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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2장. 전환점.-8
작성일 : 17-12-15 11:14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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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거슬러 오기 전 30대의 닥터 코닝은 반지를 사용한 대가에 대해 신중하게 경고를 했었다. 반지의 힘을 사용한 자는 되돌린 시간에서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이다. 그 말에 흔들렸던 것도 솔직히 사실이다. 마음을 정한 후 반지를 끼고 잠이 드는 순간까지 말이다.

 

 그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나는 시간을 넘어오자마자 내 주변에 혹시라도 불행의 그림자가 끼어드는 것은 아닌가 세밀히 살피며 시간을 보냈다. 불행의 전조는 전혀 없었다. 햇살은 찬란하고 하늘은 푸르렀으며, 나의 일상은 이전보다 더 잘 진행되었다. 예정되었던 아버지와의 불화도 없었다. 사랑하는 오펠리아에게 청혼을 하여 승낙까지 받아냈다.

 

 그런데도 왜 닥터 코닝은 불행에 대해 경고를 하는 것일까.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는 나의 행복 정도는 희생할 수 있다고 마음먹었고 그 마음은 아직 변치 않았다. 무슨 다른 변수가 있는 것일까.

 

 “어떤 종류의 불행을 말하는 것이죠?”

 

 나는 닥터를 떠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나보다 반지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시간을 뛰어넘는 반지의 힘이 나로 인해 증명된 이상 더 많은 정보를 그에게 들어야 했다. 자신의 이복누님에게 이야기를 들었던 사람은 바로 닥터 코닝이므로.

 

 “여자의 행복은 무엇이죠?”

 

 그가 내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느닷없는 여자의 행복 이야기에 이제껏 진지했던 내 얼굴의 긴장이 확 풀리는 느낌이다. 나는 이전 내 어머니가 늘 하시던 대답을 우선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리고 그와 함께 어머니의 친구 분들과 다른 이들의 대답도 함께 떠올렸다. 거기에는 공통적인 답이 하나 있었다.

 

 “부유하고 좋은 남자를 만나서 이후 행복한 결혼을 하는 것이요.”

 

 “네. 일반적인 답이긴 하죠.”

 

 “여자의 행복은 갑자기 왜…….”

 

 “그러면 당신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또다시 맥락 없는 질문에 맥이 풀리는 기분이다. 갑자기 그는 왜 행복 타령을 하는 것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는 나와 같은 인종이었다. 영리하고 신중하며 하나의 단서라도 놓치지 않는 수사관의 기본적인 미덕을 가진 동족이다. 나는 진지하게 그의 대답에 응했다. 그가 하는 추리에 무언가 도움이 될 것 같은 기분에서다.

 

 “과거의 저는 일단 린턴에서 출세하는 것이 행복이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빨리 출세하여 더 높은 자리에 오르고 현재 제가 물려받을 자작 자리 이상의 작위를 원했습니다. 그렇기에 과거의 저는 앞만 바라보며 달리는 것에 최선을 다했고, 노력의 결과로 나름 또래에 비해 출세도 빠른 편이었습니다. 여기로 오기 직전 저는 황태자 전하의 비서관 중의 한명이었으니까요.”

 

 “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다릅니다.”

 

 “어떻게 말입니까?”

 

 “일단 앞으로 달리기만 했을 때 놓친 것들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출세보다는 함께 있어주는 소중한 사람과의 사소한 행복 같은 거 말입니다.”

 

 그렇게 대답한 내 머릿속에는 과거로 넘어와 새로 소중함을 알게 된 것들로 가득했다. 오전을 밝히는 해밀턴의 아름다운 태양, 아버지의 서재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책을 알아가는 시간들, 오후에 오펠리아와 함께 하는 티타임, 저녁에 온 가족이 모여서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먹는 저녁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것들은 일분일초를 아껴서 움직여야 하는 린턴에서의 화려하고 자극적이나 너무나 바쁘고 고된 삶과는 다른 성질의 것들이다. 잃기 전에는 그 소중함에 대해 잘 모른 것들이기도 하고 말이다. 한 번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최후의 때가 되어서야 후회하는 것들을 나는 그래도 빨리 깨우친 편이라 생각한다. 물론 오펠리아가 죽고 난 뒤에 깨달은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군요.”

 

 닥터 코닝이 그렇게 말하고선 입을 닫았다. 그의 시선이 자신의 찻잔만을 응시한다. 말은 없으나 그는 머릿속으로 아마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조각들을 열심히 맞추고 있을 것이다. 그 짧은 시간에 몸이 단 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일단 저와 오펠리아는 그녀의 생일이 지난 후에 이곳 해밀턴을 떠나 린턴으로 갈 생각입니다. 백작님께 허락을 받을 수 있다면 결혼도 하고 말입니다.”

 

 “아이멜 가의 장남이 해밀턴 가의 외동딸에게 청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습니다. 백작님이 무척 노여워하시고 있다는 이야기도요.”

 

 그가 그렇게 이야기하고선 잔잔히 웃었다. 과거의 나와 닥터 코닝은 일면식이 전혀 없는 사이였다. 스무 살의 내가 오펠리아의 손톱 부분을 유심히 보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영원히 그와 인연이 닿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벌써 소문이 그의 귀에까지 흘러들어갈 정도로 퍼진 것인가. 나는 조금 얼굴을 붉혔다.

