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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Hi?story!
작가 : 슈동
작품등록일 : 2017.12.12

[남장여자/무당/소드마스터/성장형 먼치킨] 신기를 타고난 펜싱 세계랭킹 1위 대한민국 국가대표 고진희! 올림픽 결승의 날, 그녀가 쓴 부적에 의해서 이계로 떠나게 되는데.....집으로 가기위해 소드마스터가 되는 과정까지,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라노벨 풍의 본격 남장여자 이고깽물 시작합니다.

 
34. 이러려고 엘프됐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작성일 : 17-12-15 15:44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6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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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눈부신 날개를 펼친 피닉스와 불구덩이 혀를 날름거리는 살라만드라는 소환수를 알아보듯 쭈르르 진희에게로 달려갔다.

 

 피닉스는 진희의 어깨에, 살라만드라는 진희의 무릎에 착지해서 반갑게 첫인사를 나누었다.

 

 '정령도 영의 한 종류니까 강신굿하는 기분이 든건가?'

 

 진희는 머리가 지끈거리다가도 애교를 부리는 불의 정령들의 모습에 살살 장단에 맞추어주다.

 

 불의 정령들은 진희의 손길에 부르르 몸을 떨더니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공중에서 하나의 불로 합쳐졌다.

 

 큰 불덩이 아래로 동그란 기하학적인 무늬가 생성되어 뱅뱅 돌았고 불구덩이에서 이질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를 소환한 계약자여, 그대는 누구인가?]

 

 진희는 알아서 비토르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가만히 있었는데 주변 공기가 너무 조용해서 비토르를 쳐다보았더니 비토르는 말 그대로 얼음이었다.

 

 아까 밉살스럽고 짖궂게 달라붙은건 언제고 툭 건들면 바사삭 부서질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비토르는 간신히 입술을 달싹였다.

 

 "...니 이름 말해."

 

 진희는 불덩이를 쳐다보며 통성명을 했다.

 

 "코즈니."

 

 불덩이는 한바퀴 뱅글 돌더니 다시 기계음 같은 소리를 내었다.

 

 [계약자 코즈니! 그대는 불의 정령 살라만드라 그리고 피닉스와의 계약이 체결되었다.]

 

 불덩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밑에서 맴돌던 마법진이 진희의 심장으로 날라왔다.

 

 화악!

 

 "윽!"

 

 마치 뜨거운 물을 잘못 삼킨 듯한 느낌에 진희는 화끈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가슴으로 날라온 마법진은 옅은 빛만 남긴 뒤, 사그라들었다.

 

 마접진이 사라지고 난 뒤, 공중에서 하나로 불타오르던 불은 다시 나뉘어지며 피닉스와 살라만드라로 변했다. 그들은 못본 사이에 반갑다는 듯 다시 진희의 몸으로 뛰어들었다.

 

 "이 정도면 꽤 잘 된거지?"

 

 "...어...음..."

 

 비토르는 정신줄을 되찾고선 머리를 털었다.

 

 "너...천재 맞구나."

 

 진희는 입술을 삐죽이며 얄궂게 말했다.

 

 "뭐래."

 

 "엘프들도 불의 정령을 한꺼번에 소환하는게 무리인데..."

 

 엘프종족 장로의 고귀한 후계자 비토르 실바는 좌절스럽게 몸을 수그렸다. 그의 머리 위로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인간조차도 겨우 소정령 하나 소환이 최선이다. 또한 아무리 엘프라도 여러 정령을 소환하기는 커녕 하나 소환하는 것도 힘들다.

 

 "내가 이러려고 엘프...."

 

 "됐고, 다른 종류의 정령도 그냥 하면 돼?"

 

 "뭐?!"

 

 비토르는 패배감과 무력함에 찌들려서 웅크려있다가 불에 덴 듯이 진희 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원래 불가능 하다고 말하려 했지만 왠지 널보면 가능할 것 같아..."

