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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로맨스의 첫 페이지
작가 : 현주빛
작품등록일 : 2017.11.6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와 과거에 얽매여 사는 한 남자가 만들어 가는 로맨틱 스릴러! 특별한 능력을 가져 혼자가 된 추리소설가 성준은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출판사 마케팅팀장 수민을 만나 직진 로맨스를 펼치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17. 어둠, 암흑, 어둠……
작성일 : 17-12-14 19:19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5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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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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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준이 수민의 옆집으로 이사 와서 유일하게 좋은 것을 꼽자면 어두침침한 골목길이 더 이상 무섭지 않다는 것이었다.

 

  단 둘이서 나란히 걸어오는 좁은 길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과 은은하게 비추는 가로등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두 사람은 카페에서 15분 남짓,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길을 걸어와 수민의 집 앞에 멈추어 섰다.

 

  “한 일주일정도 못 만날 것 같아."

  “일주일이나? 왜?”

  “만나야 될 사람이 있거든.”

  “누구?”

  “당연히 여자.”

  “뭐? 이제 원고 정리하고 삽화작가 섭외하고, 편집 방향을 잡아야하는데……"

 

  여자라는 말에 수민의 얼굴이 저절로 구겨지며 툴툴거렸다. 수민이 말한 일들이 당장에 급한 것은 아니지만 성준과의 만남에 지친 그녀가 오히려 그를 잡아 세우는 이상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성준은 뾰로통한 그녀의 표정과 불만 가득한 말투에 그저 웃기만 했다. 오히려 자신의 반응을 즐기고 있는 성준의 모습에 수민은 주먹으로 그의 배를 때리는 시늉을 했지만 성준은 그런 그녀의 행동조차도 귀여워 보였다.

 

  “나의 첫 번째 편지, 읽어보고 꼭 감상문 보내줘.”

 

  성준이 그녀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휘저으며 말했다. 수민은 그의 미소에 순간 에세이집의 완성이고 뭐고 그에게 확 안겨버릴까 순간적으로 고민했다가 겨우 침착함을 되찾았다. 역시나 그를 만나면 심장이 남아나질 않았다.

 

  “잘됐어. 나도 정 작가님 사인회 준비할거라서 바쁠 거야.”

 

  바쁘기는 개뿔. 이미 마케팅 부서원들이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있어 수민이 나설 자리도 없었다. 어차피 그는 이런 사실을 알 턱이 없으니 자존심이나 챙기고 보자라는 마음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정 작가님 사인회해?”

  “응. 이제 ‘순수와 관능’ 재출간하거든.”

  “그래? 언제 해? 나도 가봐야겠다.”

  “네가 왜?”

  “나도 정 작가님 팬이니까.”

 

  능글맞게 웃는 성준의 얼굴에 수민은 혀를 찼다. 이런 잘난 얼굴에 정 작가까지 홀렸으니 미국에 있을 때 얼마나 많은 여자를 만나고 다녔을지 생각하니 갑자기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분명 자신보다 키도 크고 쭉쭉 빵빵의 금발미녀를 만났을 것이라 상상을 하니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엇, 현규 씨 아냐?”

 

  도대체 여자를 얼마나 만난 것이냐 따지려 들려다가 성준의 말에 막힌 수민은 입맛만 다셨다. 그가 가리킨 곳은 청승 빌라 현관문이었다.

 

  어두컴컴한 동네에 갑작스럽게 켜진 빌라의 센서 등은 대낮처럼 환하게 비추며 현규를 비롯한 다른 한 남성이 청승빌라에서 막 나오고 있었다.

 

  다른 남성은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짧은 커트머리에 현규 만큼이나 왜소하고 키가 작았다.

 

  미스터리한 남성이 밝은 센서 등에 놀란 것인지 센서 등과 현규를 번갈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사람 하나 지나가지 않는 좁은 골목이라 남성의 격앙된 목소리가 그들의 귀까지 들려왔다.

 

  쓸모도 없는 새끼라거나, 뇌가 없다거나 등등…… 남성이 현규를 멸시하며 그의 온 몸을 마구 때렸다.

 

  남성은 머리, 몸통, 다리 할 것 없이 때릴 수 있는 곳은 발로 차고, 주먹으로 현규를 무자비하게 때렸지만 현규는 마치 그에게 책이라도 잡힌 마냥 가만히 맞고만 서 있었다.

