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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픽미! 허그미! 키스미!
작가 : 하다온
작품등록일 : 2017.11.16

가수지망생 하린은 도망친 그(그놈?)가 돌아올때까지 슈퍼스타 도현에게 사로 잡히게 된다. 그런데 오히려 하린에게 마음을 사로 잡히게 된 도현은 하린을 놓아주려 하질 않는데. 알콩달콩 사랑의 하모니를 쌓아가는 하린과 도현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35. 성 정체성에 관한 고찰.
작성일 : 17-12-15 19:52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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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성 정체성에 관한 고찰.

 

 “뭐? 게이?”

 

 한껏 두둥실 구름 뒤에 떠있던 도현은 바닥에 고꾸라지는 것 같았다.

 

 이런 농담은 들어본 적도 없다. 이 사지 멀쩡하고 신체 건강한 남자를 보면서, 그녀에게 속절없이 빠져드는 그를 보면서 게이라고 생각하다니, 저 작은 머리 안에 무슨 생각들이 들어 있는 건지 열어보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아니면 바이예요?”

 

 장난이라고 하기엔 하린의 표정은 진지 그 자체였다. 골똘히 생각하며 그를 쳐다보는 폼이 진실로 그가 게이인지, 바이인지 탐색하는 것 같았다.

 

 “바이?”

 

 게이로 오해했을 때가 더 나은 선택이었나. 도현은 허탈감까지 느꼈다. 저 여자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 지나 정확히 알고 있는 거야?

 

 “아니 남자를 좋아하면서 나한테 키스하고. 설마! 나를 남자로 착각 하거나 그런 거 아니에요? 나, 나 여자인건 알죠?”

 

 “하……, 알아 당신이 여자인 것.”

 

 “알아요? 그런데 어떻게 나한테 키스를 할 수가 있어요?”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은 김우진을 사랑하잖아요!!!”

 

 “뭐?!!”

 

 아일랜드는 남성 듀오이기에 팬들 사이에서는 그와 우진을 커플로 만들어 팬픽도 쓰고 커플 아이템도 선물하는 것을 도현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 조그마한 머릿속에서도 그런 시나리오가 쓰여 지고 있었다니.

 

 도대체 왜? 도현과 우진을 같이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

 

 “우진씨를 사랑하면서 어떻게 나한테 고백 할 수가 있어요?”

 

 “내가 김우진을 사랑해? 왜?”

 

 “당신이 김우진을 왜 사랑하는지 나한테 물어보면 내가 어떻게 알아요?”

 

 취기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정신이 맑아지고 있었다. 속은 울렁거리고 머리는 어지럽고 마음은 아렸지만, 그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술기운이 점차 옅어졌다.

 

 “내가 그 새끼를, 아니 그 자식을 사, 사, 아니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이유요?”

 

 “그래, 이유!”

 

 “당신이 강훈의 집에 찾아왔잖아요. 나한테 그를 찾고 싶다고 말했잖아요. 강훈이가 그를 훔쳐가기라도 한 것처럼.”

 

 “그래서?”

 

 도현은 아예 팔짱을 끼고 한 번 설명해보라며 쳐다보았다. 어떤 일에서 이런 오해가 비롯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해는 풀면 그만이다. 하린은 단단히 혼나야겠지만.

 

 “그 모습은 마치 애인이랑 도망친, 바람난 남편을 찾으러 온 안방마님 같았다고요.”

 

 유명한 슈퍼스타라는 양반이 동행하는 사람 하나 없이 들이닥쳐 화를 내는 모양이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았다.

 

 “뭐라고? 안방마님?!!”

 

 바람난 남편을 찾아 온 안방마님이라니. 머리가 다 지끈거렸다. 아니! 그런데 왜 남편이 아니라 내가 안방마님이야? 바람난 안방마님을 찾으러 온 남편일 수도 있잖아. 도현은 이상한 곳에서 마음이 상했다.

 

 “도대체 그런 생각은 어떻게 하는 거야?”

 

 “어떻게 하다니요? 난 본 것 그대로 말한 것뿐이에요. 당신은 그날 정말 사랑하는 애인을 빼앗긴 사람처럼 애달프고 간절해 보였다고요.”

 

 “애달파? 간절해?”

 

 “아니었어요? 딱! 그거였는데, 사랑을 잃은 패배……,”

 

 “거기까지!”

 

 뒷말은 듣지 않아도 기분이 나빴다. 아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감히, 나를 두고 바람을 필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여자는 아일랜드의 리더이자 아시아의 스타인, 이 강도현을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그의 입에 살벌한 미소가 걸렸다. 하지만 그녀를 내려다보는 모습은 무척이나 매혹적이었다.

 

 그가 눈을 내리깔고 짙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면 하린은 심정지가 온 것처럼 자꾸 숨을 멈추게 된다. 바로 지금처럼. 온몸이 마비되기라도 한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런 나를 두고 그게 가능하리라고 생각해?”

 

 그가 한 발짝 더 다가오자 그녀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가 한 발짝 더 다가오고 그녀는 한 발짝 더 뒤로 물러났다.

