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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청천무가: 푸른 하늘에 노랫소리 들리지 아니하고,
작가 : TeamVariation
작품등록일 : 2017.11.30

靑天無歌
Present by Variation

방대한 발타 연대기의 시작에 어울리는 동목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물간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
Variation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명품 판타지를 제공해드립니다.

 
제 3 장: 천율기 (4)
작성일 : 17-12-14 23:03     조회 : 287     추천 : 1     분량 : 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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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와는 진정했는지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끌고 온 군관들이 말하기론 평합문이 강간을 하려고 하여 반항하다가 칼로 찔렀다고는 하는데. 막 도착해서는 발광을 하여 잠시 독방에 가두어 둔 게 효과를 본 모양이다. 판천은 처음으로 심문을 담당하는 것이다. 긴장도 되었는데 막상 성인도 아닌 어린애가 앞에 앉아 힘이 쭉 풀리는 기분이다. 이건 뭐, 빼도 박도 하지 못하게 현장에서 잡혔을 뿐더러 스스로도 죄를 시인하고 있다. 문제는 당위성이었다.

 

  “아침 일찍, 천공께서 능천사당 집무실로 부르셨습니다. 천공께서는 중한 서찰이라며, 인지일부장 평합문 공께 전달하라고 하셨습니다. 항시 평공께 가는 서찰은 제가 담당했기 때문에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평공께 서찰을 전달하니 잠시 기다리라 하셨습니다. 잠시 후 평공께서 밖으로 나와 능천사당주에게 안내하라 하셨습니다. 당시 언질 받기로, 천공께서는 능천사당에서 가주님과 회동을 가지고 계셨고, 평공을 그리로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평공께서 능천사당으로 가는 길은 이곳이 더 빠르다며, 창고 건물이 많은 곳으로 향하셨습니다. 저는 처음 가보는 길이기에 평공의 말씀을 따라 쫓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평공께서, 잠시 볼일이 있으니 들렸다 가자 하시며, 창고 건물 안으로 저를 데리고 들어가셨습니다. 저는 곧 회의가 시작되니 정청일부장 나리를 만나시려면 어서 가셔야 한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평공께서 제 손목을 붙잡으시더니.”

 

  유와가 갑작스레 울음을 터뜨린다. 판천이 몹시 당황한 기색이다. 밖에 사람을 불러 마실 물이나 가져오라 하였다. 판천이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으니 천천히 말해 보라 한다. 대접 가득 채워진 물을 한참이나 들이키고 나서야 유와는 숨을 내쉴 수 있었다.

 

  “평합문이다.”

 

  천율기의 입에서 나온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붙여진 말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율기는 유와에게 감춰진 진실을 꺼냈다. 사실은 유와, 너를 거둔 것은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너의 부모는 세수 개혁당시 사사로운 이익을 챙겼던 평합문의 손에 유명을 달리했다. 만일 내가 능력이 더 있었다면, 아니, 학업을 포기하고 일찍이 대의를 위해 일하였더라면 너는 어쩌면 부모 밑에서 예쁘게 자랄 수 있었겠다. 허나 욕심으로 상황을 외면하고 있었고 결국 이리 피해자들을 남겼다. 그리고 나름 정의를 위한다 너희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었다.

 

  “당장만 하더라도, 너에게 이런 이야기를 건넴이 또 나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부끄럽고 미안하기만 하다. 유와야. 어찌 해야 하느냐? 나는 아직 답을 찾지 못하겠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써 만인이 행복하다면, 그 사람을 죽여야 하는 것이냐? 한 사람의 욕심이 만인을 불행하게 했다면 그 사람은 죽어 마땅한 것이냐? 탁상위에 앉아 무의미한 질문만 하던 탓에 나이를 먹었고, 이미 많은 이를 불행하게 했다. 나는 어쩌면 정치인의 자격이 없는 것이겠지.”

 

  아, 참. 불쌍한 사람. 그런 악독한 사람마저 걱정하여 이리 괴로워한다. 유와는 어리지마는 않았다. 그도 글을 읽을 줄 알고, 소문을 들을 수 있었다. 평합문이 부모의 원수라는 것쯤, 벌써 몇 년 전에 알고 있었다. 섣불리 복수를 외치지 못함은 단 하나 천공께 폐가 될까 해서이다. 아니, 사실 부모의 얼굴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가슴 한 켠은 아려도 자신을 이제껏 키워주고 지켜준 것은 천공이다. 유와는 칼을 꼭 움켜 쥐었다.

