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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Sailing
작가 : 세일러
작품등록일 : 2017.12.5

"사람은 항상 보물을 찾으려한다. 그래서 완벽하다는 지도를 그리지만, 이 작은지도에 그리기에는 바다는 너무 넓다."

 
Chapter 04
작성일 : 17-12-15 21:59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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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말을 마치고 핀 선생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아버지의 속내까지 알고 있는 것을 보니 아버지와 친분이 꽤나 두터웠던 모양이셨다. 엠마는 핀 선생님과 나의 대화를 듣고 싱긋 웃더니 나를 고전 도서실 쪽으로 이끌었다. 그러고는 사다리를 타더니 금세 감정의 소용돌이 책을 두 권을 꺼내었다. 내가 받았던 것 보다는 표지의 색감이 화려했고, 더 새 책처럼 보였다. 다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두근거렸다. 엠마는 밝아보이는 내 표정을 보았는지 엠마도 웃음을 띄었다. 아까 내가 엠마가 준 책이 불탔다고 말했을 땐 얼굴에 알게 모르게 그늘이 지어졌었는데, 다시 엠마의 밝은 웃음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엠마는 신난다는 듯 몸을 살짝 흔들었고, 그 모습을 본 나도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가 조금 시끄러웠는지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굳어갔다. 우리는 서둘러 목소리를 줄였다.

 

 

 

 

 

 

 "노아야, 이 책이야. 내가 여기서 접했다는."

 

 

 

 

 

 

 “아, 여기서 처음 본 거야? 이제 제대로 읽어볼 수 있겠다.”

 

 

 

 

 

 “빌리려면 워셔 시의 시민증만 있으면 되고 일주일이 넘도록 반납하지 않으면 연체 돼서 사흘 동안 책을 빌리지 못하니까 꼭 기억해!”

 

 

 

 

 

 

 

  엠마의 조언에 나는 바다가 훤히 보이는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감정의 소용돌이의 첫 페이지를 넘겼다. 내가 해석할 수 없이도 깊은 내용을 담은 그 문단부터 다시. 바다의 심해에서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찬찬히 읽어보았다.

 

 

 

 

 

 

 

  ‘사람이 생활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의 변화보다는 마음의 변화를 제일 먼저 눈치 챌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이 마음의 변화는 때로는 자신은 달래주기도, 혹은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게 하는 등 그 경우는 다양하다. 이럴 때 우리는 알아야 한다. 급격한 마음의 변화는 자신을 오히려 망가뜨리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음의 변화는 자신의 진행 중인 일이나 일어날 일에 대한 대처방법을 다르게 하도록 하는데, 경우가 다양한 만큼 스스로 무엇이 바람직한 행동이 알면서도 마음의 변화 때문에 다른 일이나 결정을 초래한다. 때문에 우리는 이런 마음의 변화에서 감정에 휘말려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객관적인 관점에서 일의 대처방법을,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미 결정을 내렸을 때는 다른 사람의 주장에 대해서 다시 말해줄 수 있는 명분을 하나 잃는 셈이다. 즉,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달리할 도리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엠마와 처음 만나게 되어 울었던 일, 아버지가 떠나가셔서 우울해했던 일, 엠마가 줬던 책이 불타서 슬펐던 일, 화재로 인해 부상을 입으신 그레이스 아주머니를 걱정했던 일. 모두 마음의 변화로 인해 일어난 일들이었다. 엠마가 뒤늦게 이 책을 이해한 이유를 알아냈다. 그녀 또한 힘든 일이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가 위로해주었다는.

 

 

 

 

 

  오늘은 새삼스럽게 나와 동갑인 엠마가 존경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동 나이 때 보다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지고 행동이나 마음가짐이 성숙한 엠마는 나에게는 친구지만 누나 같은 존재였다. 나와 다르게 벌써 감정 변화의 파도를 어떻게 타야 할지 알고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노아라고 했지, 무슨 책 읽고 있니?”

 

 

 

 

 

 

 

  내가 한창 생각에 잠겨 창문 밖을 쳐다보고 있을 때였을까, 핀 선생님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대답 대신 책 표지를 선생님께 조심스레 보여드렸다. 그는 안경을 추켜올리더니 눈썹을 꿈틀거렸다. 이내 빙그레 미소를 지어보이는 선생님은 엠마를 한 번 스윽 바라보시고는 입을 여셨다.

 

 

 

 

 

 “엠마가 늘 빌려가던 책이었는데 다 읽더니 너에게 추천해주었구나. 오늘따라 엠마가 애써 밝아 보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을까?”

