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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잿빛세상에 뜬 붉은 달
작가 : AT하나
작품등록일 : 2017.12.6

가상세계인 'D월드'가 상용화된 현재, D월드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처리하는 VA수사대원으로 일하게 된 주인공 린느 후즈가 겪을 미래의 이야기

 
019. 센트럴 경찰서장 상해사건(1)
작성일 : 17-12-16 01:27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7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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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에서 추적이 불가능하다고요?”

  “이상해. 봐봐.”

 

  린과 반이 다시 수사대로 돌아갔을 때 수사대에선 이상한 일로 곤욕을 겪고 있었다. 방금 전에 린과 반이 잡은 보라색 머리카락의 여자가 현실에서 어디에 있는지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윤수도 답답한 모양인지 쓰고 있던 비니를 벗고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화면에 뜬 건, 윤수가 추적한 그 피의자의 위치였다. 린은 그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쉘터? 말도 안 돼! 쉘터에 들어간 건 D월드로 이민한 사람이라는 뜻이잖아요. 그 사람들은 현실에 대해 기억하지 못할 텐데요?”

 

  쉘터는 정부와 기업이 제공하고 있는, D월드로 이민한 사람들의 현실의 몸이 있는 곳이다. 쉘터에 대해선 보안이 철저하게 되어 있어서 수사대에서도 가본 적이 거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린의 경우엔 정말로 가본 적이 없었다. 쉘터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D월드에서 살기로 결정한 사람들로, 현실에서의 삶을 포기하여 현실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D월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렇게 쉘터에 들어가기 전에 기억을 지우고 접속을 시작하면, 그 이후로 접속이 다시는 끊기지 않는다. 쉘터가 그들의 영원한 집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위치추적을 한 곳이 쉘터라는 말은, 이주자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뜻인데.. 분명히 린이 그 여자를 붙잡을 때, 그 여자는 D월드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을 했다는 점이다. 현실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면 D월드가 ‘가짜’라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안 그래도 쉘터에 연락해서 확인해봤어. …비어있대.”

  “비어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반이 되물었다. 쉘터가 빈다는 건 사망했다는 뜻이다. 사망하지 않고서는 그곳에서 나올 수 없다. 이주를 결정한 시점에서 기억을 모두 지우기 때문에 기억을 지운 사람들이 다시 현실로 돌아오겠다는 결정을 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비어 있다는 말은, 상황에 전혀 맞지 않았다. 그래, 단 한 가지 가능성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윤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누군가가 그 쉘터의 주소랑 VA를 훔쳐간 거야.”

  “쉘터에 누가 들어갈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간혹 이런 사건이 일어나. 쉘터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밖으로 꺼내는 과정을 틈타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더라.”

 

  쉘터는 D월드에 줄곧 접속해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누군가가 그 안에 들어가면 그 몸 자체가 위험해지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단단히 지키고 있다. 그런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고. 그런데 간혹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말할 정도라면, 생각보다도 보안이 허술하다는 이야기로밖엔 들리지 않았다. 린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반은 이미 그 전에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있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윤수는 쉘터가 뜬 화면을 가만히 보며 입을 열었다.

 

  “물론 쉘터도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어. 대부분은 관리가 잘 되는 편이지만, 가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거든. 쉘터 책임자를 소환할 거야.”

  “…설마, 돈 같은 걸 받고 훔쳐가게 그냥 둔다는 말이에요?”

  “큰일이라 너희들만 가긴 그러니까 내가 부대장님께 보고하고 같이 가줄게. 셋이 가자.”

  “형이나 우리나 경력으로 치면 별 차이 없잖아.”

  “아…못미덥냐?”

  “일단 부대장님께 말씀드리는 건 찬성이에요. 선배님, 부탁드려요. 저는 피의자를 추궁해볼게요.”

 

  윤수는 고개를 끄덕이곤 핸드폰으로 부대장인 제닌에게 연락하는 것 같다. 지금 자리에 없기 때문이다. 린은 자신의 자리에서 방금 전에 잡힌 피의자와의 접촉을 시도했다. 경찰서에 갇혀 있고, 오프를 하지 못하므로 그대로 있을 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통화가 가능하게 됐다. 린은 그 여자를 체포할 때 사용했던 VA의 모습으로 영상통화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래야 이 여자도 상황파악 정도는 될 테니 말이다. 여자는 팔에 수갑을 찬 채 린을 노려보고 있었다. 린은 여자를 자세히 보았다. 만약 누군가가 쉘터에서 훔쳐가 주소와 VA를 사용하는 거라면, 전에 샷건이 그랬듯이 부작용이 나타나야 정상이다. 그런데 전혀 없었다. 덜덜 떨리는 증상도 없어 보이고.. 접속한 것 자체에 문제도 없어 보인다. 린이 그 여자를 보는 사이,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뭘 그렇게 뚫어지게 보시나? 궁금한 게 산더미인 것처럼 보이네.”

