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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강렬한 순정
작가 : 박이다
작품등록일 : 2017.11.23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귀신을 보는 여자, 구영채.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만큼 괴로운 어느 날.
그녀의 눈 앞에 동시에 나타난 청년 윤도하와 귀신 오순정!

6.25전쟁을 겪었다는 구세대 귀신 순정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고 한다. 그 소원만 이룬다면 그 동안 영채를 괴롭히던 모든 귀신들을 데리고 떠나줄테니.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평범하게 살고 싶은 영채의 소원도 이룰 수 있다.

임무 수행을 위해 만나게 된 청년 윤도하.
남자는 '애' 아니면 '개'로 구분하며 남자라면 치를 떨던 그녀였는데......

알면 알수록 이 남자, 너무 멋있다......

 
재회
작성일 : 17-12-15 10:08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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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래?”

 “전쟁 중에 피난 떠나온 몰골로 그 사람 많은 남포동에 갔다고?”

 “그래. 사람들이 딱 너 같은 표정으로 날 쳐다보더라.”

 “대박이다. 그 남자도 대단해. 옷차림도 지금 입고 있는 이런 차림이었을 거 아니야. 이런 사람을 데리고 그런 데에 갈 생각을 했다니.”

 “인정머리 하고는. 내 옷이 뭐 어때서?”

 “몰라서 묻는 거야? 완전 청학동 패션에 올드하고 촌스럽지.”

 “촌스러?”

 “당연하지. 몇 십 년을 건너왔잖아. 우리나라 패션 유행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는데.”

 “난 그런 건 모르겠고, 도하씨가 보통 사람이 아니잖니. 몹시 아량이 넓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지.”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 그런 몰골 그대로 그 번화가에 데리고 가냐? 쪽팔릴 거 뻔한데?”

 “그 사람 눈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르잖아. 특별하니까. 다른 사람 시선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그래. 특별한 건 인정할게. 그래서 둘이 어떻게 어디까지 진도가 나간 거야?”

 

 영채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진도라니?”

 “뭐 뽀뽀라던지…….”

 “얘가 미쳤나? 어디 처음 만난 남녀가 하루 만에 그런 걸 해?”

 “그럼 손은 잡았어?”

 “살짝 스치긴 했지.”

 “그 하루 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 거네?”

 “뭐가 아무 일도 없어? 남포동 가서 그 카페라는 데도 가보고 노래방이라는 데에 가서 도하씨 노래도 듣고 또 용두산 공원도 갔는데.”

 “그게 다라고?”

 “넌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특별하다고 그렇게 강조를 하길래. 특별한 사이였다는 말이라고 생각했지.”

 “뭘 어떻게 해야 특별한 사이가 되는 건데? 뭐가 궁금한 거야?”

 “아니 뭐… 하루 동안 어떤 특별한 역사가 있었길래 죽어서까지 그 사람을 만나러 여기까지 온 걸까. 그런 거?”

 “네가 말하는 그 역사라는 게 손잡고 뽀뽀하고 뭐 그런 것들을 해야만 생기는 거니?”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신기하잖아. 그 단 하루의 기억으로 이렇게까지…….”

 “약속을 했어. 열심히 노력해서 영화감독이 되면 나를 꼭 첫 영화 시사회에 초대하겠다고. 근데 난 이제 죽어서 그 약속을 지킬 수도 없고 더 이상 그 사람이랑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 그래서 그 사람이 만든 영화를 보고 싶은 거야.”

 “대박.”

 “첫 영화의 여자 주인공 이름을 내 이름으로 한다고도 했거든. 그래서 시사회에 가면 알 수 있을 거 아냐. 그 사람이 나를 기억하고 있는지. 우리가 약속했던 거 잊지 않았는지.”

 “진짜 대단한 순정파다.”