 

 진희는 뭔지 모를 우월감에 피식 비웃고 피닉스를 쓰다듬었다. 피닉스는 머리를 숙이며 순종하는 모습이었다.

 

 그의 불의 날개는 부드럽게 펄럭이고 있어 군데군데 불똥을 튀겼다. 비토르는 그런 진희의 모습에 발끈했다.

 

 "...는 개뿔, 후계자인 나도 세마리 밖에 못했는데 가능하겠냐?"

 

 "그래도 불의 정령은 모두 소환했잖아?"

 

 비토르는 바싹 약이 오른 모습으로 열을 올렸다.

 

 "같은 계열의 정령보다 다른 계열의 정령을 한꺼번에 소환하는게 더 어려워. 나야 후계자니까 세종류나 했지, 너는 겨우 인간....."

 

 "아가리 다물어라."

 

 진희는 매섭게 눈을 치뜨며 검기를 내보냈다. 어디선가 '쿠쿠쿠쿵' 하는 효과음과 함께 공기가 갈리는 소리에 비토르의 연두색 앞머리가 살짝 베였다.

 

 비토르의 이마에 실낱같은 상처가 길게 생겼다.

 

 "으...으아아아! 미안해! 항복!!!"

 

 비토르는 자신의 잘린 앞머리가 폴폴 나부끼는 거에 식겁하더니 두손두발 다 들고 소파 구석에 찌부러졌다.

 

 그새 진희한테 한대 맞았는지 비토르의 주둥이는 팅팅 불어있었고 눈두덩이에 시퍼런 멍이 판다처럼 박혀 있었다.

 

 그는 힐끔힐끔 진희의 눈치를 보아가며 차근차근 정령에 대해 설명했다.

 

 ".....바람의 정령과 대지의 정령은 매개체가 어디에나 널려있으니 소환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워. 근데 불은 소환했고..."

 

 비토르는 피닉스와 살라만드라를 흘긋 보더니 다시 설명에 집중했다.

 

 "물의 정령 소환은 물이 필요하니까 매개체를 만들어야 되네."

 

 비토르는 주저하는 표정으로 머뭇거렸다. 진희는 그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듯, 살짝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그럼 떠오면 되지."

 

 "지금 식당 문이 닫쳤잖아."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쉽게 정수기 물을 얻는 것과는 달리 기술이 낙후된 아카데미에서는 물을 얻으려면 따로 식당으로 가야한다.

 

 게다가 아카데미가 위치한 황도는 내륙지방이라서 주변에 바닷가도 없고 강가에 가려면 아카데미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나가려면 또 번거롭게 통행증을 끊어야 한다.

 

 "그러게. 정말 답이 없네."

 

 "굳이 방법을 찾자면 방법은 있지."

 

 "그래?"

 

 진희는 방법이 있다는 소리에 화색이 돌았다. 그런데 비토르는 영 꺼림직한 표정이어서 수상했다.

 

 "침. 아니면 오줌."

 

 "...진심이야?"

 

 진희는 순간 보글거리는 기포가 톡톡 터지는 끈덕진 침으로 소환되는 물의 정령이 상상되어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왜? 따지고 보면 액체잖아?"

 

 '우웩.'

 

 진희는 저절로 헛구역질이 나올것만 같은 것을 참고선 손사래를 쳤다.

 

 "됐고, 일단 다른거 먼저 할래."

 

 "그럼 그러든지."

 

 비토르는 좋은 구경거리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물을 소환하기 전에 바람이랑 대지 먼저 성공할 수 있을까?'

 

 비토르는 욱하는 성질의 진희가 들리지않게 속으로 비웃었다. 불의 정령을 모조리 소환한 것은 인정하겠다.

 

 하지만 그래봐야 인간인데 까다로운 4계열의 정령소환을 몽땅 해낸다고?

 

 '불가능이지.'

