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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무사가 아름답다
작가 : 갈릴레오와
작품등록일 : 2017.12.5

여러 왕국들이 자리잡은 혼란의 시대. 특히 사이가 좋지 않은 륜왕국과 융왕국.
평화의 시간도 잠시.혹시라도 모를 융왕국의 국경 침략에 대비해 륜왕국은 각 가문의 남자들에게 징집명령을 내린다.
어느날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린 오빠. 병약한 남동생을 대신해 선유가 남장을 한 채 징집명령에 따르기로 한다

 
13. 왜 그래 같은 남자끼리
작성일 : 17-12-16 11:15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5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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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원근아!!!”

 

 그제야. 다급한 선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어서! 정신 차려. 도망가야 해.”

 

 -위윙.

 

 벌의 소리에 다시 눈을 찔끔 감은 원근. 결국 선유가 원근의 손을 잡고 강가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은 멍한 그의 힘이 더 강한 건지. 선유의 힘껏 힘을 주어도 그 속도가 빠르지 못했다.

 결국 후한이 다른 원근의 손을 잡고 달리자.

 

 “어서! ”

 

 그제야 정신이 좀 더 명확해지자 원근이 달리기 시작했다. 후한의 속도에 더해 원근의 속도가 더해져 다 빨라진 속도.

 결국 원근의 손을 잡고 있는 선유까지 뛰어가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강가에 도착하자. 웃통을 벗은 남자들이 서로 서로 법석이다.

 강물 속에서 고개만 빼내고 있는 남자들. 그 중엔 다급함에 차마 옷을 입은 채로 그대로 강 속으로 뛰어든 자들도 있어 강물은 남자들로 북적였다.

 그래도 이들은 벌이 쫓아오는 다급함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여유를 찾아가고 있었다.

 

 이제는 쫓아오지 않겠지. 후한은 강 속으로 뛰어들기 전 멈추려고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이미 속도를 멈추지 못한 원근이 결국 강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의 양 손을 잡고 있던 후한마저 강 속으로 빠졌다. 선유가 얼른 잡고 있던 원근의 손을 놓았다.

 아슬아슬하게 강가 근처에서 멈춰선 선유.

 그대로 발끝이 중심을 잡으며 힘껏 강가 끝에서 멈췄다.

 

 안 돼. 이렇게 강에 빠지면..옷이 젖을 텐데. 헉.들킬지도 몰라. 내가 여자라는 거. 안 돼.

 

 절대 강 속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두 팔을 휘저었다.

 

 자신도 강 속에 빠지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왕 빠진 거 어쩌겠는가.

 후한이 이미 난 늦었다며 차라리 여유가 생겨 아슬아슬하게 강기슭에 매달리듯 서 있는 선유를 쳐다보았다.

 

 포기하면 차라리 나을 텐데..쯧쯧 저 녀석.

 

 팔을 여러 번 휘젓다 후..겨우 중심을 잡고 강에 빠지지 않은 채 멈춘 몸.

 허리가 앞으로 숙여졌다 뒤로 펴졌다를 반복한 선유가 다행히 강으로는 빠지지 않았다.

 

 휴....

 

 하지만 그것도 잠시.

 

 “비켜!!!!”

 

 학술이 달려오는 그 힘에 결국 선유가 뒤로 밀려 강으로 떨어졌다.

 

 -첨벙!

 

 달려오는 학술과 멈춰 서 있던 선유의 무게까지 더해져 그야 말로 큰 소리를 내며 강 속으로 빠졌다.

 물기둥이 솟아오르자 잠시 여유를 가지던 남자들의 이목이 모두 선유와 학술이 빠진 쪽으로 쏠렸다.

 

 “푸하!!!!”

 

 잠시 후 학술이 머리를 풀어헤치며 물속에서 올라왔다.

 

 “힉!! 뒤질 뻔 했네. 진짜.”

 

 숨을 몰아쉬며 코와 입으로 연신 물을 뿜어내며 수영을 하며 주변을 살폈다.

 

 “형님. 형님은 어딨지?”

 

 “나..여기 있다.”

 

 “푸하..괜찮으세요?”

 

 한동안 물속에서 있던 칠표가 가만히 안 두겠다며 눈에 불을 켰다.

 

 “그러게 연습을 하랬더니 왜 벌집을 건드려. 그것도 말벌을.”

 

 “누가 알고 그랬나요. 먼가 있길래. 거슬려서 치워버린다고 한 것이.

 

 “아휴..진짜 저거 저거.”

 

 “어?...아가씨...아가씨...”

 

 원근은 아무리 둘러봐도 빠진 선유가 보이지 않았다.

 

 “어? 진짜 어디로 간 거지?”

