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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BONDSMAN
작가 : 어름산이
작품등록일 : 2017.12.9

마법과 도술 그리고 괴물들이 나타난 가까운 미래의 지구.
괴물들을 비롯해 돈이 되는 것들이라면 해결해주는 ‘선수’들이 생겨났다.
선수로 생활하는 이리에게 오랜 친구 페이가 갑자기 나타나고,
기꺼이 그녀의 일을 돕지만 점점 위험한 일에 휘말려 가는데.

 
본즈맨 15화
작성일 : 17-12-16 11:32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7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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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화

 

 

 우아한 외모의 여자가 천천히 두 여자에게 손을 내밀었다.

 

 “요정 청련화의 주인, 수리라고 합니다. 두 분 모두 삼목 어르신에게 이야기는 들으셨죠? 자리에 앉아 계시면 말씀해드리겠습니다.”

 

 얼떨결에 이리와 페이가 수리의 손을 잡았다. 눈웃음을 친 수리가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녀의 푸른 피부가 인상적이다. 도깨비이다.

 

 수리의 안내에 삼목이 구석진 자리에 앉자 페이가 주위를 둘러봤다.

 

 회의를 시작하려는 모양인지 여러 사람들이 앉아있다. 그중 언제 온 것인지 화월과 녹호도 자리에 착석해있다.

 

 “신기한 도술이네.”

 

 난생 처음 보는 도술이었다. 그런 것이 있다고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자리에 앉은 삼목은 다시 거죽때기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이리는 페이의 옆에 앉아 턱을 매만졌다. 수리는 마치 자신들이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했다. 이미 말이 맞춰진 것이다. 결국 자신들이 이들을 돕는 것에 대해 선택권이 없다.

 

 이들이 목숨을 구해주긴 했지만 아군이라고 확정할 수도 없다. 그녀가 눈을 빛냈다. 여차하면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전에, 삼목이 언급했던 명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런 괴상한 곳과 페이는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이리가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을 때 방문이 열리면서 두 사람이 들어왔다. 동시에 그녀가 웃음을 뿜었다.

 

 먼저 들어온 여자는, 아니 남자는 안으로 우아하게 들어왔다. 또각거리는 힐의 굽 소리가 방안으로 울려 퍼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단 번에 그에게로 집중됐다.

 

 “어머. 이 짐승들 눈빛 좀 봐. 못살아 증말.”

 

 목까지 내려오는 웨이브 진 머리가 찰랑거렸다. 그가 윙크하자 황급하게 남자들이 눈을 돌렸다.

 

 “부끄럼타긴. 귀염둥이들─”

 

 

 멜빵을 한 번 튕기며 맨 앞자리에 앉았다. 하이웨스트 멜빵 스커트에 스타킹, 그리고 힐이라니. 도무지 정체를 알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의 뒤로 들어온 남자는 차가운 인상이었다. 앞서 들어온 남자와는 달리 정장을 빼입고 고개를 빳빳이 들었다. 수리가 다가서자 악수를 나눴다. 동시에 방안의 조명이 꺼진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과 이렇게 교류하게 되어 정부에서도 기뻐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의 요원 자칼입니다. 그런데─”

 

 자칼의 눈이 이리와 페이를 향했다.

 

 “보지 못했던 분들도 계시는군요. 이곳의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국정원이라는 말에 두 여자의 얼굴이 각자 다른 이유로 굳었다. 비밀스러운 곳이라 하지 않았나? 어찌 저 사람들이 이곳에 있는 것일까.

 

 “저희를 도와주실 분들이랍니다.”“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돗가비 장터로 발을 들인 사람들은 모두 자격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이 정부에서 오신 것이라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어요.”

 

 불쾌함을 표출하는 자칼의 말에 수리가 단호하게 대처했다. 일찍이 삼목은 그들이 쓰러진 밤에, 저이들은 분명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 하였다.

