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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만희탐정사무소
작가 : 강귤
작품등록일 : 2016.8.22

사설탐정 심만희!
그의 완벽한 두뇌로 선배의 의문에 죽음을 파헤친다!!!
온갖 수수께끼 투성이인 사건!
곧 그가 해결한다!!

 
(월화)만희탐정사무소 5회
작성일 : 16-09-05 09:49     조회 : 568     추천 : 0     분량 : 7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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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만희탐정사무소

 

 

 

 ①

 비행기 안에서 내리는 순간 만희는 '아~' 하며 두 팔을 벌리고 숨을 들이 마쉰다. 서울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일단 제주도 공기를 깊게 마시고 난 뒤 제주공항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주차장 안에서 호객을 하고 있는 수많은 렌트카 회사 직원들을 보면서 만희는 제일 만만하게 생긴 빼빼 마른 남자직원에게 다가가 묻는다.

 

 "얼마에요?"

 

 벗어 놨던 야구 모자를 쓰면서 직원이 대답한다.

 

 "며 칠 동안 타실 건데요?"

 "한 3일?"

 "어떤 차를 원하시죠?"

 

 계속되는 직원의 물음에 만희가 팔짱을 끼면서 대답한다.

 

 "관광하러 온 건 아니니깐... 경차가 좋겠네요. 어차피 혼자 탈거고."

 "가스차를 원하세요, 가솔린차를 원하세요? 그리고 보험은 들 건가요? 제주도민 이세요?"

 '젠장...! 사람은 잘못 골랐네. 만만한 녀석이 아니었어. 그냥 주면 될 것을 뭘 그렇게 꼬치꼬치 묻는지 원... ...'

 "아까 3일정도 타실 거라고 하셨는데 저의 쪽으로 연락주시면 연장 가능하니깐 참고하세요."

 

 만희는 직원의 명함을 건네받으며 바로 옆에 있는 경차에 겉 부분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요기, 요기. 아! 여기도."

 

 긁힌 부분을 꼼꼼히 체크해가자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에 기입을 한다. 모든 준비가 다 끝나자 만희는 직원에게 열쇠를 받는다.

 

 "아~ 습하네요. 제주도에 온 게 실감나네요! 하하!"

 

 자동차 문을 열며 대뜸 말을 건 만희는 별 대답 없는 직원을 바라보며 무안한 미소를 날리며 시동을 건다. 자동차 창문을 올리고 에어컨을 켠 만희는 주차장을 빠져나와 제주도 남쪽에 있는 서귀포시로 출발한다. 서울 못지않게 막히는 제주시 시내를 가까스로 벗어난 만희는 공항에서 출발한지 1시간 반 정도가 돼서야 서귀포시에 진입을 한다.

 

 "내가 여기에 올 줄이야... ... 젠장!"

 

 시큰둥한 표정으로 만희가 간 곳은 동홍동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단지 내에 있는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나온 만희는 바로 연결된 동에 4층으로 올라가 문 앞에 있는 벨을 누른다.

 

 "누구세요~"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듣고 만희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누구... 아들?"

 

 문을 연 어머니는 뜻밖에 보는 아들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못 볼 사람 봤어?"

 

 시큰둥하게 대답을 하며 집 안으로 들어 온 만희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 옷장을 열고선 정장바지를 꺼낸다. 따라 들어온 어머니는 정장을 꺼내는 만희를 보며 묻는다.

 

 "친구 결혼식이야? 연락하고 오지 왜 뜬금없이, 갑자기?"

 "나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연락을 못했어. 옷만 챙기고 바로 나가봐야 돼."

 "왜에~? 그래도 잠은 여기서 자는 거지?"

 

 만희는 어머니를 보며 대답한다.

 

 "자게 되면~"

 

 짧게 대답을 하고 흰 와이셔츠까지 챙긴 만희는 바로 신발을 신는다.

 

 "벌써가게? 오늘 들어오는 거지?"

 

 신발을 신고 신발장을 열고선 제일 위 칸에 있는 구두를 꺼낸 만희는 문을 열며 어머니의 말씀에 대답을 한다.

 

 "일 때문에 왔어. 못 올 수도 있으니깐 기다리진 마세요."

 "일? 무슨 일?"

 "아무튼 그런 게 있습니다~ 아들 갈게요~ 못 들어오면 전화할게!"

 

 문을 닫고 나가는 아들을 보며 어머니는 큰 한숨을 내뱉는다. 밖으로 나온 만희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서 렌트를 한 자동차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장례식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담배를 태우며 윷놀이를 하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 장례식장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만희는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고선 바로 안으로 들어간다. 장례식장 안에는 밖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그 수가 매우 적었다.