 

 비토르는 혀를 삐죽 내밀었다. 그는 허공을 응시하고 땅에 발을 텅 굴리며 바람과 대지의 정령소환을 시도하는 진희를 바라았다.

 

 그런데 진희의 실루엣을 바라보다가 문득 뇌리에서 불안감 비스무리한 예상이 스쳐지나갔다.

 

 '그런데...인간이라던 무의 전사도 정령왕과 계약했잖아?'

 

 엘프들은 정령소환이 본인들만의 특권인줄 안다. 드물게 인간 정령술사도 나오긴하지만 대부분은 엘프가 훨씬 더 많으니까.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정령왕과 계약한 자는 인간이었고 정령과의 계약방식을 간편하게 줄여서 엘프장로에게 정립해준 이도 인간이었다.

 

 '무의 전사...!'

 

 어렸을 때 위기에 빠진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이. 자신이 인간을 좋아하게 만든 이.

 

 그 이의 모습이 진희와 겹쳐지는건 왜일까?

 

 '그리고 그 사람이 인간이었으니까 저 애가 되지 말란 법도 없잖아?'

 

 비토르가 큰 깨달음을 얻은 그 때, 허공에서 큰 바람이 휘몰아치며 방 안을 휩쓸었다. 바닥에서는 타일을 비집고 울룩불룩한 흙이 솟아서 두 형체를 빚었다.

 

 휘잉! 우르르르르...

 

 방 안은 금세 들이닥친 바람으로 인해 모든 물건이 날라가 난장판이 되었고 기숙사 타일도 솟아오르는 생물체에 의해 모조리 뒤집어졌다.

 

 '아...수리비...'

 

 진희는 저번의 아픈 추억이 떠올라 정신이 아득해졌다. 지난번에 검기로 소파 가르고 바닥 부순건 어찌어찌 잘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정말 변상해줘야 할 정도로 쑥대밭이 되었다.

 

 그래도 진희는 아름답게 변모하는 정령의 모습에 홀린듯 걱정근심 따위 내려놓고 즐겁게 소환과정을 감상했다.

 

 공기를 휘감던 기운은 둘로 나뉘어져 하나는 날개달린 아름다운 말, 하나는 투명한 나비를 만들었다.

 

 바닥에서 꾸물거리던 흙은 한덩이는 흙으로 된 가느다란 갈색 사슴, 하나는 집채만한 거대한 지렁이를 만들었다.

 

 이들은 꿈틀거리며 형상이 빚어지는게 완료되자 진희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인사를 했다.

 

 진희는 다시끔 두통이 찾아왔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에 검기를 터득했을 때만큼 벅차올랐다. 그리고는 얼떨떨하게 하나씩 쓰다듬어주긴 했는데,

 

 '어쩐지 저 지렁이는 좀 징그럽다.'

 

 결국은 살짝 톡 건드리는걸로 만족했다. 큰 지렁이는 차별대우에 삐쳐서 토라져 보이긴 했지만.

 

 진희의 인사를 받은 이들은 다시 한 덩이로 뭉쳐져 밑에 마법진을 만들었다.

 

 하나의 큰 기류로 뭉쳐진 공기와 하나의 큰 찰흙덩이로 빚어진 흙은 동시에 울림있는 기계음을 냈다. 아까 하던 방식대로 진희가 이름을 말했다.

 

 [계약자 코즈니! 그대는 바람의 정령 제피루스 그리고 진과의 계약이...]

 

 [....대지의 정령 가이아 그리고 테라와의 계약이...]

 

 [체결되었다.]

 

 파아앗!

 

 다시 한번 진희의 심장으로 마법진이 날라와 차가운 연기와 구수한 흙내음을 남기고 진희의 심장으로 날라왔다.

 

 큰 덩이를 이루는 물질들은 다시 둘로 나뉘어 정령의 형상으로 돌아왔다.

 

 진희가 정신을 차리고 난장판이 된 방을 둘러보니 비토르가 멍 때리며 무릎을 꿇고 있었다. 소파는 애초에 날라가 버리고 강풍에 휘청이다 힘이 풀린 것이다.

