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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강렬한 순정
작가 : 박이다
작품등록일 : 2017.11.23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귀신을 보는 여자, 구영채.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만큼 괴로운 어느 날.
그녀의 눈 앞에 동시에 나타난 청년 윤도하와 귀신 오순정!

6.25전쟁을 겪었다는 구세대 귀신 순정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고 한다. 그 소원만 이룬다면 그 동안 영채를 괴롭히던 모든 귀신들을 데리고 떠나줄테니.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평범하게 살고 싶은 영채의 소원도 이룰 수 있다.

임무 수행을 위해 만나게 된 청년 윤도하.
남자는 '애' 아니면 '개'로 구분하며 남자라면 치를 떨던 그녀였는데......

알면 알수록 이 남자, 너무 멋있다......

 
그녀의 소원
작성일 : 17-12-14 23:22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4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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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무슨 꿍꿍이야? 이거 내꺼 아닌 거 알면서 챙겨오게 한 거지?”

 “맞아. 이 사진기 돌려주고 네 물건도 다시 받으면 되잖아. 그러면서 도하씨 얼굴도 한 번 더 볼 수도 있고.....”

 “그럼 아예 그 사람을 따라가지 왜 날 쫓아왔어?”

 “부탁이 있어.”

 “아까 얘기했지? 난 당신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아니 할 생각이 없어. 그러니까 괜한 짓 하면서 사람 괴롭히지 마.”

 

 영채가 날선 목소리로 말했다.

 

 “뭐가 그렇게 날카롭니 너는?”

 “안 그러고 배겨? 나는 지금 사는데 의미도 없고 의욕도 없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당신 귀신들 때문에 사람 구실도 못하고 있다고. 쥐꼬리 같은 월급 받으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할 수 있으니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는데……. 지금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사라졌어. 그 작은 행복마저 당신들이 망쳐놨으니까. 클럽에서 잘렸고 밴드 멤버들은 날 정신병자 취급해. 그럴 만하지. 내 미친 짓 때문에 멤버들 밥줄까지 끊겼는데. 노래하다가도 말이 헛나오고 무대에서 관객한테 욕하다가 물세례 받은 적도 있어. 갑자기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나 자신도 모르게 정신 나간 짓을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야. 이렇게 하루하루 미쳐만 간다고. 이대로는 못 살아. 죽으려는 마음 이미 굳혔어.”

 “넌 죽는 게 그렇게 쉬운 것 같니?”

 “이렇게 사는 거 보다 쉽지 않겠어?”

 “죽으면 끝일 거 같아?”

 “…….”

 “나나 네 옆에 떠도는 귀신들처럼 죽어서 저승에도 못 가고 이렇게 발도 못 붙일 이승에서 떠도는 거 보단 사람으로 사는 게 낫지 않겠어? 이렇게 너 같은 애한테 멸시 받아가면서 구차하게 돌아다니는 거 보다 말이지.”

 “왜… 하필 나야?”

 “나도 몰라 그건.”

 

 영채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여린 입술에서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구슬프고 처량한 소리였다.

 

 “아 씨발 억울해… 억울해 씨발!!!”

 

 영채는 목을 놓아 엉엉 울었다. 순정은 그런 영채의 뒤에서 가만히 선 채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흐느끼던 영채의 어깨가 진정될 무렵 영채의 휴대전화에 진동이 울렸다. 액정 화면에 할머니의 전화번호가 뜨는 것을 보고 영채는 아차 하며 몸을 일으켰다.

 

 “집에다 유서 써놓고 왔는데.”

 “뭐해? 빨리 받아.”

 

 순정이 재촉했고 영채가 잠시 주춤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영채 니 어디고!! 이 새벽에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는 기고!”

 “나…… 이제 집에 가는 길이야.”

 “니…… 니 책상 위에 써 놓은 거 이기 뭐고?”

 “아,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안 쓰셔도 돼.”

 “빨리 들어 온나. 지금 정확히 위치가 어디고?”

 “영도야. 택시타면 금방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이노무 가시나가. 새벽 댓바람부터 할매 간 떨어지구로 해놓고 걱정을 하지 말라고? 할매 대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빨리 기어 들어온나.”