 

  수민은 현규가 걱정도 되면서 무섭기도 하여 성준의 옷 끝자락을 꼭 쥐었다. 성준 역시 그들의 모습을 심각하게 지켜보다가 현규가 미스터리한 남성의 힘에 못 이겨 현관문 앞에 주저앉자 수민의 양쪽 어깨를 꽉 쥐었다.

 

  “얼른 집에 들어가.”

  “뭐하려고? 가지마.”

 

  수민이 다급하게 말렸지만 성준의 눈은 쓰러진 현규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성준은 수민을 대문 안으로 밀어 넣고서 청승빌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남성은 가까이 다가오는 성준이나 신음을 토해내는 현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제 분노를 표출하기에 급급했다.

 

  남성이 다시 주먹을 들어 올려 현규의 머리를 내려치려고 하는 순간 성준이 그의 팔을 잡아 세웠다.

 

  “뭐야?”

 

  성준이 마주한 남성은 20대 중반의 앳된 얼굴로 끽해봐야 현규보다 한두 살 많거나 동갑처럼 보였다. 눈은 마치 뱁새처럼 찢어지고 울긋불긋한 피부와 툭 튀어나온 광대뼈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상은 아니었다.

 

  “그만하지?”

  “댁이 무슨 상관이야.”

  “일방적인 폭행은 여기 빌라 세입자로서 보기가 좀 그러네.”

  “세입자고 나발이고 신경 끄고 갈 길이나 가.”

 

  남성은 자신보다 머리 한 뼘은 더 큰 성준에 대항하여 팔을 흔들었지만 그의 힘은 이길 수가 없었다. 남성은 팔을 붙잡힌 채로 현규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야이, 새꺄! 뭘 보고 서 있어!”

 

  현규는 맞아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성준에게 흐느끼며 말했다.

 

  “전 괜찮으니…… 손 좀 놔 주세요……”

  “집주인이 이렇게 맞고 있는데, 세입자로서 가만히 있을 순 없죠.”

 

  성준은 현규의 말은 들은 척 않고 부어오른 그의 얼굴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얼마나 감정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는지 성준이 막아서기까지 몇 분 되지도 않는 시간에 현규의 얼굴은 엉망이 되어 있었다.

 

  남자는 현규의 얼굴에 정신이 팔린 성준의 손을 뿌리치려 힘껏 비틀었지만 이내 성준은 매섭게 그를 노려보았다.

 

  불안한 듯 흔들리는 눈동자나 희미하게 떨리고 있는 목울대를 보아하니 약자에게는 한 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타입이 분명했다.

 

  “현규 씨. 빌라 안으로 들어가요.”

  “너 그냥 들어가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현규는 쓰라린 볼을 감싸 쥐고 빌라에 오도가도 못 하고 눈치만 살폈다. 둘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누가보아도 서로 간에 위계질서가 뚜렷하게 보이는 관계였다.

 

  “혹시, 현규씨 군대 선임인가?”

 

  성준의 정곡에 남자는 눈에 띄게 움찔했다. 더 이상 힘이나 협박으로는 성준을 밀어내지 못한다고 깨달은 남자는 그에게서 빠져나갈 궁리를 하다 있는 힘껏 자신의 머리를 그의 가슴팍에 들이밀었다.

 

  갑작스럽게 그의 머리가 성준에게로 닿자 성준은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고통에 몸부림쳤다. 마치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마냥 온 몸을 떨었다.

 

  예상치 못한 그의 발작에 현규와 미스터리한 남성까지도 당황하여 속수무책으로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자지러진 성준은 이내 차가운 계단으로 쓰러져 자신에게로 달려오고 있는 수민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었다.

 

 

 

  * * *

 

 

  늘찬은 정남이 황급하게 나간 후, 야간자율학습을 정리하고 어두컴컴한 학교를 나섰다. 가로등 하나만 켜져 있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면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별 하나 보이지 않고 깜깜했다.

 

  마치 자신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것만 같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오랫동안 수민에게서 듣고 싶었던 고백을 뜬금없이 정남의 입으로 들으니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다.

 

  정남의 고백을 들은 순간 거부를 했어야 했나, 아니면 당황하는 그를 위해 모른 척 해줬어야 했나,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사실, 늘찬은 정남이 부담스럽거나 싫다기보다 동질감이 들었다. 당사자에게 고백하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망설였을 지가 눈에 선해서 안타깝기도 했다.