 

 “알겠습니다.”

 

 마지못해 자칼이 수긍했다. 선수나 범죄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들이건만. 여기는 정부의 영향에서 벗어난 곳이다. 자신들 역시 거래를 하고자 왔으니 이들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다.

 

 “여러분들의 요청에 따라 저희의 요원들과 장비를 제공하여 지하에서 몰려오는 위협을 차단하고자 합니다.”

 

 저게 도대체 뭔 소리야? 페이가 이리를 쳐다봤다. 그러나 그녀 역시 아는 것이 전무하다.

 

 “그곳의 길을 알고 있는 길잡이와 이곳의 병력과 함께 지하의 미궁으로 침입, 지하 깊숙이 자리 잡은 무엇인가를 제거 후, 다시 복귀하는 것입니다.”

 

 자칼이 삼목을 바라보자 삼목이 지팡이를 짚고 앞으로 나섰다.

 

 “여기서 처음 듣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삼목의 목소리가 울리자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두 눈은 이리와 페이를 향해있다.

 

 “이곳의 아래에는 고대의 미궁이 잠들어있다. 그대들이 모르는 이야기지. 오래 전부터 우리는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하여 조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역사에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들이었다. 허나, 탐사도중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렸다. 지하에서 튀어나오는 것들은 이곳에 위협을 끼친다. 그 위험을 제거하고자 가장 뛰어난 인력인 그대들을 차출한 것이다.”

 

 주변이 술렁였다. 페이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눈을 뜨고만 있었다. 이리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파악이 되었다.

 

 저들이 다시 은밀하게 바깥과 교류를 시작한 이유. 지하에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힘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니 정부와 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이 이런 일에 낄 이유가 없다. 숨기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대들을 이끌 수장은 녹호가 될 것이다.”

 

 지명된 녹호가 앞으로 나오며 자칼과 악수를 나눴다. 그가 돗가비 장터의 사람들의 대표로 이끌 것이고 자칼은 정부의 요원들의 책임자로써 서로 협력하며 움직일 것이다.

 

 “저희는 지하에 있는 곳을 세 단계로 나누어 부릅니다. 내려가서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은 바로 수로입니다.”

 

 그가 손에 들린 리모컨을 조작하자 벽면에 사진들이 비추기 시작했다. 옛 시대의 물건이다.

 

 “언제 지어진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진입 시, 제일 먼저 나오는 곳이 이 수로입니다. 이곳에는 지저인이라 부르는 종족이 살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적대적이죠. 이곳을 따라서 이동하면 커다란 다리가 나오고, 그 다리를 넘으면 바로 이곳이 나옵니다.”

 

 흐릿하게 찍힌 사진 속엔 무너진 동굴의 벽면이 보였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토굴이 시작되고, 지저인들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그러나 이곳 역시 정체모를 생물체들이 득실거려 안전하지 않습니다. 또한 토굴은 개미굴처럼 복잡하여 수십 개의 통로로 나눠지고 합쳐져 길을 정확하게 들어야 합니다.”

 

 사진들 속으로 온통 진균류와 괴상하게 생긴 곤충들이 가득이다. 그 모습에 페이가 혀를 내밀었다.

 

 “우웩, 싫어.”

 “그리고 이 통로를 지나면 무너져 내린 토굴의 끝이 나옵니다. 이곳이 바로 저희의 목적지, 미궁입니다.”

 

 사진이 바뀌었다. 수많은 다리들이 즐비하고, 그 다리들은 아래로, 또 아래로 향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저희가 진입한 곳은 여기까지가 마지막입니다. 그 후로 무엇이 있는지 알아낸 것은… 없습니다.”

 

 녹호가 머뭇거렸다. 살아 돌아온 길잡이는 정신에 이상이 생겨 온전치 못했다. 무슨 위협이 있을 지도 모른다. 알아내려고 했으나 공포에 질려 정신이 붕괴된 상태였다.