  “맞아. 넌 대체 누구야?”

  “왜? 대단한 수사대에서도 추적 못하는 인물도 있던가? 이민자들은 모두 정부에서 관리하니까 정보 정도는 가지고 있잖아?”

 

  린은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윤수가 추적했던 그 주소와 VA의 주인 정보를 찾았다. 아무리 사망했어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존재했다는 흔적만 있을 뿐, 이름이나 사진, 다른 정보가 모두 없었다. 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여자는 웃었다.

 

  “하하하! 이런 상황은 처음인가 봐? 대단히 당황하네. D월드에서 살아간다는 건 이런 거야. 단지 정보 하나 못 찾으면 정부에서도 관리가 안 되는 거지. 잘 생각해봐, 수사관님. D월드에 이민해서 살아가는 그 삶이 정말로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당신, 이민자구나? 애초에 그 쉘터에 누워있던 사람…!”

  “흐음? 그런 게 가능할 리 없잖아? 수사관이라면 그쯤이야 알 거 아냐.”

 

  여자가 린을 비웃으며 말했다. 이름조차 알 수 없다. 분명히 존재했던 것은 맞으나, 그 정보가 지워졌다. 쉘터의 정보는 아까 말했듯 정부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누가 그 정보를 지워버린 거지? 등록정보 같은 게 없으면 신원확인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 가지 할 수 있는 것은 있다. 정부에서 공인한 VA가 잘못 사용되는 게 확인될 경우, 그 VA가 사용하고 있는 주소가 제 역할을 못하게 할 수 있다. 즉, D월드에 접속하고 있는 사람을 강제로 오프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접속하고 있는 그 사람에게는 충격이 가게 되어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아마 정보국에서 그런 결정을 하게 될 것이 뻔하다.

 

  “좋은 말로 할 때 지금 어디서 접속하고 있는 지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상당히 곤란해질 텐데.”

  “상관없어! 가짜 세계에서 가짜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가느니 이러는 게 훨씬 낫다고! 너, 그거 아니?”

 

  여자가 분노에 찬 얼굴로 몸을 웅크리며 자신의 팔을 감쌌다. 몸을 웅크린 채 땅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무언가 때문에 겁에 질려 덜덜 떠는 것 같았지만, 표정을 보고 린은 알았다. 여자는 겁에 질린 게 아니라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는 거다. 분노 때문에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이 세계는 정보가 모두 진짜라고 믿잖아? 그런데 이민자들의 머릿속에선 그 모든 정보가 지워진 채 새로운 삶을 살아가라고 권유하고 있지. 단지 D월드가 D월드라는 걸 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건 당사자들의 동의가 있을 때만 그렇게 하는 거야.”

  “그래! 하지만 대부분 깊이 생각하지 않아. D월드가 얼마나 행복한지 보았기 때문에, 그 행복을 원하게 되거든. 정부에서도 그 이상의 설명 같은 건 해주지 않고 말이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내가 방금 전에 공격한 그 새끼!! D월드에서 희희낙락 잘 살고 있던 그 새끼는, 내 동생을 차로 쳐서 죽인 살인자였다고! 난 그것도 모르고, 이웃이랍시고 그 사람하고 잘 지내면서 살고 있었어…!”

 

  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억이 지워진 채 D월드에 접속한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기억이 없으니, 그런 사람들에게는 과거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 물론 정부에서는 모든 사람이 D월드에 접속하기를 허가하지는 않는다. 문제가 없는 사람들만 들어가도록 조치야 취하고 있지만…그것의 한계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쨌든 사람이 하는 일이니 말이다. 기억이 지워진 남자와 여자는 D월드에서 이웃으로 잘 지냈던 모양인데.. 현실세계에서는 그런 악연이 있었던 모양이다. 아마 여자 쪽에서만 기억을 떠올린 것이리라. 린은 핸드폰으로 반에게 피해자가 현실세계에서 차 사고를 낸 적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여자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여전히 씩씩거리고 있다.

