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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강렬한 순정
작가 : 박이다
작품등록일 : 2017.11.23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귀신을 보는 여자, 구영채.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만큼 괴로운 어느 날.
그녀의 눈 앞에 동시에 나타난 청년 윤도하와 귀신 오순정!

6.25전쟁을 겪었다는 구세대 귀신 순정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고 한다. 그 소원만 이룬다면 그 동안 영채를 괴롭히던 모든 귀신들을 데리고 떠나줄테니.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평범하게 살고 싶은 영채의 소원도 이룰 수 있다.

임무 수행을 위해 만나게 된 청년 윤도하.
남자는 '애' 아니면 '개'로 구분하며 남자라면 치를 떨던 그녀였는데......

알면 알수록 이 남자, 너무 멋있다......

 
다시 지옥
작성일 : 17-12-16 11:04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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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말 해봐. 소원이 뭔데?”

 집까지 따라온 귀신들과 마주 앉은 채 영채가 거의 포기한 투로 말했다.

 

 “내가 먼저 말 할게.”

 

 40대 귀신이 영채의 앞으로 바짝 다가앉으며 말했다.

 

 “우리 엄마 좀 만나도.”

 “만나서?”

 “만나서 제발 그렇게 살지 말라고 좀 얘기해주면 된다.”

 “뭐?”

 

 영채가 귀를 의심하며 반문했다.

 

 “남자한테 그렇게 데이도 정신을 못 차린다. 엄마가 열여덟에 내를 낳아서 내랑 17살 차이거든. 미혼모로 내를 키았다. 일찍 출산을 한데다가 예쁘고 동안이라서 같이 댕기면 친구냐고 하기도 했지.”

 “엄마 안 닮았나봐?”

 “…그래 뭐 그렇다 치고. 아무리 동안이라도 이제 나이가 60이 넘었는데 버릇을 못 고친다. 지금 또 만나는 남자가 있는데 딱 사기꾼이더라고. 내 보험금을 노리는 거 같은데 니가 말 좀 해주라.”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내가 무슨 명분으로 그런 말을 해? 생판 모르는 아줌마한테 뺨맞을 일 있어?”

 “뺨 안 맞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뭔 소리야?”“우리 엄마가 사람 말은 안 들어도 귀신 말은 잘 듣거든. 그러니까 무당 말은 미친듯이 믿는다.”

 “그래서?”

 “실제 무당한테 물어보니까 내는 죽은 연차가 얼마 안 되서 경력 있는 무당한테는 못 간다더라고. 신참 무당한테는 들어갈 수 있단다. 그러니까 바로 너와 같은 애들.”

 “…….”

 “새로 무당 집 생깄다 하면 우리 엄마도 소문 듣고 분명히 점 보러 갈기니까 니하고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을 기다..”

 “나더러 신내림을 받으라고?”

 “그라모 언제까지 이래 살라고? 내가 봐 놓은 무당이 있는데 잘 얘기 해놨다. 잘 해줄 기다.”

 “됐어.”

 “아니 요새 젊은 무당이 또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아나? 니는 인기 있는 용한 무당 되고 우리 엄마 정신 차리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 아니겠나?”

 “골 때리네, 진짜.”

 “골 때릴 거 뭐 있노. 니 지금 직업도 없다이가. 이 상태로 직업을 새로 가질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무당 해가 떼돈 벌 수 있다 니.”

 “억만장자 된다 해도 무당 안 해!”

 “그럼 굶어 죽을래? 다른 무당이라고 뭐 하고 싶어서 됐겠어?”

 

 이번엔 20대 귀신이 한마디 쏘아붙였다.

 

 “네 소원도 내가 무당이 돼야 이룰 수 있는 거니?”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안 해. 차라리 죽지 안 해!”

 “야! 우리 앞에서 그게 할 소리야?”

 “그래, 가시나가 못하는 소리가 없네. 죽는 기 만만한 거 같나!”