 

 “저곳에 죽어야 할 것이 있다.”

 

 자리에 다시 앉아있던 삼목이 말을 꺼냈다.

 

 “거대한 것이다. 그것을 죽여라. 그것은 저 미궁의 지하, 바닥에 있다.”

 

 말을 마친 삼목이 두 여자를 바라봤다.

 

 ‘그것을 죽이고 그것이 품고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오라. 그것이 그대들이 해야 할 일이다. 반드시 가지고 와야 한다. 그대들이 찾는 물건의 행방을 정확히 알려주겠다.’

 

 머릿속에 삼목의 진언이 울리자 깜짝 놀라 그를 바라봤다. 페이는 하마터면 자리에서 일어날 뻔했다.

 

 두 여자가 당황하여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회의는 어느새 끝이 났다. 방에 불이 켜지고 모두가 말을 나누면서 준비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어디에도 삼목은 보이지 않았다.

 

 “나 진짜 소름 돋았다니까? 그런 도술은 처음이야, 정말로!”

 “아직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아.”

 

 점점 알 수 없는 이상한 일들에 휘말려가고 있다. 삼목이 보여줬던 미래에 페이는 없다. 이런 일을 하는 것이 맞을까.

 

 자신은 원치 않건만, 세상이 그녀의 등을 미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거기 예쁜이들!”

 

 두 여자가 뒤를 도니 좀 전의 괴상한 남자가 자신들을 향해 다가왔다. 짙은 화장 속에 걸린 미소가 함박이다.

 

 “솔직히 너희들 보고 놀랐어. 수리 씨도 예쁘지만, 너희는 좀 더 탱글탱글 하잖아? 반가워. 난 에이트야. 언니라고 불러주면 더 좋고. 저 잘생긴 양반의 경호를 맡고 있어.”

 

 에이트가 두터운 손을 내밀었다. 얼떨결에 손을 내민 이리의 팔이 마구 흔들렸다.

 

 “참나. 여긴 정말 이상한 곳이라니까. 난 페이야! 얘는 내 친구 이리. 근데 언니 패션 센스 괜찮네?”“오홍홍, 계집애가 보는 눈이 있구나? 이거 다 명품이거든.”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다. 정신이 아찔해진 이리가 머리를 흔들었다. 에이트.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정체가 떠오르자 이리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그녀의 기억에 에이트는 하나뿐이다.

 

 그리고 사진으로 봤던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다.

 

 “선수 에이트?”

 “쳇, 알아보는구나? 화장을 두껍게 해도 이러네. 선수라고 부르지는 마. 잠깐 했던 일일 뿐이야. 지금은 보다시피 경호원이라구. 듣자하니 철혈이라고 불리던데?”

 “그쪽이야말로 그렇게 부르지 마.”

 

 에이트가 입을 가리며 웃었다. 최근 몇 년간 그의 귀로 들려오던 이름 중 하나였다. 철혈 이리. 혹은 싸가지 이리. 듣기만 했던 여자를 앞에서 보니 기분이 색다르다.

 

 “아는 사이야?”

 “아니. 저 사람 꽤 유명해.”

 

 특수부대원 출신의 화려한 경력을 지닌 선수. 그가 도맡은 임무들 중 불가능에 가까운 것들도 즐비했지만 매번 성공하고 살아 돌아온 전대미문의 선수. 그가 바로 에이트다.

 

 그리고 그 시절엔 여장을 하지 않았다. 짧은 머리에 말이 없던 것으로 유명한 에이트였다. 그런 그가 여장을 하고 있으니, 세상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다.

 

 “에이트. 여긴 사교모임이 아니야.”

 

 에이트의 뒤로 자칼이 다가왔다.

 

 “당신 같은 선수들이 왜 여기 있는지 알 수가 없군요.”“참나. 말하는 싸가지 봐. 당신 경호원으로 있는 에이트는 괜찮고?”

