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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2장. 전환점.-7
작성일 : 17-12-15 11:11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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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일곱이란 나이는 상당히 미묘한 나이가 아닐 수 없다. 부모님의 동의 없이 결혼을 할 수 있는 나이긴 하지만 아직 확실히 어른이 된 것은 아니다. 몸은 이제 소년기를 벗어나 청년으로 발돋움을 하지만 전부 다 크지 않았다. 얼굴에는 시퍼런 면도자국 대신 아직 앳된 모습이 가득하다.

 

 나는 내가 가진 옷들 중에서 진중해 보이는 것을 골랐다. 이전 기억을 되돌아봤을 때 내가 노친네 같다며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색들이었다. 열일곱의 방종한 나는 옷의 색이 나의 개성을 죽인다고 생각했지만 스무 살의 나는 옷의 색과 디테일이 처음 보는 이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잘 알고 있다.

 

 내가 밖으로 나서자 동생들이 의외라는 시선을 내게 던진다. 평소에 선호하지 않은 어른스러운 옷을 입은 내가 조금 이상했던 모양이다. 그 애들의 시선을 한쪽으로 무시한 채로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내 머릿속은 과거로 돌아가기 바로 직전에 만나 진지하게 일을 의논을 했던 닥터 코닝과 어떤 식으로 대화를 트는 것이 좋은가로 가득한 상태였다.

 

 

 *

 

 

 닥터 코닝의 병원은 스무 살의 내가 찾아갔던 바로 그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3년 전의 시장거리는 상당히 활기에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도 훨씬 많았고 거리의 곳곳은 보수할 곳이 없이 깔끔했다.

 

 아마도 장례식의 유무 보다는 해밀턴 백작님의 건강과 상관이 있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다시금 칼리아 새튼과 그녀의 딸 에밀리를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선 병원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네. 어서 오세요.”

 

 접수처에 있는 코닝 부인은 3년 후와 그다지 얼굴에 차이가 없었다. 입고 있는 옷이 3년 전의 스타일이었을 뿐 바로 엊그제 만난 것 같은 느낌이다. 원래 사람의 30대가 나이변화가 그리 심하지 않다고 하지만 그녀는 조금 특히 더 그런 편이었다. 아마도 남편의 사랑이 그녀의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잡생각이 조금 들었다.

 

 “심부름을 왔습니다.”

 

 “심부름이라면 누구에게…….”

 

 “닥터 코닝을 만나게 해주세요. 만나 뵙고 직접 말씀드릴 것이 좀 있어서요.”

 

 나는 잠시 그녀의 얼굴에 시선을 두고서는 서둘러 입을 열었다. 스무 살의 나와는 달리 그녀가 명백히 나를 어린애 취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갓 성년이 된 열일곱이 아무리 어른인 척 굴어봤자 자신이 애송이라는 것을 대외로 자랑할 뿐이다. 이럴 때는 다른 이의 권위를 비는 쪽이 더 낫다. 그녀가 조금 생각하는 얼굴로 내게 대꾸했다.

 

 “심부름? 누구에게 말이죠?”

 

 “아이멜 서기관입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선 입을 닫았다. 지금의 나는 이제 성년이 된 애송이에 불과하지만 3년만 더 미래로 가면 서기관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시간적인 사이에 그동안 내가 쉬지 않고 지불한 피나는 노력이 있다. 여하튼 내가 한 말은 거짓이 아닌 참말이다. 그렇기에 내 얼굴은 떳떳 그 자체였다.

 

 “아이멜 서기관? 서기관이라……. 그이에게 그쪽으로 친한 사람이 있었던가? 전혀 모르겠는데요?”

 

 그녀가 그렇게 말하고선 말꼬리를 흐렸다. 아마도 남편과 서로 비밀이 없이 있는 이야기를 전부 다 나누는 사이인 모양이다. 나는 일단 미끼를 하나 더 던지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10년 이내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을 때 반드시 알고 있을 사실을 말이다.

 

 “반지에 관한 일이라고 말씀드리면 잘 아실 겁니다. 상당히 시일을 다투는 일이에요.”

 

 이런 문제는 상대방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을 하는 동안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챌 수도 있으므로. 내가 짐짓 진지한 얼굴을 하자 그녀의 표정도 아까와는 다른 것으로 변했다.

 

 “아, 그래요? 잠시만 기다려요.”

 

 그녀가 나를 그 자리에 세워둔 후 안의 진료실로 들어갔다. 나는 병원의 입구를 다시금 살펴보았다. 병원은 3년간의 세월의 흐름 외에는 별로 변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서 나는 진료실 안으로 안내되었다.

 

 

 *

 

 

 “만나서 반가워요. 테오도르 아이멜 군.”

 

 과거의 닥터 코닝은 나를 이미 알고 있었다. 아마도 그의 조카인 오펠리아 주변의 사람이니 억지로 알려고 한 것은 아니라 해도 자연스럽게 나란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으리라. 조금 아이취급을 하는 게 걸리긴 했지만 나는 잠시 심호흡을 하고선 그가 권해주는 자리에 앉았다.