 

  “천공께서는 아무것도 모르시는 겁니다. 아무 걱정하지 마시지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 합니다.”

 

  유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릎을 꿇어 천공의 손에 머리를 데었다. 모든 것을 짊어지고 깨끗이 치우겠다. 천공 가시는 길, 한치의 티끌도 없어 찬란하리라 다짐을 하면서 유와는 단검을 품으로 감추었다.

 

  “평공께서는 꼭 다른 분인 것만 같았습니다. 워낙 어릴 적부터 모시던 분이라, 이런 저런 일로 찾아 뵐 때면, 귀엽다며 먹을 것도 곧잘 챙겨 주시고, 송구스럽지만 조부처럼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이 갑작스럽게 옷을 벗기려 하고, 쓰러트리고. 너무 당황한 마음에 밀친다는 것이 그만.”

 

  유와는 죄책감에 힘겨워 하고 있다. 판천은 할 말이 없어, 가만히 작은 어깨를 두드리려 다가가는데 유와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의자에서 떨어지기 까지 한 유와를 부축하려는 데 소리를 지르며 구석으로 뒷걸음질 치기만 한다. 판천은 두통이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밖에 대기하고 있는 여자 수하를 시켜 조사에 임하도록 했다.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한편, 강제는 비교적 수월하게 조사를 끝마치고 있었다. 아까 조한 선배가 고맙다면서 이는 고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아주 중대한 사건이라면서, 어떤 불안 요소도 없이 엄중히 조사하라 충고 했다. 그러면서 귀엣말로는 지금 시국이 시국이니, 무엇보다 빠르게 조사를 마치고 중앙회의를 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차피 천율기를 이곳에서 잡아 넣는 것은 불가능 하니, 적당히 시간만 끌다 보내주도록 하는 것이 났지 않겠는가? 하였다. 강제는 작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흠. 유와라. 네. 잘 알고 있습니다. 불쌍한 아이지요. 체 젖도 때지 못하고 부모를 여의었으니, 측은한 마음에 거두어 예천당에서 보살폈습니다. 딸아이 하나 없으신 평공께서도 무척 귀여워하시어, 전달고자 하는 게 있으면 꼭 유와를 시켰습니다. 그 아이 또한 평공을 잘 따랐고요. 그런데 유와가 평공을 살해했다. 몹시 당황스럽고 유감스럽습니다.”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연기에 재능이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굳이 연기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 천율기는 이후로도 굉장히 협조적이었다.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해 도리어 강제로 하여금 말문을 막히게 한다. 강제는 맹풍각에서 일하며 이렇게 수월했던 적이 있던가 생각했다. 조사지는 벌써 한가득 쓰여 책 한권이라도 쓸 기세다. 이만하면 된 듯 하여 귀가조치를 하려 하는데 천율기가 부탁을 청해온다.

 

  “맹풍각주. 내 청이 하나 있는데. 곤란할 것은 아나, 유와라는 아이가 몹시 걱정되어서, 왜 그런 짓을 했는지도 궁금해서 그러는데. 잠시만이라도 만날 수는 없겠소?”

 

  강제는 생긴 것 과는 달리 우유부단하다. 그런 성격으로 집행기관의 장으로 일하는 게 놀랍기만 하다. 한편으론 처음 들어보는 부탁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명령을 내리는 위치에 있었고, 자존심은 상해도 일처리가 정확하다 못해 베일 정도여서 불만도 표시 할 수 없었다. 그런 천율기의 부탁이다. 강제에겐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만나기만 하는 정도라면 뭐.

 

  “그렇게 합시다. 기다리시오.”

 

  강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조사실을 나간다. 텅 빈 공간에 천율기 홀로 남겨졌으나, 책상에 붙어있는 모습이며, 머리카락 한 올조차 흐트러지지 않고 꼿꼿이 서있다. 다만 허공으로 맞춰진 초점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다시 내려간다.

 

  “그건 아니될 말씀이지요. 명백한 용의자를 외부, 그것도 살인을 사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과 면담을 시킨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까?”