 

 

 

 

 

 

 “시장에서 불이 났어요. 그런데 그레이스 아주머니가 다치셨고 심지어 엠마가 저에게 준 이 책도 불에 타서 못 보게 되었죠. 감추려고 하는데 아마 실망이 클 거예요. 엠마는 늘 밝았는데 오늘은 제 탓인 것 같기도 하고..”

 

 

 

 

 

 

  내 말에 핀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엠마는 괜찮아질 거다. 그레이스 아주머니가 널 돌봐주시는 구나? 예전부터 봐왔지만 정말 좋은 분이셔, 그렇지?”

 

 

 

 

 

 

  나는 그레이스 아주머니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시민증을 내고 책을 빌려갔다. 엠마는 또 새로운 책을 두 세권정도 들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책과 그리 가깝지 않았던 나라 도서 대출이 퍽이나 뿌듯했다. 엠마와 난 도서관을 나섰다.

 

 

 

 

 

 

 방 안에서 핀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를 다시 상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나는 그저 어리둥절하기만 하던 나는 계단으로 내려와 보니 문 밖에는 수상한 그림자가 비춰지고 있었다. 발꿈치를 들고 천천히 문으로 걸어가고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살짝 열었다. 작은 틈 사이로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았다.

 

 

 

 

 

 

 “누구세요?"

 

 

 

 

 

 

 

 

 “네가 노아니?”

 

 

 

 

 

 

 

 

  갑자기 찾아온 이 남자는 내 말은 들은 척도 안하고 단번에 딱 잘라서 말했다. 조금 불안해지면서 나는 문고리를 더 힘을 주어 잡고 나서 대답했다.

 

 

 

 

 

 

 

 “네, 제가 노아 클라우드인데요.”

 

 

 

 

 

 

  그러자 그 사람은 회심의 미소를 띄우고 나를 더 주의 깊게 보았다. 그러고는 주머니를 뒤적거리고는 입을 열었다.

 

 

 

 

 

 

 

 “나를 따라오지 않겠니? 전해줄 것이 있다.”

 

 

 

 

 

 

  그레이스 아주머니도 계시지 않아서 나는 살짝 긴장한 채로 문을 열었다. 과연 키가 큰 어떤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여기저기 긁힌 상처에 물집까지 잡혀 흉해 보이는 손이였다. 나는 이 남자를 따라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고민하던 와중에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다시 내게 말했다.

 

 

 

 

 

 

 

 “따라오기 싫다면 나와 가지 않아도 된다. 너희 아버지와 관련된 것인데, 뭐 아직은 때가 아닐지도.”

 

 

 

 

 

 

  아버지와 관련되었다는 말에 나는 더 버티지 못하고 결국 그를 따라가게 되었다. 그는 잘 생각했다면서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로 가였다. 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그를 따라서 함께 가던 나는 마을 한 곳에 항구의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끌렸다. 여러 간판들이 가득했고 그는 나를 다시 다른 곳으로 향하게 했다. 나는 더욱 의심만 깊어갔고 그에게 말했다.

 

 

 

 

 

 

 

 

 “대체 어디로 가는 거죠? 여기는 상점들이 모여있는 곳인데.”

 

 

 

 

 

 

 

  내 말에 그는 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걱정 말거라, 제대로 가고 있으니까.”

 

 

 

 

 

 

 

  항구의 더욱 어둡고 깊숙한 곳으로 나는 가게 되었고 알 수 없는 소리가 나기도 하였다. 불안해진 마음에 그에게 더욱 붙었다. 이러다가 정말 위험해지는 것은 아닌지, 다시 내 머리를 복잡하게 했지만 아버지에 관련된 거라는 그 한 마디를 믿기로 하였다. 하지만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햇빛 한 점 들기도 어려울 아주 깜깜한 곳에서 그가 내게 다시 말을 하였다.

 

 

 

 

 

 

 “다 왔다. 날 따라오거라.”

 

 

 

 

 

 

 

  그러고는 버튼 같은 것을 누르더니 거리에 작은 전구들에서 희미한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미로 같은 통로를 지나고 사람의 흔적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잠시 멈춰서더니 한 가게의 문을 밀고 들어왔다. 가게에 간판에는 공방이라고 흐릿하게 써져 있었고, 나도 그를 따라서 그곳으로 들어오자 역겨운 냄새가 가득차 있었다. 이상하게 생긴 물건들이 선반에 쌓여있었고 바닥에는 알 수 없는 액체 같은 것이 흘려져 있었다. 그는 갑자기 바닥을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건들이다 보니까 약간의 나무 판자가 보였는데 그것을 두 손으로 잡고 들어올렸다. 나무 판자를 치워보니 그 위에는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고 여러 겹으로 감싸진 물건이 보였다. 그는 그것을 상자에 조심스레 넣고는 내게 건네주면서 말했다.

