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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2장. 전환점.-6
작성일 : 17-12-15 11:10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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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다음날이 되었다. 과거로 돌아가서 같은 것을 두 번 한다는 것이 상당히 짜증이 날 거라 생각했는데 같은 공부를 다시 하는 것은 생각보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아마도 더 높고 더 넓은 세계를 한번 바라보고 다시 문제를 봐서일 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전에는 무척이나 지겨워했던 해밀턴의 일상을 즐거움과 여유로 보냈다. 내가 수도 린턴으로 떠난 이후로 가지지 못한 안락함과 편안함이 거기에 있었다. 이전에는 이런 생활을 미적지근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다른 느낌이라니. 역시 인간의 마음가짐이란 놀라운 것이 아닐 수 없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공부로 하루를 보내고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였다. 식사 때에 적절한 대화를 하는 것은 우리 아이멜 가의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대화의 내용이 하인들의 에피소드나 근처 귀족들의 소식이 다이긴 하지만, 거기에는 수도 린턴에서 흔히 보이는 악의라던가 적의는 전혀 없었다.

 

 식사 때의 대화를 주도하는 것은 역시 어머니셨다. 무뚝뚝한 아들만 셋인데다가 남편과 장남의 경우 말하기보다는 듣기만을 더 좋아하니 어머니의 말씀이 대화의 대부분은 차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하지만 평소와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나를 가만히 주시하는 아버지의 시선이었다.

 

 “아버지, 무언가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라도 있으신가요?”

 

 나는 예의바르게 식사를 마치고 아버지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 무언가 작정하신 듯 입을 여셨다.

 

 “테오야. 혹시 어제 말이다.”

 

 “네.”

 

 “오펠리아에게 청혼을 한 거냐?”

 

 “네?”

 

 “어머나!”

 

 당황한 나의 대답과 환희에 찬 어머니의 감탄사가 동시에 튀어나왔다. 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나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우리들의 식사를 돕기 위해 서 있던 하인들의 얼굴에도 놀라움이 가득하다.

 

 나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선 어제 내가 그녀에게 했던 말들을 머릿속에 떠올려 보았다. 분명 어제 나는 그녀에게 내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고 사랑을 고백했다. 그리고 함께 린턴으로 떠나자고 말을 했었다. 그녀도 내 마음에 화답했고 함께 떠나겠다고 약속을 하긴 했었다. 그런데 그것이 청혼이었던가. 아아,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다.

 

 “정식으로 결혼하자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래.”

 

 순식간에 식당 내의 사람들이 전부 내게 시선을 집중한다. 나는 그들이 주는 무언의 압력에 저항하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오펠리아가 열일곱 살이 되면 같이 린턴으로 떠나기로 했어요. 그녀는 그러겠다고 대답을 했고요. 여건이 되면 그녀와 결혼도 할 생각입니다.”

 

 “어머나 세상에.”

 

 어머니가 즐거우신 듯 감탄사를 연발하셨다. 동생들의 얼굴도 얼떨떨하긴 하지만 좋은 편이다. 나는 아버지의 얼굴을 살폈다. 그분의 얼굴은 언뜻 보면 무표정하지만 자세히 살피면 조금 흐뭇한 기색이 서려있다.

 

 내가 시간을 거슬러오기 전 아버지가 내게 하셨던 말씀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나와 오펠리아를 짝을 지어주고 싶었다는 그 말씀들 말이다. 아아, 이렇게 이전부터 기대하고 계셨던 것이었구나 싶다. 그런데 나는 그런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채 혼자만 린턴으로 떠나고 말았다. 이게 어긋남의 시작이었을까.

 

 “그래도 열일곱에 자립이라니 나는 조금 걱정이 되는구나.”

 

 어머니께서 금방의 흥분에서 조금 진정하시고선 내게 진지한 시선을 던지셨다. 물론 어머니의 걱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3년이 지나 지금의 나이에 돌이켜보면 그때는 진짜 무모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외양은 열일곱이라 해도 내면은 수도의 생활에 이미 익숙해진 스물이다. 내가 자세한 세부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는 순간 아버지께서 입을 여셨다.

 

 “수도가 조금 험한 곳이니…….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 그렇지만 하나가 아닌 둘이라면 잘 해낼 거 같구나.”

 

 “…네.”

 

 나는 조금 멍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얼굴을 응시했다. 내 기억상의 말과는 다른 말씀을 하셨기 때문이다. 아니, 분명 이때쯤 상당히 반대하는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던가? 이 일을 기화로 거의 한달 동안 그분과 대화를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건만. 그리고 놓친 것은 또 있었다. 바로 소식의 제공자다.

