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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ANTI(안티)
작가 : 고전부
작품등록일 : 2017.10.30

한 독자의 초대장을 받고 일본 오사카로 간 작가 '시호'. 그곳에서 '시호'의 소설 속 장면과 똑같은 살인이 벌어진다.

 
Epilogue. 매드 독
작성일 : 17-12-16 13:03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2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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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logue - 매드 독

 

 

 꽤나 오래 전 일이었다. 수연이 형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수연은 그 기억을, 결코 잃지 못했다.

 

 *

 

 총소리가 들렸다. 어느 쪽일까. 총은 두 개일 텐데. 당연히 범인이겠지. 그렇다면 상대는….

 

 수연은 의식이 잃어가던 찰나였다. 정확히 발목과 오른쪽 어깨. 두 발의 총을 맞았다. 치명상은 피했지만 출혈이 상당했다. 여태껏 버틴 게 기적일 정도로 수연은 강한 정신력을 보이고 있었다. 그만큼 범인을 잡아야겠다는 집념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수연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총소리는 매우 가까웠다. 아마 조금만 걸어가도 닿을 거리에 있다고 수연은 생각했다. 그리고 수연이 마주하는 건 결국, 시체일까. 수연은 부정이라도 하듯 세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는 더욱 보폭을 넓히며 걸음을 떼었다. 시신을 보는 건 수연에겐 일상과도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 일상이라는 것에 수연은 좀처럼 면역이 되지 않았다. 항상 견디기 힘든 고역이라고 여겨왔다.

 

 생판 모르는 남의 시체를 보는 것도 그렇게 역겹고 힘든 일인데 하물며 우리 편의 사람인 시체를 보는 일은 오죽할까. 아. 물론, 완전히 우리 편이라 하기엔 아직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번잡한 생각이 오갈 때 수연의 무전이 울렸다.

 

 “휴우카 형사. 내 말 들리나. 휴우카 형사.”

 “네. 경위님.”

 

 수연이 오른손으로 무전을 들고 왼쪽 손으로는 오른쪽 어깨의 출혈을 막으며 힘겹게 대답했다.

 

 “몸은 괜찮은 건가? 총을 두 군데나 맞았다고….”

 

 말이 씹혀 들어갔다. 전파가 잘 통하지 않았다. 아마도 수연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네. 괜찮습니다. 문제없습니다.”

 “그만하면 됐어. 이제 나와. 밖에 우리 경시청 형사들이 전부 포위하고 있으니 쉽게 도망가지 못할 거야.”

 “하지만…하지만 총성이….”

 

 발목과 어깨. 참을 수 없이 고통이 일었다. 수연은 나지막하게 신음을 뱉었다. 그리고는 저릿한 한쪽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휴우카 형사! 명령을 어기는 건가? 내 말 들어!”

 “하지만 그렇게 되면….”

 “휴우카!”

 “신페이 탐정이….”

 

 수연이 최면에 걸린 듯 일직선으로 걷다 검은 벽을 잡고 모퉁이를 돌았을 때였다. 수연의 눈앞에 두 명의 사람 형태가 보였다. 그리고 동시에, 무전이 끊겼다.

 

 “신…페이?”

 

 수연은 더 가까이 다가가려 했다. 몸이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지만 수연은 바로 앞에서 확인을 해야만 했다. 좀처럼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으니까.

 

 “엉망이네요, 형사님.”

 

 수연을 본 도연이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제 발 앞에 이마에 총구가 난 채로 쓰러져 있는 범인을 지그시 바라보며.

 

 “…몸싸움이 있었던 거야?”

 “…아뇨.”

 “범인이 너를…죽이려 했나? 이성을 잃고 달려든 건가?”

 “…아뇨.”

 “그럼…두려움을 못 이겨서 자살을 한 건가?”

 “…아뇨.”

 

 도연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연이어 수연의 말을 부정했다. 도연이 의연한 대답을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수연과는 달리, 도연은 평정을 유지했다.

