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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강렬한 순정
작가 : 박이다
작품등록일 : 2017.11.23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귀신을 보는 여자, 구영채.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만큼 괴로운 어느 날.
그녀의 눈 앞에 동시에 나타난 청년 윤도하와 귀신 오순정!

6.25전쟁을 겪었다는 구세대 귀신 순정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고 한다. 그 소원만 이룬다면 그 동안 영채를 괴롭히던 모든 귀신들을 데리고 떠나줄테니.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평범하게 살고 싶은 영채의 소원도 이룰 수 있다.

임무 수행을 위해 만나게 된 청년 윤도하.
남자는 '애' 아니면 '개'로 구분하며 남자라면 치를 떨던 그녀였는데......

알면 알수록 이 남자, 너무 멋있다......

 
얼씨구
작성일 : 17-12-16 11:14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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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리 일찍 일어났노? 어제도 늦게 자는 거 같더만.”

 

 할머니가 걱정스런 투로 물었다.

 

 “눈이 빨리 떠졌어.”

 “요새도 영 잠을 못 자는가베.”

 “아니야. 할 일이어서 일부러 늦게 잔거니까 걱정하지 마요.”

 

 오랜만에 두 식구가 마주 앉아 아침 식사를 끝내고 할머니는 국밥집으로 갔다. 그리고 영채는 영도다리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영채는 버스 안에서도 낯설지 않은 망자들의 시선들을 느꼈지만 애써 무시했다. 창밖을 내다보며 정신을 똑바로 움켜잡았다.

 

 

 영도다리 아래 점집 골목에 도착했을 때 영채는 심장이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순정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로 잃었던 것을 되찾을 수 있으리란 어렴풋한 희망으로 영채는 한발 한발 골목 안으로 발을 들였다.

 

 쓰러져가는 스레트 집 문 앞에서 영채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 문에는 귀남 할매 점집이라고 씌여 있었다. 영채가 그 문을 열었다.

 

 “왔나?”

 

 맹인인 그녀는 마치 영채가 오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덤덤한 표정으로 맞이했다. 순정의 이야기 속 열네 살 소녀였던 귀남은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고 머리가 하얗게 샌 백발노인의 모습으로 영채의 앞에 앉아있었다.

 

 “저… 사실 점 보러 온 건 아니고요. 여쭤볼 게 있어서 왔습니다.”

 “뭐고?”

 “오순정 할머니 아시죠?”

 “알지.”

 “일주일 전까지 저랑 같이 있었는데 갑자기 행방을 감춰서요. 혹시 아시나 해서......”

 “글쎄.”

 “여기 안 왔었나요?”

 “오긴 왔었지. 지금은 모른다. 어디 갔는가.”

 “아… 혹시 다시 만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꼭 만나야 되거든요. 제가 그분의 유품을 거둬드리기로 했고 지켜야 할 약속도 남아있어서요.”

 “단단히 삐진 거 같던데.”

 “삐져요? 많이요?”

 “응.”

 “…제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영채가 애절하게 물었다.

 

 “글쎄.”

 

 귀남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영채는 침울해졌다.

 

 “온 김에 이거나 가져가라.”

 

 귀남은 탁자 아래에 손을 더듬어 분홍색 보따리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영채에게 내밀었다.

 

 “이건……”

 

 순정의 유품이었다. 영채가 조심스럽게 보따리를 풀었다. 그 안에는 순정의 낡아빠진 옷가지 몇 개와 고무신, 가족사진, 그리고 갈색 손수건이 있었다.

 

 갈색 손수건

 

 영채는 조심히 그 손수건을 펼쳐보았다. 낡은 티는 났지만 보관이 잘 되어서 멀쩡했다.

 

 “대박……”

 

 손수건의 가장자리에 Y.D.H라는 글자가 작게 수 놓여 있었다. 영채는 그것이 도하의 이름 이니셜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순정이 도하에게 받았다고 말했던 그 손수건이었다.

