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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해결사
작가 : 골든피크
작품등록일 : 2017.12.11

40년, 그 오랜 시간동안 윌런 왕국을 지배하던 오리헨은 도리어 속국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그 아래에서 볼모로 잡혀온 '저능아 왕자' 는 오늘도 하루를 겨우 연명하는 처지였다.

 
해결사
작성일 : 17-12-15 13:40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7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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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저녁을 다 먹고나서 잠깐의 쉬는 시간 동안 로윈은 1반의 담임에 대한 궁금증이 떠올라 가넷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이 반 담임 선생님은 어떤 사람입니까?"

 

 아카데미에서 선생님의 역할을 꽤 중요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교육을 담당하고 있고, 아카데미의 교육 방침상 여러 왕국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그들을 하나로 이끌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가넷은 팔짱을 끼고 선생님에 대해 생각하다 고개를 쉬이 저었다.

 

 "뭐 좋은 사람인거 같은데, 뭐라 말하라고 하면 잘 못하겄네."

 "어떤 의미에서요?"

 "사람이, 아니잖아, 애초에."

 

 미아랭이 한 마디를 덧붙이자 로윈의 궁금증이 부풀었다.

 

 "사람이 아닙니까? 그럼 이종족이라도 된단 겁니까?"

 

 미아랭은 직접 말해줄까 고민하다 생각을 접었다. 어차피 설명해봤자 더 이상하게 여길 것이 뻔했다.

 

 "설명말고, 직접."

 "직접 보는게 낫다고요?"

 

 고개를 끄덕인 미아랭은 앞에 있는 창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다른 창문은 다 닫아뒀으면서 그 창문만 열려있어 그려려니 하고 넘어갔던 점이었다. 미아랭이 곧 온다고 말하자 그곳을 주시했지만 산듯한 바람만 드나들 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아랭을 힐끗 보자 그녀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었다. 잠시 후에 미아랭의 귀가 쫑끗 솟자 감추어졌던 그녀의 주황색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왔다."

 

 푸르르륵.

 힘찬 날개짓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창문으로 쏙 들어왔다. 찰나의 순간 로윈은 반 안으로 침입한 그것의 모습을 그대로 눈에 담았다. 그리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새?

 묘기를 부리듯이 공중에서 한바퀴 돌고 나서 교실 앞에 있는 교탁에 조용히 착지한 것은 주먹만한 새였던 탓이다. 세피아 색 물감을 끼얹은 깃털과 검은색 보석을 박아놓은 것 같은 눈동자를 가진 그 새는 몸에 맞는 하얀 턱시도를 입고 있었다.

 새의 외형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던 로윈은 새가 보여준 그 다음 행동에 속으로 깜짝 놀랐다.

 

 "모두들, 반가워요."

 

 새가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유창한 대륙어로 말이다. 사람보다도 더 뚜렷하고 맑은 목소리에 놀란 로윈이 미아랭을 쳐다보자 미아랭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새 한 마리가 담임 선생님이야 라는 말을 해봤자 믿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차라리 미친놈 취급을 안 당하면 다행이었다.

 

 "저 새, 우리 선생."

 "신기하네요.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이종족일 줄 알았는데."

 

 "어머, 오늘 전학생이 오기로 했는데 어디에 앉아있을까?"

 

 작은 머리를 좌우로 돌려 교실 내부를 흩어보던 새는 신기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로윈을 발견했다. 단번에 전학생이라는 것을 깨달은 새는 발을 박차고 단번에 로윈의 눈앞으로 날아갔다. 머리를 뒤로 내뺀 로윈은 눈높이에서 날고 있는 새의 눈을 쳐다보았다.

 

 "반가워요, 작은 전학생 친구."

 "아...네."

 

 누가 누구보고 작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로윈은 고개를 가볍게 까딱이며 대답했다.

 

 "그러면 자기소개를 해볼까요?"

 "자기 소개 말입니까?"

 

 로윈의 미간이 슬쩍 찡그려졌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 소개를 하라니 상당히 곤란했다. 거기다가 응당 선생님이라면 학생들의 프로필 정도는 가지고 있을 텐데 구태어 소개를 요구하는 이유가 심히 의뭉스러웠다.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했다는 걸 깨달은 로윈이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반 여기저기서 피식 거리는 비웃음 소리가 났다.

