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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오펠리아를 위한 연가(戀歌)
작가 : 리체르카레
작품등록일 : 2017.12.14

남주 시점/ 회귀물/ 후회 남주/ 회귀를 눈치 못 채는 여주/ 서브남 존재.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곁을 떠났을 때 절실히 아는 법이다.

황궁의 젊은 서기관이 된 테오도르는 고향에서 갑작스런 부고를 듣게 된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상실감으로 고향에 온 테오는 죽은 소꿉친구 오펠리아의 장례식을 찾고,

망인의 반지가 계모의 딸 손에서 빛나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망인의 어머니가 망인에게 물려준 유품이었다.

계획적인 살인을 예감한 테오는 모녀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표지는 피나타님의 팬아트로 남주 테오도르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ㅎㅎㅎㅎ

 
2장. 전환점.
작성일 : 17-12-15 11:06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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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오늘의 모든 일과를 끝내고 저녁식사를 끝낸 뒤에 닥터 코닝의 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와 한가하게 이야기를 나누려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한가한 저녁 시간이 더 나을 것 같아서다. 진료도 진료지만 지금 한 건의 살인사건과 살인미수 사건이 벌어진 현장에서 일단 상황이 마무리 되어야, 마음 편하게 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오월의 긴 해가 넘어간 후라 날씨는 한낮의 더위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선선한 편이었다. 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사람들에게 물어서 찾아간 닥터 코닝의 병원은 시장의 한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으리으리한 시설과 화려한 가구들이 들어오는 사람들의 기를 죽이는 린턴의 병원들과는 달리, 닥터 코닝의 병원은 들어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어떻게 오셨는지요? 진료는 이미 끝났습니다.”

 

 실내로 들어서자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부인이 상냥하게 웃으며 나를 맞았다. 상당히 늦은 시간이라선지 어둑어둑한 병원 내에는 그녀뿐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서 바로 용건을 털어놓았다.

 

 “테오도르 아이멜입니다. 닥터 코닝이 저를 만나고 싶다고 제 아버지께 이야기하셨다 하셔서요.”

 

 “아, 그러시군요. 안 그래도 아이멜 씨가 오시면 바로 안으로 모시라고 제게 말씀하셨어요. 저를 따라 들어오세요.”

 

 여인이 반색하며 안쪽에 있는 진료실 안으로 나를 안내했다. 진료실 안에는 아까 낮에 만났던 닥터 코닝이 조금 피곤한 기색으로 의자에 기대어 있다가 일어나 나를 맞았다.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담겨 있었다.

 

 “어서 오세요. 아이멜 서기관.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일단 자리에 앉으시고요.”

 

 “감사합니다.”

 

 나는 그가 권해준 편안한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패브릭으로 된 소파에서는 편안한 말린꽃의 향기가 났다. 마치 이전 어린 오펠리아와 내가 산과 들을 뛰놀면서 따온 꽃들이 마른 후에 뿜어대던 향기와 유사하다.

 

 나를 진료실로 안내해 주던 여인이 즉시 차를 내어왔다. 닥터 코닝과 격의 없이 지내는 것을 보니 아마도 그의 부인이나 누이가 아닌가 싶다. 포트에서 풍기는 홍차의 그윽한 향기가 오늘 낮에 있었던 일들로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기분이다. 차를 한잔 한 이후에야 나는 내가 상당히 피곤에 지쳐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하루 동안 정말 일이 많아서 피곤하셨을 텐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닥터 코닝이 그렇게 말하고선 웃었다. 나는 그의 얼굴을 보며 외모 너머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를 처음 봤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모르게 내게 익숙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한번 만난 적이 있었던가? 기억을 모조리 뒤졌지만 그는 분명 초면이 맞았다.

 

 닥터 코닝은 의사 같은 전문 직종 남자가 보이는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옷차림도 그리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품위 있고 우아했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지방이라도 이렇게 번듯한 자리에서 개업의를 한다는 것은 꽤 괜찮은 집안 출신이란 말과 동격인 셈이다. 상당히 명료하고 분명한 말투를 봐서 아마도 그는 귀족 집안의 차남이나 삼남 정도 될 것 같다.

 

 “아니 괜찮습니다. 오늘 일은 저의 오랜 친구 오펠리아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피곤하다 하더라도 반드시 밝혀냈어야 하는 일입니다. 조금 더 빨리 알아채고 손을 쓰지 못한 게 한일뿐입니다.”

 

 아무리 후회하고 후회해도 이미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소중한 것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내 손안에 있을 때는 그 가치를 깨닫지 못하다가 영원히 잃어버린 후에야 그 빈자리를 뼈가 사무치게 깨닫는 것. 인간은 그래서 어리석은 존재이다.

 

 “손을 쓰지 못한 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면 오펠리아는 죽기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네?”

 

 닥터 코닝의 말에 찻잔에 시선을 두던 내 눈이 대번에 커졌다. 마치 오펠리아를 아주 잘 알고 있거나 인연이 있다는 말투였기 때문이었다. 아니, 오펠리아의 보호자 내지는 인척인 것처럼 말했다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친분이 없는 사이에서는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 것이 이곳 해밀턴의 관습이었으니까.

