌었고 언제나 부족하던 시원한 바람이 서서히 사람들의 몸과 얼굴에 난 땀방울을 씻어 내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과 들은 울긋불긋한 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모두가 풍성한 결실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그동안 나는 매일같이 오펠리아의 아버지인 해밀턴 백작님을 설득하느라 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했다. 이전의 삶에서 린턴에 무조건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아버지와 대립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처음에는 불같이 화를 내시며 반대하시던 백작님도 나의 조리 있는 설득에 서서히 평정을 되찾아 가셨다. 일단 내게는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는 이들이 많았다. 내 옆으로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내 편을 들었고, 오펠리아와 그녀의 숨겨진 외숙인 닥터 코닝도 음으로 양으로 내게 많은 도움을 주는 상황이었다.

 

 “좋아. 그러면 허락하도록 하지. 내가 같이 떠나는 조건 하에서 해밀턴을 출발하는 것이니 불안할 것도 그리 많지 않고.”

 

 한 달도 넘게 끈질기게 그분을 설득한 나는 오펠리아의 생일 직전에 결국 해밀턴 백작님의 허락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내 얼굴에 만족의 미소가 들어찼다.

 

 “정말 감사합니다. 백작님.”

 

 “이건 알아둬야 한다. 테오 네가 예뻐서가 절대 아니야. 열일곱 살 생일을 앞두고 오펠리아 그 애를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야.”

 

 왠지 모르게 억지로 거절하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말씀이셨지만 나는 이미 안다. 처음 말씀하셨을 때부터 그분은 이미 허락하실 생각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능숙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앞으로 실망을 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그분이 이렇게 마음을 돌린 것은 린턴으로 간 이후 내가 할 계획들이 미더워서라기보다는 내가 끊임없이 그분을 설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매일같이 같은 시간에 백작님을 찾아뵙고 그 분의 마음이 돌아설 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설득했다.

 

 세상에는 이치적으로는 맞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해밀턴 백작님이 자신의 고향에서 절대 떠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도 이러한 맥락과 닿아있다. 이전의 나는 절대 몰랐지만 스무 살의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성으로 조리 있게 설득하거나 윽박을 질러서는 절대 안 된다. 그랬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나기 십상이다. 그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정성을 들여야 한다. 내가 린턴에서 몸으로 부딪쳐 직접 얻은 교훈이다.

 

 “매일같이 나를 찾아와 설득한 너의 정성에 넘어가 준 거야. 사실 네 계획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백작님이 지나가면서 무언가 생각났다는 어투로 이렇게 말을 던지셨다. 그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 것을 보니 그냥 던진 말씀은 분명 아니신 것 같다. 아마도 내가 계획한 린턴에서의 생활이 그분의 마음에 드셨던 것 같다.

 

 린턴에 올라가자마자 거기 사교계에 얼굴을 익히고 선을 대고, 이후 사무관 교육기관에서 연수를 받고 장래를 보장받는 사무관이 되는 것. 이런 계획이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른다. 이전의 내가 밟아왔고 성공을 거두었던 루트였으니까.

 

 “수도에 세 사람이 머물만한 적당한 저택이 나와야 할 텐데……. 믿음직한 하인들도 구해야 하고.”

 

 다소 무뚝뚝한 태도로 허락의 말씀을 하신 것과는 달리, 백작님의 다음 말씀은 상당히 부드러운 것이었다. 나는 내가 이전에 살았던 린턴에서의 첫 가을과 겨울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요즘에는 저택을 매매하는 일에 알아서 나서는 중계업자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알아봤구나.”

 

 “백작님을 설득하기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 테오 네가 그렇게 말을 하니 조금 안심이 되는구나. 집에 관해서는 네가 알아서 해 보거라.”

 

 “네. 감사합니다.”

 

 심심하면 국경이 침범 당하던 과거 시절과 달리, 요즘에는 지방에 연고가 있는 귀족이 언제나 지방에만 머물러야 할 필요가 없다. 이곳 해밀턴은 비록 국경이긴 하지만 이웃한 옆 나라와는 거의 이백년을 넘게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그분도 쉽게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하신 것이리라.

 

 일단 그분의 허락과 신임을 얻었으니 그 마음에 충분히 보답해야 할 것이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오펠리아뿐 아니라 해밀턴 백작님까지 수도로 함께 가는 형편이다. 실수나 나쁜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나는 수도에 있는 중계업자들의 이름을 기억에서 떠올렸다. 이전 삶에서 내가 만난 중계업자 중에서 상당히 성실하고 신용이 있는 한 인물의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내가 그와 만난 것은 한 달 뒤인 11월이다. 아마도 그는 여전히 같은 곳에서 일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에게 먼저 연락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

 

 

 오펠리아의 열일곱 살 생일은 대대적으로 치러졌다. 일생에 한번뿐인 그녀의 성년식을 겸했기 때문이었다. 생일 한 달 전부터 그녀는 성년식 날 자신이 입을 옷을 고르느라 들떴다. 그녀를 에스코트해서 함께 의상실을 다닌 나도 그녀의 즐거움에 같이 도취되었다.