 

 "심만희!"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만희는 한결같이 스포츠머리만을 고집하는 만수와 눈이 마주친다.

 

 "아, 형! 오래간만입니다."

 

 오른손을 내밀며 다가오는 만수를 향해 만희도 오른손을 내민다. 둘은 손을 맞잡으며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한다.

 

 "육지에선 잘 살고 있어?"

 "아 뭐~ 그럭저럭요."

 "이 시키... 잘 살고 있나보네? 이제 제주도에서 살려고 내려온 거야?"

 

 만수의 말에 당황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만희가 대답한다.

 

 "헤헤, 아니에요. 나이스 형 때문에 온 거에요."

 

 만수는 만희의 대답에 분향소 안에 있는 영정사진을 보며 말을 한다.

 

 "새끼... 육지에 있는 놈도 부르고... ... 역시 나이스 하네, 저 새끼...하~"

 

 마지막에 들려오는 만수의 한숨은 만희 마음 안에 있는 슬픔의 문을 두들기 시작했다. 분향소로 들어간 만희는 신발을 벗고 영정사진 앞에서 절을 올린 후 향을 피웠다. 그리고 나이스 형 가족에게 다시 절을 올리고 밖으로 나간다. 제일 구석진 곳으로 가 담배를 하나 꺼낸 만희는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리고선 입에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후~"

 

 내뱉은 하얀 담배연기는 하늘로 향한다. 서서히 사라져가는 연기를 멍하니 바라보던 만희는 누군가 자기 옆으로 오는 느낌이 들자 바로 고개를 돌리며 확인한다.

 

 "만수형."

 

 만수는 만희 옆으로 다가가 쭈그려 앉는다. 만희도 만수를 따라 쭈그리며 담배를 깊게 빨아댄다.

 

 "세상 살다가도 모를 일이야~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겠어. 안 그래?"

 

 담배연기를 내뱉으며 만희가 묻는다.

 

 "경찰은 뭐래요?"

 

 만수는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한다.

 

 "하~ 뉴스에 나온 그대로야. 타살이고, 묻지 마 살인이고."

 "묻지 마 살인... ..."

 

 필터가 닿을 때까지 핀 담배를 땅바닥에 비비며 만희가 다시 묻는다.

 

 "용의자는요? 없대요?"

 "몰라. 용의자라도 있었으면 조사를 했겠지, 지금 그런 거 하나 없다. 만희야."

 

 만수가 만희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을 걸자 만희도 만수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만희야. 너 서울에서 탐정 짓 하고 있다면서. 어떻게...안되겠냐?"

 

 만수를 바라보는 만희의 표정이 점점 밝아진다. 그리고 만희의 웃는 입술이 서서히 열린다.

 

 "형. 나 그 놈 잡으러 온 거에요, 여기에...!"

 

 만희의 말을 들은 만수도 표정이 점점 변하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만희의 어깨를 주무른다.

 

 "형. 제가 잡은 살인마 새끼 면상 보게 되면 죽지 않을 정도로만 갈겨주세요. 나이스 형 몫까지요."

 "그래...!"

 

 만희의 어깨를 주무르던 만수는 무릎을 탁!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만희를 보며 말을 한다.

 

 "언제부터 조사에 들어 갈 거야?"

 

 만수의 질문에 만희도 무릎을 탁! 치면서 일어선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어 입에 물며 대답한다.

 

 "지금부터죠."

 

 라이터로 불을 붙인 담배 끝부분에선 하얀 연기가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②

 

 

 신서귀포에 있는 경찰서에 도착한 만희는 근무를 서고 있던 의경에게 다짜고짜 강력1반이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 당황한 의경은 무심결에 위치를 알려주었고 이를 들은 만희는 바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 1층 왼쪽 복도 끝에 있는 강력1반에 들어선다.

 

 "수고하십니다~"

 

 안에 있던 모든 강력계 형사들의 시선이 능청맞은 말투로 들어서는 만희를 향해 집중 된다.

 

 "무슨 일이시죠?"

 

 막내로 보이는 한 형사가 말을 걸자 만희가 웃으며 대답한다.

 

 "아 네~ 다름이 아니고 이번 묻지 마 살인 때문에요~"

 

 만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모든 형사들은 다시한번 만희에게 시선을 돌려 집중을 한다. 그러자 만희는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땀을 삐직 흘린다.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요~ 그 사건에 대해 뭐 좀 물어보고 싶어서..."

