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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강렬한 순정
작가 : 박이다
작품등록일 : 2017.11.23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귀신을 보는 여자, 구영채.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만큼 괴로운 어느 날.
그녀의 눈 앞에 동시에 나타난 청년 윤도하와 귀신 오순정!

6.25전쟁을 겪었다는 구세대 귀신 순정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고 한다. 그 소원만 이룬다면 그 동안 영채를 괴롭히던 모든 귀신들을 데리고 떠나줄테니.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평범하게 살고 싶은 영채의 소원도 이룰 수 있다.

임무 수행을 위해 만나게 된 청년 윤도하.
남자는 '애' 아니면 '개'로 구분하며 남자라면 치를 떨던 그녀였는데......

알면 알수록 이 남자, 너무 멋있다......

 
술친구
작성일 : 17-12-16 02:18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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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채씨.”

 “네?”

 “혹시 배 안 고파요?”

 “아, 밥 먹으러 가실래요?”

 

 영채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럴래요? 어디로 갈까요?”

 “저 영도에 맛 집 많이 알아요.”

 

 영채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말했다. 그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 생각보다 손쉽게 얻는 기회였다. 함께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전화번호까지도 물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넌지시 꺼내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영화감독이 되어 첫 시사회를 한다면 꼭 초대해달라고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되고 나면 순정이 약속한 대로 귀신들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럼 이제 영채도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한 동안 꿈도 꾸지 못했던 평범한 삶. 제풀에 지쳐 삶을 포기하겠다고 결심할 만큼 힘들었던 시간. 그 시간과 작별을 고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하니 영채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맛집으로 유명한 전골 집에서 영채와 도하는 마주 앉았다. 순정은 자연스럽게 도하의 옆자리에 앉았다. 새초롬한 표정으로 다소곳하게 앉은 채 귀 옆 머리카락을 조신하게 귀 뒤로 넘기고 있었다. 그 모습이 꽤 우스워서 영채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아냈다.

 

 “오늘 같은 날 소주 한잔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도하가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소주라는 단어를 듣는 동시에 영채는 잠시 잊고 있었던 공현규와의 일이 다시 떠올랐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하필 그곳에서 마주쳐서 듣지 않아도 될 헛소리를 들었던 모욕적인 시간.

 

 도하가 술을 주문했고 곧 점원이 소주 한 병과 잔 두 잔을 가져다주었다.

 

 “오랜만에 낮술이네요.”

 

 도하가 잔을 채우며 말했다.

 

 “전 한 번씩 해요. 혼자서도.”

 “혼자 마시면 외롭잖아요. 더 빨리 취하고 푸념할 상대도 없고.“

 “외로운 건 이제 익숙하거든요.”

 “술 마시고 싶을 때 연락해요. 동네도 같으니까 내가 술친구 할게요.”

 “진짜요?”

 “네.”

 “그럼 진짜 연락할게요. 전화번호 좀 가르쳐주세요.”

 

 영채는 반색을 하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도하의 턱밑으로 들이밀었다. 도하가 웃으며 영채의 전화기를 받아들었다. 생각보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니 영채는 연신 싱글벙글했다.

 

 “그만 좀 웃어! 도하씨가 이상하게 생각하겠네.”

 

 보다 못한 순정이 한마디 던졌다. 영채는 아차 하고 입술을 앙 다물었다.

 

 “오빠…라고 불러도 되죠?”

 

 영채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예?”

 “저보다 두 살 많으시니까.......”

 “예. 편한 대로 하세요.”

 

 도하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잘 웃으시네. 근데 아까는 왜 그렇게 까칠하셨어요?”

 “제가요?”

 “네. 아까 우리 집 대문 앞에서요. 따라붙지도 말라고 하시고.”

 “아, 미안해요. 그땐 제가 마음이 급해서… 영채씨 집 주소보고 찾아가면서 길을 헤맸거든요. 아까 시간이 좀 촉박해서 지각할 까봐…….”

 “그러셨구나. 나는 오해받은 줄 알았는데. 카메라 도둑으로.”

 “도둑으로 오해한 건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면 좀 이상하게 생각했긴 했었어요. 근데 지금은 아니에요.”

 “다행이네요.”

 “미안해요.”

 “아니에요. 지금은 아니시라니까 됐죠 뭐.”

 “저… 처음엔 긴가민가했었는데요. 아까 웨딩홀 앞에서 영채씨가 하는 말 얼핏 듣고 나서 그때 왜 그랬었는지 알 거 같았어요.”

 “뭘요?”

 “그때 영도다리에서 영채씨가 했던 행동이요. 그리고 영채씨가 밴드에서 나온 이유도요.”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아, 하긴. 내가 귀신님 어쩌고 그런 말까지 했으니까. 근데 아까 그건 뻥이었어요. 귀신님이 그런 말 했다는 거. 걔네들도 골탕 좀 먹어보라고 일부러요.”

 “힘드셨죠?”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요. 보이는 귀신님이 한 분 밖에 없거든요. 그때 다리에서 오빠 만나기 전까지는 여러 수십 명이어서…….”

 “힘드셨겠네요.”

 “네. 근데 무섭지 않아요? 내가 귀신 보는 사람이라는 거.”

 “그게 왜 무서워요?”

 “다른 사람들은 그러더라고요.”

 “영채씨가 귀신인 것도 아닌데요 뭐. 다른 사람들 반응은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네. 고맙습니다.”

