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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Sailing
작가 : 세일러
작품등록일 : 2017.12.5

"사람은 항상 보물을 찾으려한다. 그래서 완벽하다는 지도를 그리지만, 이 작은지도에 그리기에는 바다는 너무 넓다."

 
Chapter 06
작성일 : 17-12-16 15:30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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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평소에는 눈도 잘 못 뜨던 내가 오늘은 저절로 눈이 번쩍 떠졌다. 밖을 보니 아직 새벽인지 꽤 어두컴컴했다. 시계를 힐끗 보니 아직 새벽 6시. 물론 항구 쪽은 나름 시끌벅적 하겠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른 시간 이었다.

 

 

 

  그레이스 아주머니는 아직 주무시고 계신 것 같았고, 나는 두터운 겉옷을 소리 안 나게 챙긴 후 쪽지를 남겼다. 항구에 다녀오겠다고.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바닷바람을 머금었다.

 

 

 

 

  나는 약간 쌀쌀한 냉 기운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가는 것 때문에 소름이 돋아 걸음을 채찍질 했다. 거의 달려가다시피 하니 금세 메인 항구에 도착했다. 내가 나름 일찍 도착 했다고 생각했는데, 메인 항구에는 팀 아저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팀 아저씨, 안녕하세요? 정말 일찍 나오시네요.”

 

 

 

 

 

 “오늘 내가 6시 30분에 왔지만 오늘 좀 늦게 나온 편인데? 일할 생각은 있는 모양이구나. 나온 걸 보니.”

 

 

 

 

 

 

 “네. 오늘도 과일상자 옮기면 돼요?”

 

 

 

 

 

  내 말에 아저씨는 잘 부탁한다며 악수를 건넸다. 나는 어제처럼 계속해서 과일상자를 옮기기 시작했다. 역시나 처음에는 손이 다 까지고 힘들었지만 점점 하다 보니 요령을 터득해서 처음보다는 쉽게 해 나갔다. 그래도 역시 연륜은 따라갈 수 없는 건지 몇 년씩 했다는 형들은 한 번에 두 세 개씩 가져다가 놓았다. 나는 절반 정도를 옮기고 어제 팀 아저씨가 주신 면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내가 쉬는 모습을 보이자 팀 아저씨도 이제 조금 쉬다 하자며 손수건을 빼 드셨다. 추운 겨울인데도 상자들을 옮기니 땀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땀을 다 가져가는 느낌이었다. 쏴아아- 하는 바다의 파도 소리가 내 귓등부터 울려 퍼졌다. 잠시 쉬었을까, 다시 일을 해보자는 팀 아저씨에 나는 몸을 이끌고 일어났다.

 

 

 

 

 

 

 

 “노아야, 힘들지는 않니? 힘들면 안 해도 된단다. 이제 13살이 네가 고생하는 게 별로 보기 좋지는 않구나.”

 

 

 

 

 

 “이 세상에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대요. 아저씨의 항해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노력 해야죠. 일당도 주시는데요.”

 

 

 

 

 

  나의 말에 아저씨는 기특한 말이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나는 괜히 뿌듯해져서 미소를 지어보였고 아저씨는 이제 9시라며 오전 타임만 하라고 거들어 주셨다. 나는 그마저는 알겠다고 하고 계속 일을 했다.

 

 

 

 

 

 “팀, 저 애는 누군가? 매우 어려 보이는데 일하는 폼이 좋군.”

 

 

 

 "노아라고, 아서 씨의 아들이라네. 알다시피 먼 항해를 가지 않았는가? 그래서 저렇게 일만 하고있어. 어린 것이.."

 

 

 

 

 

 "내가 오늘 작은 고깃배로 물건 배송을 하려는 참인데, 저 아이를 데려가봐도 되겠는가? 허락을 구해보세."

 

 

 

 

 

 팀 아저씨는 어떤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더니 나에게 다가와 잠시 얘기를 좀 하자고 했다. 나는 땀을 닦아내며 아저씨를 따라갔다. 아저씨는 시원한 물 한 잔을 내놓으며 말했다.

 

 

 

 

 

 "노아야, 너 물건 배송 해보지 않겠니?"

 

 

 

 

 

 "물건 배송이요?"

 

 

 

 

 “그냥 반대쪽 항구에 작은 고깃배를 타고 물건을 갖다 놓으면 돼. 저기 저 신사 분 보이지? 저분이 반대쪽 항구의 책임자라서 저 분만 따라가면 문제없을 거야.”

