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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강렬한 순정
작가 : 박이다
작품등록일 : 2017.11.23

"난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귀신을 보는 여자, 구영채.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만큼 괴로운 어느 날.
그녀의 눈 앞에 동시에 나타난 청년 윤도하와 귀신 오순정!

6.25전쟁을 겪었다는 구세대 귀신 순정이 이 세상을 떠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고 한다. 그 소원만 이룬다면 그 동안 영채를 괴롭히던 모든 귀신들을 데리고 떠나줄테니.
그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평범하게 살고 싶은 영채의 소원도 이룰 수 있다.

임무 수행을 위해 만나게 된 청년 윤도하.
남자는 '애' 아니면 '개'로 구분하며 남자라면 치를 떨던 그녀였는데......

알면 알수록 이 남자, 너무 멋있다......

 
첫만남
작성일 : 17-12-14 23:06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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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목시계는 새벽 세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12월의 차가운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아내며 영채는 영도다리 위를 건넜다. 복사꽃처럼 하얀 피부와 커다란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별처럼 밝은 빛을 내고 있었다.

 

 작고 가녀린 그녀의 몸체가 거센 바닷바람을 맞아내며 위태로운 걸음을 걸었다. 어깨선을 넘어선 그녀의 긴 생머리가 바람에 날려 시야를 가렸지만 손을 들어 올릴 힘도 남아있지 않은 듯 그녀는 허공을 응시한 채 느리게 하염없이 걸어가고만 있었다. 그러다 점점 걸음을 늦추었고 곧 멈추어 섰다. 그녀의 동공이 멍하게 검은 바다를 응시했다.

 

 “그래. 이제 진짜 안녕이다.”

 

 영채는 어깨에 메고 있던 기타를 바닥에 털썩 내려놓았다. 그리고 한발 한발을 난간 앞으로 옮겼다. 부들부들 떨리는 자그마한 두 손이 난간 대를 꼭 붙들었다.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고 폴짝 뛰어올라 난간에 매달렸다. 손만 놓으면 떨어진다.

 

 떨어진다.

 

 떨어진다…….

 

 

 매달린 그녀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졌다. 손아귀에는 힘이 서서히 빠지고 있었다.

 

 쿵쾅쿵쾅.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가슴 벽을 두들겨댔다. 이젠 끝이다. 시끄러운 심장도 부들부들 떨리는 팔다리의 움직임도 곧 멈출 것이다. 온 몸의 힘을 아래로 내려놓으려는 순간

 

 “잠깐만!!!”

 

 누군가 소리치며 그녀의 옷자락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예상치 못한 완력에 그녀는 뒤로 꽈당 하고 넘어졌다.

 

 “아……아야…….”

 

 그녀의 귓전에서 낯선 남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상체가 누군가의 몸체 위에 뉘어져 있다는 걸 인지하자마자 영채는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뒤를 돌아보아보니 그녀와 또래로 보이는 한 청년이 바닥에 넘어져 있었다.

 

 “괜찮으세요?”

 

 청년이 손을 털고 일어나 말했다.

 

 “누구세요?”

 

 영채가 볼멘소리로 대꾸했다. 목적 달성을 하지 못한 불만으로 영채는 괜히 낯선 그에게 짜증을 냈다.

 

 그는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도와주려 했다가 괜한 몰매를 맞은 기분이었다. 이해 안 되는 그녀의 태도에 그도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나가던 사람입니다만......”

 

 그가 다소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 당신이 사람이라고?”

 “네?”

 “그렇게 시달렸는데 내가 모를까봐? 당신 귀신이잖아.”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제발! 나 좀 내버려두란 말이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죽는 것도 내 맘대로 못하냐고!!”

 

 날이 가득 선 목소리로 영채가 악을 써댔다. 어안이 벙벙한 채로 그는 영채를 빤히 쳐다보았다. 원망 섞인 눈초리로 그를 쏘아보던 영채는 다시 난간을 향해 몸을 돌렸다.

 

 “방해하지 마. 난 오늘 제대로 결심했으니까.”

 “거 진짜 너무하시네. 왜 반말이세요? 도와주려고 했던 사람한테 귀신 취급이나 하고. 초면에 너무 실례 아닙니까?”

 

 그의 말에 영채가 고개를 홱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영채에게 다가가 그녀의 앞에 바짝 붙어 섰다.

 

 “죽을 땐 죽더라도 사과하세요.”

 “네?”

 “날 귀신 취급한 거, 사과하시라고요.”

 “.........”

 “혹시나 기회 되면 길 가는 사람한테 한번 물어봐요. 뛰어내리려는 사람 끌어올리는 게 당연한가, 죽으려는 거 살려놨더니 다짜고짜 성질내는 게 당연한 건가.”

 “그러니까.........귀신이 아니세요?”

 “아니라고요!”

 “그럼 사람.......”

 

 영채는 다시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사람. 사람이라고?

 

 “사람 맞아.”

 

 영채의 얼굴 앞으로 창백한 여자 얼굴이 번쩍 하고 나타났다.

 

 “악!!!”

 

 영채가 소스라치며 뒤로 나자빠졌다.

 

 “많이 놀랐니?”

 

 여자가 영채에게 다가와 물었다.

 

 “놀라지 그럼. 갑자기 그렇게 코앞에다 얼굴을 들이미는데.”

 “미안. 난 오순정이라고 해. 역시 넌 내가 보이나 보구나? 반갑다.”