 

 오펠리아의 인척이라……. 아버지 쪽인 해밀턴 백작가의 방계 사람들은 대충 그 얼굴을 다 알고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이곳 해밀턴 토박이라 무슨 행사만 하면 대부분 참석하는 편이었다. 그럼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쪽의 사람일까. 내 시선이 그를 계속 향하자 그가 바로 웃었다. 그리고 보니 눈매와 입매가 오펠리아와 조금 닮은 게 느껴진다.

 

 “저는 오펠리아의 외숙부가 되지요. 정확하게는 오펠리아 어머니의 이복 남동생이 더 맞겠지만요.”

 

 닥터 코닝이 그렇게 말하고선 자신의 빈 잔에 다시 차를 한잔 부었다. 순간 나는 조금 당황했다. 이전 오펠리아가 자신의 어머니가 결혼하기 전에 가졌던 성과 닥터의 성이 동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펠리아의 친어머니가 결혼 전에 가졌던 성은 분명 버밍턴이었다. 내 얼굴이 바로 차가워졌다. 이 자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당신이 외숙부라고요? 이렇게 젊은 외숙부 이야기는 그녀에게서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아마 그럴 겁니다. 저는 불륜으로 인해 태어났으니까요.”

 

 닥터 코닝이 그렇게 말하고 미소를 지었다. 그가 천천히 자신의 차를 한 모금 마신 뒤에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저의 친부이신 버밍턴 백작께서는 생각보다 바람기가 많은 분이셨지요. 본 부인을 두고서도 수많은 애인을 두었지요. 애인들 사이에는 자식을 낳은 여인도 있었습니다. 저도 그 사생아들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사생아였기 때문에 버밍턴의 성을 이어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군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그만 입을 다물었다. 오펠리아의 외조부인 버밍턴 백작의 바람기는 그가 고인이 된지 십 수 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유명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는 저의 친부를 그렇게 원망하진 않습니다. 혼자 몸으로 저를 키우신 어머니께 충분한 돈을 지급했으니까요.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네.”

 

 그가 천천히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어머니와 단 둘이서 어렵게 컸던 유년시절과 자신과 친부인 버밍턴 백작, 자신의 이복누이이자 오펠리아의 어머니 케이트를 알게 된 이야기를 말이다.

 

 오펠리아의 어머니 케이트는 해밀턴 백작과 결혼을 하고 이곳으로 와서 우연히 아버지의 사생아인 윌리엄 코닝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한다. 그녀는 아버지의 부정행위에 분노했지만 동시에 형편이 어려운 코닝에게 강한 동정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후 자신이 죽을 때까지 코닝의 학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해 주었다고 한다.

 

 상당히 힘든 과거였을 게 분명함에도 그는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술술 털어놓았다. 나는 왜 그가 오펠리아 사건의 전면부에 나타나지 않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리 인척이라 해도 그는 외조부의 사생아다. 그러니 그가 인척이라고 나서는 것이 어쩌면 가만있는 타인보다 못할 수도 있었다.

 

 “제가 오펠리아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을 현재 아는 사람은 세 사람뿐입니다. 해밀턴 백작님과 아이멜 자작님, 그리고 당신 말입니다.”

 

 그가 마무리를 하듯이 말했다. 그의 눈에 무언가 모를 빛이 담겨 있었다. 그 빛에 조금 밀린 내가 작게 속삭였다.

 

 “그런 비밀을 제게 알려주시는 이유가…….”

 

 “그녀의 유언장을 공개한 결과, 당신이 이제부터 반지의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오늘따라 무생물인 반지가 이상하게도 생명을 가진 생물로 느껴진다. 중요한 사건의 단서가 되어서일까. 아니면 거대한 보석이 박힌 반지의 마력 때문일까. 하지만 상관이 없다. 그 반지는 이제 오펠리아와 함께 영원히 땅속으로 사라질 것이니 말이다.

 

 “이제 당신의 것이 된 반지에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내가 곰곰이 생각하는 동안 닥터 코닝이 선언하듯 말했다.

 

 “비밀이라고요?”

 

 나의 몸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이제껏 나온 이야기는 전부 서론이었던 모양이다. 닥터 코닝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머니에게서 어머니에게로, 다시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물려받는 그 반지에는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힘이 하나 있다 합니다.”

 

 무언가 모르게 심장이 쿵쿵 뛴다. 이 이상 들어선 안 된다고 본능이 경고를 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냥 끝낼 수는 없었다. 나는 그를 재촉했다.

 

 “기이한 힘이요? 그게 뭐죠?”

 

 “네. 생전의 누님에게 듣기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힘이라 했습니다.”

 

 닥터 코닝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입을 닫았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내게 든 생각은 단 하나뿐이었다. 반지를 사용하는 것, 이것이 오펠리아를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작가의 말
 

 글을 쓰면서 음악을 BGM으로 깔면서 쓰곤 합니다. 저의 경우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나오면 글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경음악이나 알아들을 수 없는 라틴어 합창음악을 주로 듣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이 바로 "반지의 제왕" OST입니다. 후후후 그중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것이 Evenstar와 Twilight and Shadow입니다. 둘 다 아르웬의 장면과 상관이 있는 음악입니다.

 

 오펠리아의 반지는 역시 절대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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