 

 손수건을 들고 있던 영채의 손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저기 혹시....... 그분을 제가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글쎄. 마음이 풀리면 다시 돌아갈 수도 있고 아니면 영영 안 갈수도 있겠지 뭐.”

 “안돼요!”

 “…….”

 “저… 혹시나 만나시면 말 좀 꼭 전해주세요. 제가 정말 잘못했다고요. 직접 사과할 수 있게 꼭 다시 찾아와 달라고 좀 해주세요.”

 “알았다.”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그래. 근데 니 몸은 괘않나?”

 

 귀남이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

 

 “괜찮을 리가요. 미쳐가고 있는데요.”

 “잡귀들 말하는 건 그리 귀담아 듣지 마라. 어설프게 신내림 받았다가 죽도 밥도 안 되니까.”

 “감사합니다. 그럼 전 어떻게 해야 될까요?”

 

 영채가 퀭한 눈을 반짝이며 귀남에게 바짝 다가붙어 물었다.

 

 “순정 언니랑 약속한 거 있다매. 기다리 봐라. 유품도 니가 들고 있고 그 언니도 원하는 게 있으니까 다시 안 오긋나.”

 “네……. 혹시 만나시면 제가 했던 말 꼭 좀 전해주세요.”

 

 보따리를 품 안에 안은 채 영채는 그곳에서 나왔다.

 

 영채는 오랜만에 다시 온 영도다리 위를 터벅터벅 걸었다. 순정과 도하를 처음 만난 그날보다 한결 포근한 날씨였다. 영채는 걸음을 멈추고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날씨가 계속 포근할 때는 그 포근함과 따스함이 얼마나 귀한 건지 모른다. 언제나 있는 당연한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그 존재의 귀한 가치는 비바람이 몰아치고 폭설이 연거푸 내리는 동안 절실히 깨닫게 된다.

 

 “보고싶다.”

 

 영채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보고싶었다. 순정도, 도하도.

 

 “보고싶다!”

 “누가?”

 

 어디선가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

 

 설마……?

 

 영채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뜻밖에 순정이 서있었다. 영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영채는 자신을 바라보는 순정의 눈빛에서 오랜만에 포근함과 따스함을 느꼈다. 그리고 곧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할매…… 할매!!!!”

 

 영채가 방방 뛰며 순정을 불렀다.

 

 “이렇게 열린 장소에서 어쩌자고 혼자 소리를 그리 질러대니?”

 “이제 다시 온 거야?”

 “글쎄.”

 “보고싶었어!”

 “정말이야?”

 “그럼! 어디 갔다 이제와?”

 “내가 없어서 많이 힘들었나 보구나? 얼굴도 많이 수척해졌네?”

 “말도 마. 얼마나 시달렸는지.”

 “고생 많았어.”

 “진짜……너무 한 거 아냐? 그렇게 갑자기 훌쩍 떠나버리는 게 어디 있어!

 “미안. 내가 좀 소심해서.”

 “내가 미안해. 한동안 마음 편하게 지냈었는데 그게 할매 덕분이라는 걸 잠깐 잊었었나봐.”

 “이제 내 존재가치를 뼈저리게 느낀 거지?”

 “어. 아주 뼈아프게 느꼈어. 귀신들이 아주 더 강해져서 돌아왔더라고.”

 

 영채의 말에 순정이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더 가까이 영채의 곁으로 다가가 섰다. 순정은 영채의 손에든 분홍 보따리를 응시했다.

 

 “할매 유품이래. 봤어?”“응.”

 “그 손수건도 있던데.”

 “응. 봤어. 아직 도하씨한테 보여주진 마. 내가 떠나기 직전에 그때 돌려주고 갈 거야.”

 “알았어. 이제 집에 가자.”

 

 영채와 순정이 버스정류장 방향으로 나란히 걸었다.

 

 “도하씨는 잘 지내?”

 “할매 없는 동안 거의 만나진 못했어. 누군가를 만날 상태도 아니었거든.”

 “그랬구나.”