 

 이전 삶에서 그녀의 성년식이 작게 치러진 것과는 달리 이번 성년식은 해밀턴에 있는 대부분의 유지들이 참여할 만큼 크게 열렸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화관을 입은 그녀는 마치 요정의 여왕과 같았다.

 

 “오펠리아 생일 축하해.”

 

 “레이디 해밀턴 성년을 축하해요.”

 

 오펠리아를 향한 축하의 메시지와 선물이 오고갔다. 이제껏 얌전한 옷차림만을 하다가 이번에 아름다운 옷차림을 한 그녀에게 관심의 눈길을 보내는 젊은 미혼 남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녀의 관심은 전부 내게 향하고 있었으므로.

 

 사실 이번 생일잔치를 치르기 전, 약혼식을 겸해서 한꺼번에 치르자는 어머니의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백작님이 동시에 반대를 하셨다. 열일곱 살은 시집을 가기에는 너무나 빠른 나이라는 생각에서다.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열일곱의 소년이었다면 두 분의 의견에 나도 물론 동감을 했을 것이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가진다는 것은 상대방을 책임진다는 약속이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는 그런 약속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마음이 달은 상태였다. 물론 그녀와의 빠른 결혼생활이나 불장난을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나의 마음을 조바심 나게 하는 것은 닥터 코닝의 충고였다.

 

 내가 거슬러 온 미래는 아직 결정 나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 간 길이라면 두 번 가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같은 길을 두 번 여행하는 이라면 관성적으로 같은 길을 선택하지 않도록 주의에 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았다. 언제나 가는 큰 길이 아닌 주변의 오솔길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전의 나는 결혼이라는 것을 근 시일에 일어날 일이 아닌 언젠가 일어날 미래로만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결혼보다는 성공이, 주변의 사람들보다 내 위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였다. 그래서 이전의 나는 나의 모든 관심사를 성공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내가 이전의 삶과 다른 나로 살고자 해도, 이전의 내가 가지고 있던 습관들을 단숨에 바꿀 수는 없었다.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한계를 가지는 인간이기에 모든 것을 대비할 수는 없었다. 과거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

 

 

 오펠리아의 생일잔치를 마친 그 주 주말이었다. 나는 해밀턴 백작님의 제의로 오펠리아, 닥터 코닝과 함께 수도 린턴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다. 내가 미리 편지로 연락을 준 중계업자가 직접 매물을 보여주고 계약을 하길 원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지방의 귀족이니 대충 일을 처리했을 것이지만 그는 여전히 그였다. 이전 삶에서 그러했듯이 신실하고 정확했으며 똑바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번의 일이 잘 진행되면 그를 더욱 신뢰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반적인 여행마차 속도보다 조금 여유로운 속도로 린턴을 향한 우리는 수도로 입성하자마자 번화가에서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마차를 몰던 마부가 잠시 졸면서 말에게 방향을 맡긴 결과였다.

 

 “주인님 정말 죄송합니다. 얼른 이곳이 어디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부가 잠시 마차를 세우고선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마부 석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도를 훑어보고 있었으나 아직도 여기가 어디인지 영 감을 못 잡는 것 같다. 난감하긴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중계업자와 약속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였다.

 

 “이런 큰일이구나. 여기가 어디지?”

 

 “글쎄요?”

 

 해밀턴 백작님의 질문에 내가 난감한 얼굴을 했다. 황태자 전하의 명령으로 수도의 이곳저곳을 두루 다니는 편이나 수도 린턴은 엄청 넓고 방대하며 비슷비슷한 구석이 많다. 그렇기에 나도 수도의 전부를 다 아는 것은 아니었다.

 

 “어?”

 

 우리의 대화를 듣기만 하며 창밖을 보던 오펠리아가 갑자기 자기 쪽 마차의 문을 확 열어 재꼈다. 이제껏 수도에 오면서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행동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바로 다음에 일어났다. 그녀가 연 문으로 웬 젊은 남자가 불쑥 뛰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아드리안 황태자 전하?”

 

 내 입에서 바로 남자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그는 이전 삶에서 매일같이 보던 상관의 모습이었으니까. 아니, 지금은 아는 척을 하면 안 되는데? 순간 전하의 칼날 같은 시선이 내게 박혔다.

 

 “넌 누구지?”

 

 황태자 전하의 옷 한쪽이 촉촉이 젖어있다. 그리고 그 옷에 묻어있는 것은 바로, 피였다. 그것도 흘린 지 얼마 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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