 

  강이 그리 깊은 편도 아닌데 이렇게 나오지 않을 리가 없다.

 저 멀리서 두리번거리며 자신을 찾는 원근이 연신 아가씨를 부르고 있었다.

 강기슭 구석진 곳으로 겨우 간 선유가 가슴을 두 손으로 가렸다.

 

 “아..정말 자꾸 왜 저렇게 불러. 원근아 원근아...”

 

 혹시라도 다른 이들이 볼까 크게 소리도 못 지르고 혼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선유. 가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섰다.

 

 “원군아!”

 

 “그렇게 부른다고 들릴까. 아. 가. 씨.”

 

 힉! 놀라서 돌아보니 어느새 후한이 강가로 나와 옷을 비틀어 물을 짜내고 있었다.

 

 “금..방 뭐랬....어?”

 

 “뭐?”

 

 “나 보고 뭐랬..”

 

 “아가씨? ”

 

 놀란 선유가 얼른 후한의 입을 막으려고 했지만 물에 젖은 옷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겨우 겨울 발을 바닥에 딛고 나가려던 선유가 결국 다시 돌부리에 넘어져 첨벙 물에 빠졌다.

 물에서 나온 선유. 정신이 없어 무방비 상태로 일어나다 결국 물에 젖은 옷이 그녀의 가슴과 몸에 달라붙었다.

 

 “어푸어푸”

 

 결국. 머리도 풀려버리자 . 머리를 다시 쓸어 넘겨 묶으려다 이내 무방비 상태의 자신의 가슴을 인지했다.

 서둘러 가슴을 두 손으로 엑스자로 그려 막았지만 늦었다.

 

 다 ...본 건가...

 

 선유가 후한을 보자 그렇다며 여유롭게 그가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설마....아니라고 해줘..

 

 “저기..혹시 다 본 ...거...”

 

 “본 건 지금이 처음이고.”

 

 “힉!”

 

 선유가 가슴 쪽을 한 치의 틈도 보이지 않을 만큼 가렸다. 그렇다고 너무 대놓고 봤다고 하는 건 뭐야.

  눈이 옆으로 길어지며 째려보듯 보았다.

 

 “사실 아까 구했을 때. 물속에서 정신 못 차렸던 거 기억 안나?”

 

 아....방금 전 학술에게 밀려 같이 강 속으로 빠졌을 때. 그 힘의 충격에 잠시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그 순간. 누군가가 선유의 목과 팔을 가로질러 끌고서 물 밖으로 나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원근이...인 줄 알았는데.....”

 

 “아니. 그게 나야. 널 물속에서 이렇게!”

 

 후한이 선유를 안 듯이 끌고 한 손으로 이끌고 나온 모양을 보여주자.

 

 “그만해!...변태...정말. 대놓고.”

 

 “어허..이거야 말로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 놓으란 격이네.”

 

 “아니...그게 아니라...”

 

 맞는 말이긴 하다. 물에 빠진 충격에 잠시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그때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구해서 저 남자들이 많은 틈 속에서 정신 차리라고 . 혹시라도 물에 젖은 옷이라도 벗겼다면.

 생각만으로 끔찍했다. 선유가 머리를 감싸 쥐며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했다.

 

 “지금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지금 저기 너 친구가 널 자꾸 찾는데.”

 

 원근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자꾸 아가씨라고 부르며 선유를 찾고 있었다.

 지금이야 남자들이 정신이 없어서 과가 하는 소리를 못 들었다고 해도. 저리 두어서는 안 된다.

 

 “워언근은아..아아...”

 

 큰 소리로 부르려다 자신 쪽으로 볼 다른 남자들의 시선에 혹여나 많은 이들에게 여자인 걸 들킬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잠깐. 이리로.”

 

 손가락으로 자신을 부르는 후한을 다시 못마땅하게 눈이 옆으로 길어지며 보았다.

 

 뭐야. 이젠 대놓고.

 

 “안 오면 안 될 텐데.. 저기 있는 시커먼 남자들이 다 봐도 괜찮다면야 ”

 

 “아..아..니. 잠시만..”

 

 선유가 서둘러 강에서 나오려고 했지만 물에 젖은 옷이 그 무게감에 쉽지 않았다.

 

 후..... 그래 확실히 여자네...

 

 후한이 일어나서 선유에게 손을 내밀었다. 결국 선유가 후한이손을 잡고 그 힘으로 강에서 빠져나왔다.

 후한이 눈짓으로 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를 가리켰다. 선유가 그 의미를 알아차리고 얼른 바위 뒤로 숨어서 얼굴만 내밀었다.

 

 -휘익!