 

 페이의 지명에 에이트가 눈을 크게 떴다. 그의 속눈썹이 파들파들 떨렸다. 갑자기 자기 이름이 왜 나온단 말인가.

 

 “어쩔 수 없이 같이 일하게 됐지만, 부디 입조심 하시길. 일이 끝난 뒤에 조금이라도 누설했다간 정부가 당신을 추격할 겁니다.”

 

 보자마자 협박이라니. 페이가 코웃음을 쳤다.

 

 “난 원래 경찰이랑도 사이가 안 좋아서. 조심해. 당신 그러다 훅 갈 수도 있어.”

 

 페이가 이를 보이고 웃었다.

 

 “같이 일하게 될 분들끼리 말이 험악하시군요. 이곳에서 여러분들의 힘을 과시할 곳은 없답니다. 여러분들이 어디에 와있는지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수리의 중재에 자칼이 그녀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문으로 향하는 자칼의 표정에서 불쾌함이 드러났다.

 

 “예쁜이들! 만난 것도 인연인데 다음에 같이 쇼핑가자! 이 언니가 다 사줄게─”

 “그래요! 디저트랑 밥도 언니가 사는 걸로!”

 

 두 남자가 회의실에서 나가고 수리가 두 여자의 손을 잡았다.

 

 “저 두 사람. 다시 봐도 참 안 어울리는 조합이죠? 하아, 이렇게 막무가내로 일을 맡겨서 미안해요. 화월에게 이야기는 들었어요. 여러분들이 이번 일을 끝내면 각자 오천만 원씩 드릴게요. 괜찮을까요?”

 

 오천만 원이라는 액수에 페이의 눈이 빛났다.

 

 “그럼요! 안 그래도 도와주면 서로 친구도 될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했어요. 에이트라는 저 언니도 만났잖아. 이게 돈을 보고 움직인 건 아닌데. 그치 이리야?”

 “참나.”

 

 이리가 헛웃음을 쳤다. 아마 자신이 반대하더라도 페이는 기어코 혼자라도 하려고 들 것이다. 그녀의 물건을 찾는다면 더 이상 위험한 일은 그만뒀으면 했다.

 

 그러나 삼목이 보여준 미래가 자꾸 거슬렸다. 하지만 운명은 자신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라 했다.

 

 그녀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자신의 미래엔 반드시 페이가 옆에 있어야 한다. 그런 미래를 만들 것이다.

 

 

 ***

 

 

 날이 밝았다. 지하로 내려가기로 한 인원들이 모두 모였다. 정부의 요원들은 자칼을 제외한 채 전부 복면을 쓰고 부동자세로 대기했다. 저 멀리서 요원들 사이에 있는 에이트도 보였다.

 

 “언니, 전투복으로 바꿔 입었네?”

 “어때? 그래도 방탄 레깅스에 고품질 워커야. 요 퍼자켓이 포인트구. 또 저 양반이 눈치주네. 이따 보자 예쁜이─”

 

 에이트가 페이의 어깨를 툭 치자 페이의 입이 벌어졌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

 

 “오셨군요. 페이 씨는 좀… 아파 보이는군요.”

 

 녹호가 두 여자에게 다가오며 아는 체를 해왔다. 두 여자는 총을 든 것을 제외하고 달라진 것이 없다. 하기야, 몸만 왔으니 준비할 것도 없었을 것이다.

 

 “따로 필요하신 것은 없으십니까? 생각보다 시간이 좀 남으니 그 안에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여기에서 드론을 다루진 않을 것 아냐. 그럼 난 필요 없어요. 이리 넌?”

 

 페이가 어깨를 으쓱였다.

 

 “많아. 연막탄, 수류탄, 컴뱃 나이프, 내 몸에 맞는 슈트. 그리고 예쁜 코트.”

 “연막탄과 수류, 나이프는 정부쪽에서 준비해뒀습니다. 다만 슈트가 있을지 모르겠군요.”

