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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로맨스의 첫 페이지
작가 : 현주빛
작품등록일 : 2017.11.6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와 과거에 얽매여 사는 한 남자가 만들어 가는 로맨틱 스릴러! 특별한 능력을 가져 혼자가 된 추리소설가 성준은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출판사 마케팅팀장 수민을 만나 직진 로맨스를 펼치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19. 인연은 가까이에 있어요
작성일 : 17-12-15 19:21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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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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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준이 퇴원한 후 며칠 째 만나지 못한 수민은 그를 떠올릴 새도 없이 정 작가의 “순수와 관능” 재출간 기념 사인회 행사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특히나 아침부터 출판사로 찾아와 추첨제를 통해 50명을 선발하여 사인회를 벌이자는 정 작가의 얼토당토하지 않는 말에 수민은 골머리가 썩었다.

 

  이미 부서원들은 그녀의 횡포에 나가떨어져 정 작가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었고 수민만이 정 작가에게 잡혀 그녀의 설명을 수도 없이 들어야했다.

 

  “아니, 아이돌도 아니고 무슨 추첨제를 해요?”

  “나 정도면 아이돌급 인기 아냐?”

 

  뻔뻔하리만치 순수하게 묻는 정 작가에 수민은 저절로 한숨을 쉬었다. 홍보와 판매 목적인 사인회를 단 50명만 초대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었다.

 

  저번 북 콘서트는 100명밖에 안 부른다고 그렇게 난리는 치더니 이번에는 50명만 부르자고 우기는 것은 분명 다른 속내가 있었다.

 

  “사인하기 귀찮아서 그렇죠?”

 

  정곡을 찔린 정 작가는 수민의 눈을 잠시 피했다가 목젖이 다 보이도록 웃어젖혔다. 마녀 같은 그녀의 웃음소리는 자신의 민망함을 잠시나마 숨겨주었다.

 

  “작가는 원래 손을 아껴야 돼. 사인하다가 관절염이라도 걸리면 어쩔 거야.”

  “휴…… 그래도 작가님 책 홍보하려고 하는 행사인데, 이렇게 책임감 없이 하시면 어떡해요.”

  “채, 책임감이 없다니……!”

  “작가님 손가락 아끼려고 서점에 찾아올 팬들을 막으실 거예요? 작가님 위해서 대관해준 서점에도 큰 손실이에요.”

 

  정 작가의 눈이 일순간 흔들렸다. 단순한 정 작가는 아침에 일어나서 아픈 손가락에 걱정이 되어 단숨에 출판사로 달려왔다. 귀가 얇은 정 작가를 잘 알고 있는 수민은 그녀를 더욱 흔들었다.

 

  “어쩌면 50명만 추첨한다고 하면 아무도 참가안할 수도 있어요.”

  “어째서?”

  “요즘 좋은 책도 많고, 훌륭한 작가 분들도 많은데…… 공짜도 아니고 책을 사야 되는 사인회를 굳이 신청해서 오겠어요?”

 

  정 작가는 눈알을 돌리며 자신의 라이벌을 떠올렸다. 얼마 전 북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김 작가나 기성작가임에도 웹 사이트에서 연재를 하여 대박친 최 작가나…… 안 보는 척, 안 듣는 척 하면서 그들의 현황을 줄줄 꿰고 있었다.

 

  “저희가 그날 팬들 나눠주려고 한정으로 굿즈도 준비했는데……”

  “구, 굿즈? 그게 뭐야?”

  “작가님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으로 팬들에게 선물을 주는 거예요. 저희는 특별히 머그컵에 ‘순수와 관능’을 새겼는데, 취소할까요?”

 

  수민은 짐짓 아쉬운 듯 핸드폰을 들어 올려 굿즈 거래처 번호를 눌렀다. 정 작가는 여태껏 본 적 없던 빛의 속도로 그녀의 핸드폰을 빼앗아 음흉하게 웃었다.

 

  그녀의 웃음에 수민도 장단을 맞춰 능글맞게 웃었다. 역시나 단순한 사람이었다.

 

  “그럼, 그냥 진행할까?”

  “당연하죠! 사인회 당일 날 시간 맞춰서 서점으로 꼭! 오세요. 준비는 저희가 다 해놓을 테니까. 그리고 손가락 치료 꼭! 받아놓으시고요.”