 

 "로윈...로윈 아르넬입니다."

 "풀네임이 그게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요?"

 

 로윈의 눈에 순간적으로 분노의 빛이 맴돌았다가 사라졌다. 눈앞에 있는 이 선생이란 작자는 그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 그럼에도 억지로 풀네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말 안해도 뻔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의 정체를 알리려는 것. 로윈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게 주먹을 꽉 쥐었다.

 

 "로윈...아르넬...오리헨투스입니다."

 

 반항을 하듯 한 글자씩 끊어서 말하고 나니 반이 수근수근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혹시나 싶어 로윈에게 다가오지 못하고 힐끗거리던 이들은 로윈이 스스로 오리헨투스임을 밝히자 눈빛이 서서히 변했다.

 불쾌함. 짜증. 힐난. 분노. 조롱

 투명한 연못에 스물스물 퍼져나가는 까만 잉크처럼 그렇게 바뀌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러한 눈빛들이 더욱 진해질 때마다 로윈의 표정은 서서히 죽어나갔다. 결국 자신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자각했다.

 

 이제야 되었냐는 의미를 가득 담아서 새를 쳐다보았지만 새는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로윈이라는 말을 곱씹고 있었다. 이윽고 포르르 하는 새소리를 낸 새는 로윈의 책상 위에 착지하더니 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좋은 이름이네요, 로윈. 전 샬롯이라고 해요.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뭐해요? 설마 악수를 모르는 건 아니겠지요?"

 

 로윈은 샬롯이라는 선생이 이제는 자신에 대해 비웃거나 놀려댈 것이라 생각했다. 이때까지 그가 오리헨투스라는 걸 알고 나서는 다들 그렇게 해왔으니까. 그러나 방금 샬롯이 건낸 자연스러운 말 속에서는 정말로 반갑다는 느낌이 들어있었다. 어째서?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로윈은 표정을 지우고 손을 마주 잡았다. 무표정을 고집하는 로윈의 모습에 샬롯은 포르르 소리를 내며 웃음지었다.

 

 '감정을 숨길 줄 아는 아이구나.'

 

 보통 아이들이 로윈과 같은 처지에 있었다면 방금전 자신의 발언에 주눅이 들거나 분노하여 감정을 마구 표출하였을 것이다. 아주 완벽하게 감추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 반응이 빠르게 나온다는 건 이런 상황에 정말로 익숙해져 있다는 거다.

 샬롯은 다시금 자리를 박차고 교탁 쪽으로 날아갔다. 버밋 아카데미에 재미있는 전학생이 왔다는 점이 샬롯에게는 하나의 기쁨이었다.

 

 "자 그럼 수업을 진행해볼까요? 오늘 배우는 내용은..."

 

 그 뒤로 한 시간 가량 샬롯은 예절에 관한 교육을 진행했다. 선생님이 새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극하게 정상적인 수업이었다. 샬롯은 교탁에 미리 펼쳐져 있던 책을 다리를 이용하여 한 장씩 넘기면서 수업을 진행해갔다.

 로윈은 수업 시간 내내 수업 내용보다 수업을 가르치는 샬롯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았지만 샬롯은 인사 이후 더 이상 로윈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고 수업 그 자체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일정이 마무리 되자 모든 학생들이 밖으로 하교하기 시작했다. 챙길 것이 없어 로윈도 바로 밖으로 나가려던 차에 샬롯이 갑자기 로윈 앞으로 날아왔다.

 

 "로윈 학생은 저를 따라오세요. 아카데미 교재와 복장을 받아가셔야 되니까요."

 "알겠습니다."

 

 샬롯은 모든 학생들이 모두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로윈을 데리고 교실을 나섰다. 피레스 내부를 천천히 날아가던 샬롯은 로윈을 힐끗 쳐다보다가 한바퀴 휙 돌아 로윈쪽으로 날아왔다.

 

 "날개짓이 피곤해서 그러니 좀 실례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로윈의 허락도 없이 그의 머리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뭐하시는 겁니까?"

 "어머머 레이디가 실례할 때는 더 이상 묻지 않는게 예절입니다. 이건 수업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세요."

 "...알겠습니다."

 "자자 여기서 왼쪽, 다음에도 왼쪽, 그 다음에는 오른쪽, 계단 타고 위쪽."