 

 

 

 

  팀 아저씨는 나에게 고깃배를 타고 반대쪽 항구로 물건 배송을 하는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 하셨다. 살짝 씩 지치고 있어서 과일 상자를 옮기는 데 차질이 있었는데, 다시 기운도 회복할 겸 나는 좋다고 했다. 아저씨는 나를 데리고 책임자 분에게 갔다.

 

 

 

 “노아야, 인사해라. 이 아이가 물건 배송을 도울 걸세.”

 

 

 

 “안녕하세요, 노아 클라우드 라고 합니다.”

 

 

 

 “그래, 오늘 하루 잘 부탁한다. 오늘은 괜찮은 물자가 꽤 있으니 서두르자구나.”

 

 

 

  나는 팀 아저씨께 간단히 목례를 하고 물건들을 고깃배에 실었다. 생각했던 고깃배의 크기보다는 조금 컸지만, 역시나 작은 크기로 봤을 때, 오늘 물자들을 다 반대쪽 항구로 가져다놓기 위해서는 족히 다섯 번은 오고 가야할 것 같이 보였다. 방금 갓 잡아온 싱싱한 생선, 뭍에서 나는 푸릇한 나물과 약초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수입해서 들어온 색 색깔의 옷감들까지. 금세 물자들을 실고 고깃배는 출렁거리며 출발했다.

 

 

 

 “얼마 전에 중고시장에서 불이 난 건 잘 알지? 그쪽 상인들이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해서 오늘은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피해양이 엄청나거든.”

 

 

 

 “아, 그럼 이게 다 그 상인 분들께 가는 거예요?”

 

 

 

  아까 내가 실었던 그 생선이 내가 시장에서 이건 갓 잡아온 거냐고 물었던 가게의 생선과 비슷한 종류였던 것 같기도 했다. 생선의 종류까지 내가 헷갈릴 만도 했다. 워셔 시를 비롯한 다른 많은 시들은 대부분 항구 도시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우리 워셔 시가 가장 발전했고. 분명 많이 달린 것 같은데 아직도 도착을 하지 않았다니 생각보다 반대쪽 항구가 멀었다. 문득 엠마 생각이 났다.

 

 

 

  엠마는 내가 말해준 적도 없는데 항상 내가 앉아 있던 자리까지 꿰뚫고 있는 아이다. 크고 검은 눈, 새하얀 피부와 잘 어울리는 똑 부러지는 성격까지.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책으로 승화시켜보라며 나름 수줍게 추천해주는 마음까지. 이 시간 때면 잠에서 깨 그레이스 아주머니와 아침 식사를 하고, 또 매일 내가 앉아있는 자리에 있다가 엠마를 만났을 텐데. 오늘은 특별했다. 새로운 시작이었다.

 

 

 

 “자, 도착했다. 어서 내려주렴.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일단 햇빛에 노출되면 안 되는 물자부터 배송하자.”

 

 

 

  반대쪽 항구는 같은 워셔 시라 모습이 비슷할 줄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모습이 달랐다. 내가 살고 있는 쪽의 항구의 모습은, 정말 북적거리고 물질적인 생산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쪽 항구의 모습은 정 반대였다. 물질적인 생산 보다는 그 생산을 받아 더 필요하게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구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고 별로 발전된 모습이 없었다. 하지만 안쪽 시장은 정말 훌륭한 거리의 모습이었다.

 

 

 

 “여기 생선을 놓아주렴. 안녕하세요, 모모 아주머니. 오늘 물자 배송 왔습니다.”

 

 

 

  항구의 책임자라는 사람은 생선 가게에 들어와 나에게 생선을 내려놓으라고 하였다. 생선을 옮기고 주인아주머니를 보니 지난번 그 때 그 아주머니셨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 나를 유심히 쳐다보시던 아주머니는 눈이 커지시더니 박수를 쳐내시며 다가왔다.

 

 

 

 “넌 지난번에 그 아이 아니니?”

 

 

 

 “이 아이를 아십니까?”

 

 

 

 “그럼요. 내공이 꽤 있는 어부들도 한눈에 알아맞히기 힘든 언제 잡았는지의 때를 정확히 맞추던 아이라 기억에 남아요. 이름이 뭐니?”

 

 

 

 “노아예요. 감사합니다.”

 

 

 

 “노아야, 싱싱한 생선 물자 잘 배송해줘서 고맙다.”

 

 

 

  아주머니의 칭찬을 받으며 나오는데 기분이 묘했다. 기분이 낯간지러웠다. 약간 수줍기도 하고 창피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자꾸만 미소가 지어지고 볼이 뜨거워졌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행복하고 내 안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나는 얼굴을 한 번 문지르고 채소와 과일을 배송했다.

 

 

 

 “배송 잘 해줘서 고맙다. 사과라도 먹으렴.”

