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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두번째 첫사랑
작가 : 오설
작품등록일 : 2017.12.13

아시아 최대기업 태산그룹의 상속자, 박영도.
시골마을 윤씨 가문의 평범한 소녀, 윤설.


18살에 만나 서로에게 첫사랑이 된 두 사람은
콧대 높은 태산그룹의 반대를 이겨가며 결혼까지 골인!

남녀노소 모든 국민들의 연애세포를 깨워주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레전드 커플이 되었다.



하지만.. 결혼 7년 후.

시월드 전쟁, 대화 단절, 오해 작렬.
쓰리콤보로 두 사람에겐 이혼 위기가 찾아오고 만다.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 거라던데
그 기적 같은 일이 왜 내 인생에만 벌어지고 난리냐고요.!

신세한탄을 하며 결혼을 후회하는 윤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진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바로 18살, 꽃다운 여고생으로 인생이 하루아침에 리셋 된 것.


다시 얻게 된 18살 청춘!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된 질풍노도의 18살, 박영도!

내 창창한 미래를 위해. 내 행복한 인생을 위해.

지금부터 저 어린 사춘기 소년을 개무시하고,
첫사랑 실패하기에 돌입한다!

 
처음 뵙겠습니다
작성일 : 17-12-15 01:49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6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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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웠다.

 

 기억 속 저편에 있던 영도의 어린 시절 모습이 그대로 눈앞에서 펼쳐지자, 설이는 슬프기도 했고, 아련하기도 했고, 조금은 반갑기도 했지만.

 

 모든 걸 제치고 앞서온 감정은 ‘무서워’였다.

 

 저 호기심 어린 영도의 눈빛이 어떻게 변해갔는지 설이는 알고 있었다.

 

 호감, 설렘, 사랑, 미움.

 

 그 세월들이 설이의 머릿속에 순식간에 스쳐지나갔다.

 

 남들이 보기에는 사랑이 변해가는 과정이 슬픈 멜로일지 모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19금 고어물 보다 더 끔찍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그 이야기의 첫 페이지였다. 끝을 보기 전에 여기서 책장을 덮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캐리어부터 영도의 손에 쥐어줘야지. 그리고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야지.

 

 설이는 캐리어를 잡기 위해 구부리고 있던 무릎을 펴고 일어났다.

 

 하지만 무릎을 다 펴기도 전에 외마디 비명소리가 먼저 새어나왔다.

 

 “아!”

 

 설이의 긴 머리카락이 캐리어 지퍼에 단단히 껴버렸다.

 

 옴짝달싹도 못하는 설이를 보며 영도가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뭐.. 뭐하는 거지?”

 “여기에 머리카락 꼈어.”

 “빼, 그럼!”

 

 뺄 수 있으면 진작 뺏겠지. 이 자식아.

 

 아, 맞다. 그때도 이렇게 머리카락 껴서 생 쇼 했었는데. 머리 좀 묶고 다닐 걸. 이놈의 기억은 왜 자꾸 한 박자씩 뒤늦게 떠오르냐고.

 

 “야! 뛰어!”

 

 한심하게 보던 영도가 캐리어를 번쩍 들고 뛰기 시작했다.

 

 “아! 야 뛰지 마! 아파!”

 

 설이는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질질 끌려갔다.

 

 “아프다고! 좀 서봐!”

 “안 돼! 잡히면 죽어!”

 “죽긴 뭘 죽어? 전쟁영화 찍냐?”

 “너 죽는다고. 잡히면 내가 너 죽인다고!”

 

 저 싸가지.

 

 달려가던 설이가 영도의 소매를 움켜잡고 멈춰 섰다.

 

 그리고 영도와 함께 옆에 있는 작은 샛길로 숨어들어갔다.

 

 “뭐야? 이거 안 놔?”

 

 설이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영도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좋은 말로 할 때 따라와. 캐리어 부셔 버리기 전에.”

 

 설이의 입에서 튀어나온 거친 말에 영도는 벙 찐 표정으로 끌려갔다.

 

 설이는 골목골목으로 들어가 인기척이 없는 곳까지 끌고 간 뒤 영도를 놓아줬다.

 

 “이거 완전 또라이 아냐?”

 

 설이는 한 손을 척, 들고 영도의 말을 막았다.

 

 “시끄럽고. 너 이 동네 뜨고 싶지?”

 “그건 어떻게 알았어?”

