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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강렬한 순정
작가 : 박이다
작품등록일 : 2017.11.23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귀신을 보는 여자, 구영채.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만큼 괴로운 어느 날.
그녀의 눈 앞에 동시에 나타난 청년 윤도하와 귀신 오순정!

6.25전쟁을 겪었다는 구세대 귀신 순정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고 한다. 그 소원만 이룬다면 그 동안 영채를 괴롭히던 모든 귀신들을 데리고 떠나줄테니.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평범하게 살고 싶은 영채의 소원도 이룰 수 있다.

임무 수행을 위해 만나게 된 청년 윤도하.
남자는 '애' 아니면 '개'로 구분하며 남자라면 치를 떨던 그녀였는데......

알면 알수록 이 남자, 너무 멋있다......

 
나도 모르게
작성일 : 17-12-16 14:28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4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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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아니라고 큰 소리 치더니.”

 

 순정이 영채에게 다시 눈을 흘기며 말했다.

 

 “아닌데…… 아니야! 꿈이었다고!”

 

 영채는 당혹함을 감추지 못한 채 순정의 말에 대꾸했다.

 

 “꿈 아닌데.”

 

 고기를 굽던 도하가 영채의 말에 태연히 대답했다.

 

 영채는 순간 얼어버렸다. 꿈이라고 치부하고 잊고 있었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어쩌면 무언가 복잡하게 생각하고 판단해야할 의무에 얽히고 싶지 않아 의도적으로 저 멀리 밀어버린 기억일지도 모른다.

 

 그날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 취하긴 했다. 술에 취한 건지 다른 그 무엇에 취한 건지 몰라도 취한 것은 분명했다. 취하지 않았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으리.

 

 도하의 말대로 영채가 먼저 그에게로 돌진했다. 그리고 맞닿았다. 두 사람의 입술이. 그 이후에 더 깊게 서로의 입술과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꿈이었다면 깨기 싫을 만큼 달콤한 꿈. 그런데 꿈이 아니었다.

 

 “왜 그렇게 굳어있어요? 얼굴도 빨개지고?”

 “굳어있긴요. 제가 뭘…….”

 “그렇게 부끄러우면 당분간은 내가 모른 척할게요.”

 “......”

 “일단 고기부터 먹어요. 고기 먹고 면접 잘 보고 와서 다시 얘기 합시다.”

 

 도하가 찡긋 하고 영채를 보며 환하게 웃어보이고는 영채의 앞 접시에 익은 고기를 올려주었다.

 

 영채의 젓가락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녀의 뇌는 작동을 멈춘 듯했다. 차라리 순정이 없는 자리였다면 이 정도로 불편하지 않았을 텐데. 순정은 여전히 눈을 가늘게 뜬 채 영채와 도하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사실 좀 걱정했었어요. 혹시나 그거 때문에 영채씨가 나 피하는 건 줄 알고.”

 “피한 건 아니에요. 그땐 사정 때문에…….”

 “알아요. 그러니까 영채씨도 불편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네. 그럴게요. 근데....... 오빠.”

 “네?”“이런 말…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사실 지금 옆에 계세요.”

 “옆에요?”

 “귀신님이요.”

 “야!”

 

 옆에 있던 귀신님 순정이 화들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지금 엄청 째려보고 계세요. 질투의 화신이라.”

 “아…….”

 

 도하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그런 얘기는 당분간은…….”

 “네. 그럼 언제 할 수 있어요?”

 “제가 상황 봐서 말씀 드릴게요.”

 “흥. 내가 계속 붙어 다닐 거지롱.”

 

 순정이 놀리듯 말했고 영채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

 

 “나 영채씨한테 보여줄 거 있는데.”

 “뭔데요?”

 

 도하가 자신의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그리고 동영상 하나를 틀어 영채에게 보여주었다.

 

 “와!!”

 

 영채가 탄성을 질렀다. 도하가 틀어준 동영상은 할머니의 국밥집을 촬영한 홍보영상이었다. 보글보글 끓는 먹음직스런 국밥과 깔끔하게 만드는 과정 그리고 할머니의 정겨운 모습까지 보기 좋게 편집되어 있었다. 맛있게 먹으면 밥 한 공기 공짜라는 멘트도 자막으로 넣어놓았다.

 

 “언제 이런 걸 다 했어요?”

 “영채씨가 나 안 만나줄 동안요. 당분간 평일에 시간이 남잖아요. 그렇게 오래 안 걸렸어요.”

 “할머니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하시던데. 촬영은 언제 했어요?”

 “한 3일 전이요. 할머니한테는 제가 비밀로 해달라고 했어요. 놀래켜 주려고.”

 “고마워요. 동영상 진짜 잘 만드셨네.”

 “그럼요. 꽤 실력 있죠.”

 “진짜 고마워요.”

 “조금만 더 손 봐서 내 SNS랑 블로그에 올릴게요. 영채씨도 공유하세요.”

 “네. 취업하면 꼭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기대하고 있을게요.”

 

 도하의 섬세한 마음에 영채는 감동했다.

 

 “못하는 게 없네, 도하씨는.”

 

 순정도 도하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영채와 도하는 일찌감치 헤어졌다. 면접에 대한 생각보다도 영채는 조금 전 도하가 했던 말이 귓전에 뱅뱅 맴돌았다.

 

 면접 잘 보고 와서 다시 얘기 하자던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 영채는 주체 안 되는 심장을 안고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뒹굴뒹굴 거렸다.

 

 “내일 면접 준비나 해.”

 

 영채의 마음을 읽은 듯 순정이 한 마디 했다. 영채가 뜨끔해서 일어나 앉았다.