 

 “알 수 없잖아요.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

 

 하지만 경험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이 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을 홀리게 만드는 이 남자를 두고 바람을 피다니. 그건 사람이라면, 더욱 그를 사랑하게 된 사람이면 할 수 없는 일일 것이 분명했다.

 

 “불가능.”

 

 치! 인정!

 

 “그러니 당신은 다른 곳은 보지 마. 나는 당신을 놓아줄 생각이 없으니. 당분간.”

 

 “네?”

 

 하린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자 도현이 다시 피식거렸다.

 

 “우진이는 내게 친형제 같은 놈이야. 그런 우진이 은퇴하겠다는 쪽지만 남긴 채 최강훈과 잠적을 해버렸어. 나는 그걸 두고 보고만 있을 순 없었고.”

 

 “은퇴요? 잠깐 여행간 게 아니고요?”

 

 잠깐의 일탈정도로 생각했었다. 세상에 공개하기 어려운 연인이니 여행 한 번 제대로 못 가봤을 것이고, 잠깐 그렇게 여행을 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훈의 연락에 집착을 하는 도현이 잘 이해가지 않았다. 이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은퇴라는 말을 언급 했으니, 은퇴하고도 남을 놈이지만……, 내가 아는 김우진은 음악 없인 살지 못해. 그 자식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고. 나는 우진이가 후회하길 바라지 않아.”

 

 우진의 성격상 은퇴는 진심이었을 것이다. 가수의 꿈을 놓으면서까지 선택하는 그 사랑이 이해가가 가지 않았다.

 

 나도 만약 그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면 하린의 손을 잡게 될까? 아니면 놓을까? 지금으로선 막 시작된 감정에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었다.

 

 “이제 충분히 설명이 됐나?”

 

 “게이는 오해였군요.”

 

 “당연히!”

 

 “바이도 오해였고요.”

 

 “물론!”

 

 “오해해서 미안해요. 그런데 왜 자꾸 다가와요?”

 

 계속 한 발짝씩 다가온 그를 따라 한 발짝씩 뒤로 걷다보니 소파에 그녀의 엉덩이가 걸쳐졌다. 도현이 하린을 가운데 두고 양팔로 받쳤다.

 

 “네가 도망가니까.”

 

 “누가 도망을 갔다고 그래요?”

 

 “나는 아직 못 들은 말이 있는데, 당신이 자꾸 도망치잖아.”

 

 “무슨 말이요?”

 

 도현의 말에 하린은 저도 모르게 입술에 손을 올렸다. 얼마나 격렬하게 키스했는지 부어오른 입술이 도톰하게 만져졌다. 하린의 볼이 토마토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도현이 토마토처럼 탱탱한 하린의 불을 양손으로 감싼 채 도톰하게 부어 오른 입술에 쪽- 베이비 키스를 했다.

 

 “할 말 없어?”

 

 쪽- 도현이 다시, 한 번 하린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뭐가요?”

 

 “대답.”

 

 “무슨 대답이요?”

 

 “내 고백에 대한 대답.”

 

 헉! 진짜 고백한 거였어? 그러니까 저 강도현이 한 남자로써 나 박하린을 좋아한다 그런 거야?

 

 “잠, 잠시만요. 그거 진심이에요?”

 

 “무슨 뜻이야?”

 

 “아니……,”

 

 믿겨야 말이죠. 이 잘생긴, 섹시한 남자가 나를 좋아한다니! 넝쿨 채 내 손안에 굴러 들어오다니!!

 

 “최강훈 때문이라면, 잊어.”

 

 “네?”

 

 “당신 버리고 다른 남자랑 도망간 그런 놈은 잊으라고.”

 

 “여기서 강훈이 얘기가 왜 나와요?”

 

 “당신이 아직까지 최강훈을 사랑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젠 그럴 일 없을 거야. 내가 잊게 만들 테니까.”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는 그런 구차한 남자는 아니었다. 하린이 강훈을 사랑했다한들 지나간 과거로 만들 수 있었다. 도현이 다시 하린의 입술을 찾았지만 하린이 획! 고개를 틀었다.

 

 “내가 지금 강훈이를 사랑한다는 거예요?”

 

 “아니야?”

 

 “맞아요!”

 

 “맞아?”

 

 “아니에요!”

 

 도현의 미간이 구겨졌다.

 

 “강훈이야 당연히 좋아하죠.”

 

 도현의 미간이 더욱 심각하게 구겨졌다.

 

 “하지만 그건 친구로서. 남자가 아니라…….”

 

 하린은 황당함에 설명을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정말이야?”

 

 “당신이야 말로 어떻게 그런 오해를 할 수가 있어요?”

 

 “나야 말로 본 것 그대로 말한 것뿐이야. 당신은 최강훈의 집에서 살고 있었잖아. 그 다정한 사진들은 또 뭐고. 꼭 연인같이.”

 

 “그건 어렸을 때부터 남매처럼 자라왔으니까.”