 

 “그래. 어디가 특별하게 아픈 것 같지는 않고. 심부름을 왔다고 하던데 무슨 용건이죠?”

 

 과거의 그는 미래의 그가 가지고 있던 신중함과는 달리, 바로 핵심을 찌르는 대화법을 구사했다. 나는 주변의 상황을 조금 살폈다. 혹시 환자가 밀리던 시간이었던가? 아니면 뒤에 특별한 약속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분명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환자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따로 예약한 환자가 있으면 몰라도 지금은 그리 촌음을 아껴야 할 필요가 없다. 아마도 그의 고유한 대화법인 모양이다. 이럴 때는 맞춰주는 편이 서로에게 이롭다. 일단 낚시를 할 때처럼 떡밥을 먼저 던져본다. 출발하기 전에 그가 말했던 것이 사실인지 알아야 하니 말이다.

 

 “저는 반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게만 말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내 말에 그의 갈색 눈이 반응을 했다. 조금 귀찮은 소년을 상대한다는 식의 눈빛이 진지한 것으로 바뀐 것이다. 다른 태도는 똑같았지만 마음의 창인 눈의 동요마저 단속하기는 쉽지가 않다. 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아무래도 그는 은밀한 접선신호를 알아들은 모양이다.

 

 “누가 말입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의 시선은 창밖의 사람을 살피고 있었다.

 

 “저를 여기로 올 수 있게 한 사람 말입니다.”

 

 “잠시만요.”

 

 그가 진지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그가 무언가를 위해 잠시 진료실 밖을 나갔다 오는 동안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이제 그와 나눠야 하는 이야기가 전부다 무거운 것들뿐이기 때문이다.

 

 “반지의 힘을 이용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이 해밀턴 백작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이 조금 빗나갔군요.”

 

 닥터 코닝이 차 주전자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진료실 바깥에는 사람의 기척이 그리 들리지 않았다. 아마도 잠시 밖으로 나갔던 그가 오늘의 진료를 전부 종료하고 병원 문을 닫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평이하게 대꾸했다.

 

 “그렇습니까?”

 

 “네. 출발할 때 들으셨겠지만 반지를 사용하는 대가가 상당히 크지 않습니까. 그 정도로 오펠리아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친부인 백작님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선 내 앞에 차를 한잔 따라주었다. 처음 나를 만났을 때 완전히 아이 취급을 하던 것과는 상반된 태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미래에서 시간을 거슬러왔다면 눈앞에 있는 소년은 소년의 외향을 하고만 있을 뿐 내면은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내는 한 사람의 어른이다.

 

 “감사합니다.”

 

 나는 그가 내어주는 차를 받아 한 모금 머금었다. 열일곱의 소년인 척 가장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아이멜 서기관이었을 때의 우아한 몸가짐이 내게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것을 닥터 코닝이 유심하게 관찰하는 게 느껴진다. 차의 맛은 3년 후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정말 좋았다.

 

 

 나는 3년 후의 해밀턴 가와 이후 오펠리아에게 있을 이야기를 남김없이 전했다. 해밀턴 백작님이 얼마 후 결혼할 미망인 칼리아 새튼과 그녀의 딸 에밀리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나름 서기관에 있으면서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판단했다 생각했지만, 그래도 감정이 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독살이라 하셨습니까? 오펠리아와 백작님이 말입니까?”

 

 대강의 이야기를 다 들은 닥터 코닝이 무언가 생각하는 듯 중얼거렸다.

 

 “네. 제가 반지를 물려받아 시간을 넘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아마도 해밀턴 가의 재산을 노리고 있었던 모양이지요.”

 

 “그렇군요.”

 

 나는 그녀와 마지막 이별을 할 때의 경비병이 한 말을 아직 잊지 않은 상태였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이런 악독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말이다.

 

 칼리아 새튼의 영향력은 두 사람의 독살에만 미친 것이 아닌 것은 느낌이 든다. 아까 오면서 봤던 시장의 풍경에 나는 내 느낌을 이미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백작님이 건강하셨을 때부터 재산을 빼돌리던가 수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오펠리아도 오펠리아였지만 해밀턴 백작님도 그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칼리아 새튼의 주변에는 석연치 않은 죽음이 정말 많았다 하지요. 이걸 이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좋은 생각이긴 합니다만 그나저나 괜찮은가요?”

 

 나의 열변에 닥터 코닝이 조금 신중한 얼굴을 했다.

 

 “뭐가 말입니까?”

 

 “시간을 거스른 대가 말입니다.”

 

 “네. 괜찮습니다.”

 

 내 말은 허세가 아닌 진심이었다. 그만큼 나는 오펠리아를 사랑한다. 그녀의 행복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치러야 할 대가보다도 더 큰 것이라 해도 말이다.

 

 “단순한 불행이 아닐 지도 모릅니다.”

 

 닥터가 그렇게 말하고선 나를 응시했다. 그의 갈색 눈에는 시간을 넘기 전에 보였던 것과 같은 빛을 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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