 

  “당신한테는 나쁘게 들릴지 몰라도, 기억이 지워진다는 걸 선택했다는 건 그에 대한 대가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 남자도, 당신도 이전의 기억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이웃하고 잘 지냈던 게 뭐가 나쁘다는 거야.”

  “어떻게 그런 소릴 하지?! 지나간 과거를 잊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그래서 당신은 그 사람을 죽이고 싶었고, 그걸 행했으니 이제는 강제로 오프 당해 당신이 죽게 되도 불만 없다는 말로 들리는데, 맞아?”

  “그 새끼가, 죽었다고?”

  “아니, 아직은 아니지만.”

  “그럼 아직 안 끝났어…. 내 동생은 말이지, 사고 후에 목숨을 부지하긴 했었어. 하지만 몸에 심한 교통사고 후유증이 와서, 걸어 다니는 것조차 버거워했어…. 밖에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였다고! 동생은 모든 걸 빼앗긴 채 살다가 죽었는데.. 그 새끼는 아니었어…! 그러니까 안 끝난 거야. 똑같이 만들어줄 거라고!”

 

  여자는 이제 화를 내다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분함이 눈물로 흐르는 것 같았다. 그 눈은 마치, 미친 사람의 눈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러니하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미쳐버린 사람의 눈과,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감정이 치솟아 그것에 휘둘리는 사람의 눈은, 어떻게 저렇게 비슷할까.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그 공허한 눈 말이다. 그 때 핸드폰으로 다시 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누나. 피해자가 저지른 사고 기록 같은 건 없고』

 

  뭐? 메시지를 읽자마자 린은 혼란스러워졌다. 그럼 지금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가? 하지만 정말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는데 저게 정말 연기라면 저 사람은 굉장한 포커페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 뒤의 메시지를 더 읽으려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린의 어깨를 톡톡 쳤다. 돌아보니 윤수가 서 있었다. 아까 전에 쉘터 관리자 소환과 관련해서 반과 함께 부대장님을 만나러 갔던 게 이야기가 끝난 모양이다.

 

  “그 쉘터 관리자, 소환하기로 했어. 부대장님이랑 이번 조사 같이 할 거야.”

  “다행이네요.”

  “이쪽은 어때? 정보 좀 얻었어?”

  “…아무래도 그 쉘터에 있던 사람인 것 같아요.”

  “뭐? 그럼 누가 주소랑 VA를 훔쳐간 게 아니라, 본인이라고?”

  “일단 그래 보여요. 몸이 떨린다든가 그런 모양도 전혀 안 보이고.. 기억도 하는 것 같고.”

  “기억을 한다고? 분명히 이민자들은 기억을 다 지우는 게 조건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지금 그걸 물어봐야죠.”

 

  린이 화면을 보며 말하자, 윤수도 화면을 보았다. 기억을 지우는 건 꽤 확실히 이루어지고 있다. 뇌 자체에 자극을 주어 기억을 날리는 것이기 때문에, 뇌의 반응을 보면 기억이 날아갔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기 때문에 기억을 지웠다고 주장하더라도 그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으면 기억을 지운 걸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대체로 기억을 지우는 것 자체를 정부에서 주관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기억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말이다. 별로, 믿고 싶지 않은 가능성 말이다. 린이 그 여자에게 물으려는 순간, 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그러고 보니 윤수랑 같이 갔던 반은 오지 않고 윤수만 왔다. 린은 반이 어디 갔는지 묻기 전에 방금 반이 보낸 메시지의 뒷부분을 읽었다. 그리고 그게 더 중요하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우리 쪽 사람이야. 정보국 보안부 소속 안수즈 플랜트 센트럴 경찰서장.』

  “…이게 뭐야.”

 

  린은 믿을 수가 없어서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그러니까, 지금 피해자가 정보국 사람이란 말이잖아. 우연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그런 것 같지가 않다. 애초에 D월드에 대해 불만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그게 불만이라 경찰서장을 공격했다고 말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지금 개인적인 이유로 복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굳이 그럴 이유가 있나? 린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이 여자는 왜 복수라는 변명을 하는 거야? 린은 윤수에게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윤수는 그 메시지를 보고, 믿고 싶지 않았던 그 가능성이 확실하다는 걸 알았다. 윤수가 왔을 때부터 저 피의자와의 전화는 미리 소리가 전달되지 않도록 조작해두었기 때문에 지금 대화하는 건 그녀에게 전혀 들리지 않는다. 윤수는 피의자를 보았다가 중얼거렸다.