 

 영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사람이 특별해지는 이유가 함께 보낸 시간에 꼭 비례하는 건 아니잖니. 육체적 관계의 진전이나 강도에 따르는 건 더더욱 아니고. 함께한 시간이 짧아도 어떤 특정한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특별하게 기억한다는 거, 그 자체가 진짜 특별한 거 아니겠어?”

 “인정. 할매 진짜 대박이야. 제대로 이름값 하네.”

 “너 근데 계속 할매라 그럴래?”

 “그럼 뭐라 그래? 순정씨?”

 “순정씨 좋아하네. 언니라고 해.”

 “언니라고 하기엔 너무 연로하시지. 우리 할머니보다도 언닌데.”

 “나 스물여섯에 죽었어.”

 “나이는 죽은 해가 아니라 태어난 해로 결정되는 거라며? 살아 계셨으면 무려 아흔두 살이셔요.”

 “맘대로 해. 대신 임무 완수는 제대로 하고.”

 “걱정 마.”

 “내가 따로 얘기하기 전까진 그 사람한테 내 얘기 직접 하지 말고.”

 “알았어. 근데 우리 할머니는 어떻게 아는 거야?”

 “눈치 못 챘어? 도하씨랑 같이 갔던 그 국밥집이 너희 할머니가 하시는 식당이잖아.”

 “우리 할머니 가게를 갔었다고? 그럼 그 사람이 거기 단골이란 거야?”

 “지금은 모르지. 아닐지도.”

 “맞을지도 모르는 거지. 근데 그걸 왜 이제 말해? 중요한 정보구만.”

 

 영채는 벌떡 일어나 옷 서랍을 뒤졌다. 그리고 서둘러 나갈 채비를 허가 시작했다.

 

 “어디 가게?”

 “국밥 집. 일자리 구하는 동안 우리 할머니 가게에서 일 좀 도와드려야겠어.”

 “진짜? 할머니가 좋아하시겠네.”

 “가면 오지 말라 그러셔. 일 할 거 없는데 거슬린다고. 근데 이번엔 억지로라도 해야지.”

 

 나갈 채비를 마친 영채는 도하의 카메라가 든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그때 뜻밖에도 밖에서 대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계십니까?”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손님이 집으로 찾아오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영채는 다소 긴장한 채로 대문을 열었다. 설마 경찰서에서 온 건 아니겠지.

 

 대문 밖에는 더 뜻밖에도 영채의 기타를 맨 도하가 서 있었다. 생각도 하지 못한 상황에 영채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녀의 옆에 선 순정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순정은 눈을 반짝이며 도하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감격에 젖은 그녀의 눈망울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듯 촉촉해졌다.

 

 “구영채씨 되시죠?”

 

 도하가 차가운 표정으로 영채를 보며 또박또박한 말투로 물었다.

 

 “예…….”

 “고의인지 실수인진 모르겠지만 그쪽이 제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셔서요. 이 기타가 본인 물건 같은데 맞나요?”

 “예… 맞아요.”

 “마침 기타 가방 안에 구영채씨 신분증이 들어 있길래 거기 있는 주소대로 찾아왔습니다. 마침 들고 계시네요. 제 카메라.”

 “안 그래도 돌려드리려고 찾아가려던 참이었는데.......죄송합니다.”

 “제가 시간을 잘 맞춰서 왔네요. 혹시라도 길이 엇갈려서 오늘 구영채씨를 못 만났더라면 이 신분증 들고 경찰서에 가려던 참이었거든요.”

 “절대 고의는 아니었어요. 그때 제가 정신이 너무 없어서. 어쨌든 너무 죄송합니다.”

 “뭐 카메라 다시 찾았으니까 이젠 됐습니다. 그럼 돌려주시죠.”

 

 도하가 표정 변화 없이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어깨에 걸려있던 기타 가방을 영채에게 내밀었다. 영채가 기타 가방을 받고나서 풀이 죽은 표정으로 도하의 카메라 가방을 그에게 돌려주었다.

 

 “그럼.”