 

 후한의 휘파람 소리에 원근이 드디어 후한 쪽을 쳐다보았다. 물속에 있던 다른 남자들도 보았지만 뭐냐. 신출이잖아.

 별다른 신경도 쓰지 않고 여전히 혹시라도 아직 벌을 피하지 못해 도망오고 있는 이들이 있나 그 쪽으로 신경이 쏠렸다.

 원근이 바위 뒤에서 어깨까지만 보인 채 손을 흔들고 있는 선유를 알아봤다.

 

 “아가씨!.”

 

 원근이 드디어 후한과 선유가 있는 쪽으로 첨벙첨벙 힘겹게 걸어갔다.

 이제야 여유를 가진 학술이 그의 뒷모습을 무심결에 쳐다보았다.

 

 “근데...저 녀석은 왜 자꾸 아까부터 신출이보고 아가씨래. 물에 빠지더니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냐. 거 참. ”

 

 “아가씨..엉엉엉.”

 

 후한과 선유가 있는 곳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원근은 눈물바람이었다.

 

 “쉿!”

 

 다급하게 선유가 입술에 손을 올리자. 앗차! 그제야 자신이 이제껏 아가씨라고 목 놓아 불렀던 것이 생각났다.

  얼른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잡은 원근. 하지만 이미 늦은 건가..? 후한을 보았다.

 후한이 여유롭게 자신의 옷의 쥐어짜며 물기를 덜어내고 있었다.

 

 “혹시...다 들은 건...아니지..?”

 

 “맞아.”

 

 “맞아? 뭐가 맞다는.. 설마..?”

 

 제발 아니어야 하는데. 원근은 애써 희망을 가지고 물었다.

 

 아가씨 앞에서 제발 아니라고 말 해줘야 할 텐데. 하지만 희망은 정말 말 그대로 희망사항이 되고 말았다.

 

 “그 설마가 맞아. ”

 

 후한이 원근을 보며 다 알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어떻게 하다..설마 내가 아가씨라고 불러서 그런 건 아니..지?”

 

 여전히 젖은 옷의 물을 짜내는 후한이 자신의 가슴 앞을 둥그렇게 한 번 그려보았다.

 

 “그만해...”

 

 선유는 누가 볼까 크게 소리는 치지 못하고 입술을 최대한 다문 채 삼키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손으로 저렇게 가슴을 그려대다니 변태인 게 틀림없다. 하필이면 들켜도 저런 변태에게 들키다니.

 

 “다시 한 번 말하는데...난 여기 문무학재에서 나갈 수가 없어. 아니 안 나갈 거야. 못 나가. 그러니까...”

 

 여자이기에. 여자를 속이고 들어온 이 곳. 들어올 때부터 다잡았던 마음이 떠올랐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힘들었다.

 거기다 결국 여자인 것을 들키고 말았으니 이젠 쫓겨나는 것만 남은 건가.

 쫓겨나는 것이 다가 아니라 남자인 것처럼 징집 명령을 따랐으니 만약 왕실에서 아게 된다면..

 이러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어가자 더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상관없는데.. 난.”

 

 “뭐.....?”

 

 왜 저리 고민을 하는 거지. 저 녀석. 혹시 내가 여자라는 것을 고자질이나 하는 그런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니가 여기서 계속 배우고 싶으면 배우는 거지.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정..말이지? 그럼 내가 여자인 거 아무한테도 말 안하...”

 

 “하아..도저히 무겁고 불결해서 안 되겠다.”

 

 선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후한이 젖은 윗옷을 벗었다. 손으로 물을 짜보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지....금..뭐하는 거야!”

 

 놀란 선유가 황급히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원근도 놀라 뭐라고 하려는데 숨이 차서 바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뭘?”

 

 “지금 너..옷 내 앞에서 옷.! 벗으면.”

 

 선유가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왜 그래 같은 남자끼리.”

 

 “.....뭐?”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위해 선유가 고개를 돌리다 윗옷을 벗은 채 물기가 쭉쭉 떨어지는 옷의 물기를 짜고 있는 후한과 눈이 마주쳤다. 황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남자의 나신을 보다니. 그것도 혼인도 하지 않은 처자가.

 너무 놀라 심장이 뛰고 두 볼이 부끄러워 붉어졌다.

 

 “남자끼리 아냐?”

 

 그 순간. 선유는 당황해서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고개는 돌리지 못한 채 그대로 얼음처럼 멈췄다. 후한이 한 말의 의미를 천천히 되새기고 있었다.

 

 같은 남.자.끼.리..?

 

 “징집 때문에 문무학재에 온 남!자 아냐? 너?”

 

 “맞.....어...”

 

 선유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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