 “아니야. 뭘 나와 계신다고 그래. 날도 추운데. 얼른 들어갈게.”

 

 

 택시 안에서 영채는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위치를 이동해도 한결 같이 어두컴컴한 차창 밖 풍경은 영채의 앞에 놓인 현실처럼 보였다. 순정은 영채의 옆자리에 앉아 영채가 보는 반대쪽 창밖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집 가까이 도착했을 때 영채의 할머니가 길가에 나와 서 있었다. 영채가 택시에서 내리자 할머니는 수심 가득하던 표정 그대로 영채의 곁으로 뛰어왔다.

 

 “나와 계시지 말라니까.”

 “니 괜찮나?”

 “괜찮아.”

 “춥다. 빨리 들어가자.”

 

 할머니의 주름진 손이 영채의 손을 꽉 잡았다. 할머니의 손은 거칠했지만 따뜻했다. 그 손에 이끌려 영채는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집 대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할머니는 김이 솔솔 나는 따끈한 찻잔을 영채에게 내밀었다.

 

 “대추차다. 한잔 마시고 들어가서 눈 좀 붙이라. 대추차 그기 불면증에 좋은 기다.”

 

 영채는 천천히 찻잔을 들어올렸다. 향긋한 대추향이 그녀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요새 많이 힘들었나?”

 “아니야, 할머니. 내가 쓴 거 그건 진짜 죽으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체험 삼아 쓴 거야.”

 “체험?”

 “응. 책에서 봤는데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또 더 열심히 살기 위해서 유서를 쓰기도 한대.”

 “그러니까 니가 쓴 게 진짜 유서란 말이제?”

 “진짜 그러려고 한 건 아니니까 진짜는 아니지......”

 “니 오늘부터 통금 시간 생깄으니까 그리 알고 이제 그 안에 들어온나.”

 “통금? 아니, 내 나이가 몇 살인데 그런 걸 정해?”

 “니 나이가 몇 살이든 이 할매한테는 어린 아 아니가. 오늘 새벽에 그거 보고 할매는 심장이랑 간이 고마 땅바닥까지 철렁 내려앉았다. 알기는 하나?”

 “죄송해요.”

 “그래. 그러니까 오늘부터 니 통금 시간은 10시다이.”

 “10시? 할머니 나는 밤늦게 주로 마치는 일인데?”

 “거기 벌써 그만 둔 거 알고 있다.”

 “어떻게 알았어?”

 “문디. 맨날 나가는 시간에 나가도 안 하드만은. 할매 눈치가 백단인데, 몰랐나? 9시라 할라다가 참은 기니까 잔말 말고 시간 지키라.”

 “…….”

 “그리고 이왕 그만둔 거 이제는 좀 일찍 시작하는 일을 해라. 저녁 때 쯤 마치구로.”

 “알았어…….”

 “10시까지 안 들어오면 들어올 때까지 안자고 기다리고 있을 기니까 알아서 해라.”

 “에이, 새벽에 맨날 일찍 일어나시면서 빨리 주무셔야지. 나 걱정하지 마요. 이제 진짜 걱정 안 시킬게.”

 “영채야.”

 “응?”

 “힘든 일이 있거든 할매 걱정할 거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다 털어놔도 된다.”

 “…….”

 “혼자 앓고 있는 거 보다는 그래도 누구한테 말을 하면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리지 않겠나. 할매가 큰 도움은 못 되더라도 먼저 간 느그 엄마, 아부지한테 면목 더 없어지지 않게 해다오.”

 “할머니…….”

 

 영채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이미 순정이 책상 앞에 앉아 그녀의 유서를 읽고 있었다. 영채는 얼른 그것을 낚아채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저 분이 너희 할머니셨구나.”

 “우리 할머닐 알아?”

 “전에 한 번 뵌 적 있어.”

 “그래? 어디서?”

 “말하자면 길어. 근데 어쩌냐? 이제 죽기 더 어려워졌네?”

 “누구 놀려?”

 “너도 참 잔인하다. 할머니랑 너랑 달랑 두 식구 뿐이구만 너 죽어버리고 나면 할머니는 얼마나 힘드시라고 그런 끔찍한 생각을 했니?”

