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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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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30. 스트렌 마법대학
작성일 : 17-12-14 16:42     조회 : 268     추천 : 0     분량 : 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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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트레시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흑마법사인 에블린 스타인그라드는 여자였다. 지긋한 노인을 기대했던 준석과 나모는 얼핏 봐서도 30대 중후반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미모의 여인이 자신을 스타인그라드의 에블린이라고 소개하자 깜짝 놀랐다.

 

 큰 키와 길게 늘어선 흑발을 가진 그녀는 이 세상에서는 보기 드문 미녀였는데, 가슴이 깊게 파여진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일행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그녀와 잠시 동안 대화를 나눈 준석은 그녀가 상당히 거만하고 예의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 준석이 방문자임을 증명하지 않았다면 아예 그 여자와 말을 섞지도 못하였을 것이었다.

 

 에블린은 메이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였고 그녀가 발견된 정황 등에 대하여 꼼꼼하게 캐물었다. 그런 이야기가 계속되는 동안 에블린은 점점 메이의 증상에 대해 흥미가 생겨가는 것 같았고, 준석은 메이를 마치 실험동물을 대하는 에블린에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 그럼 이 아이가 분명히 심문을 당했다는 거네?

 

 - 아니, 심문을 당했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상황을 봐서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이죠.

 

 준석은 에블린이 계속 반말로 지껄이는 통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흡사 말이 통하지 않는 여자 상사와 대화하는 느낌이었다.

 

 - 이 아이가 왕실의 근위대에게 잡혀갔으면 왜 잡혀갔는지 생각을 해봤을 거 아니야. 그런 것도 생각 안 해봤어?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 재주가 있는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의 질문은 예리했고, 그런 예리한 질문이 준석을 더욱 괴롭혔다. 포도주 창고에서 그녀를 구해온 이후부터 메이와 나모는 그녀의 상태에 대해서만 신경을 썼었고 에블린의 말처럼 왜 왕실의 근위대가 그녀를 잡아 가두었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 순진한 사람들이네.

 

 - 아니 근데. 왜 계속 반말이세요?

 

 비웃듯이 말하는 에블린에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준석이 끝내는 한마디 하고야 말았다.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지고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대화도 나누지 않았던 나모가 안절부절 못했다. 불같이 성질을 낼 줄 알았지만 의외로 에블린은 화를 내지 않고 준석을 보며 말했다.

 

 - 왜. 기분 나빠?

 

 준석은 기가 막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에블린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 만약 그녀가 심문을 당한 것이 확실하다며 누군가 마법으로 그녀의 기억을 흩어놓았던 것 같아.

 

 - 흩어놓는 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요?

 

 - 옷이 꽉 차있는 서랍장에서 오래전부터 입지 않는 작은 속옷하나를 찾는다고 생각해봐. 그 옷장이 어떻게 되겠어?

 

 - 그럼 누군가가 메이의 기억 속에서 무언가를 찾기 위해 그녀의 기억을 뒤집어엎었다는 이야기인가요?

 

 에블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 이제 좀 머리가 돌아가는 것 같네. 사람의 정신이라는 것은 원래 어떤 체계에 따라서 정리되어 있는 것인데 그 체계가 뒤얽혀버리면 그 정신이라는 것이 제대로 작동하지가 않아. 그래서 이런 모양이 되는 거지.

 

 메이를 보고 ‘이런 모양’이라고 하는 것에 준석은 또 기분 상했지만 에블린이 이젠 유일한 희망이었기에 애써 참았다.

 

 -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인가요?

 

 - 서랍을 깨끗이 엎은 이후 다시 정리해 넣어야 하지. 그런데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꼭 필요해.

 

 - 무엇인가요?

 

 - 첫째로 내가 그 서랍을 정리해야 되니까 당신들이 메이의 기억 속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 아는 모든 것을 나에게 알려 줘야해. 내가 그 기억의 앞뒤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첫 번째 요구사항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 그리고요?

 

 - 두 번째는 기억을 흩어놓은 것도 흑마법이고 이것을 다시 정리하는 것도 흑마법을 사용할거야. 그런데 내가 흑마법을 사용하려면 대학의 원로원에서 승인을 받아야 해.

 

 - 승인을 받기가 쉬운가요?

 

 - 그건 나도 몰라. 원로원에서 알아서 결정하겠지.

 

 - 좋아요. 그럼 세 번째는 뭔가요?

 

 - 내가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세 번째야. 내가 이 아이의 정신과 기억을 제대로 정리하는데 실패한다면 아마 이 아이는 죽을 때까지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거야. 하긴 어차피 내가 하지 않아도 이 아이는 영원이 이 상태로 있겠지만 말이야.