 

 

 

 

 

 

 

 

 

 “이건 네 아버지가 너에게 남기신 물건이다. 네가 아버지를 더 알고 싶다면 이 상자를 열고 물건을 꺼내보아라. 대신, 지금으로부터 육 개월이 지나야만 물건을 볼 수 있다. 그 전까지는 이 것을 볼 수 없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내려보았다. 이게 아버지가 남기신 물건이라고? 나는 의구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 물건을 한 번, 그리고 나를 여기까지 데리고 온 남자를 한 번 쳐다보았다. 그 남자는 그럴 수 있다는 듯이 나를 되려 빤히 바라보았다. 나는 대체 왜 이런 물건을 그가 가지고 있었는지 의문이 드 그의 눈을 보면서 말했다.

 

 

 

 

 

 

 

 “이 물건을 당신이 왜 가지고 있었던 거죠? 아버지가 내게 남기신 거면 나에게 먼저 말하셨을 텐데 왜 나는 처음 보는 당신에게 이 물건을 받은 거고요? 대답 좀 해봐요.”

 

 

 

 

 

 

 

 “때로는 이 세상 일이 네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이걸 가지고 있었던 것도 네가 그렇게 생각하던 네 아버지가 내게 맡기신 거란다.”

 

 

 

 

 

 

 

 

  그는 조금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내 등을 떠밀었다.

 

 

 

 

 

 

 

 

 “자, 이제 내 일은 끝났으니 넌 이만 집으로 가거라.”

 

 

 

 

 

 

 

 “갑자기 불러와 놓고는 설마 이거 하나 전해주고는 끝이에요?”

 

 

 

 

 

 

 

 “내가 방금 말했잖니, 언제나 네 생각처럼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야.”

 

 

 

 

 

 

 

 

  나는 그의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아서 그런지 조금 툴툴거리면서 그를 등지고는 다시 그레이스 아주머니의 집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그 때 나지막히 들리며 내 귀를 스치는 그의 애처러운 목소리가 나를 잠시 멈칫하게 했다.

 

 

 

 

 

 

 “불쌍한 녀석, 어린 것이 벌써부터..”

 

 

 

 

 

 

 그의 안타까움이 섞인 말의 감정보다 갑자기 늦은 밤에 이렇게 나를 찾아오는 남자에 대한 불안감과 아버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나는 계속 집으로 뛰었다. 아까 그와 함꼐 왔을 때는 가깝게 느껴진 거리였는데, 지금 혼자 이렇게 외로이 뛰고 있으니 짜증나게도 너무 먼 거리였다. 남이라도 누군가 내 곁에 있다는 것. 그게 중요한 거였다.

 

 

 

 

 

 

 

 

 

 ****

 

 

 

 

 

 

 

 

 

  다음날 아침, 내가 일어나서 기지개를 한껏 고양이처럼 피고 있을 때 였다. 그레이스 아주머니가 몸을 회복하시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나는 아주머니가 건강해지셨다고 생각하니 기뻐져서 달려가 아주머니를 안았다. 아주머니는 안긴 나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다.아주머니는 몸도 안 좋으시면서 나를 위해 음식을 새로 하셨다. 따뜻한 수프에, 바삭한 바게트 빵도 튀기셨다. 나는 한 입 음식을 머금고 미소를 지었다.

 

 

 

 “어떠니? 급하게 튀긴 거라 괜찮을지 모르겠네.”

 

 

 

 “아주 맛있어요. 아주머니 음식 솜씨는 정말 말로 다 못해요.”

 

 

 

 

  그레이스 아주머니와의 평범한 일상, 어제의 일을 모르시는 아주머니. 아주머니에게 대해 죄책감이 살짝 느껴지만, 아주머니의 따뜻한 식사와 일상으로 제대로 돌아간 것 같아 조금 잊기로 했다. 일상의 소중함이 느껴졌다. 문득 어제 나를 공방으로 데려간 그 남자가 생각났다. 아버지는 함부로 누군가에게 뭘 맡기지는 않는데, 역시 섣불리 의심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 남자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6개월 후에 아버지가 오면 물어봐야지, 라고 생각했다.

 
작가의 말
 

 앞 쪽 첫 문단이 3화의 마지막 문단과 같은 이유는 내용을 잇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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