 “그게 제일 중요해.”

 

 이리가 팔을 들었다. 슈트도 망가지고 외투도 엉망이 된 탓에 화월의 롱 패딩을 입고 있다. 이래서야 전투에서 방해가 될 뿐이다. 그리고 뭣보다.

 

 그녀가 에이트를 째려봤다. 저런 남자에게 지고싶지 않다.

 

 “코트보단 지금 입고 계신 롱 패딩이 낫지 않습니까? 아래는 많이 추울 겁니다.”

 “코트.”

 “아─ 예. 알겠습니다. 단호하시군요. 물어보고 오겠습니다.”

 

 녹호가 후다닥 뛰어갔다. 페이는 그 모습에 귀엽다며 조잘댔다. 생각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인데 어찌 부려먹기만 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좋은 사람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녹호가 슈트 한 벌을 들고 왔다. 숨을 헐떡이는 것을 보니 급하게 온 모양이다.

 

 “생각보다 저 친구가 준비성이 철저해서 다행입니다. 정부의 전투요원에게만 지급되는 것이라고 꽤 좋은 품질이라고 하더군요. 수축성도 좋고 체온유지도 괜찮은 물건이라 합니다. 드론은 없다고 하네요. 페이 씨 것도 구해다 줄까요?”

 “헤헤, 아니. 난 쫄쫄이 입는 거 싫거든요.”

 “알겠습니다. 연막탄부터 장구류, 탄환까지 모두 저들의 수례에 있으니 이따가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코트도 하나 준비했습니다. 저기 화장실이 있으니 갈아입고 오시죠.”

 

 이리가 슈트를 받아들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달려가는 이리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다.

 

 “쟤 또 저러네. 물건이 마음에 드나 봐요. 그나저나 아저씨 사람 참 괜찮은데. 여자 친구 있어요?”“여자 친구는 아직 없습니다.”

 

 녹호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좋은 애인이 될 것 같은데. 관심 있어서 하는 소리는 아녜요. 대충 각도 보이는 것 같고. 화월 언니는 안 보이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화월 씨는─ 그러니까, 일이 바빠서 다시 남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요? 안타깝다. 그쵸? 보니까 화월 언니도 슬슬 결혼할 때가 된 것 같구─ 아는 사람 소개나 시켜줄까 봐.”

 

 페이가 녹호를 놀리며 떠드는 사이에 슈트를 입은 이리가 나타났다.

 

 “어때?”

 

 기세등등한 이리가 허리에 팔을 올리며 말했다. 기존에 입었던 것보다 더 탄탄하고 고품질의 물건이라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이리가 가슴을 내밀자 그녀의 몸매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넌 뭘 입어도 예뻐, 이년아. 슬슬 출발할 때 됐으니까 가자.”

 “그래!”

 

 수례에서 장구류의 착용까지 끝마치자 그들이 모여 있는 공터의 끝에서 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떠한 도술적인 힘이 가미가 된 것인지는 모르나 분명 그 전까지는 평범한 동굴 벽이었다. 녹호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는 자신의 대원들과 함께 앞장서서 들어갔다.

 

 “떨린다. 롤러코스터 꼭대기로 올라가는 기분이야!”

 

 페이가 이리의 팔을 잡고 문으로 향했다. 그 아래로 완만한 경사의 길들이 나있다. 길은 생각보다 넓어 불편할 것 같지는 않았다.

 

 신이 난 페이가 앞장서서 나아갔다. 이리는 들어가기 전에 뒤를 돌아봤다. 마음에 드는 슈트를 입고 들뜬 것도 잠시, 불안감이 그녀를 엄습했다.

 

 “빨리와 이년아!”

 

 앞서 나간 페이가 소리쳤다. 그녀의 목소리가 가득 울렸다.

 

 “가.”

 

 이리도 페이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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