 “사실 나도 영채씨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아요. 2년 전에 나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거든요.”

 “진짜요?”

 “네. 부끄럽지만… 사실 나도 죽으려고 했었어요.”

 “그러셨구나……. 근데 지금은 완전히 괜찮으신 거예요?”

 “네. 신기하게도. 죽으려고 했던 날 그 이후로 거짓말처럼 괜찮아졌어요.”

 “그 날 이후로요?”

 “네. 그 전에 기도원에 들어가 있긴 했거든요. 그래도 소용이 없어서 그냥 다 포기해버리려고 했었는데 어떤 꿈을 꿨어요.”

 “꿈이요?”

 “네. 죽으려고 했던 날에요. 꿈에서 누군가를 만났는데… 그 이후로 그게 말끔하게 사라졌어요. 안 믿기죠?”

 “네. 그러네요.”

 “근데 아직도 헷갈려요. 그게 진짜 꿈이었는지, 현실이었는지.”

 “왜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그 날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해서…….”

 “저, 잠깐 화장실 좀…….”

 “네. 다녀오세요.”

 

 영채는 자리에서 일어나 순정에게 조용히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 화장실이 있는 방향으로 종종걸음을 쳤다.

 

 “왜 오라 가라야? 얘기 잘 듣고 있구만.”

 

 뒤따라온 순정이 말했다. 영채는 먼저 화장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순정의 앞에 마주 섰다.

 

 “할매. 저 사람 할매랑 있었던 일 꿈인 줄 알고 있나봐. 그지?”

 “아무렴 어때? 헷갈린다잖아. 꿈인지 아닌지.”

 “꿈에서 누구랑 어디서 뭐했는지 물어봐도 돼?”

 “그런걸 뭐 하러 물어? 네 얘기나 해. 그래야 더 친해지지.”

 “도하씨도 할매 때문에 그게 다 나은 거야?”

 “글쎄. 나 그 땐 사람이었는데.”

 “신기하네. 어떻게 나았지? 기도 때문인가?”

 “백날 기도하는 거 보다 나랑 한 약속 지키는 게 훨씬 더 빠를 거야.”

 “알았어.”

 “빨리 나와. 도하씨 기다리겠다.”

 

 영채는 다시 도하와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서로의 빈 잔을 채워주고 건배하고 마시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빈 소주병은 점점 늘어갔다.

 

 “짠!”

 

 두 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경쾌했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술 한 모금이 타던 속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듯했다. 점점 두 사람은 취해가고 있었다.

 

 “아까 그 자식, 제 구 남친이에요.”

 

 취기가 올라 눈이 풀린 영채가 꼬인 혀로 말했다.

 

 “진짜요? 아까 옆에 있던 여자 분이랑 손잡고 가던데.”

 “네. 나랑 사귀는 동안 그년이랑 바람난 거죠.”

 “나쁜 새끼네요.”

 “개새끼죠. 밴드 활동 하면서 1년 반 동안 나랑 사귀었었는데 아무도 모르게 비밀연애 했었거든요. 걔가 그러자고 해서. 근데 차민지 그년이랑은 그렇게 멤버들 앞에서 당당하게 손을 잡고…개새끼……”

 

 영채가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

 

 “여자 분은 영채씨랑 안 친했었어요?”

 “걔는 안 친한 사람이 없어요. 속으론 뭔 생각을 하는지 몰라도 겉으로는 누구한테나 다 살갑고 친근하거든요. 처음엔 나도 걔랑 친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뒤에서 그렇게 날 씹어대는 거 알고 나서는 완전 딴 사람 같더라고요.”

 “상처가 컸겠네요. 그럼 그 여자 분은 영채씨가 그 개새끼랑 사귀었었는지 몰랐던 거예요?”

 “글쎄요.”

 “잊어버려요. 영채씨가 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더 좋은 사람 만날 거예요.”

 “고마워요.”

 “아까 영채씨가 한 말처럼 다른 사람 가슴에 비수 꽂은 사람들, 언젠가는 꼭 똑같이 당할 거예요. 나도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저랑 되게 말이 잘 통하시는 거 같아요.”

 “그래요?”

 “네. 오빠도 좋은 사람이신 거 같아요.”

 “고마워요.”

 “영화감독도 꼭 되실 거예요.”

 “네?”

 

 도하가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도하의 옆에 앉은 순정의 눈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그제서 영채는 손으로 제 입을 막았다.

 

 “말조심 안 해?”

 

 순정이 쏘아붙였다.

 

 “근데 나 영화감독 되고 싶어 했던 거 어떻게 알았어요? 내가 언제 말했지?”

 

 도하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네. 아까…잠깐…….”

 

 당황한 영채가 말을 얼버무렸다.

 

 “근데 나 그 꿈 접었어요.”

 “네?”

 

 영채는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풀렸다. 그래서 들고 있던 술잔을 그대로 떨어뜨려버렸다. 술잔이 쨍그랑 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서야 영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술이 모두 다 깨는 것 같았다. 놀란 건 순정도 마찬가지였다.

 

 “괜찮아요?”

 

 도하가 물었다.

 

 “네…….”

 

 영채가 풀이 죽은 채 대답했다. 영채가 멍하게 허공을 보고 있는 동안 식당 종업원이 다가와서 테이블 아래에 떨어진 유리 파편들을 쓸어 담았다. 쌓아올린 그녀의 기대와 희망이 바닥에 떨어진 유리 파편처럼 산산조각 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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