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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산채를 접수한다
작성일 : 17-12-16 13:30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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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왕채주 일당이 산채에 당도하자 소식을 들었는지 대낮부터 술상과 음식을 지지고 볶고 준비하느라 아주 생난리도 아니었다.

  산채 내부는 비교적 넓고 튼튼하게 잘 지어져 있었고, 망루는 산채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도 감시하기 좋게 높게 만들어져 있었다.

  산채까지 오는데 중간, 중간 매복과 감시가 소홀함이 없는 것이 제법 기강이 잡혀 있는 듯 했다.

  이래서 왕채주의 산채를 관에서 토벌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여기서도 물론, 뒷거래가 없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크하하하! 모두들 수고했다. 실컷 마셔라!”

  “예! 채주님.”

  “왕채주님. 만세!”

  왕채주의 말에 산채의 녹림도들은 일제히 만세를 외치며 술을 들이부었다. 왕채주는 마석을 불러 귀에다 대고 나지막이 지시했다.

 

  “크흠, 혹시 모르니 감시를 철저히 시켜라.”

  부하들 중에 참지 못하고 달려드는 놈들이 있을까 봐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였다.

 

  “채주님,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 잘 일러두었습니다. 그리고 흐흐흐흐…….”

  “크하하하. 좋아, 좋다.”

  부하의 음흉한 웃음이 뭘 뜻하는지 다 안다는 듯 왕채주는 마석의 잔에 술을 가득 따라주며 호탕하게 웃어 제쳤다.

  부하들과 신나게 술을 마시면서도 억지를 부려 끌고 온, 미색이 뛰어난 표국의 여인들에게 온통 마음을 뺏길 정도로 참기 힘든 왕채주였다.

  주위의 수하들도 혹시나 하며 기대하는 눈치들이었다.

  여흥이 한 참 무르익어 가는 와중에도 이와는 상관없는 자들도 있었으니, 그건 외부경계와 감옥을 지키는 보초들이었다.

 

  “이봐, 이것 좀 먹어보게나.”

  “아니! 이러다 들키면 조장에게 된통 깨지는데…….”

  “오늘 같은 날에 술이 빠질 수는 없지. 그리고 지금 산채 분위기로 봐서는 괜찮으니 슬쩍 한잔 하세.”

  “그, 그럴까!”

  술과 고기를 가져와 슬며시 건네자 입에서 나온 말들과는 다르게 손은 슬금슬금 술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한껏 들뜬 산채의 분위기에 경계를 서던 셋은 별일이야 있겠나 싶어 주위 눈들을 피해 한잔씩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얼마쯤 마셨을까? 한명이 갑자기 픽하고 맥없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뭐야! 이 친구 벌써 취한 건가?”

  “이보게. 정신 차려, 왜 그래!”

  술에 취한 줄 알고 어깨를 잡고 흔들었으나, 힘없이 옆으로 쓰러졌다.

  느낌이 이상해 잡고 있던 술병을 던지고 재빨리 검을 움켜잡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별다른 이상을 못 찾은 보초 둘은 별안간 뒤통수가 근질거리자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감옥 쪽으로 걸어가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둘은 놀라 두 눈을 부릅뜨며 더듬거렸다.

 

  “어어, 저거…….”

  보초의 시선은 감옥에 갇힌 회의를 입은 사내의 치켜든 팔에 고정되었다.

 

  -쉬쉬식

  사내의 눈에 마지막으로 각인된 것은 빠르게 날아든 묵빛의 암기였다. 보초들이 암기에 맞아 쓰러졌음에도 술판에 정신들이 없어 누구하나 눈치 채는 자가 없었다.

  방금 전 암기를 던진 인물이 몇 명의 쟁자수에게 단호하게 하명했다.

 

  “감옥을 부수어라!”

  “예!”

  보검으로도 베기 어려운 자그마치 두께가 무려 한자가 넘는 통나무로 만들어진 감옥을 부수라는 명령은 평범한 쟁자수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무리였다.

  아니, 도저히 따르기 힘든 명령은 어찌 들으면 가서 죽으라는 말과 같아보였다. 그래도 망설임 없이 맨몸으로 부딪쳐갔다.

  아무런 거부 없이 몸을 날린 이들은 쟁자수가 아니라, 밀궁의 일전대 소속 자혼 강시 들이었다.