 

 진희는 한숨을 쉬다가도 으쓱거리며 소환된 정령들을 가리켰다.

 

 "어때? 내가 해냈는데."

 

 비토르는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진희가 소환한 정령들을 힘겹게 무시하며 작게 옹알이 하듯 중얼거렸다.

 

 "이건...사기야..."

 

 비토르는 푹 고개를 숙이고는 OTL자세를 취했다.

 

 "내가...졌다..."

 

 진희는 비토르의 너무 우울한 반응에 그에게 다가가 토닥이며 위로하듯 말했다.

 

 "일단 이거부터 치우자."

 

 

 

 ****

 

 

 

 생각보다 치우는건 금방이었다.

 

 염동력을 다스리는 제피루스와 지각을 다스리는 테라를 이용하자 마치 형상기억합금처럼 방 안의 물건들은 휘리릭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알고보니 가이아와도 계약한 비토르는 툴툴거리며 같이 힘을 보탰다.

 

 어느새 방 안이 이전처럼 말끔해지자 진희와 비토르는 소파에 주저앉으며 다음 이야깃거리를 생각해냈다.

 

 사실 진희는 내일 컨디션 조절을 위해 잠 좀 자려 했으나 생각보다 재미있는 정령소환에 잠은 날라간지 오래이다.

 

 진희는 그녀의 발치에 애처롭게 부비적거리며 애교를 부리는 거대 지렁이, 테라를 바라보며 문득 중얼거렸다.

 

 "그럼 얘는 하급 정령인가?"

 

 진희는 그냥 지나가는 투로 말한 거지만 청력좋은 비토르가 놓치지 않고 꼬투리를 잡았다.

 

 "하급 정령이라니?"

 

 어디선가 들어본 판타지 지식으로 대충 유추한 진희는 비토르의 물음에 별 생각 없이 대꾸했다.

 

 "정령이 상급 중급 하급으로 나뉘어 진거 아니야?"

 

 비토르는 '푸핫!' 침튀기게 비웃더니 무릎까지 탁 치면서 오랫동안 박장대소를 했다.

 

 하도 웃어서 눈물까지 글썽이는 비토르는 아까 전의 충격은 다 날라간 모습이었다.

 

 "프흐흐...어디서 그런 소리 들었어?"

 

 진희는 비토르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오히려 당황했다. 보통 판타지에서 정령하면 다 상중하로 나뉜 줄 알았는데 자신의 상식이 무시당한 것 같아 씁쓸했다.

 

 비토르는 묻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설명충을 자처하며 손짓발짓까지 해가면서 설명해주었다.

 

 하긴, 정령과의 친화가 특화된 엘프인데 남이 왜곡된 사실로 알면 발벗고 나서는게 정상이다.

 

 비유하자면 외국인이 우리나라 정부가 대통령제가 아닌 의원내각제로 착각하는거랑 비슷한거이다.

 

 "정령은 이름 모를 소정령이 대다수야. 아까 정령 주변에 반짝이는 구체가 여럿 있었지?"

 

 진희는 비토르가 살라만드라를 데리고 놀 때 작은 불빛들이 살랑거리는게 생각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그냥 불똥인줄 알았는데 그게 소정령이었던 것이다.

 

 "그래. 소정령들은 의지가 있지만 그저 반짝이는 무생물일 뿐이야. 팔다리가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비토르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 가이아를 톡톡 쓰다듬다 훠이 내쫒았다.

 

 "그런데 정령왕 휘하의 소정령 중에서 의지를 가졌는데 형상까지 갖춰진 정령으로 변화된 돌연변이 정령이 생겼지. 그게 대표적으로 각 계열마다 두마리 씩 있어. 이들은 서로 특화된 힘을 나눠 가지지."