 

 형사들의 시선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자 만희는 말끝을 흐리며 막내 형사를 바라본다.

 

 "누구신데 그 사건에 대해 물어보시는 거죠?"

 

 정말로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막내 형사가 말을 하자 만희는 어색한 미소를 보이며 머리를 긁적인다.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누군가가 들어와서 막내형사를 향해 말을 한다. 막내형사 뒤로 서서히 드러나는 얼굴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인 마냥 만희의 표정이 점점 짙어진다. 막내형사 옆으로 선 목소리의 주인공은 만희를 보자마자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을 한다.

 

 "네가 여기는 어쩐 일이냐?"

 "방철향?"

 

 믹스커피를 탄 종이컵을 두 잔 가지고 온 철향은 만희가 앉아있는 벤치로 다가가 커피를 건넨다. 건네받은 커피를 살짝 한 모금 마신 만희는 하늘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만희의 옆에 앉은 철형은 커피를 훌쩍이며 만희에게 묻는다.

 

 "너 요새 뭐하냐?"

 

 명함지갑을 꺼낸 만희는 그 안에 있는 자기 명함 한 장을 철향에게 건넨다.

 

 “만희탐정사무소? 탐정 심만희? 너 탐정놀이 하냐?”

 

 한심한 듯이 쳐다보는 철향을 보는 만희의 눈이 일자로 늘어진다. 철향은 가소롭다는 웃음을 한차례 선보이며 자신의 명함을 만희에게 건넨다.

 

 “나 강력계 형사야~ 사설탐정 하고는 차원이 달라~ 어?!”

 

 만희는 명함을 건네받자마자 바로 주머니 속으로 넣어버린다. 철향은 그 모습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말을 한다.

 

 “그... 아까 잠깐 들어보니깐 묻지 마 살인에 대해 묻는 것 같던데~ 야, 어린애 장난이랑 비교가 안 될 만큼 큰 사건이니깐 너 같은 아마추어는 관심도 가지면 안 돼~ 넌 그냥 신경 끄고 우리가 잡은 범인을 TV로 시청만 하면 되는 거야. 알겠어?”

 

 철향의 말에 만희가 입을 쩝쩝대며 먼 산을 바라본다. 이에 철향은 얼굴을 부들부들 떨며 다시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야, 심만희! 보아하니 경찰은 되고 싶은데 시험 통과는 쉽지만은 않고, 그래서 경찰과 비슷한 직업을 찾다가 탐정 노릇을 하나본데~ 그냥 가만히 있어. 그게 사건조사에 도움 되는 일이니깐. 어?!”

 

 만희는 남은 커피를 한 번에 다 마시고 빈 종이컵을 손으로 꾹꾹 누른 후 앞에 놓인 쓰레기통에 대고 농구 슛 폼으로 휙 던진다. 날아가는 종이컵은 정확히 쓰레기통에 쏙 들어갔고 자리에서 일어난 만희는 먼 산에 시선을 두고 철향에게 말을 한다.

 

 “작은 자료도 넘길 의사가 없으시다, 그러니 넌 빠져 있어라. 뭐...이런 내용이지? 아까 네가 말한 거 말이야.”

 “이제야 이해한 모양이군. 이해했으면 어서 집에나 들어가라. 오랜만에 고향 내려온 것 같은데 올라가기 전까진 부모님하고 지내야지. 안 그래?”

 

 철향의 말이 끝나자 만희는 고개를 살짝 틀어 뒤에 있는 철향을 쳐다본다. 환한 미소를 짓는 만희를 보며 철향이 갸우뚱 거린다. 만희는 왼손을 들었다 내리며 철향에게 말을 한다.

 

 “조사 잘 해라~ 내가 나이스하게 해결하기 전에.”

 

 만희는 치아까지 보이는 환한 얼굴로 철향을 보고 웃는다. 철향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지켜보지만 만희는 신경도 쓰지 않고 몰고 온 차량에 탄다. 시동을 켜고 유유히 경찰서 정문을 빠져나가는 만희를 보며 철향은 헛웃음만 남발한다.