 

 순정이 영채를 향해 불쑥 손을 내밀며 말했다. 영채는 그 손을 홱 뿌리치고 일어났다. 그리고 순정의 행색을 살펴보았다. 하얀 저고리에 검은 치마, 낡아빠진 검은 고무신, 뒤로 질끈 묶어 길게 늘어진 머리칼, 한눈에 이 시대를 살았던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행색은 촌스러웠지만 그녀는 가냘픈 얼굴형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미인형의 얼굴이었다. 순정이 활짝 웃으며 가지런한 이를 드러냈다. 영채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또 그쪽은 무슨 이유로 날 괴롭히려고 온 거야?”

 “괴롭히다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제발 좀 그만 나타나. 난 당신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더 이상 삶에 미련도 없어. 그러니까 방해하지 마. 사람답게 못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으니까!!”

 

 악에 받친 영채가 바락바락 고함을 질렀다.

 

 “저기…… 지금 누구한테 말하는 거예요? 난 코앞에 얼굴 들이민 적도 없고 괴롭히려 한 적도 없는데?”

 

 영채의 행동을 아리송하게 쳐다보던 그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당황하고 혼란스런 표정으로 영채는 그와 순정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사람 맞다니까. 한두 번 시달린 거 아니라면서 아직 사람이랑 귀신 구분도 못하니?”

 “헐…….”

 

 순정의 말에 영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그의 시선을 피했다. 숨고 싶었다. 처음 보는 남자 앞에서 ‘나 귀신 보는 여자요’ 하고 광고한 꼴이었으니. 새하얀 얼굴이 순식간에 발갛게 달아올랐다. 영채는 그가 있는 쪽을 쳐다보지 않고 걸어왔던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발길을 옮겼다.

 

 “얘! 네 짐 가져가야지!”

 

 순정이 영채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길고 가냘픈 손가락을 쭉 뻗어 바닥에 있는 카메라 가방을 가리켰다. 영채는 잠시 멈칫하다가 제 물건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손으로 더듬어 순정이 가리킨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다시 가려던 방향으로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행여 누가 쫓아올세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힘껏 뛰어갔다.

 

 “어? 저기요!!!”

 

 그가 뒤따라 뛰었지만 이미 저만치 멀어진 영채는 택시를 세워 타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가까이 왔을 때쯤 택시는 쌩 하고 출발해버렸다.

 

 “아........내 카메라.......”

 

 그가 울상이 되어 중얼거렸다. 다시 가던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난간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기타가 그의 시선에 들어왔다.

 

 

 ***

 

 택시 뒷좌석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영채는 눈을 감았다. 온 몸에 힘이 쭉 빠졌다. 그렇게 잠이 들려고 하던 찰나 갑자기 몸에 한기가 들어 눈을 떴다. 영채의 바로 옆에 순정이 앉아있었다.

 

 “아, 깜짝이야.”

 “또 놀랐니?”

 “왜 따라와?”

 “너라도 따라가야지 내가 어딜 가겠니?”

 “돌겠네, 진짜. 아까 그냥 확 뛰어내렸어야 됐는데.”

 “말조심해. 운전사 분 표정 안 보여?”

 

 순정이 손가락으로 영채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

 

 “아, 저리 치워.”

 

 영채가 그 손을 뿌리치며 순정을 쏘아보자 순정은 동그랗게 눈을 치켜 뜬 채 턱 끝으로 택시기사를 가리켰다. 순정의 말대로 룸미러에 보이는 택시기사의 의구심 가득한 눈초리가 불안한 시선으로 영채를 힐끔거리고 있었다.

 

 “아저씨. 요 앞에서 세워주세요.”

 

 집에 도착하려면 10분은 넘게 더 들어가야 했다. 영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택시는 ‘끼익’ 소리를 내며 차를 한쪽에 세웠고 그녀가 내리자마자 급속도로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허탈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고 서 있다가 영채는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순정은 그런 영채의 뒤로 종종 걸음을 치며 따라붙었다.

 

 “그만 따라와.”

 “이 밤에 어딜 가라고.”

 

 순정이 불쌍한 표정으로 영채를 바라보았다.

 

 “밤이 무서워? 귀신이?”

 “어둡잖아.”

 “…….”

 “나 아는 길도 없단 말이야.”

 

 영채는 한숨을 한번 푹 내쉬고는 체념한 표정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순정이 다시 영채의 뒤를 따라 갔다.

 

 “근데 네 어깨에 메고 있는 그거, 사진기지? 영화도 찍을 수 있는 거야?”

 “뭐?”

 

 자신의 어깨에 매달려 있는 카메라 가방을 본 영채는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자신의 기타 가방이라고 생각하고 무심코 메고 있던 것이 다른 사람의 물건이었다.

 

 “내가 언제부터 이걸 들고 있었지?”

 “아까 영도다리에서부터.”

 “아까 그쪽이 내 물건이라고 챙기라고 한 거잖아?”

 “내가 그랬나?”

 

 순정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귀신에 홀린다는 게 이런 거였구만. 미쳤어. 진짜.”

 “그거……. 도하씨 물건인 거 같아.”

 

 수줍은 표정으로 대답하는 순정의 얼굴이 발그랗게 붉어졌다. 영채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도하씨라니?”

 “아까 영도다리에서 만났던 그 잘생기고 훤칠한 청년.”

 “뭐야. 아는 사람이야???”

 

 순정이 다시 수줍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의 말
 

 반갑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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