 “윤 오빠가 구상해 놓은 영화가 있다던데. 시사회하면 나 꼭 초대할 거래. 할매 소원 이제 반은 이룬 셈이야.”

 “기대 된다. 이제 도하씨도 다시 만날 수 있겠네.”

 

 순정이 어렴풋이 미소를 지었다.

 

 영채와 순정이 집에 도착했을 때 영채의 휴대전화로 전화벨이 울렸다. 도하였다. 영채는 반갑게 도하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밖으로 새어 나오는 도하의 목소리를 들으며 순정도 반가운 미소를 띠었다.

 

 “몸은 좀 어때요?”

 “거짓말처럼 괜찮아졌어요. 이제 밖에도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요? 다행이네요. 그럼 오늘 저녁 같이 먹을래요?”

 “네. 좋아요.”

 

 영채와 도하는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영채와 순정의 얼굴이 동시에 화색이 돌았다.

 

 도화와의 통화가 끝나고 지역번호 051의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번 입사지원서를 넣은 회사인가? 영체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구영채씨 되시나요?”

 “네. 제가 구영채입니다.”

 “입사 지원서 넣어주신 거 보고 연락드렸습니다. 면접을 좀 보고 싶은데요.”

 

 영채가 전에 지원했던 이벤트 회사였다. 바로 다음 날로 면접 일정이 잡혔고 영채는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오랜만에 보는 면접이었다.

 

 “다행이다. 오늘 할매 안 만났으면 여기서 전화 왔어도 면접 보러 못 갔을 텐데.”

 “괜찮은 회사야?”

 “어. 공고에 나와 있는 조건으로 보면 괜찮은 거 같아. 페이도 그런대로 괜찮고.”

 “다행이네. 도하씨가 들으면 좋아하겠다.”

 “그러게. 직접 만나서 얘기해야지.”

 

 

 남포동의 한 카페 앞에서 영채와 도하는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보는 도하의 얼굴은 더 빛이 나고 있었다. 도하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순정은 해맑게 미소 지었다. 영채도 환하게 웃었다.

 

 “걱정했는데. 괜찮아서 다행이에요. 뭐 먹고 싶어요?”

 “음.......”

 “도하씨는 고기를 좋아하지. 회 보다.”

 

 순정이 옆에서 조용히 속삭였다.

 

 “고기요.”

 

 영채가 말했다.

 

 “나도 고기 먹고 싶었는데. 통했네요.”

 

 도하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고깃집에서 영채와 도하가 마주 앉았고 순정은 영채의 옆에 앉았다. 영채는 순정을 보며 웬일이냐는 표정을 지었다. 늘 당연하다는 듯이 순정은 도하의 옆자리에 새초롬하게 앉아있었으니까.

 

 “오늘은 마주 보고 싶어서.”

 

 순정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고기와 소주 한 병을 주문한 뒤 도하는 능수능란한 자세로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그 모습 또한 순정은 감탄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일주일 동안 뭐하면서 지냈어요?”

 “일주일 동안은 아무것도 못했어요. 아, 저 내일 면접 보러 가요. 전에 지원했던 이벤트회사에.”

 “우와. 잘 됐네요.”

 “네. 다행히 몸 좀 괜찮아졌을 때 연락이 왔어요.”

 “진짜 다행이네요. 그럼 오늘 일찍 들어가야겠네. 술은 조금만 마셔요.”

 “네. 뭐 한 병 정도는 거뜬해요.”

 “아니던데? 영채씨 그날 맥주 몇 잔으로도 많이 취했잖아요.”

 “아, 그러게요. 그때그때 다르긴 하더라고요. 컨디션에 따라.”

 “근데 그날 기억은 하는 거죠?”

 “그날? 무슨 기억이요?”

 “설마 기억 못하는 거예요? 그러면 나 섭섭할 거 같은데? 우리 키스한 거요.”

 “…….”

 “얼씨구.”

 

 영채가 경직되었고 순정이 그런 영채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영채씨가 먼저 덥쳤잖아요.”

 “제가…… 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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