 

  늘찬도 그에게서 얻은 자극으로 더욱 힘내리라 속으로 자신을 위로했다. 여태껏 어영부영 자신의 마음을 흘렸다면 이번만큼은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생각이 미친 늘찬은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가까운 그녀의 집으로 곧장 발걸음을 향했다.

 

  같은 시각, 수민은 대문 뒤에 숨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혹시나 성준에게 무슨 일이 길세라 자신의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성준이 현규를 때리던 남성의 손을 잡아챈 순간 그녀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수민은 진동소리조차 그들에게 들릴까봐 발신자의 존재도 알지 못한 채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나야, 수민아. 집이야?]

  [응. 꺅!]

  [뭐야! 무슨 일이야?]

 

  순간 미스터리한 남성이 자신을 잡고 있는 성준의 손을 세차게 밀어내고 있었다. 다툼이 더욱 거칠어질 것만 같아 수민은 늘찬에게 도움을 청했다.

 

  [여기 집 앞인데, 당장 와 줄 수 있어?]

  [왜? 무슨 일인데?]

  [성준이가 지금……! 꺄악!]

 

  수민은 성준이 갑작스럽게 온 몸을 발작하며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숨어 있던 것도 잊고 핸드폰을 떨어뜨린 채 성준에게로 달려갔다.

 

 

  * * *

 

  성준은 무거운 눈꺼풀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아직 통증이 남아있어 눈을 뜨기도 어려워 눈썹만 움찔거렸다.

 

  현규를 때리던 남자를 말리다가 그와 부딪힌 것까지는 기억이 나지만 그 이후가 암흑과도 같았다.

 

  그의 머리카락이 자신의 가슴팍에 닿아 분명 과거가 보였을 텐데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겨우겨우 눈꺼풀을 들어 올린 성준은 익숙하지 않은 기다란 형광등과 낯선 이불의 촉감이 자신의 집이 아님을 깨달았다.

 

  보아하니 쓰러진 후 병원으로 실려 온 모양이었다. 병실 이곳저곳을 살펴보다 자신의 왼편에 누군가 엎드려 자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성준은 기다란 머리칼의 주인공을 한 눈에 알아보고 그녀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역시나 그녀에게서는 아무런 통증이 느껴지지도 않아 왠지 모를 안도감에 긴장이 풀렸다. 그의 인기척에 수민 역시 잠에서 깼다.

 

  “몸 괜찮아?”

 

  수민은 잠결에도 성준의 걱정부터 했다.

 

  “어떻게 된 거야?”

  “나야 말로 묻고 싶은 말이야. 너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면서 쓰러졌어.”

 

  수민은 걱정스럽게 되물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켰다. 어둠에 익숙했던 성준의 눈은 갑작스런 빛으로 눈을 찡그리며 물었다.

 

  “내가?”

 

  성준은 자신의 관자놀이를 꽉 눌렀다. 여태껏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에 접촉해서 정신을 잃은 일은 처음이었다.

 

  간혹 자신이 버틸 수 없을 정도의 과거를 가진 악인이나 외상 성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에게는 극심한 통증이 왔으나 어느 정도 과거를 읽을 수 있었다.

 

  성준의 손이 저도 모르게 덜덜 떨렸다.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현규의 선임은 과거가 어떨지 예측할 수조차 없었다. 오직 공포감만이 성준에게 엄습해왔다.

 

  그는 처음으로 맛 본 두려움이었다. 여태껏 소설을 쓰기 위해 범죄현장을 수도 없이 보았고 악인들도 많이 만나보았다.

 

  그들의 머리카락을 통해 본 그들의 과거에는 이 악인들이 현재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에 대해 과정을 엿볼 수 있었고 그를 조금이나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과거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그 남자에게 엄청난 과거를 숨기고 있던 지 아니면…… 태초에 성준이 이해할 수 없는 본성을 가졌거나……

 

  그때 성준의 눈앞에 새까만 머리칼이 드리워지며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멍하니 자신의 양손을 바라보며 떨고 있는 성준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수민은 그를 꼭 껴안고서 그의 등을 어루만져주었다.

 

  “걱정 마. 내가 옆에 있잖아.”

 

  무엇 때문에 그가 떠는 지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었다. 토닥이는 그녀의 손에 맞춰 성준의 떨림이 점차 멈추었다.

 

  수민의 도움으로 침착함을 되찾은 성준은 천천히 숨을 들이쉬며 천천히 자신이 본 과거를 되짚었다. 어둠, 암흑, 어둠…… 보이는 것은 절망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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