 

  “만약 경찰서장을 노린 범죄라고 가정한다면 누군가가 가짜 기억을 심은 거야.”

  “가짜기억이라니, 그게 뭐예요.”

  “D월드에서는 기억이 지워진 채로 들어가게 되잖아. 간혹 왜 자신의 기억이 없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나와. 그 사람들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야. 가짜로 기억을 만들어 주입하고, 그걸 이용해 자신의 목적대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거지.”

 

  현실에서 누군가가 D월드의 그 남성 피해자를 처리하고 싶어 이 여자에게 가짜기억을 주입했다는 말이 된다. 린은 여자를 보았다. 여전히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자신의 동생을 아끼는 언니처럼 보이는데, 그 모든 기억이 가짜라니…. 린은 여자에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 어떻게 기억하고 있지?”

  “하하, 지금 그게 왜 중요해! 전혀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고!”

  “왜 중요하지 않아? 당신이 하고 있는 기억, 그게 진짜라고 믿을 수 있어?”

  “무, 무슨 헛소리야.”

  “당신이 말한 사건과 피해자는 전혀 연관 없는 사람이야. 그런 사건 일으킨 적 없는 사람이라고.”

 

  여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니라고 외칠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린이 한 말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게 더 이상하다. 가짜기억이라고는 해도 자신의 기억이라고 믿었으니까 그렇게 행동한 거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쉽게 확신이 부서질 기억이었다면, 도대체 왜 그걸 믿고 움직였다는 거야? 린은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가 방금 전과는 달리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린은 더욱 답답해졌다.

 

  “당신, 자기 기억이 가짜라는 거 알고 있었어?”

  “…이상해……분이 가시질 않아…. 그 새끼를 못 죽인 게 너무…….”

  “그런 일 한 사람이 아니라니까!”

  “알고 있다고! 뭔가 이상하긴 했지만…그렇지만 이 분노는 진짜라서……아직도 이렇게나 화가 나는데…!”

 

  무슨 말이야, 이게? 기억은 가짜인 걸 인정하는데, 분노가 남아 있다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린은 여자의 표정을 살폈다. 분명히 절망한 얼굴을 하고 있다.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왜 분노가 생기는 거야? 린이 의문을 가진 채 혼란스러워하는 동안, 윤수가 린의 어깨를 쳤다. 린이 돌아보니, 윤수가 나지막이 말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샷건이 잡혀간 게 거기였지, 센트럴 경찰서. 어쩐지 냄새가 나네. 기분 나쁜 냄새가.”

 

  윤수는 보안부 쪽에 가서 좀 더 알아보겠다며 바로 옆에 있는 보안부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리슈베르 사에 테러를 하려던 샷건이 잡혀간 곳이 바로 D월드의 센트럴 경찰서였다. D월드의 경찰서라고는 해도 현재까지는 높은 계급 사람들은 대부분 현실세계에서 D월드로 접속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지금 피해자도 보안부에서 어떻게 됐는지 알아봤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센트럴 경찰서에 잡혀간 샷건을 대신해 누군가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거라면, 샷건이 속해 있던 그 단체, 다소의 짓이라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다소에서 샷건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고 했지.. 이런 식으로 일을 벌이고 있었나…! 린이 주먹으로 책상을 쾅, 쳤다. 묘하게 여유 있어 보였던 샷건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런 짓을 할 걸, 알고 있었던 거야? 그렇다면 진짜 미친 거 아니야? 게다가 쉘터까지 이용했다. 그리고 그 쉘터를 이용할 때는 아마, 관련자들이 더 있을 것이다. 다소의 손이 어디까지 뻗친 거지? 설마하니 쉘터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포함된 건가? 쉘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공무원이니까…그 사람들도 다소에 관여했을 수도 있을까? 아니면, 단순히 돈 때문일까? 공무원이 그렇게 행동했을 거라 생각하니 더 화가 났다. 최소한 그런 짓을 하면 안 되는 사람들 아냐? 린에게는 공무원이란 그랬기 때문에 더 화가 나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가 린을 불렀다.

 
작가의 말
 

  다른 사건으로 넘어왔습니다. 센트럴에 있는 경찰서로 전에 리슈베르 사를 테러하려고 했던 다소의 행동대장 샷건이 잡혀갔었어요. 그것과 과연 연관이 있는 걸까요? 가짜기억으로 인해 살인까지 저지를 뻔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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