 “가방 들고 튀는 거면 뻔하지 뭐. 그럼 가족여행이라도 가는 거겠냐?”

 “그래서 뭐! 어쩌자고.”

 “너 지금 이대로 오토바이 타러 가면 잡혀.”

 

 설이는 영도의 얼굴을 두 손으로 척, 잡고는 큰 길가 방향으로 돌렸다.

 

 “이쪽으로 쭉 가면 택시 잡힐 거야. 거기서 택시 타고 가. 버스 타도 되긴 하는데 네가 뭐 버스를 타봤겠냐? 그냥 택시나 타.”

 

 설이는 멍하니 서있는 영도를 보고 한숨을 폭 내쉬고 말했다.

 

 “뭐하고 서있어? 안가?”

 

 설이를 잠시 뚫어지게 보던 영도가 입을 열었다.

 

 “너 내가 오토바이 타는 건 어떻게 알았냐?”

 

 아, 맞다. 설이는 당혹스러움을 애써 감추고 말했다.

 

 “그냥. 딱 보기에 얼굴이 오토바이 좋아하게 생겼어.”

 

 영도는 피식, 웃고는 한 걸음 한 걸음씩 설이의 앞으로 다가갔다.

 

 영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설이가 뒷걸음질을 쳤다.

 

 담벼락에 탁 붙은 설이의 얼굴로 영도가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너.. 나 알지?”

 “뭐.. 뭘 알아?”

 “연기 더럽게 못하네. 다 들켰어, 너.”

 

 이 급작스러운 전개는 뭐지? 나만 과거로 돌아온 게 아냐? 박영도도 같이 돌아온 거야?

 

 눈빛이 흔들리는 설이를 재밌다는 듯 훑어본 영도가 설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어디서부터 나 쫓아 왔냐?”

 “..뭐?”

 

 잠깐, 알겠다. 그니까 이 녀석은.. 지금 나를! 서울에서부터 여기까지 쫓아온 팬 같은 걸로 생각하고 있는 거다!

 

 태산그룹 외아들에다 좀 생긴 얼굴에다가 싸움 잘하고 오토바이 타고 말수는 없는 아이.

 

 그야말로 어린 애들이 보기에는 뻑 갈수밖에 없는 조건이라 중학생 때부터 주변 여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고 했었다.

 

 무엇보다 여자애들이 영도에게서 가장 좋아했던 건 저 미소. 저 사악한 미소.

 

 그래, 나도 저기에 푹 빠져서 내 무덤 내가 팠었지.

 

 영도는 설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먹잇감을 대하듯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뭘 모르는 척 해? 너 나 알잖아. 내가 누군지. 내가 어느 그룹 사람인지.”

 

 얘를 어떻게 해야 하나.

 

 설이는 영도를 어이없이 보다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해맑게 표정을 싹 바꾸고는 물었다.

 

 “무슨 그룹? 너 아이돌이야?”

 “뭐? 아이돌?”

 “아닌데? 아이돌 하기에는 생긴 게 좀 부족한데.”

 

 영도의 미간이 확 구겨졌다. 내가 방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뭐.. 뭐가 부족해?”

 

 설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영도를 뚫어지게 보며 심각한 고민을 하듯 말했다.

 

 “아님 얼짱인가? 아니지. 얼짱이라 하기에도 역시나 생긴 게 한참 부족하단 말야.”

 “얘가 뭐라는 거야.”

 “혹시 되게 되게 돈 많은 재벌인데 얼굴이 좀 생겨서 애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그런 아주 특별한 경우?”

 “!”

 “라고 하기에는! 너무 없어 보여. 빈티 나는 스타일이야.”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 연타로 쏟아지자 영도는 어이가 없어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그에 비해 설이는 여유롭게 미소까지 머금으며 영도를 쳐다봤다.

 

 “너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냐?”

 “아냐. 덕분에 엄청 가까이에서 네 얼굴 하나하나 다 뜯어보고 한 소리야.”

 “다시 봐. 제대로 다시 봐!”

 

 설이는 얼굴을 들이미는 영도의 이마를 힘껏 밀쳤다.

 

 “뭘 좋은 거라고 다시 보래? 시끄럽고.”

 “무슨 말만 하면 시끄럽..”

 

 척, 설이는 다시 손을 들어 영도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는 캐리어 지퍼에 껴있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두두둑, 뜯어버렸다.

 

 “얘 대박이네?”