 

 준석은 메이를 보았다. 발견된 이후부터 계속 야위어진 그녀는 이제 얼굴에 뼈밖에 남지 않아 보였다. 뱀의 길에서 만난 그 자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대학으로 도착하기 전에 이미 죽었을 지도 몰랐다. 나모가 에블린에게 간절히 이야기했다.

 

 -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아이를 죽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먼 길을 어렵게 와서 마법사님께 부탁드리는 것이니 꼭 저 아이를 고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저 아이는 지금도 죽어있어. 아마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리는 것보다 더 어려울 거야. 원로원에서 결정하면 손은 써보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메이를 죽은 사람 취급하는 에블린의 말에 준석이 다시 한 번 발끈했다.

 

 -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일인데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닌가요?

 

 준석의 일갈에 에블린은 잠시 동안 준석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뭔가 알아차렸다는 듯이 말했다.

 

 - 너. 저 아이를 좋아하는구나.

 

 ***

 

 원로원 회의는 그로부터 사흘이 지나서야 비로소 열렸다. 준석과 나모는 하루하루 겨우 연명해나가는 메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원로원 회의가 신속하게 열리지 않은 것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 준석을 나모가 겨우 뜯어말려 다행히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사람의 생명보다 절차나 원칙을 먼저 따지는 우매함은 어느 세상이나 다 마찬가지였다. 회의의 일정이 결정된 이후 준석을 또 화나게 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그 회의에 준석이나 나모가 참석하지 못한다는 통보 때문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준석이 교장의 방을 찾아가서 몇 시간을 항의한 끝에야 준석만 참관시키는 것으로 그 일은 마무리되었다.

 

 원로원 회의는 사흘째 되는 날 밤늦게 이루어졌는데 스트렌 대학의 교장 모드레드를 포함한 총 7명의 원로원 위원과 준석 그리고 에블린이 참석하였다. 회의의 주요 논쟁거리는 스트렌 대학이 정치적 다툼으로 보이는 이번 일에 관여하는 것이 옳은 가에 대한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토론은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나누어졌는데 반대하는 측은 메이에게 흑마법을 사용한 자가 왕실의 근위대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근거로 메이를 치료하는 것은 대학의 정치관여 금지원칙을 위배하는 것이고, 나아가 왕실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논거로 제시했다.

 

 반면, 찬성하는 측은 마법과 학문의 근원을 연구하고 수련하는 본질적인 목적은 인간에 대한 연민에 바탕을 둔 것이므로, 죽어가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도 이를 모른 채 할 수 없다는 것이 주요 논거였다.

 

 양측의 팽팽한 주장을 모두 경청한 이후 모드레드 교장은 결론을 내렸다.

 

 - 한쪽은 이익을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인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익 때문에 인의를 저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이는 대학이 정치에 관여하거나 왕실과의 관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장의 결론에 반대하는 측의 핵심 인물이었던 자레인 교수가 불만을 토로했다.

 

 - 비록 흑마법이라는 사악한 방법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 목적 또한 사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교장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 자레인 교수의 말 또한 일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치료한 이후 대학에서 한 명을 아스트리드로 파견하여 흑마법을 사용하게 된 진상을 조사하고자 합니다.

 

 교장의 다소 파격적인 조치에 다른 원로들이 말문이 막혔다. 교장은 계속 이야기했다.

 

 - 만약 저 자들의 말이 거짓말이고 그 아이가 왕국에 해악을 끼쳐 그 대가로 저렇게 된 것이라면, 그것에 대한 뒤처리 또한 그 파견자가 하게 될 것입니다.

 

 - 누구를 파견으로 보낼 것입니까?

 

 자레인 교수가 다시 물었다.

 

 - 흑마법에 대한 전문가가 가야겠지요.

 

 모드레드 교장이 에블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교수들도 모두 놀라 “아” 하는 감탄사를 자아냈다. 에블린이 놀라 벌떡 일어났다.

 

 - 네? 정말인가요?

 

 - 예. 이젠 에블린에게 내려진 연금(軟禁)의 벌을 거두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른 위원들께서도 동의하실거라 생각됩니다.

 

 원로들이 웅성댔지만 단호한 교장의 발언에 뭐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에블린의 표정에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울분이 교차하며 스쳐 지났다.

 

 - 다만.

 

 “다만” 이라는 교장의 소리에 위원회에 일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 에블린 교수가 그 아이를 정화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은 없었던 일이 될 것입니다.

 

 교수의 말에 에블린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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