 “난 일 없으니까 딴 데 가서 알아봐.”

 

 영채는 방문을 거세게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무작정 걸었다. 귀신들이 따라다니며 귀 옆에서 모기처럼 앵앵거렸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정처 없이 걸었다. 걷다가 뛰기도 하고 뛰다가 넘어지기도 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오랜만이다?”

 

 영채는 걸음을 멈추었다. 순정을 만나기 전 영채를 쫓아다녔던 30대 남자 귀신이었다. 그렇게 불현듯 낯익은 얼굴과 낯선 얼굴의 귀신들이 하나 둘씩 그녀의 곁으로 몰려왔다. 영채는 자지러지게 비명을 지르며 뛰기 시작했다.

 

 숨통이 끊어지도록 뛰었다. 뛰어도 뛰어도 그들과 멀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큰 십자가가 달린 교회 안으로 주저 없이 들어갔다.

 

 40평정도 되는 널찍한 교회였다. 교회 안에는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목사가 혼자 있었다. 그는 눈물로 범벅된 영채의 얼굴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도와주세요.”

 “무슨 일이십니까?”

 “숨을 못 쉬겠어요. 엉엉엉엉……”

 

 영채는 목 놓아 흐느꼈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서럽게 울었다. 목사가 무어라 말을 걸었지만 들리지 않았다. 괜찮냐고 물어보는 것 같은데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괜찮지 않았다. 전혀 괜찮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몸이 바닥으로 기울어졌다. 눈앞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영채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 도하의 얼굴이 보였다. 영채는 말없이 몽롱하게 미소 지었다.

 

 “꿈인가……”

 “꿈 아닌데.”

 

 영채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병원 응급실이었다. 천천히 기억을 더듬으면서 영채는 화들짝 놀라 일어나 앉았다.

 

 “누워있어요.”

 “제가 왜 여기에……”

 “교회에서 울다가 쓰러졌다면서요.”

 “아……. 근데 오빠는 어떻게 왔어요?”“영채씨한테 전화 걸었는데 어떤 목사님이 받으시더라고요. 그렇게 갑자기 뛰어가 놓고 문자 한통 없길래 내가 먼저 전화했죠. 혹시 무슨 일 있나 해서.”

 “미안해요. 오늘 하루종일 제 정신이 아니에요.”

 “스트레스가 심해서 생긴 일시적 쇼크래요. 잘 먹고 푹 쉬면 괜찮아진대요.”

 “오빠가 봐도 나 이상하죠?”

 “왜 그러는지 대충 짐작은 해요.”

 “한동안 괜찮아서 일자리도 구하고 있었는데 완전 망했어요. 면접 보러 오라고 연락 와도 이런 상태로는 시도도 못할 테고.”“많이 힘들죠?”

 “오랜만에 시달리니까 더 힘들긴 해요.”

 “그래도 약한 생각하지 말아요. 내가 있으니까.”

 

 도하가 영채의 손을 감싸 잡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도하의 눈빛에서 영채는 따뜻함을 느꼈다. 따뜻하면서도 슬펐다.

 

 “참… 창피하네요.”

 “창피할 게 뭐 있어요. 나한텐 그런 생각 안 가져도 되요.”

 “고마워요. 그래도 오빠가 있으니까 정말 다행인 거 같아요. 근데…”

 “얘기해요.”

 “이런 모습을 별로 보이고 싶지가 않아요.”

 “난 괜찮은데……”

 “오빠한테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하는 내 모습 남들 눈에 띄고 싶지가 않아서요. 이상한 시선 느끼는 것도 버겁고. 당분간만은 밖에 나가기가 힘들 것 같아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근데 연락은 해 줄 거죠?”

 “네. 연락 할게요.”

 

 영채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당분간이 지나면 나 다시 만나 줄 거죠?”

 

 영채가 말없이 웃음을 지었다.