 “그치? 대박 싫지? 뭐 저런 여자가 다 있나 싶지? 근데 아마 도망 안치면 지금 싫은 거? 그건 아무것도 아닐 거야.”

 “너 지금 설마 나 협박하냐?”

 “아니. 팩트를 말해 주는 거야. 그니까!”

 

 설이는 들고 있던 캐리어를 영도의 품으로 던졌다.

 

 “최대한 빨리 서로의 인생에서 제발 좀 꺼져주자. 날 위해서도 널 위해서도 그게 최선이다.”

 “뭔 소리야?”

 “이게 무슨 소리냐면!”

 

 설이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작별 인사를 마저 했다.

 

 ”나 안 보이는 데로 가서 잘 크고.. 잘 살란 소리야.”

 

 영도는 진지하게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설이를 의아하게 쳐다봤다.

 

 **

 

 한참을 뛰어가던 설이가 거친 숨을 골랐다. 하마터면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저택에서 뛰쳐나올 때 하지 못했던 작별 인사를 여기서 하게 되다니.

 

 첫사랑과 하게 된 이별. 그러니까 스물아홉 인생에서 처음 맞이한 첫 이별이었다.

 

 영도에게서 벗어난 설이가 도착한 곳은 동네 목욕탕이었다.

 

 빨리 할머니를 만나고 싶었다.

 

 집에도 없었고, 효진이네 슈퍼에도 없었으니 할머니가 있을만한 곳은 여기뿐이었다.

 

 헐레벌떡 들어온 설이를 보고 카운터에 앉아있던 주인아주머니가 아는 척을 했다.

 

 “설이 왔네? 목욕하려고?”

 “아뇨. 그건 아니고.. 혹시 저희 할머니 여기 있어요?”

 “얘. 여기가 무슨 다방이니? 집에서 보면 되지 여기서 왜 할머니를 찾아?”

 

 주인 아줌마의 볼멘소리를 들으며 설이는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때 미는 아줌마, 빨래하는 아줌마,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떠는 아줌마들까지.

 

 목욕탕은 집에서 남편과 자식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하루를 보낸 아줌마들이 모여서 쉬는 유일한 장소였다.

 

 그리고 거기서도 쉬지 못하고 있는 한 사람.

 

 할머니가 있었다.

 

 널브러져 있는 목욕탕 의자들을 잔뜩 주워 들고 땀을 훔치는 할머니를 보며 설이는 울컥했다.

 

 “할머니!”

 

 설이는 그대로 할머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아니 여긴 왜 왔어?”

 “할머니 보고 싶어서. 할머니 너무 보고 싶어서.”

 “아침에 봤잖아!”

 

 황당해 하던 할머니도 설이가 꺼이꺼이 울자 영문을 모른 채 등을 토닥였다.

 

 박영도와의 이별,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재회.

 

 그 모든 감정들이 할머니의 토닥거림과 함께 쏟아져내려갔다.

 

 **

 

 영도는 벽에 등을 딱 붙인 채 첩보영화 찍듯 고개만 내밀고 바깥상황을 살펴봤다.

 

 저 멀리, 서울에서 온 친구가 오토바이와 함께 서있었다.

 

 영도가 들고 있는 휴대폰에서 친구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야. 언제 와? 슈퍼 앞이야.]

 “혼자야? 거기 아무도 없어?”

 [아무도 없어.]

 “잘 살펴본 거 맞아? 키 좀 크고 안경 끼고 범생이처럼 생긴 남자 진짜 없어?”

 

 아닌 척 했지만 아까 그 여자애한테 들은 말이 은근히 신경 쓰였다.

 

 [없다니까!]

 “아님 검은 양복 입고 깡패처럼 생긴 사람들은?”

 

 민후 형이 그새 아버지한테 일렀을 수도 있다. 나 아주 철저한 사람이라고.

 

 [개미새끼 한 마리 안보여. 바쁘니까 빨리 와.]

 

 그제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은 영도가 전화를 끊고 손을 흔들며 달려갔다.

 

 “야! 먼 길 오느라 고생했다.”

 

 하지만 친구는 영도를 보자마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피하기 시작했다.

 

 의아해하던 그때, 코너에서 차 한대가 쏜살같이 달려와 영도의 앞길을 막아섰다.

 

 창문이 열리고, 운전석에 앉은 민후가 영도를 무섭게 쳐다보았다.

 

 이 새끼가 날 배신해? 잔뜩 열 받은 영도가 친구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탄 친구는 이미 저 멀리 도망가는 중이었다.