 

 비토르에게 거부당한 가이아가 푸륵 거리며 흙부스러기를 옷에다 튀겼다. 비토르는 옷을 쓸어 흙을 털어버리며 말했다.

 

 "마치 우리 아카데미 전공처럼 말이야."

 

 사람들이 대학에 들어가서 세부 전공을 나누는 것처럼 같은 계열의 정령들에게도 능력이 나뉘어졌다.

 

 불의 정령 중에서 살라만드라는 불꽃, 피닉스는 폭발을,

 

 물의 정령 중에서 닉시는 얼음, 네레이드는 파도를,

 

 바람의 정령 중에서 진은 공기와 기류, 제피루스는 염동력을,

 

 대지의 정령 중에서 테라는 지각, 가이아는 중력을 주로 다룬다.

 

 설명을 들은 진희는 흥미롭다는 듯 휘파람을 불었다. 하룻밤새에 초능력이 생긴게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러면 뭐하러 마법을 배워? 여기에 다 초능력이 있는데."

 

 비토르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손가락을 까닥였다.

 

 "이봐. 아까 정령술은 순수한 인간이나 엘프, 그리고 그들 후손만 성공한다고 했잖아. 정령술을 못해서 바싹 약이 오른 인간들이 드래곤을 지지고 볶아서 배운게 마법이지."

 

 "드래곤?"

 

 "그래. 마법은 굳이 영혼이 맑고 깨끗하지 않아도 입문은 가능하지. 똑같이 잘하는건 어렵지만."

 

 비토르가 궁시렁거리며 말했다. 그는 아마 마법이 정령술의 짝퉁이라고 여겨서 기분이 그다지 좋지는 않을 것이다.

 

 진희는 알겠다는 듯 '흠' 소리를 내더니 손을 휘저어 정령들을 모두 소환해제 시켰다.

 

 가벼운 미풍이 불어 바람의 정령들이 사그라 들고, 흙이 무너져 대지의 정령이 없어졌다.

 

 불의 정령도 작은 불똥을 튀긴 채 픽-하는 연기를 내며 사라졌다.

 

 "어쨌든 액체면 되는거지?"

 

 "뭐가?"

 

 "물의 정령 소환하려면 액체면 되냐고."

 

 진희가 집요한 눈빛으로 비토르를 쏘아보며 말했다. 이제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모두 포기해버린 비토르는 반박할 힘도 없었다.

 

 "맘대로. 근데 진짜 침 뱉어서 소환하게?"

 

 비토르는 도도한 진희가 가래침을 '카악-퉷!' 뱉고선 소환하는 모습이 상상이 안 돼서 키득거렸다.

 

 "누가 침 뱉는대?"

 

 "그럼 오줌?"

 

 진희는 날카롭게 비토르를 야리며 '우쒸!'하듯이 팔꿈치를 냅다 들었다. 비토르는 사색이 되었고 드디어 그가 입을 다물자 진희는 손가락에 검기를 세웠다.

 

 핑!

 

 푸른 빛이 진희의 손가락에 피어오르더니 웅웅 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그걸로 뭐하려고?"

 

 하도 태클거려서 자신을 죽이려는 줄 안 비토르가 마른침을 꼴까닥 삼키며 말했다.

 

 진희는 말없이 자신의 손가락을 살짝 긁었다. 따끔거리는 통증과 함께 동그란 핏물이 베인자리 사이로 새어나오고 진희는 검기를 거두었다.

 

 진희는 자신의 피에다가 물의 정령 소환 주문을 외웠다. 자그마한 핏물은 울룩불룩하게 솟아오르더니 공중에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었다.

 

 다만, 물줄기가 빨간색이어서 오밤중에 으스스한 기분도 들었다.

 

 비토르는 뜨악한 표정으로 피로 범벅된 모습으로 소환된 정령과 진희를 번갈아보았고 진희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굳이 다른거 말고 피도 있잖아?"

 
작가의 말
 

 이 와중에 신기한건 그 난리를 치고도 깨지 않는 엘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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