 

 “오늘은 유난히 상태가 좋은데? 몸 상하지 않게 조심해라.”

 

 “무거웠을 텐데, 수고가 많네.”

 

 

 

  물자를 배송하는 곳마다 칭찬과 덕담이 이어졌다. 그런 말을 들을수록 기분이 좋아졌고 더욱 더 빠르고 싱싱한 물자를 배송하고 싶다는 마음만 점점 깊어졌다. 어느새 책임자 분과는 각각 분야까지 맡아서 배송하고 있었다. 이게 신난다는 느낌일까? 시장에 있는 사람들과 몸이 부딪치고 밀착되어 열이 나고 땀이 났지만 전혀 불쾌하지가 않았다. 노력의 땀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 오늘 물자는 끝났다. 수고했다. 팀과 함께 일한 것까지 합한 일당이다.”

 

 

 

  나는 꾸벅 인사를 하고 일당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은 뭔가 평소에 느껴볼 수 없었던 감정을 느꼈다. 몸은 죽을 듯이 힘들었지만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뿌듯했다. 내가 워셔 시의 정문으로 들어오자 내가 엠마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엠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엠마에게 단숨에 뛰어갔다. 하지만 가까이서 본 엠마의 얼굴은 그닥 밝지 않았다.

 

 

 

 “엠마, 여기까지 다 나와 있고. 추운데 들어가지.”

 

 

 

 “너 오늘도 일 돕고 온 거야? 몸이 다 상한 것 같은데. 괜찮아?”

 

 

 

 “그럼, 괜찮지. 그리고 나 이제 돕는 거 아냐. 나 이제 이 일 쭉 해보기로 했어.”

 

 

 

  나는 자랑스럽게 말했는데 엠마의 표정은 밝지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내가 말할수록 엠마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져 갔다. 엠마는 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어 보였지만 집에 도착할 때 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엠마에게 물었다.

 

 

 

 “엠마야,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표정이 안 좋아.”

 

 

 

 “아니야.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좀 추워서 그래. 잘 자.”

 

 

 

  나는 엠마에게 너도 잘 들어가라고 말해준 후 그레이스 아주머니네로 들어왔다. 그레이스 아주머니는 저녁 준비도 다 끝내놓으시고 내가 들어오자 나를 서둘러 앉히셨다. 아주머니의 표정도 엠마처럼 그리 밝지는 않으셨다.

 

 

 

 “아주머니, 다녀왔어요. 쪽지 보셨죠? 오늘도 일 나갔다가 왔어,”

 

 

 

 “노아야, 난 네가 걱정된단다. 아버지를 잊기 위해서 지금 일을 하는 거니? 아님 정말 네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 네가 항상 아이 답지 못한 것 같아서 그래. 이렇게 다쳐오기나 하고.”

 

 

 

 “아니에요, 아주머니. 이렇게 돈도 벌어오는 걸요. 물론 처음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잊기 위해 한 거지만, 이제는 즐거워요. 그리고 안 다치게 조심할게요.”

 

 

 

  나는 아주머니가 준비해 놓으신 저녁을 흡입했다. 오전엔 팀 아저씨를 돕고, 오후에는 물자들을 다 배송했는데 한 번도 식사를 하지 않았다. 배 가죽이 등가죽에 붙을 것 같았던 나는 서둘러 식사를 했다. 아주머니께서 그런 나를 안타깝게 쳐다보시는 게 느껴졌지만, 난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도 순식간에 하루가 다 갔다. 내일은 정말 새벽에 나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6시에 나가봐야겠다는 생각. 물론 과일상자를 옮기는 게 훨씬 쉽지만 나는 물자 배송을 더 하고 싶었다. 시장에서 나의 칭찬을 하면 책임자 분은 내가 아서 클라우드의 아들이라고 귀띔을 했다. 그 말을 듣고 싶었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구나.”

 

 

 

  나보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었다. 정말 그랬다. 처음 내가 물자 배송을 하면서 족족 칭찬을 듣자, 책임자 분께서 나에게 말했었다.

 

 

 

 “아버지가 누구라고 했지?”

 

 

 

 “클라우드 호의 항해사이신 아서 클라우드요,”

 

 

 

 “아서 클라우드. 한 번 뵙고 싶은 분이란다.”

 

 

 

  나에겐 아버지가 그냥 남들 다 있는 아버지가 아니다. 아버지가 지금 여기에 안 계셔도 나에게는 아버지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시는 그런 아버지다. 꼭, 보고 싶었다. 아버지를. 그리고 내가 이렇게 있다는 것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오늘은 유난히도 달이 큰 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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