 “할머니는 내 상태 아직 몰라. 내가 점점 더 미쳐가는 꼴 보시는 거 보단 낫다고 생각했어.”

 “그걸 말이라고 해? 들어보니까 부모님도 먼저 돌아가신 거 같던데 자식 먼저 보내는 게 얼마나 가혹한 일인지 알아?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도 불효의 일종인데 넌 너희 할머니한테 아주 고통스런 비수를 꽂을 뻔했어.”

 “나도 아니까 확인 사살 그만해. 안 그래도 충분히 지치고 피곤하니까.”

 “그럼 이제 안 그럴 거지?”

 “나도 뭐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어?”

 

 영채가 쓰러지듯 침대 위에 몸을 뉘었다. 순정은 영채의 곁으로 다가가 영채의 표정을 살폈다.

 

 “그럼 이제 내 부탁에 대해서 좀 얘기해도 될까?”

 “숨부터 좀 돌려도 될까.”

 “공짜로 해달란 말은 아니야.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자는 거지.”

 “날 어떻게 도와줄 건데?”

 “우선 내 소원을 먼저 말할게.”

 “그래, 뭔데? 들어나 보자.”

 “먼저 아까 영도다리에서 봤던 도하씨를 다시 만나야 해.”

 “만나서 어쩌라고?”

 “어차피 너도 그 사람한테 받을 물건이 있잖아. 사진기도 돌려줘야 되고.”

 “그 다음엔?”

 “간단해. 내 소원은 이곳을 떠나기 전에 도하씨가 만든 영화 시사회에 참석하는 거야..”

 “그 사람 영화감독이야? 근데 그걸 꼭 내가 도와줘야 되나? 나 아니어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잖아.”

 “말이 쉽지. 지금 영화감독인 건 아니고 아직 지망생일 거야.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릴 거고.”

 “뭐? 아니 지금 될지도 안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 사람이 감독이 되고, 영화를 제작해서, 시사회를 할 때까지 나를 괴롭히겠다는 거야? 상상도 안될 만큼 긴 시간인데?”

 “괴롭히다니. 말을 왜 또 그렇게 하니?”

 “만약에 안 되면? 시사회 같은 거 할 일도 없을 거 아니야?”

 “될 거야.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니까.”

 “열정만으로 될 거 같으면 난 벌써 톱스타 가수가 됐겠네.”

 “실력도 있어. 난 그렇게 믿어. 꼭 될 거야. 그 사람은.”

 “근데 어떻게 아는 사이야? 어떤 사이길래 그렇게 확신 있고 애틋한 건데?”

 “궁금하니?”

 “뭐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연령대를 봐서 연인 사이 같진 않은데. 아들이야?”

 “뭐, 아들? 장난해? 네가 내 나이를 알아?”

 “나이는 모르지만 동시대 사람 같진 않아서. 옷차림이나 머리모양만 봐도 엄청 과거에서 오신 분 같길래.”

 “그걸 아는데 그렇게 반말을 찍찍 해댔니? 건방지게?”

 “뭐,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데?”

 “스물여섯.”

 “나랑 동갑인데 그럼? 말 놔도 되겠네, 그럼.”

 “얘. 그게 동갑이니? 태어난 년도가 똑같아야 동갑이지?”

 “그럴 거면 태어난 년도를 말해주셔야지. 몇 년생이신데?”

 “1926년생이시다.”

 “헐……. 할매네.”

 “할매라니! 이렇게 예쁜 할매 봤어? 나 시집도 안 갔다고!”

 “우리 할머니보다도 열일곱 살이 많으세요.”

 “그래. 네 맘대로 해.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네가 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도하씨를 다시 찾을 것이냐 말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지.”

 “만약 그렇게 하면 나한텐 뭘 도와줄 수 있는데?”

 “나도 언제까지고 여기서 떠돌 수만은 없잖아. 네 주변에 맴돌던 그 불쌍한 영혼들도 모두 다 같이 데리고 깔끔하게 떠나야지.”

 “다? 다 같이?”

 

 영채가 벌떡 일어나 앉았으며 물었다. 그리고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순정을 빤히 쳐다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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