 

  판천은 각주가 뭘 잘못 먹었나 하였다. 피곤에 절어 있는 모습이 평소와 같긴 한데, 혹 뒷돈을 받아먹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였다. 강제는 화도 낼 기력도 없는 것인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자네도 조사를 해봤으면, 이 사건이 계획적으로 발생하지 않았음을 알지 않느냐 반문했다. 판천은 물론 그럴 가능성이 높으나, 원칙상 그리 할 수 없다 하였다.

 

  “이보오. 판천 조사관. 지금이 어떤 시국인데 이리 늑장부릴 거요? 능천사당주가 가해자와 인연이 깊으니, 우리에게 하지 않은 말도 꺼내지 않겠소? 빨리 처리하라는 상부의 지시요.”

 

  강제는 혀를 차며 뒤를 돌았다. 판천은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돌아서며 조사실 문을 두드린다. 안에서 여 조사관이 나오자, 유와를 데리고 천율기가 입실해 있는 곳으로 향하라 전했다. 유와가 안으로 들어서 천율기를 마주한다. 다짜고짜 무릎을 꿇고 죄송하다며 오열을 하기 시작한 유와를 보며 율기가 다가가 어깨를 감싼다. 서있던 강제에게 잠시 둘이 있을 수 있는가 물었다. 강제는 이왕지사 그렇게 하시라 하며 문을 닫아 준다.

 

  “정말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판천이 우려를 표해도 강제는 고개 짓만 할 뿐이다. 강제는 맹풍각을 둘러싼 묘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폭풍이 몰아칠 것만 같다. 이런 바람은 많은 것을 뒤죽박죽으로 만든다. 그리고 질서를 찾아간다. 그러나 그것이 원래 그 자리에 꼭 머무는 것은 아니었다. 재편될 것이다. 어느 바람을 타느냐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강제는 조한을 잡기로 마음먹었다.

 

  “유와야. 고맙구나. 굳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아도 너를 원망하지 않았을 것인데. 스스로 이런 결정을 내려 주다니 미안하고 또 고맙기만 하다.”

 

  천공의 뜻이 아니다. 이것은 오롯이 스스로 한 선택이다. 유와는 눈물을 멈추고 방긋 웃었다. 마치 그 뒤에서 피를 뒤집어 쓴 평합문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나, 산 된 망령은 어떤 힘도 쓰지 못함을 알고 있다는 듯 무시하고 유와의 얼굴만 직시한다.

 

  “저는 단지 제 부모의 원수를 갚았을 뿐입니다. 그것으로 저의 천명은 다한 듯 합니다. 조사원 들에게는 평합문이 덮치려 하였다 진술했습니다. 천공께 책임이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천공. 다만 부탁이 있다면, 저와 같은 이들을 만들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릇된 욕망이 만명의 불행을 낳는다 하셨습니다. 천공께서는 그것을 막을 힘이 있지 않으십니까? 부디 그 공정한 힘으로 만명의 행복을 위해 하나를 처벌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유와는 옷을 정갈히 하고 몸을 낮추어 인사를 올린다. 마지막으로 올리는 인사였다. 천공의 모습을 다신 보지 못하리라. 그럼에도 아쉽지 아니함은 천공 가시는 길, 돌무더기를 걸러 저 멀리 치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와는 그것이 자신의 역할의 전부임이라 생각한다.

 

  “이리 더러운 몰골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 송구한 마음입니다. 그래도 마지막 천공을 뵙고 가게 되어 기쁜 마음, 웃는 낯으로 떠남에 크게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유와의 휘어진 입술 틈 사이로. 붉다. 붉은 액체가 흐른다. 고통은 목젖에서 막히어 바람만 거세다. 눈물 따위 흘리지 아니한다. 생경한 어지러움에 몸이 흔들린다. 바닥으로 젖혀져 버린 얼굴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토해낸다. 저 묽은 덩어리는 유와의 혀임이 분명하다. 유와는 멀어지는 의식 중에 처참한 꼴이 걱정되었는지 몸을 돌린다. 기침을 토해낸다.

 

  설사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던 천율기는 당황한 기색으로 강제를 불렀다. 조사실 안으로 급하게 들어온다. 차가워지는 유와를 뒤흔들며 억지로 잡으려는 듯. 유와는 어지러움만 느낀다. 눈을 감는다. 아무 소리도, 냄새도, 무엇도 없었다. 지독한 어둠 뿐이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Write Legends. Vari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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