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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두 세계 이야기
작가 : 한니발렉터
작품등록일 : 2017.12.10

문명세계에서는 꼬맹이 현상금 사냥꾼, 카슨 더 키드,
야만세계에서는 백년에 한번 나올 위대한 전사, 웅크린곰.
두 세계의 이야기.

 
Ch.2 갈망 - 09
작성일 : 17-12-14 18:32     조회 : 332     추천 : 1     분량 : 4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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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앞쪽에 관심이 쏠린 사이 놈들의 후방을 잡는다.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웠다. 웅크린곰은 손에서 굴리던 돌멩이를 힘껏 던졌다. 푸른빛의 돌멩이가 제일 뒤에서 따라가던 와시추의 엉치뼈에 명중했다. 돌은 엉치뼈를 바스러뜨리고 골반 안의 직장과 방광을 찢어버린 뒤 사타구니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참혹한 고통에 쓰러진 적이 몸부림친다.

 “끄어억...끄으....끄억!”

 “피사로, 피사로! 이 빌어먹을 야만인 새끼!”

 와시추들이 일제히 총을 겨누고 발사한다. 웅크린곰이 방금 전까지 숨어 있던 수풀에서 먼지와 풀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하지만 돌을 던지자마자 몸을 피한 웅크린 곰은 이번에는 놈들의 옆쪽으로 접근했다. 푸른 화약 연기가 걷히기 전에, 재빨리 와시추 한 명을 붙잡고 칼로 목을 가른다.

 “커억.”

 칼은 연골을 자르고 기도까지 가르고 들어갔다. 반쯤 잘린 목에서 바람이 쉭쉭 빠지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화약 연기가 걷히고 와시추들이 공격을 눈치챘을 때쯤, 웅크린곰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남은 것은 바닥에서 경련하고 있는 동료뿐.

 “빌어먹을. 야만인 새끼가 우리를 사냥하고 있어.”

 와시추 한 명이 나지막하게 욕을 내뱉었다. 총을 든 손이 덜덜 떨려왔다. 야만인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지능이 높은 고양잇과 맹수를 상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알바라도! 커비즐! 깁슨! 이곳으로 빨리 오라고!”

 밀짚모자를 비스듬히 쓴 콧수염 와시추가 소리 질렀다. 세 명은 말들을 매어 두고 후속 합류하기로 한 자들이었다. 하지만 아직 기별조차 없는 것이 이미 당했는지 아니면 길을 헛갈리는지 알 수도 없었다.

 “빌어먹을, 그 많은 돈 받아 처먹은 버팔로 빌이란 새끼는 도대체 뭣 하는 거야?”

 욕을 내뱉는 순간, 그의 등 뒤로 그림자가 다가왔다. 홱 돌아서 총을 겨누려 했지만 웅크린곰의 손이 먼저 와시추의 머리칼을 붙잡았다. 소리를 내려 했으나 입 안으로 파랗게 빛나는 손가락이 들어왔다. 귓가에 자신들의 말로 “즐거웠다.”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의 아랫턱이 산산이 부서졌다.

 남아 있던 자들은 동료의 죽음조차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아예 한데 모여서 서로의 등과 등을 맞대고 사방을 방어하는 중이었다. 아예 권총까지 풀어 손에 쥐고 있었다. 장전하다가 당하는 일이 없도록.

 어디선가 나뭇가지 분질러지는 소리가 났다. 신경이 곤두선 와시추들은 급히 총구를 겨누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적의 흔적은 없었다. 문득 소리가 들려온 곳이 땅 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 순간, 머리 위쪽에서 큼지막한 잎에 싼 무언가가 툭 떨어졌다.

 “선물이다.”

 웅크린곰이 악귀같은 미소를 지으며 와시추들을 바라보았다. 잎에 싼 벌통이 부서지면서 벌들이 사방으로 날아올랐다. 벌들은 왱왱거리며 와시추들을 덮쳤다. 처절한 비명이 벌들의 날갯짓소리에 섞여서 들려왔다. 총들마저 떨어뜨리고 사방으로 기다시피 도망치는 꼴이 가관이었다.

 저들은 이미 끝났다. 웅크린곰은 이곳으로 찾아올 와시추 세 명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밑의 적들은 이미 반신불수가 되었으니 후일 느긋하게 추격해서 없애도 된다.