 

 하린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굳었던 도현의 표정이 비로소 풀어졌다.

 

 “우리 서로 오해했네요.”

 

 “그렇군.”

 

 마주보고 웃음을 짓는 그들의 표정에 포근한 봄바람이 불어왔다. 서서히 웃음이 잦아들자 그들 사이의 열기가 피어났다. 하린이 침을 꼴깍 삼켰다.

 

 “그래서 대답은?”

 

 “좋아요.”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나도 좋아요. 나도 당신을 좋아한다고요!”

 

 하린의 당당한 고백이 너무도 흡족한 도현은 다시 바짝 하린에게 다가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이번에도 그녀를 얼굴을 감싼 채로 그녀를 뜨거운 눈길로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가 거부 의사를 표현하면 언제라도 그만두겠다는 뜻이었다.

 

 “내가 얘기 했던가?”

 

 “?”

 

 “예쁘다고.”

 

 하린이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예쁘다니, 강도현 보는 눈도 있다.

 

 “어디가요?”

 

 미소를 감추지 못한 채, 반짝이는 눈으로 물었다. 도현아, 도현아 나는 어디 어디가 예쁘니?

 

 “여기.”

 

 도현이 불쑥 손가락으로 이마를 훑었다. 가지런한 눈썹을 따라 기다란 속눈썹이 덥고 있는 눈꺼풀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손가락이 지나가는 곳마다 솜털이 바싹 일어섰다.

 

 “여기.”

 

 눈 모양을 따라 움직이는 그의 터치에 하린은 바르르 떨었다.

 

 “그리고, 여기.”

 

 도현의 손가락이 천천히 하린의 입술 언저리에 닿았다. 그의 눈이 깊어졌다. 눈빛 안의 작은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하린은 그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 강렬한 전기가 온몸을 관통하여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그의 숨결에 하린이 움찔한 것도 잠시 도현의 손이 사라진 곳에 무언가 말캉한 것이 닿았다. 닿는 부드러움과 별개로 데일 듯이 너무도 뜨거웠다. 하린은 눈을 꼭 감았다.

 

 입술 언저리에서 시작된 그것은 서서히 입술 가운데로 다가왔다. 스쳐 지나가는 그 느낌은 짜릿했다.

 

 

 “하아.”

 

 하린의 입에서 더운 입김이 쏟아져 나왔다. 할 때마다 너무 좋았다. 그와의 키스는. 손이 저릿하고 가슴이 쿵쾅되고 혈류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너무 급하게 돌아 그녀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다 예뻐.”

 

 도현이 눈앞에서 싱긋 웃었다.

 

 이런 요물 같은 남자를 보았나. 이렇게 좋은 건 되돌려 주는 게 인지상정!

 

 “눈 감아요.”

 

 발그레한 얼굴로 하린이 도현에게 도도하게 명령했다.

 

 “후후.”

 

 도현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가 눈을 감는 것을 보기도 전에 하린은 도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뜨거운 입술에 입 맞췄다.

 

 하린이 살짝 그의 입술을 핥았다. 간질간질했다. 그녀의 혀는 그의 입술을 건너 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도 같았다.

 

 간지러운 느낌에 도현의 입이 저절로 열렸다.

 

 도현이 입술을 열자 하린이 변했다. 부드럽고 수줍게 받아들이기만 했던 하린이 고양이처럼 갸르릉 거렸다. 그녀는 맹렬히 그의 혀를 끌어당겼다. 도현은 기쁘게 그녀에게 끌려갔다. 한동안 그녀의 리드에 몸을 맡기던 도현이 그녀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아앗.”

 

 그녀의 동작을 정지시킨 도현이 그녀에게 살금살금 다가갔다. 먼저 윗입술을 두드리기도 하고 치열을 훑기도 하고 그녀를 끌어당기기도 했다.

 

 그녀가 너무 좋았다. 뇌를 흔드는 짜릿한 기분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녀가 다가오기도 전에 그의 몸은 먼저 그녀에게 반응했다. 부드럽고 수줍었던 그녀의 부끄럼이, 그러나 피하지 않으며 눈을 감으라 명령하는 당돌함이 그를 전율시켰다. 끝끝내는 만져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를 굴복시키는 그녀의 몸짓은 너무나 황홀했다. 이런 굴복이라면 백번이라도 천 번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아.”

 

 도현의 손이 그녀의 볼에서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턱으로, 백조만큼 희고 순결해 보이는 목선으로 내려갔다. 그의 손가락이 닿은 곳으로 그의 입술이 쫓았다. 베이비키스를 날리곤 턱과 목이 연결된 곳을 살짝 깨물었다.

 

 “아앗.”

 

 도현은 하린의 등을 받치고 살짝 기울였다. 약간 붉어진 그곳을 혀로 살살 쓰다듬었다. 농염한 그의 행동에 하린의 입에선 가르릉 거리는 소리가 났다. 도현은 그곳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더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의 쇄골에 닿자, 그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는 거침없음에 하린이 입술로 그의 입술을 막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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