 

  수민은 정 작가의 손을 꼭 잡으며 힘주어 말했다. 별 것 아닌 이야기에 정 작가는 고민을 해결한 마냥 아이처럼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그보다 말이야…… 우리 전 팀장, 혹시 성준 씨 번호 알아?”

  “아……”

 

  잊고 있었다. 정 작가가 성준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사실을……! 거짓말이 익숙하지 않은 수민은 사색이 되어 우물 쭈물거렸다.

 

  “그래. 나도 모르는 걸 전 팀장이 어떻게 알겠어. 됐어. 나와 인연이 아니겠지.”

 

  씁쓸하게 웃는 정 작가의 모습에 양심이 찔린 수민은 그녀의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늘 제멋대로라 생각한 정 작가가 내심 마음에 들었던 수민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할까 고민도 했지만 순수하고 열정적인 그녀에게 상처가 될 것만 같아 입을 다물었다.

 

  “근데…… 김성준 씨 말이야. 그 사람한테 묘한 게 있어.”

  “묘, 묘한 거요?”

  “그날, 우리 다 같이 만나서 밥 먹은 날 있잖아.”

  “네.”

  “전 팀장이 화장실 갔을 때 이상한 말을 했었어.”

  “무, 무슨……?”

 

  꿀꺽. 수민은 정 작가의 의미심장한 말에 저절로 침을 삼켰다. 정 작가만큼이나 톡톡 튀는 그의 언사에 심장이 편할 날이 없었다. 정 작가가 마치 성준이 실제로 앞에 있는 듯이 그의 흉내를 내며 말했다

 

  “소중한 인연은 가까이에 있어요. 정 작가님 머릿속에는 이미 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어요. 정 작가님이 유년시절에 상처를 많이 받으셔서 다른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데, 그 사람에게는 기대도 괜찮아요.”

 

  수민은 순간적으로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당황했다. 정 작가가 마음에 든다느니, 솔직해서 좋다더니 하던 말들이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었던가.

 

  소중한 인연이 가까이에 있다니……! 정 작가를 홀리는 말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몰랐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수민과 달리 정 작가는 그의 말을 다시 되씹어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지? 말이?”

  “자, 작가님이 마음에 들어서 하는 말이 아닐까요?”

  “전혀 아냐. 성준 씨는 무엇인가 본 마냥 3인칭처럼 말한단 말이지…… 내 유년 시절을 어떻게 알고……?”

  “유년 시절?”

 

  수민의 되물음에 정 작가는 아차 싶어 기침을 몇 번 하고 다시 대화의 주제에 대해 환기를 시켰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직업이 작가라서 그런지 그의 말 하나하나가 거슬려. 머릿속에 가득 차 있다든지, 다른 사람을 못 믿는 다든지…… 마치 내 속을 다 꿰뚫고 있는 기분이랄까? 묘해……”

 

  수민은 그제야 정 작가의 말을 이해하고 화가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정 작가의 말대로 그의 말을 곱씹어 보니, 정 작가의 ‘그 사람’은 자신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가 없는 말이었다. 수민의 머릿속에는 생각의 꼬리가 물고 물렸다. 그의 행동, 그의 말투, 그의 눈빛…… 모든 것이 수상했다.

 

  “뭐, 어차피 만날 사람도 아니니까 그냥 해보는 말이야.”

 

  본의 아니게 심각해진 분위기를 털어내고자 정 작가가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수민도 괜한 기우라 여기며 생각을 지웠다.

 

  사인회 일도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성준의 이야기도 하고 나니 더 이상 이야깃거리가 없던 정 작가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그럼, 난 갈게. 보조! 가자.”

 

  정 작가가 허공에 대고 정남을 불렀다. 그러고 보니 바늘에 실 가듯 정 작가와 함께 다녔던 정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정 작가도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그제야 깨달은 듯 금세 시무룩해졌다. 매일 지지고 볶던 사이라 조금이라도 보이지 않으니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 정남 씨는 안 오셨어요?"

  "아, 바깥에는 잘 나가지도 않는 놈이 갑자기 약속이 있다면서 아침부터 갔어."

  "약속? 아, 맞다! 오늘 제 친구랑 만난다고 하더라고요."

  "응? 친구 누구?"

  "늘찬이라고…… 고등학교 교사인 친군데, 정 작가님 차기작 준비 때문에 인터뷰가 필요하다고 하던데."