 

 샬롯은 마치 말을 다루듯 로윈의 머리카락 일부를 날개로 잡아당기면서 방향을 지위해갔다. 로윈은 한 소리 할까 하다가 입을 다물고 묵묵하게 걸어갔다. 그러나 샬롯은 조용히 할 생각이 없는지 끊임없이 입을 열었다.

 

 "어제 먹은 크림스프가 정말 맛있더라고요. 아카데미 안에 있는 상가에 꼭 들려봐요. 거기에는 맛있는 음식점이 많답니다. 아, 물론 아카데미 식당은 빼고요. 포르르."

 "...그렇군요."

 "그리고 내가 입은 이 옷 잘 어울리지 않나요? 제련학부에 다니는 학생이 만들어 준거랍니다. 그 아이는 솜씨가 좋아 이런 일을 참 잘한답니다?"

 "..."

 "어라? 이제는 내 말을 무시하는 건가요? 아니면 설마 골렘이라도 되버린 거에요? 가라, 골렘 1호. 여기에서 왼쪽이다."

 "머리 당기지 마세요. 아픕니다."

 

 이 샬롯이라는 선생은 뭔가가 이상했다. 뭔가 선생같으면서도 동시에 학생 같았다. 수업할 때 만큼은 준비가 철저한 선생님이지만 지금은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처음보는 자신을 상대로 끊임없이 말을 건낸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끼리 그러는 것 마냥 말이다.

 자신이 오리헨투스라는 사실이 이 선생에게는 아무런 느낌이 없는 걸까 싶었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이름에 민감한 사람은 로윈 자신이었다.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도 로윈만큼 감추는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로윈이 알기에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샬롯이라는 존재는 의아스러울 따름이었다. 싫은데 아닌 척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혹은 아예 오리헨투스가 상징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건지 헷갈릴 따름이었다.

 

 "여기네요, 얼른 들어가세요."

 

 샬롯이 교무실 간판을 가리키자 안으로 들어간 로윈은 샬롯의 지휘에 따라 그녀의 자리를 찾기 위해 안쪽으로 걸어갔다. 순간적으로 움찔한 로윈이 뒤를 쳐다보자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다른 학부의 교수들이었다. 로윈이 눈을 돌려 시선이 마주치자 일부는 시선을 돌렸고 일부는 노골적으로 그를 더 쳐다보았다. 그 중에서 정치학부 담당교수의 눈빛이 제일 심했다. 만일 로윈이 처음에 가야만 했던 정치학부에 들어갔다면 어떻게 될지가 눈에 선선하게 그려졌다.

 

 정치학부 교수는 쓸데없이 자존심이 강했다. 본인은 주변과 타협할 줄 알고 왕국을 위한 애국심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타왕국에 배척적이고 속물근성이 뛰어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적었다.

 

 그렇기에 첫날부터 아예 대놓고 로윈을 비난하고 불쾌해 할 것이 뻔했다. 수업이라는 핑계로 그를 어떻게든 괴롭히려고 악을 쓰고 덤벼들 게 훤했다. 원래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마냥 꼴에 왕족이라는 빌미로 로윈을 정치학부에 넣어야 되지만 아카데미 측에서 선택권을 줘서 검술학부에 들어갈 수 있었으니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검술학부와 고대룬어학부 담당교수님들은 자리에 보이지 않았지만 저 사람의 반응만큼 강하지는 않기를 바랄 뿐이다.

 

 샬롯의 자리에 가자 샬롯의 사이즈에 맞추었는지 모형 인형같은 아담한 사이즈들의 책과 책장 옆에 로윈의 교재들과 아카데미 복장이 놓여져 있었다. 그것들을 들고 나서 샬롯에게 인사한 로윈은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다가 다시금 샬롯 쪽을 돌아보았다.

 

 "한 가지만 묻고 싶습니다."

 "뭔가요, 로윈 학생?"

 "선생님께서는 저를..."

 

 로윈은 거기까지 말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무슨 질문을 하고 싶었던 걸까? 왜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느냐? 혹시 오리헨투스가 상징하는게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모르는 거냐?

 로윈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샬롯이 푸드득 날아 로윈이 들고 있던 책 위에 올라왔다.

 

 "좋아하냐고요? 포르르 어머머, 처음 만나자마자 그런 말은 부끄러운데 말이죠. 거기다가 학생과 선생님의 사랑은 제약이 많답니다."