 

 “백작님은 일단 최선을 다해 설득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칼리아 새튼과 인연을 못 만들게 하는 것도 고려중입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내 머릿속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물론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를 이곳 해밀턴에서 만나게 되느니만큼, 린턴으로 떠날 때 백작님도 함께 떠나는 것을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백작님과 그 악녀와의 접점이 사라지면서 인연이 끝나버릴 테니 말이다.

 

 “저기 아이멜 씨.”

 

 아까만 해도 ‘아이멜 군’이라 불렀던 그는 완벽한 어른을 대하듯 나를 ‘아이멜 씨’라 불렀다. 그 말의 무게에 내 얼굴도 같이 신중하게 변했다.

 

 “네.”

 

 “저는 이 점이 조금 걸립니다.”

 

 “뭐가 말입니까?”

 

 “며칠 전 스무 살의 삶을 살았던 당신은 오펠리아와 맺어질 수 없었어요. 그녀가 이미 죽어버렸으니까. 이것은 이미 결정된 과거입니다.”

 

 “…….”

 

 “당신이 과거로 돌아오긴 했으나 아직 그녀와 결혼한 것은 아닙니다.”

 

 “닥터 코닝, 그게 무슨 말인지…….”

 

 나는 조금 이해할 수 없었다. 3년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같은 삶을 살게 된 내가 이미 바꾼 현실이 몇 개였던가. 일단 내가 변했다. 그리고 내 곁에 있던 오펠리아와 우리 가족들도 변했다. 주변의 사람들이 변함에 따라 상황도 변했다. 그런데도 그는 그 현실에 대해 조금 부정적인 것 같았다. 닥터가 무언가 목이 마른 듯 자신의 잔에 목을 축이고선 다시 말을 시작했다.

 

 “인간은 어떤 삶을 살게 되더라도 끝은 죽음으로 끝납니다. 부유한 자든, 가난한 자든, 건강한 자든, 병든 자든, 젊은 자든 나이가 많은 자든 전부 죽음으로 결론이 나지요.”

 

 “그거야…….”

 

 그가 이곳 해밀턴에 언제부터 자리를 잡았는지는 잘 알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의 다친 곳을 치료하고 아픈 이들을 돌보면서 다른 이들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목도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말은 단순한 관념론이 아닌 깊은 현실적 무게로 내게 다가온다.

 

 “반지의 주인이 그동안 많이 바뀌었어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사람이 세 명밖에 되지 않았던 것은 말입니다. 다시 과거의 삶을 산다 해도 결론을 바꿀 수 없어서가 아니었을까요. 마치 늪에 빠진 사람이 서서히 수렁 아래로 빠져들듯이 말입니다. 저는 반지의 저주라는 것을 누님께 처음 들었을 때부터 혹시 이런 것이 아닐까 했습니다.”

 

 그의 말은 일리가 있다. 황태자 전하의 서기관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접했던 나는 아무리 노력을 거듭해도 인간의 삶이 그다지 변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술에 중독된 사람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다시 술 중독의 세계로 돌아가고, 도박으로 전 재산을 날린 사람이 남아있는 모든 것까지 전부 도박판에 들이붓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력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할까. 그것은 아니었다. 닥터에 말대로 늪에 빠졌다 해도 전부 빠져 죽는 것은 아니다. 근처에 자라는 나무를 발견한다면 그것을 잡고 몸을 뺄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일단 기회는 다시 얻었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수밖에. 일단은 웃고 시작해 본다.

 

 “전 그래도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젊으니까요.”

 

 “그렇군요.”

 

 내 웃음이 전염이 된 듯이 닥터가 웃었다. 그 웃음에 힘을 얻어 본다.

 

 “저주가 무엇인지 걱정하면서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은 제 적성에 맞지도 않고 말입니다.”

 

 “그래요.”

 

 닥터는 그렇게 말하고선 내 손을 잡았다. 스무 살의 내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길 결심했을 때 했던 행동을 지금의 그도 그대로 보여준다. 그의 말대로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분명 다른 점은 여기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묘하게 그가 내게 흥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 같은 세밀한 차이지만 말이다.

 

 

 *

 

 

 우리는 이후 자세한 계획을 짰다. 나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든 것을 전부 닥터에게 이야기했다. 개인사부터 해밀턴에 있었던 소소한 일들과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전부 말이다. 닥터는 진지한 얼굴로 내 이야기를 들으며 그것을 도표로 만들었다. 아마도 이런 일을 정리 잘하는 것을 보니 그는 꼼꼼한 성격의 좋은 의사 같았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그대로 이어질 지는 나도 닥터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확률의 힘을 믿었다. 주사위를 열 번을 던져 다 동일한 미래가 나오지 않듯이 다시 살아갈 생이 이전보다 더 낫기를 기원하면서 말이다.

 

 
작가의 말
 

 다음화부터 수도에서의 삶이 시작될 겁니다. 기억날 때 공모전 필수 분량을 다 올리는 게 좋아서 내일까지는 폭탄드랍을 할 예정입니다.

 

 4장부터는 아마 매일 2화 정도 올리지 싶네요. 원래 올리는 사이트에서는 월수금 올리는 편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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