 

  -콰직, 콰지직

  자혼 강시 둘이 연달아 부딪치자 믿을 수 없게도 두꺼운 나무가 굉음을 내며 쉽게 부러져 나갔고, 떠들썩하던 산채 내부가 찬물을 끼얹진 것처럼 일순간 조용해졌다.

 

  “거기 무슨 일들이냐!”

  “뭣들 하는 거야. 채주님이 한참 즐기시는데 흥을 깨다니!”

  “영병, 이것들이 한참 좋은데 뭐하는 거야!”

  한참 흥에 겨워있던 채주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고개를 돌려 고함을 쳤다.

 산채의 인물들도 한마디씩 하며 채주를 따라 분위기를 망치는 소리가 들린 쪽을 쳐다봤다.

  그곳에는 감옥 안에 고이 있어야할 자들이 어찌된 영문인지 모두 밖으로 나와 서 있는 것이었다.

 

  -파삭

  “이놈들이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아주 곡소리가 나게 맞아야 정신이 들려나. 이썅!”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마석이 신경질적으로 잔을 바닥에 던지고, 널브러진 간수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잘 지키라고 했더니 보나마나 몰래 술을 처먹고 농땡이를 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말 했으면 진즉에 달려와 무릎 꿇고 빌어야 할 놈들이 소식이 깜깜이었다.

  수상함을 느낀 마석은 옆의 부하들에게 눈짓을 했다.

 

  “야, 빨리 가서 놈들을 살펴봐라.”

  “예, 조장님.”

  술맛을 떨어뜨린 놈들에게 혼쭐을 내주려고 씩씩대며 다가간 녹림도들이 오히려 찍소리 한번 내고는 모두 나가 떨어졌다.

 

  -퍽, 퍼버벅, 우직

  “크악, 꽥.”

  “참나아, 저것들도 부하라고 밥 먹여 줬더니, 앞으로 죽는 게 좋다 싶을 정도로 바닥에 굴려주마.”

  약해빠진 쟁자수 놈들에게 당한 부하들의 무능함에 못마땅한 마석이 직접 나섰다.

  어지간히 술을 마셨음에도 흐트러짐이 없는 보폭으로 표국의 쟁자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쟁자수 따위야 충분히 제압하고도 남을 마석의 무공실력을 믿기에, 왕채주는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얼굴로 여인이 건네주는 술잔을 받아 마셨다.

 

  -툭

  마석은 볼썽사납게 바닥에 이마를 대고 쓰러져 있는 놈을 발로 차 옆으로 밀어 버리고 부하들을 이렇게 만든 놈들을 찬찬히 훑어봤다. 그런데 이전과는 다르게 원인 모를 중압감과 함께 불길함이 마석의 뇌리를 스쳐갔다.

  거기에다 십중팔구 두려움과 불안감에 떨고 있어야 할 것들이 전혀 그런 기색 없이 자신을 똑바로 주시하고 있었다.

 

  ‘어째 무공과 거리가 먼 쟁자수 놈들에게서 풍기는 기운이라고 하기엔 예사롭지가 않은데 제길.’

  불길한 느낌이 들어도 채주와 부하들이 보는 앞이라 여기서 그만두면 체면이 안서기에 자신의 애검을 움켜잡았다.

  한낱 기우일거라 치부하고 말을 내뱉었다.

  “퉤엣. 살려 달라고 빌어도 시원찮은 판국에 누구하나 목이 날아가 봐야 정신들을 차리겠냐. 엉!”

  강현은 앞에서 웬 놈이 언제까지 계속 뭐라고 지껄이나 지켜봤다.

  혼자 열을 내며 화를 내더니 대뜸 칼을 빼드는 것이었다.

 

  -스릉

  마석의 허리춤에서 부드러운 쇳소리가 나며 검이 빠져나왔다.

  마석은 앞으로 더 일꾼이 필요하기에 이들 중 하나를 없애려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자신의 애검을 뽑았기에 그냥 넘어 가기엔 이미 늦었다.

  늘어선 자들 중에 죽여도 크게 아쉬울 것 같지 않은 사내 하나를 골라 본보기로 빠르게 검을 사선으로 그었다.

  눈 하나 깜작 않고 검을 맞은 사내는 진명이었다.

 

  -쩡

  “크읍, 뭐야!”