 

 “그 소식 누구에게 들으신 겁니까? 저는 오펠리아에게만 말했을 뿐이라서요.”

 

 “아, 그야… 존스에게서 직접 들었지.”

 

 “네.”

 

 역시 시기상으로 조금 빨랐던 것일까. 아니면 스무 살의 내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약속이 실은 아버지만의 생각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역시 과거로 돌아온다 해도 인간의 역사는 고정된 것이 아니었다. 내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엉키는 동안 아버지가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셨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하면서 절대 반대라고 방방 뛰더구나.”

 

 “그렇군요.”

 

 “차기 해밀턴 변경백이 될 사람이 지방에서 자리를 잡을 생각은 안하고 수도행이라니 말이 되냐면서 말이지.”

 

 “네?”

 

 화내시는 것에 대한 의외의 관점에 심각하던 내 얼굴이 다시금 멍하게 변했다. 그러니까 백작님은 나와 오펠리아의 결합을 반대하신 게 아니라 장차 사위가 될 내가 수도로 가는 것이 싫으시다는 모양이다.

 

 변경백이란 다른 나라에 이웃한 국경선이 있는 지방을 지키며 관리하던 이들에게 내리던 작위라 할 수 있다. 이전에는 막강한 행정력과 군사력까지 동시에 주어졌지만 에스틴 제국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일반적인 백작의 작위와 비슷하게 취급되었다. 하지만 차이점이 하나 있기도 하다. 그것은 그 지방에 매인다는 것이다.

 

 그제야 나는 과거의 내가 왜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린턴 행을 고집했는지 깨달았다. 아이멜 자작가의 장남인 내가 해밀턴 백작가의 유일한 딸인 오펠리아와 혼인을 한다면 나는 백작가의 작위를 물려받아 변경백이 되어야 했다. 오펠리아가 싫었던 것이 아니다. 해밀턴에 묶이는 것이 싫었었다.

 

 한 지역에 못 박힌 미래가 아닌 더 넓은 미래를 살고 싶었었다. 오펠리아의 가문과 재산을 노리고 그녀와 결혼했다는 말도 듣고 싶지 않았다. 나는 능력도 자신감도 젊음도 전부 가진 상태였다. 그 능력으로 남들보다 빨리 출세하여 오펠리아에게 당당하게 청혼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오펠리아는 나의 출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그 덕에 이렇게 같은 시간을 두 번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테오,”

 

 아버지께서 덤덤한 얼굴로 내 이름을 부르셨다. 아마도 내가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 조금 걸리신 모양이다. 나는 얼른 표정을 바로 하고 아버지께 시선을 집중했다.

 

 “네, 아버지.”

 

 “일단 나는 네 편이다. 네 아버지지 않니.”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하시곤 식사를 마무리 지으셨다. 그러자 어머니께서 질세라 맞장구를 치셨다.

 

 “테오, 너무 걱정하지 마렴. 나도 네 편이야.”

 

 “형, 나도 응원할게.”

 

 “나도 나도.”

 

 어머니의 말씀에 동생인 프란츠와 빌헬름이 바로 잽싸게 대답했다. 우리들 곁에서 시중을 드는 하인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하다. 그들도 우리의 대화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비슷한 기분인 듯했다.

 

 가족들의 일치단결된 응원을 받았지만 나는 조금 난감한 기분이었다. 아마도 우리의 식사가 전부 끝나고 다음날 점심때쯤이면 온 해밀턴에 소문이 퍼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이었다. 이곳 해밀턴은 번잡함과 상관이 없는 변경이었기 때문에 사소한 소문도 금세 퍼지곤 했다. 게다가 젊은 남녀에 관한 소문의 경우 더 빨리 퍼지는 경향이 있다.

 

 

 *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점심때가 지나자 나와 오펠리아, 그리고 해밀턴 백작님의 소문은 이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큰 뉴스가 되어버렸다. 오후를 맞이하여 티타임이 시작되기도 전에 어머니의 응접실은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사람들로 가득 차 버렸다. 하지만 어머니의 응접실을 들르던 사람들의 시선은 어머니가 아닌 내게 박힌 상태였다.

 

 무언가 전문적인 조언이 필요했다. 게다가 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필요했다. 나는 서둘러 외출 준비를 했다. 시간을 거스르기 전 내게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한 닥터 코닝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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