 

 “보면 알 수 있잖아요. 범인의 주머니에 총이 고스란히 들어있어요. 사용된 건, 제 총이에요.”

 

 도연의 말에 수연이 결국 버티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빤히 앞을 응시했다. 손바닥으로 상체를 지탱했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이 만져졌다. 더불어, 아직 뜨거운 범인의 피까지도.

 

 “홧김에 그런 거지? 범인이 뭔가 모욕적인 말을 한 거지?”

 “홧김이라….”

 

 도연은 희미하게 빛이 새는 건물 모서리를 바라보며 낮게 읊조렸다. 정당함이란 막이 도연을 둘러싸고 있는 듯 보였다. 오직, 도연이 만들어 낸.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냥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죽인 것뿐이니까요.”

 

 수연이 고개를 틀었다. 도무지 이해할 없는 행동이었다. 무엇보다 도연은 탐정이었다. 수연과 도연 모두 범인을 검거하는 일을 한다고 하지만 함부로 사람을 죽여선 안됐다. 설사 집행을 하루 앞둔 사형수라 하더라도.

 

 그들과, 똑같아져선 안 되니까.

 

 “너 탐정 아냐?”

 “맞죠. 그것도 꽤 유능한.”

 “그런데 어떻게 사람을 죽여. 더군다나 아직 체포도 되지 않은 범인을 함부로….”

 “이런 쓰레기같은 사람이 절 인정하려 들지 않잖아요. 내 명성이 거품이라나 뭐라나.”

 

 수연은 제 귀를 의심했다. 흡사 어린아이의 투정과도 가까운 도연의 말. 그게, 도연이 살인을 저지른 동기였다.

 

 “형사님 같은 사람들은 절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

 “이건 끊임없이 우월의식에 도취되어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니까.”

 “…….”

 “특히나 이렇게 같잖은 것들이 주제도 모르고 까불 때면….”

 

 도연이 발끝으로 시체를 건드리며 말했다.

 

 “정말…참을 수가 없어서….”

 

 광기가 서린 눈을 한 도연이 시체의 배를 세게 짓밟으며 말했다. 이미 숨이 빠져가는 폐가 더욱 납작해지는 소리가 들렸다. 수연은 도연의 눈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극한의 상황에 몰린 수많은 살인자들의 눈….

 

 도연도 그와, 다를 바 없었다.

 

 “내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내가 남들과 다르게 얼마나 뛰어난지, 이딴 쓰레기 같은 것들하고는 감히 견주지도 못할 만큼…얼마나, 위대한지.”

 “…….”

 “…형사님은 아시죠? 이미 절 인정하고 계시잖아요.”

 “…….”

 “이번 사건도 제가 해결한 거잖아요. 제 추리로 이 새끼가 범인인 걸 알아낸 거잖아요. 무능력한 건 오히려…멍청한 그쪽 들이잖아요.”

 

 이다지도 겁에 질린 적이 있던가. 고작 스무 살 남짓한 여자에게. 수연은 필사적으로 몸을 지탱하려 애쓰며 멍하니 도연을 올려다보았다. 식은땀이 나면서 몸이 자꾸만 기울고 있었다. 이미 한계 수치를 넘은 과다한 출혈 때문이었다.

 

 “도움을 받은 건 그쪽 들이잖아요.”

 “…….”

 “무시를 당해야 되는 건 내가 아니야.”

 “…….”

 “모두가 날 우러러봐야해. 모두가 날 동경해야 해. 모두가 내 앞에…머리를 숙여야 된다고.”

 “…….”

 “그러지 않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나아.”

 

 최면에 걸린 듯 도연이 혼잣말을 이어서 하기 시작했다. 수연의 눈앞은 점차 흐려졌다. 이내, 도연이 보이지 않았다.

 

 “여태껏 내가….”

 

 수연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죽인 사람들처럼.”

 

 도연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듣지 못한 채로.

 

 

 ANTI.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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