 

 오도 가도 못하는 영도에게 민후가 말했다.

 

 “타. 집에 가자.”

 

 하지만 영도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영도를 달래기 위해 민후가 다시 입을 떼려고 할 때, 차 안에서 민후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핸드폰을 들여다 본 민후의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그 모습을 본 영도가 말했다.

 

 “아버지?”

 “어.”

 “근데 왜 안 받아? 나 잡았다고 말해. 바쁘신 분 여기까지 내려오게 하지 말고.”

 

 여전히 반항기 가득한 눈빛의 영도를 보며 민후가 말했다.

 

 “나 너 없어진 거 회장님한테 말씀 못 드렸어.”

 “왜?”

 “잘릴까봐.”

 

 생각지 못한 민후의 말에 영도는 멈칫했다.

 

 “학비, 생활비, 우리 집 빚 이자까지. 다 잘릴까봐. 아니 무엇보다 내가 회장님 인생에서 잘릴까봐. 눈앞이 캄캄해서 말씀을 못 드리겠더라.”

 “자르긴 형이 왜 잘려?”

 “잘려. 네가 도망가면 넌 혼나고 말겠지만 난 잘린다고.”

 

 아버지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서도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영도는 담담히 자신의 방법대로 부탁하는 민후를 바라봤다.

 

 **

 

 차문을 쾅 닫고 영도가 나왔다.

 

 쥐꼬리만 하지만 나름 마당도 있고, 2층까지 있으니 생각보다는 살만 할 것 같았다.

 

 “1층은 형이 써. 2층은 내가 쓸 테니까. 서로 얼굴 자주 보지 말자고.”

 “1층을 왜 내가 써? 거기 사는 사람은 어쩌고.”

 “뭐야, 1층은 딴 집이야?”

 “1층엔 할머니랑 손녀가 같이 산다고 하던데?”

 “아, 진짜 불편하게.”

 

 툴툴대려던 영도는 민후와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피했다. 아직 형에게 미안한 마음이 좀 남아있었다.

 

 영도는 괜히 대문을 잡고 거칠게 흔들며 소리쳤다.

 

 “알았으니까 문이나 빨리 열어봐. 열쇠 없어?”

 

 그때 누군가가 영도의 머리를 툭, 쳤다.

 

 “아이씨. 뭐야!”

 

 버럭하던 영도가 저 한참 밑에서 노려보는 할머니를 보고 멈칫했다.

 

 “뭐하자고 남의 집 대문을 흔들어 흔들기는!”

 “왜 때려요!”

 

 콩, 민후의 손에 영도의 머리가 한번 더 쥐어 박혔다. 억울해하는 영도를 뒤로 하고 민후는 할머니에게 공손히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저희 오늘 2층으로 이사 왔습니다.”

 “아, 이사 온다던 그 청년들?”

 

 민후의 인사를 받고서야 할머니는 노여움이 가셨는지 표정이 풀어졌다.

 

 “근데 왜 안 들어가고?”

 “아직 저희가 열쇠를 못 받아서요.”

 “아, 열쇠? 잠깐만. 열쇠가..”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할머니가 뒤를 돌아보더니 손짓을 했다.

 

 “쟤는 왜 안 오고 멀뚱히 서있어? 퍼뜩 와! 열쇠 네가 갖고 있지?”

 

 그러고 보니 여자애 하나가 이쪽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쟨 또 뭐야. 손녀인가?

 

 할머니의 호통에 여자애가 도살장에 끌려오는 소처럼 다가왔다. 할머니는 민후에게 손녀딸을 소개했다.

 

 “여기는 우리 손녀.”

 “안녕. 예쁘게 생겼네요.”

 “말은 바로 하라고, 예쁘진 않어. 그래도 애는 착해.”

 “하하. 네.”

 “뭐해? 인사해. 앞으로 우리 윗 층에서 살 청년들.”

 

 인사 대신, 여자애의 작은 한숨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들던 영도는 여자애의 눈빛에 움찔했다.

 

 그 여자애는 영도를 말없이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노려본 다기 보다는 눈빛만으로 이 세상 모든 욕을 찰 지게 내뱉고 있었다.

 

 왜 저래?

 

 심드렁하니 보던 영도의 두 눈이 금세 동그래졌다.

 

 아까 그 캐리어잖아!

 

 설이는 그런 영도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이를 악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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