 생각대로 일이 되지 않자 만희는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를 따라 목적지 없이 차를 몰고 달린다. 창문을 열어놓고 왼팔을 밖으로 내밀며 손바닥으로 바람을 만지던 만희는 어느 순간 여자가슴을 만지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살짝 기분이 좋아진 만희는 엑셀을 점점 쎄게 밟으며 그 느낌을 유지하려 한다. 하지만 앞에 있던 허 차량이 속도를 내지 않자 만희는 어쩔 수 없이 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제치려고 해도 반대편 차선에는 이미 많은 차들이 있어 그렇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분이 갑자기 나빠진 만희는 잔뜩 찡그린 얼굴로 느릿느릿 차를 몰며 해안도로에 풍경을 본다. 어느덧 날이 저물 듯 수평선 너머로 숨으려고 하는 해를 보며 만희는 씁쓸한 미소를 보인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운 만희는 밖으로 나와 바다를 지켜보며 휴대폰을 꺼낸다. 연락처 검색란에 ‘이은’이라고 검색하자 은이의 번호가 화면에 나타났다. 만희는 통화패드를 터치를 한다.

 

 “여보세요?”

 “뭐해?”

 “뭐하긴요~ 열심히 일 찾고 있지요.”

 

 은이의 말을 믿을리 없는 만희는 바로 말을 이어간다.

 

 “됐고~ 이번에 일어난 제주도 묻지 마 살인에 대한 기사 다 모으고 알아서 잘 요약해. 쇼핑몰만 구경하지 말고.”

 

 만희의 말에 은이가 흠칫 놀란다.

 

 “흐흠. 근데 기사는 왜요? 그냥 장례식에 참석하러 간 거 아니었어요?”

 “아무튼 요약 다 하면 바로 내 메일로 쏴.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알았어요. 이메일 보내면 문자 남길게요.”

 

 조근 조근 말을 잘 듣는 은이를 여태까지 옆에 둔 이유는 단 하나이다. 바로 정리를 엄청 잘 한다는 것. 은이와 통화를 마친 만희는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니 이상하게도 은이와의 첫 만남이 생각난다.

 

 “하~ 예쁘고 몸매 좋은 애로 뽑으려고 했는데... 하~”

 

 신부수업이랍시고 대학 졸업 후 집에서만 뒹굴 거리던 은이를 처음 본 건 2년 전. 갓 개업을 한 탐정사무소에 수사관 겸 비서 겸 경리가 필요했던 만희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성실하게 일 할 사무직 여직원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고 하루가 지나 연락이 온 게 은이였다. 아르바이트나 직장생활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가슴인지 뱃살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에 살들을 가진 은이를 보며 만희는 다른 사람들 면접을 핑계 삼아 다음에 연락을 주겠다고 말하며 은이를 돌려보냈다. 하지만 그 후 이상하게 누구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았고 하는 수 없이 만희는 다시 은이에게 연락을 해서 합격을 했다는 말을 꺼냈다. 바로 다음날 출근을 한 은이를 보며 만희는 깊은 한숨만 내쉬었고 한동안 출근을 해도 은이와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 그러던 중 만희탐정사무소에 첫 일거리가 찾아왔다. 007가방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가지고 온 한 건장한 남자는 회장님 댁에 도둑이 들었다며 사무소에 찾아 온 것이었다. CCTV에도 안 찍혔고 바로 현금과 바꿀 수 있는 물건들로만 가져간 범인을 며칠째 찾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만희는 007가방에 들어있는 액수를 보고 환한 미소로 처음 은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이실장~ 수고 좀 해줘~”

 

 탈세의혹이 있어 경찰에 알리는 걸 꺼려했던 회장은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고 만희탐정사무소에 의뢰를 했고 은이의 눈부신 정보력과 미친 활약으로 조사를 시작한지 채 이틀도 되지 않아 범인을 찾아냈다. 그 후 만희는 은이의 겉모습은 무지 싫어했으나 일에 있어서는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저기 머나먼 수평선이 담배를 부르는 구나... ...”

 

 만희는 은이와의 만남을 회상하다 자주 태우지도 않는 담배를 꺼내든다.

 

 “이건 제주도만 오면 땡기는 거야, 이은만 생각하면 땡기는 거야?”

 

 담배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만희는 덥석 입에 물고 왼손으로 바람을 막으며 불을 붙인다. 한 모금 깊게 들이 마시고 연기를 내뱉자 주머니 속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휴대폰을 꺼내 확인을 한 만희는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이은! 잘 한다 이은!”

 

 부탁한지 몇 분도 되지 않아 보내 온 은이의 메일에는 제주도 묻지 마 살인사건에 대한 기사와 요목조목 정리를 한 문서가 첨부되어 있었고 만희는 바로 다운을 받아서 은이가 준 파일을 요리조리 살피기 시작한다. 마지막 한 모금을 깊게 빨고 담뱃불을 끈 만희는 차에 타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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