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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25
작성일 : 17-12-15 21:40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3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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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 날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아니, 한 달이 아닐지도 모르겠으나 방학 시즌이 다가오고 애들의 입에서 연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니 아마 그럴 것이다. 이제 슬슬 거리에 연인이며 가족들이 넘쳐나겠구나. 학교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생각했다. 아마 내 일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 때 윤영의 질문에 뭐라 대답했냐고 물을 것이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전하겠다. 일부러 무언가를 숨기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못 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그 날 그녀가 내게 한 말은 굉장히 나를 얼빠지게 만들기 충분했다. 말 그대로 얼빠져있었고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는 말만 남기고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윤영도 말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여 나를 보내줬다. 물론 생각할 시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나도 최대한 빠르게 답을 주고 싶어 거의 모든 일에서 손을 놓고 그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뭐라 답해야할지 고민했다. 오랫동안 답을 안 주면 상대방이 지치기 마련이고 그것은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좀처럼 해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이어서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이렇게까지 지나있었다. 그녀도 크게 내게 무언가를 재촉하지 않고 그저 기다리고 있는 중인 것 같다. 가끔 윤영이 뭐하고 지내는지 궁금해 그녀의 반 앞을 지나면서 안을 가끔 들여다봤는데 평범하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음속으론 애간장이 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좀 상관이 없을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귀신같이 나에 대한 폭력과 비방은 사라졌다. 물론 진수와 혜린 사이의 분위기가 좋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에 대한 소리들이 사라진 것도 있겠지만 뭐랄까, 껌을 씹다가 단물이 다 빠지자 바로 뱉어버리는 느낌이다.

  아무튼 이제 곧 방학인데 여기서 더 이 일을 끌면 끝이 흐지부지해져서 좋은 느낌이 없다. 오늘 안으로 결론을 짓자고 스스로 생각을 하고 눈을 감았다. 자기 위함이 아니라 생각을 하기 위함이다.

  우선 먼저 생각해야할 두 가지를 떠올리도록 하자. 하나는 윤영의 말에 할 대답, 다른 하나는 그 대답이 나오지 않는 이유다. 이유를 생각하면 저절로 대답도 생각이 날 것 같기에 우선 그쪽을 생각하기로 했다.

  이유라... 우선 윤영이 그 날에 했던 말은 아마 어림짐작이지만 서툴게나마 고백의 색을 띄고 있다. 좋아하게 되었다는 걸 직접적으로 발설했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여기까지는 이해하고 있다. 그럼 이것이 이유일 리는 없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 이유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일까... 턱을 괴고 조용히 많은 단어들을 떠올리기를 약 10분, 어느 정도의 이유가 보였다. 내가 고백에 대해 답을 하지 못 하는 이유는 ‘내 마음을 제대로 모르겠어서.’ 이다.

  늘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인데 앞이 전혀 안 보이고 뭐가 해답일지 모르겠는 일에 대한 정답을 찾았을 때 그 정답은 보통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무튼 그렇다. 그녀의 고백에 대한 내 마음을 정확하게 알지 못 하겠다. 이건 아주 심각한 문제다. 마음이 없거나 확실하게 알지 못 하는데 고백을 받는다면 그 후의 일들에 상대와 나, 둘 다 지치기 마련이다. 그럼 이제 남은 시간 동안 내 마음을 확실하게 하는 일만 남았다. 슬쩍 핸드폰을 꺼내 윤영에게 오늘 방과 후에 그 벤치에서 보자는 문자를 날렸다.

 

  “여.”

  “응.”

  손을 가볍게 들자 벤치에 앉아있던 윤영도 같이 손을 들었다. 아마 오늘 내가 대답을 할 것이라고 그녀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그 판단은 옳았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학교에서 필기고 나발이고 오로지 대답에 대해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기지개를 켜며 그녀의 옆에 앉았다. 윤영은 거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환영하지도 않았다. 그냥 가만히 있으며 내가 내킬 때 언제든 말할 수 있도록 해줬다. 뭐, 환영하기 힘든 상황이라 그랬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이해하겠지만 말이다. 뒤통수에 깍지를 끼며 가만히 있었다. 수영장이나 바다에서 입수를 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런 행동으로 뜸을 들이지 않는다면 아마 말하다가 말문이 턱 막힐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어느 정도 준비가 다 된 느낌이 들고 나서 난 입을 열었다.