 

  정 작가가 고개를 갸웃했다. '순수와 관능' 재출간 때문에 바빠 한동안 차기작은 준비조차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순간 정 작가는 무엇인가 깨달은 듯 얼굴이 갑자기 붉으락푸르락 변하며 다짜고짜 수민에게 화를 내었다.

 

  "이놈의 자식이! 다른 작가한테 가려고 준비 하는 거 아냐?"

  "네? 저한테는 분명 정 작가님 차기작이라고 했는데……"

  "전 팀장 친구 누구 말하는 거야?"

  "저번에, 회식 때 왔던 친군데 못 보셨어요? 혹시…… 정남 씨가 따로 소설을 준비하는 건 아닐까요?"

 

  정 작가가 자신의 손톱을 물어뜯으며 불안한 듯 팀장 실을 서성거렸다. 차라리 자신의 이름으로 소설을 내는 것이면 축하해줄만 하지만 다른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간다면 용서치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정 작가는 수민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출판사를 뛰쳐나갔다. 갑자기 홀로 남게 된 수민은 정 작가가 나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늘찬에게 확인하기 위하여 전화를 걸었다.

 

  [늘찬아. 오늘 정남 씨 만난다고 했지?]

  [응. 지금 앞에 있어.]

 

  역시나 정남 씨의 약속 상대는 늘찬이었다. 수민은 정남이 왜 정 작가에게 말하지 않고 둘이서 만나는 것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괜히 둘 사이의 일에 끼어든 것만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정남 씨 말이야. 빨리 정 작가님한테 전화해보라고 전달해줘.]

  [왜?]

  [내가…… 뭔가 말실수를 한 것 같아. 정 작가님께 너랑 개인적으로 만난다고 얘기를 했는데, 자신은 차기작 준비하는 것 없다고 막 화냈어.]

 

  늘찬이 수화기 너머로 정남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늘찬의 말이 끝나자마자 절규와 공포가 뒤섞인 정남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늘찬과 정남의 관계를 모르는 수민은 어쩌면 정 작가 몰래 자신의 소설을 준비하고 있던 차에 자신의 입방정 때문에 계획이 틀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안함이 가득했다.

 

  [어떡하지? 나 때문에……]

  [괜찮을 거야. 나중에 전화할게.]

 

  전화를 황급히 끊은 늘찬은 불안에 떨고 있는 정남을 다독였다.

 

  “정남 씨, 괜찮아요. 정 작가님께 자초지종을 말하면 다 이해해 주실 거예요.”

  “당사자인 저도 제 마음을 이해 못하겠는데…… 3자인 작가님이 이해해 주실까요?”

  “그건 정남 씨 몫이에요. 정남 씨가 얼마나 정 작가님을 신뢰하고 있는지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지겠죠.”

  “아……”

 

  늘찬의 말은 정남의 가슴에 충분히 울려 퍼졌다. 사실 오늘 늘찬을 만나면 정남은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다. 서로가 서로를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이 살아온 방식이나 행동, 왜 늘찬에게 마음이 갔는지까지 모두 설명해줄 참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있는 정 작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생각이 미치자 더 이상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늘찬은 보이지가 않았다.

 

  사색이 되어 있는 정남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던 늘찬은 그 몰래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정남은 제 마음을 아직 제대로 모르고 있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얼른 가 봐요. 정남 씨, 아직 설명할 시간이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먼저 일어설게요!”

 

  앞 뒤 잴 생각도 없이 정남은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카페를 나섰다. 홀로 남겨진 늘찬은 정남이 남겨 둔 커피 잔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사실 오늘 만나서 정남에게 고백을 해줘서 고맙다고 할 참이었다.

 

  덕분에 용기를 얻었고, 스스로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기폭제가 되 주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늘찬은 자신의 커피를 주욱 들이키며 싱긋 웃어보였다. 다음에 정남과 만나게 된다면 자신과의 이야기가 아닌 정 작가와의 이야기를 더 들어주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촉촉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늘찬은 그녀에게 촉촉이 젖어드는 비 같은 존재가 되고 싶기도 하고, 그녀가 가랑비에도 다칠 새라 우산과도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다.

 

  누군가를 위한 마음이 스스로를 조금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든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꽤 기분 좋은 감정에 늘찬은 무슨 일일지 궁금해 하고 있을 수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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