 

 “대답해요. 그래야 내가 영화를 더 열심히 만들지.”

 “영화요?”

 “영채씨 덕분에 영화 다시 시작하기로 했잖아요. 학교 가면 영화 동아리 활동도 다시 할 거거든요.”

 “아.......”

 

 그 얘기를 들었으면 순정이 더 좋아했을 텐데 라고 영채는 생각했다.

 

 “구상해둔 영화 스토리도 있어요.”

 “그렇구나.”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옛날부터 쓰려고 생각해둔 소재가 있거든요.”

 “궁금하네요.”

 “완성되면 시사회 할 때 꼭 초대할 게요.”

 “네.”

 

 택시를 타고 도하는 영채의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집 대문 앞까지 영채와 함께 걸어갔다. 대문까지 가는 동안에도 영채는 혹시나 따라붙는 귀신이 있을까봐 조마조마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푹 쉬어요.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요.”

 “그럴게요. 여러모로 고맙고 미안해요.”

 “미안하단 말은 안 해도 되요.”

 “고마워요.”

 

 영채가 웃으며 말했다.

 

 “웃는 모습 보니까 마음이 좀 놓이네요.”

 

 도하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그 목소리의 따뜻함이 영채의 마음 속 깊이 전해져왔다. 영채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영채의 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도하가 영채를 와락 껴안았다. 영채의 등을 토닥이는 도하의 손길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혼자 있는 방 안이 유난히 썰렁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불쑥 튀어나올지 모를 노릇이었다. 영채는 침대 위에 편안히 누워있으면서도 마음은 불안에 휩싸여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다.

 

 집밖으로 나가지 않은 채 방 안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입사지원서를 넣어둔 회사에서 면접을 보러오라고 전화가 오기도 했는데 영채는 그에 응할 수가 없었다.

 

 순정을 다시 찾아야했다.

 

 그런데 방법이 없었다.

 

 “어이!”

 

 낯설지 않은 목소리에 영채는 이불을 이마 끝까지 뒤집어썼다. 40대 여자 귀신의 목소리였다.

 

 “어이!!”

 

 이상한 기분에 눈을 떴을 때 영채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이불 안 속까지 들어와 영채의 얼굴과 바짝 밀착해 있었다.

 

 “악!”

 

 영채가 놀라 벌떡 일어나 앉았다.

 

 “놀라기는. 그리 담력이 약해가지고야. 그래가 무당하겠나?”

 “무당같은 소리 하네. 안 한다니까!”

 “니 언젠가는 해야 된다. 개기면 개길수록 몸만 상해. 어차피 할 거 빨리 하는 게 낫다.”

 “아니, 왜 하필 나야?”

 “선택 받은 거지. 이기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니가 영이 맑고 깨끗해서 신도 잘 흡수시킬 거라더라. 내가 장담하는데 니 분명히 떼돈 번다.”

 “떼돈 같은 거 필요 없다니까. 대체 누가 그 따위 소리를 해?”

 “니도 한번 가 볼래? 그래. 미리 얼굴 터놓는 것도 좋지. 부산역 쪽에 미화보살이라고 있는데 꽤 잘 본다고 유명하다.”

 “안 가.”

 “가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지. 원래 영도다리 밑에 있던 할매 딸인데 그 할매 죽고 딸이 받아가 하거든. 엄마보다 더 용하다.”

 “영도다리?”

 “그래. 거기 점집 골목 유명했다이가. 거기는 이제 한두 군데 밖에 안 남았을 걸. 할매들도 많이 늙었고.”

 

 가만.

 

 영도다리. 점집 할매.

 

 불현듯 떠올랐다. 영도다리 근처 점집에서 과거 순정과 같이 살았던 점바치가 지금도 점을 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가 순정의 유품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떠올랐다.

 

 영채는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곳에 가면 순정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동이 트자 영채는 번쩍 눈이 떠졌다. 그리고 아침 일찍부터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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