  살과 뼈가 잘리고, 피가 튀어야 당연한데 가로막은 상대의 멀쩡한 팔에서 전혀 엉뚱한 소리를 들은 마석은 황당했다. 오히려 자신의 손아귀가 얼얼했다.

  하마터면 호기롭게 검을 날리다 검을 놓쳐 개망신을 당할 뻔 했다.

  뭔 요상한 수를 썼는지 몰라도 변변찮은 상대에게 자존심이 상한 마석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질렀다.

 

  “이런 씨팔! 이것들이 아주 개 박살을 내주마.”

  곧바로 날카로운 검이 이번엔 무심한 눈빛을 하고 서있는 강현을 노리고 다시 한 번 쇄도했다.

 

  -푸욱

  “쿨럭!”

  마석의 검은 강현에게 다다르지 못하고 허공에서 멈추었다.

 어느새 다가왔는지 모를 가녀린 여인의 손이 마석의 옆구리에 깊게 파고들어가 있었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정신 줄을 놓는 순간 자신을 죽인 무심한 표정의 여인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마석이었다.

  보호본능을 일으킬 만큼 청순한 얼굴의 여인이 한 일이라고는 믿기 힘든 순간이었다.

  재미난 구경거리가 벌어질 거라 내심 기대했던 산채의 녹림도들은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산채에서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고수인 마석이 어이없게 죽임을 당하자 녹림도들은 믿기질 않는 표정이었다.

 

  “어어어, 저거, 저거.”

  순간 당황한 부채주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지만, 명색이 부채주라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뭣들 하는 거냐! 저놈들을 냉큼 잡아서 끌고 와라!”

  부채주의 호통에 정신을 차린 녹림도들은 검, 도, 철퇴를 비롯한 각자의 개성 깊은 무기들을 꺼내 들었다.

  이윽고 험한 표정과 욕설을 지껄이며 쟁자수들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니미럴 것들이 아주 뼈를 가루로 만들어주마.”

  “니미럴, 내 철퇴로 한줌 핏물로 만들어 버리겠다.”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학자풍의 사내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도 전혀, 동요 없이 서있는 쟁자수들을 향해 지시를 내렸다.

 

  “산채를 접수한다. 환선검진을 펼쳐라.”

  “예!”

  욕심을 부린 대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겠다는 생각이었다.

  환선검진이라니, 환선검진은 밀궁 검수들의 최고 검진 중 하나다. 구성원 전원이 초절정고수와 필적하는 무력과 그 이상의 내공을 가진 자혼 강시전대의 검진이었다.

  이들은 중원 무림에서 존재 자체가 금기시되는 마병기였다. 강현이 속한 밀궁의 강시전대는 현재 표국의 쟁자수로 위장해 천마교로 이동 중이었다.

  술사의 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검진의 기본진형이 갖추어졌다.

  비록, 무기가 없어도 강시의 최대 장점인 몸 자체가 무기인지라 적수공권으로도 싸우기에 충분했다.

  검진의 진형이 갖추어지자 이를 알아챈 왕채주의 눈이 부릅떠졌다. 쟁자수가 아니라 검수들인 게 분명했다.

 

  ‘빌어먹을 표국놈들. 꼼수를 쓰다니, 그래 봤자 독안에 든 쥐다.’

  -콰직

  표국의 술수에 단단히 속았다고 짐작한 왕채주는 아끼는 수하가 죽어 나간 것과 더해져 참을 수 없는 분노에 내력이 담긴 주먹으로 술상을 내리쳤다.

 

  “카아악! 계집만 남겨두고 모조리 죽여도 좋다!”

  “다 죽여라!”

  그 와중에도 여인을 챙기는 대단한 왕채주였다.

  채주의 악다구니에 녹림도들은 광분하며 쟁자수들에게 앞 다투어 달려들기 시작했다.

  일대일 비무가 아닌 다수간의 접전임에도 녹림도들은 검진에 관해 문외한인지 아니면, 머릿수를 믿고 이 정도는 문제없다고 작정했는지 그대로 맞닥뜨렸다.

  경공술을 펼치며 맨 먼저 도착한 사내가 호기롭게 선두에 선 민경을 제쳐두고 뒤쪽의 강현에게 검을 찔러갔다.

 

  “에잇, 씨파 죽어라.”

  -쉬이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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