 수풀에 다시 숨어든 웅크린곰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웅크린곰은 세 와시추를 찾을 수 있었다. 동료들의 비명소리에 놀랐는지 대놓고 수풀을 버석버석 밟으며 다가오는 중이었다. 경계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았다. 동료들이 싸우고 있으니 자신들은 합류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 걸까. 그렇다면 최악의 오판이었다. 웅크린곰은 손에 묻은 적의 피를 슬쩍 핥았다.

 웅크린곰은 손에 돌을 쥐었다. 이번에는 적들을 향해 던질 생각이 아니었다. 손에서 계속 돈을 굴리다가 근처 나무를 향해 있는 힘껏 던졌다. 푸른 돌이 나무에 명중하자 굵은 나뭇가지가 박살나고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저기다! 저기! 야만인이다!”

 와시추들이 일제히 총을 발사했다. 먼지구름을 향해. 하지만 웅크린곰은 그곳에 없었다. 이번에도 뒤로 돌아간 그는 와시추들의 등을 바라볼 수 있었다. 창을 쥔 웅크린곰은 가장 가까운 적을 향해 있는 힘껏 던졌다. 날아간 창은 뒤통수를 부수고 미간을 뚫고 빠져나왔다.

 와시추들이 눈이 휘둥그레진 채 몸을 돌렸다. 들고 있는 장총에는 총알이 없다. 그것을 아는 웅크린곰은 천천히 걸어왔다. 과시하듯 마나를 흘려보내자 몸이 푸른색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와시추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기가 꺾인 놈들이 도망친다면 재미있는 일이고, 반격하려고 권총이라도 꺼낸다면 곧바로 달려가 손으로 내장을 끄집어낼 생각이었다.

 -탕!

 천둥 같은 총소리.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은 웅크린곰의 옆구리를 찢고 지나갔다. 깜짝 놀란 웅크린곰은 곧바로 몸을 날려 근처 수풀 속으로 들어갔다. 그 사이 권총을 꺼낸 와시추 두 명이 “야만인 새끼! 죽어라!”식의 욕을 내뱉으며 방아쇠를 당겨댔다. 풀과 이끼조각이 퍽퍽 튀는 것을 피해 웅크린곰은 숲 속으로 도망쳤다.

 ‘다른 놈들이 있다.’

 옆구리에 총알을 맞자마자 웅크린곰이 한 생각이었다. 다른 와시추들이 있다. 벌떼에 당한 놈들은 혼비백산에서 흩어졌을 테니 놈들은 아니다. 눈앞의 와시추들에게는 총알이 없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뻔했다. 그 빌라가나와 놈이 이끄는 와시추들이 자신의 옆을 친 것이다.

 ‘사냥해 주지.’

 웅크린곰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상처를 쓸었다. 천둥 막대기에 당한 상처는 마나를 아무리 보내도 잘 아물지 않았다. 피가 줄줄 새어나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장기가 손상되지는 않았다는 것. 움직인다면 조금의 통증은 무릅써야겠지만, 심각한 거동의 제약은 없을 듯했다.

 

 버팔로 빌은 연속된 자신의 실수에 가슴이라도 치고 싶었다. 처음에는 상황판단을 잘못했고, 두 번째는 조준을 잘못하였다. 천재일우의 기회였지만 하늘이 돕지 않았다.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음에도 그가 늦은 것은, 설마하니 한 명이 적의 전부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적의 숨은 병력을 찾아 본대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을 수색하고 다녔고, 그래서 아군의 비명이 터져 나오고 꽤나 지나서야 이렇게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아주 최악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어쨌거나 두 명의 보어인들은 살았으니까. 만약 빌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들은 처참히 찢겼으리라. 자기네들도 그것을 아는지 빌이 나타나자마자 열렬히 환호했다. 하지만 빌은 그들의 감사를 귓등으로 흘려 넘기면서 물었다.

 “앞서 간 자들은 어디있소?”

 “모르겠소. 총소리와 비명이 들렸는데 그 이후부터 소식이 없소. 그나저나 젠장할, 살려준 건 고맙지만 도대체 어디 갔다가 지금에야 오는 것이오?”

 “나는 수십 명 가량 매복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매복한 흔적이 없소. 이런 일은 나도 처음 겪어보는 것이오. 혼자서 열 다섯 명을 상대하는 정신나간 야만인이라...”