 

 도하가 딱딱하게 목례를 하고 난 뒤 바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빠르게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의 뒷모습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저대로 보낼 거야?”

 

 순정이 말했다.

 

 “그럼 어떡해?”

 

 영채가 난감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서 어떻게든 말을 터야지. 이러다 놓치겠어.”

 “에라 모르겠다.”

 

 영채는 멀어지는 도하를 향해 속도를 내 달렸다.

 

 “저기요!”

 

 도하가 멈춰 서서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어디까지 가세요?”

 “서면으로 갑니다만.”

 “어!!! 저도 서면에 가는 길이었는데. 같은 방향이네요.”

 

 영채가 능청스럽게 둘러대며 도하와의 동행을 유도했다.

 

 “그러네요.”

 

 도하는 무관심한 표정으로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영채도 빠른 걸음으로 도하의 뒤를 따라붙었다.

 

 “그날은 정말 죄송했어요. 제가 고의로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저 카메라 다룰 줄도 모르고요. 얼만지도 잘 모르거든요.......”

 “잘 알겠습니다.”

 “혹시 기분 상하셨어요?”

 “아닙니다.”

 “에이, 말투가… 단단히 삐지신 거 같은데!”

 

 영채가 천진하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손바닥으로 도하의 팔을 툭 치며 말했다.

 

 “아!!!”

 

 도하가 걸음을 멈추며 비명을 질렀다. 분명 살짝 쳤다고 생각했는데 예상 못 비명 소리였다. 영채는 당황하며 도하의 표정을 살폈다.

 

 “삐지긴 언제 봤다고 삐지겠습니까? 아까도 말씀드렸는데요. 카메라 찾았으니까 전 이걸로 됐다고요. 근데 왜 이러세요?”

 

 “아니, 전 그냥 기분이 좀 풀어지셨으면 하는 마음에.… 죄송해요.”

 “제 기분은 괜찮습니다. 그쪽이 같은 방향이랍시고 더 이상 따라붙지만 않는다면.”

 “…….”

 “그럼 이만.”

 

 도하는 영채의 황당한 표정을 뒤로 한 채 더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영채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점점 작아지는 도하의 뒤통수를 허탈하게 쏘아보고 있었다.

 

 “아니 뭐 저런 게 다 있어? 어떻게 친해지라는 거야, 저런 애랑?”

 “저런 게?”

 

 영채의 말을 들은 순정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영채를 쏘아보았다. 순정과 눈이 마주친 영채가 흠칫 놀라 애써 그 시선을 외면했다. 그리고는 눈을 한번 질끈 감은 채 한숨을 푹 내쉬고는 도하가 가는 방향으로 다시 따라가기 시작했다.

 

 “할매가 나한테 뭐라 그랬어? 서글서글하고 붙임성도 있고 호감 가는 유형? 친해지는 거 어렵지 않겠다고?”

 

 도하와 널찍이 거리를 띄운 채 그가 가는 방향대로 따라가며 영채가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까칠하기만 하구만. 친해지기 엄청 어려워 보이구만.”

 “오늘은 기분이 좀 안 좋겠지. 원래는 굉장히 부드러운 사람이야.”

 “퍽이나.”

 “자신을 믿고 너의 역량을 힘껏 발휘해 봐. 우리도 약속한 게 있으니까 그래야 되겠지?”

 “알았어!”

 

 도하를 뒤따라 영채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그곳에서도 널찍이 거리를 둔 채 그녀는 도하가 몇 번 버스를 타는지 지켜보았다. 도하는 시계와 버스정류장의 전광판을 번갈아 보면서 초조한 듯 제자리를 왔다갔다했다. 그러다 어디엔가 전화를 걸더니 도로 쪽으로 한걸음 나아가서 손을 쭉 뻗어 지나가는 주황색 택시를 세웠다.

 

 “헐. 큰 일 났네.”

 

 도하가 탄 택시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영채는 발을 동동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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