 

 

 결전의 날 면접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영채는 7시부터 눈을 떴다. 평소보다 화장과 머리 모양에 신경을 썼고 평소에 안 입던 세미정장도 입었다.

 

 일찌감치 영채는 집을 나섰다. 순정도 따라 나섰다. 오랜만에 보는 면접이라 그런지 더 긴장이 되었다.

 

 “뭘 그렇게 긴장 해. 취업해봐야 이제 고생 길 시작인 건데. 마음 편히 먹어.”

 “알았어. 근데 그게 잘 안 돼. 너무 떨려.”

 

 회사에 도착하고 결전의 시간 10분 전. 영채는 여전히 떨고 있었다. 기다리는 10분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11시가 되자 면접관이 영채를 불렀고 면접은 회의실 안에서 1대 1로 진행되었다.

 

 “출근은 언제부터 하실 수 있으세요?”

 “전 당장 가능합니다.”

 “그럼 오늘이 목요일이니까 주말까지 쉬시고 월요일부터 출근 하실 수 있으세요?”

 “네. 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오실 의사가 있으시면 저희도 지원자 더 이상 받지 않고 구영채씨 채용하고 싶은데 어떠세요?”

 “아, 네. 저는 좋습니다.”

 “그럼 월요일에 뵐게요. 9시까지 오시면 됩니다.”

 “네! 감사합니다.”

 

 면접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끝났다. 순정의 말대로 이제 고생의 시작이다. 그래도 영채는 기뻤다. 다시 직장을 가질 수 있게 된 사실은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긴장 많이 하더니 잘했네. 생각보다.”

 

 면접이 끝난 뒤 회사에서 나오면서 순정이 말했다.

 

 “내가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도 안 나.”

 “기억할 필요도 없지 뭐. 이미 잘 됐는데.”

 “맞아. 진짜 다행이다.”

 

 영채는 도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채용됐어요. 월요일부터 오래요.”

 “그래요? 축하해요. 이제 직장인이네요.”

 

 도하가 영채보다 더 기쁘게 대답했다.

 

 “네. 드디어.”

 “기분 좋아보여서 나도 좋네요. 뭐 먹으러 갈래요?”

 “거기요. 그때 갔던 전골집. 나 취직하면 거기서 제가 밥 사기로 했잖아요.”

 “월급 받으면 사요.”

 “그 정도는 지금도 할 수 있어요. 이따 봐요.”

 

 

 약속한 대로 영채와 도하는 그들이 처음 함께 밥을 먹었던 전골 집에서 다시 만났다. 순정은 따라오지 않았다.

 

 “할머니도 영채씨 취직한 거 아세요?”

 “아직 모르세요. 오늘 가서 말씀드려야죠.”

 “걱정 많이 하시더라고요.”

 “할머니 또 괜한 소리 하셨나보네.”

 “걱정하시는 게 당연하죠.”

 “그렇긴 해요. 나한테 티는 직접 못 냈어도 속으로 되게 많이 답답하셨을 거예요.”

 “이제 취직했잖아요. 근데 할머니랑은 언제부터 같이 살았어요? 되게 친해 보이던데.”

 “고2 때부터요. 그 전까진 서울에서 살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부산 할머니 댁에 왔어요.”

 “아…….”

 “고2 때 부모님이 부부 동반 여행 가시다가 버스 전복 사고로 돌아가셨거든요.”

 “아. 그랬군요. 많이 힘들었겠네요, 영채씨.”

 “첨엔 그랬는데 할머니가 힘이 많이 돼주셨어요. 지금도 그렇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뭘요?”

 “나도 영채씨한테 힘이 되고 싶다고요.”

 “아… 지금도 충분히 그러고 계세요.”

 “정말요?”

 “그럼요.”

 

 도하가 밝게 웃었다. 영채도 덩달아 웃었다. 순정은 웃지 못했다.

 

 주인이 전골냄비를 들고 나왔다. 맛있게 끓고 있는 전골을 보며 영채는 작게 박수를 쳤다. 전골집 주인이 영채를 보더니 반갑게 아는 척을 했다.

 

 “어! 취직 했십니까?”

 “네! 저 기억하세요?”

 “예. 그때 백수라고…….”

 “맞아요. 오늘 면접보고 오는 길인데 월요일부터 출근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오늘 한 턱 내려고요.”

 “아이고 축하합니데이. 잠깐만 기다리이소.”

 

 주인은 테이블 위에 반찬을 다 옮겨 놓고 사뿐 사뿐 냉장고로 뛰어가더니 이내 음료수 한 병을 가지고 다시 왔다.

 

 “여기 서비스.”

 “와! 감사합니다!!”

 “약속 했다 아입니까.”

 “감사합니다!”

 

 영채가 밝게 인사한 뒤 밥을 크게 한 숟갈 떠 입에 넣었다. 그리고 아이처럼 천진한 미소를 띤 채 밥을 오물오물 씹어 삼켰다. 도하는 그런 영채의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안 드세요?”

 

 숟가락을 든 채 가만히 미소만 짓고 있는 도하를 보고 영채가 말했다.

 

 “아, 먹어요. 드세요.”

 “네.”

 “영채씨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웃게 돼요.”

 

 국물을 뜨다 말고 도하가 말했다. 입 안을 빵빵하게 채운 채 영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도하를 쳐다보았다.

 

 “잘 웃고 밥도 맛있게 잘 먹으니까. 많이 먹어요.”

 

 도하의 그 말은 영채의 동작을 멈추게 했다. 도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영채의 시선을 모른척하고 전골 국물을 곁들여 맛있게 밥을 떠먹기 시작했다.

 

 영채의 귓가에서 도하의 말이 자꾸만 맴돌았다.

 

 “영채씨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웃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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