 문제는 그것이 거의 성공할 뻔했다는 것이다. 이미 반수가 넘는 자들이 죽거나 사라졌다. 십여 년이 넘게 ‘영원한 야만인 변경’에서 덫사냥과 교역으로 소일해오면서 한 번도 당해본 적이 없었다.

 빌과 같은 산사람들은 반쯤은 야만인이었다. 그들은 야만인들과 어울려서 담배를 피우고, 아이를 낳고, 그들의 사냥법과 그들 식으로 추적하는 법을 익혔다. 입고 있는 야만인 옷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문명인이라기보다는 기질적으로 야만인에 가까웠다. 야만인들이 사나운 전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으며 그들 특유의 습격과 매복, 주술에도 익숙했다.

 ‘하지만 저렇게 강한 주술을 가진 놈은 본 적이 없다.’

 빌이 생각했다. 총을 쏘기 전 그가 본 것은 푸른빛으로 번쩍이는 놈의 모습이었다. 맑디맑은 하늘과도 같은 그 푸른빛은 지극히 순수하게 정제된 트랜스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야만인들이 마나라고 부르는 트랜스는 불순물이 섞이면 색깔이 탁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양도 어마어마했어.’

 모르긴 몰라도 놈을 쥐어짠다면 트랜스가 수십 양동이는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니, 어쩌면 수백, 수천 양동이일 수도 있다. 야만인 주술사나 전사들이 마나를 전투에 사용하는 것은 흔히 봐 왔지만, 저 정도로 막 쓰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놈에게는 칼이나 창이 통하지 않을 것이오. 근접전을 최대한 피하시오.”

 빌이 보어인 생존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들은 어이가 없어서인지 입을 떡 벌렸다.

 “칼이나 창이 통하지 않는 인간이 있단 말이오?”

 “나도 직접 보기 전에는 믿지 못했소. 하지만 저 자라면 가능할 듯 싶구려.”

 그렇게 말하며 빌은 자신의 장총에 화약과 납탄을 집어넣고 장전했다.

 “모든 총을 장전해 놓으시오. 기회는 몇 번 없으니, 함부로 발사하지 마시오. 한 발 한 발이 당신네들 목숨과도 같소. 놈을 죽일 수 있는 물건은 총밖에 없으니.”

 보어인들은 순순히 따랐다. 준비가 끝나자 빌은 다섯 명의 보어인들을 이끌고 웅크린곰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부러진 나뭇가지, 짓눌린 수풀, 그리고 결정적으로 핏자국이 놈이 밟은 경로를 알려주었다.

 자국이 말하는 바는 명백했다. 놈은 강가로 향했다. 어쩌면 말을 잡아타고 도망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호전성을 볼 때 가능성은 낮았지만.

 ‘도대체 왜 냇가로 간 거지?’

 버팔로 빌은 의아했다. 원시림은 놈의 홈그라운드였다. 가장 싸움을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나무가 적고 너른 벌판이 펼쳐진 강가는 그러기 힘들 것이다.

 불안함이 몸을 엄습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능력을 믿기로 했다. 놈이 강가로 내려갔다면 분명 생각이 있어서 내려갔을 것이다. 자신의 이점을 희생하면서도 어떤 계획을 세워놓았단 것. 그렇다면 빌 자신은 놈이 그 이점을 포기한 것을 후회하도록 만들어주면 될 일이다.

 추적은 계속되었다. 팔과 다리를 찔러가는 원시림의 나뭇가지들을 제쳐 가며, 여섯 명은 마침내 강가에 도착했다. 관목과 키 작은 나무들, 풀꽃이 사방에 피어 있는 너른 공터가 나왔다. 원시림에서 강 쪽으로 쭉 이어지던 핏자국은 정확히 강 바로 옆에서 끊겼다.

 “하늘로 날아간 게 아니라면, 강으로 들어갔겠군.”

 강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흔적을 지웠을 것이다. 놈이 상류 쪽으로 갔는지, 하류 쪽으로 갔는지는 당장은 알 수 없었다. 강가 인근의 풀이나 흙이 밟힌 자국을 보고 판단해야 할 일이다. 어느 쪽을 먼저 수색해 볼까. 버팔로 빌이 고민하고 있을 때 원시림 안쪽에서 말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어인들이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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