  “대답을 먼저 들을래, 아니면 서두를 먼저 들을래?”

  “둘 다 이어서 해줘.”

  “너 집에 가서 할 거 없어서 그렇지?”

  “어떻게 알았어?”

  “눈에 훤하지 뭐.”

  그렇게 농담으로 운을 떼며 슬슬 말을 시작했다. 둘 다 말해주길 원하니 우선 서두부터 해야겠다.

  “우선 사과부터. 한 달이나 질질 끈 건 미안해. 그만큼 생각할 게 많았거든.”

  “얼마나 많았는지 들어보도록 할까?”

  “우선 대답을 안 한 게 아니라 못 하고 있던 거야. 도저히 대답을 못 하겠는 거야. 그래서 난 왜 그런지에 대해서까지 생각하기에 이르렀지.”

  그리고 연설자가 중간에 물을 마시듯 나는 침을 조금 삼키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해낸 답은 이거야. 너에 대한 마음이 확실히 잡혀있지 않아서 그래.”

  “그럼 대답은 no?”

  “한국말인데 끝까지 들어봐. 아무튼 그래서 그 애매한 마음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 생각하기를 반복했어. 그러다 문득 생각했어. 너에 대한 마음이 확실치 않은 것은 이 비즈니스 적인 커플의 모습 때문 아닐까?”

  “좀 더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줄래?”

  “한마디로 그거야. 너와 내가 그런 사이로 지낸 요 며칠 간. 보통 설레게 한다는 행동 비슷한 것을 몇 번 한 적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난 ‘당황’과 ‘당연함’을 동시에 느꼈거든. ‘얘가 나한테 왜 이래? 나한테 감정이 있나?‘하는 당황이랑 ’보여주기 식이고 비즈니스 적인 느낌이니까 그렇진 않겠지.‘하는 당연함을 말이야. 즉, 이 두 가지가 충돌했었기에 내 감정을 제대로 확실히 할 수 없었던 거야.”

  “없었던 거라면 이젠 확실히 할 수 있다는 거네?”

  “내가 문자했을 때 알고 있었던 거 아니었어?”

  “뭐, 그건 그렇지.”

  그렇게 우선 대화가 끝나고 서로 같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그녀가 나를 보며 고개를 까딱였다. 아마 더 말하라는 뜻이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에 작은 웃음을 올리고 말을 이었다.

  “아무튼 난 그래서 그 둘 중 어느 쪽이 더 강한가에 대해 생각했어. 당황과 당연함. 당연함이 앞섰다면 당황이 없었을 거고 당황이 앞섰으면 당연함이 이어졌을 거야. 그리고 난 후자였고.”

  “당황이 더 강했다는 소리구나.”

  “응, 그런 거지. 조금 비논리적이려나?”

  “난센스네.”

  그렇게 우리 둘 사이의 대화는 잠시 끊겼고 한 동안 우린 서로를 그냥 평화롭게 바라봤다. 그 시선을 주고받으며 꽤나 많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지나갔다. 내가 저번에 말했던 그녀가 아니면 안 되게 된다는 말이 절반은 틀리고 절반은 맞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런데도 기분이 크게 나쁘지는 않다. 정말 그녀의 말대로 난센스다. 오늘부로 확실히 안 것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감정이란 건 예전에 문방구에서 살 수 있었던 일명 탱탱볼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바닥에 던지면 이리 튀고 저리 튀어서 잡을 수도 없고 방향도 모르겠는 그런 거 말이다. 누구도 정확히 ‘이럴 거다‘, 혹은 ‘이런 거다‘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그런 거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좋아함‘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좀 힘을 많이 안 주고 튀긴 탱탱볼 같은 느낌이라는 거다. 윤영이 먼저 일어나 내게 손을 내밀었다. 눈과 입이 웃고 있다. 잘 부탁한다는 뜻이겠지. 나 또한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아 악수하는 모습을 만들었다. 나도 그녀를 따라 눈과 입이 웃고 있었다.

  “잘 부탁해.”

  “나도.”

  언젠가 했던 인사를 또 하는 느낌을 받으며 마주 잡은 손을 상하로 한 번 흔들었다. 오늘은 일기장에 맨 밑에 있는 질문에 ‘완쾌‘라는 단어를 적고 뒷장에 있는 질문들을 전부 지워버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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