 "애초에 종족 자체가...아니 논점이 그게 아니잖습니까?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로윈 학생이 저를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말이죠, 저는 이 곳 버밋 아카데미의 엄연한 선생입니다. 자고로 선생님이라면 많은 학생들을 진심으로 품을 수 있어야 된다는게 저의 생각이에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어떻게 자라왔고 살아왔든, 뒤에 누가 있던지 간에 내가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같아요.

 내가 데려가야 할 아이들, 내가 가르쳐야 할 아이들 모두가 공평하게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선생은 최대한 공평한 교육을 위해 학생들을 공평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 이게 샬롯 선생님의 생각이랍니다.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었을까요, 로윈 학생?"

 "...충분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충고해주자면 말이죠."

 

 *

 

 카운트 다운을 타고 다시 숲으로 나온 로윈은 입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룩을 발견했다. 룩은 로윈을 보자마자 달려가 그가 들고 있던 짐을 들고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래, 룩도 수고했어."

 

 룩은 마차 문을 열어주어 로윈을 태운 다음 뒤이어 자신도 뒤따라 탔다. 창문에 기대어 앉은 로윈은 아까전에 샬롯이 얘기한 것을 다시금 상기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그럴꺼라는 생각은 가지지 말아요. 오리헨투스라는 이름의 의미. 잘 알고 있답니다. 아마 많은 이들이 로윈 학생을 괴롭히기 위해 다가올 거에요. 그러니까 잘 대비해 두도록 해요. 이 생활이 괴로움이 아닌 추억이 되려면요.

 

 "추억이 된다라..."

 

 과거를 되짚고 걸어가봤자 추억이라고 할만한 일들이 얼마 없었다, 아니 전무했다. 오리헨에서의 삶은 가물가물해서 기억조차 나지 않았고 그의 기억의 시작은 이 곳 윌런에서의 삶이었다. 하루하루가 괴롭고 고통스러워서 도저히 추억이라고 할만한 것들은 없었던 것 같다.

 

 "오늘 아카데미는 어떠셨습니까?"

 

 평소의 룩답지 않게 먼저 말을 걸어오자 로윈은 놀란 눈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룩을 향해 씨익 웃어보였다.

 

 "걱정해 주는 거야? 그거 정말로 고마운데?"

 "주군에 대해서 신하가 걱정하는 건 지극하게 당연지사입니다. 거기다가 물가에 내놓은 아이같은 느낌도 많이 들기도 하고요."

 "진지한 표정으로 그런 말하니까 낯간지러운걸. 뭐... 나쁘지는 않았다고 해야 될까? 아! 오늘 내 검술 실력을 남들에게 보여줬어. 그것도 전력으로"

 

 그 말에 룩이 조금 놀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카데미에 그만한 인재가 있었습니까? 로윈 님이 실력을 보이셨으면 웬만한 실력으로는 안 될텐데요."

 "응, 어차피 한 명이었고 그 친구가 제일 강한 것 같았던 것 같은데?"

 "... 방금 친구라고 하셨습니까?"

 

 룩은 로윈의 입에서 나온 친구라는 단어가 자신이 알던 친구라는 의미가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레옹 성에서 로윈은 한번도 누구와 친구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엘리스조차도 로윈은 친구라고 지칭하지 않고 항상 윌런푸스 왕녀님이라고 부를 뿐이었다.

 로윈은 미아랭에 대해서 다시 떠올렸다. 검을 마주할 때가 가장 즐겁다는 미아랭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로윈도 검을 들고 있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게 희한하면서도 신기했다.

 

 "응, 처음으로 사귄 친구야."

 "잘 지내시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아직은 모르겠네. 오리헨투스라는 걸 밝히고 나서 별다른 접촉이 없었으니까."

 "괜찮으실껍니다."

 "그래, 그러면 정말로, 정말로 좋겠지."

 

 다그닥 다그닥

 마차를 끄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서 로윈은 서서히 눈을 감았다. 하루동안 많은 일이 겪었더니 몸이 매우 피곤해져서 잠에 골아떨어지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룩은 불편하게 자고 있는 로윈을 마차의자에 편하게 눕혀주었다. 몸이 움직이자 잠시 우물거리던 로윈의 얼굴에는 실낯같은 미소가 달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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