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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완결)난,설헌
작가 : 아리곶
작품등록일 : 2016.7.22

조선 중기 최고이자 최초였던 여성 문학가 허난설헌.

그 시대와 이 시대의 '허초희'가 만나는 타입슬립 역사소설 <난,설헌>

※ 소설이므로 대부분의 내용은 픽션이며, 사실과 같은 이름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인용되는 시 구절은 모두 사실이며 출저는 네이버 입니다.^^

 
11화. 결혼생활의 시작
작성일 : 16-09-04 23:46     조회 : 522     추천 : 0     분량 : 4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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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위적인 삶에 다시 빨려들어가고 싶지 않은 설헌의 마음은 모르는지 시간은 빠르게만 흘렀다. 그러는새 보육원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오는지도 못 느끼게 될 정도였다. 다른 그런 재벌들처럼 두 사람의 결혼준비도 속도를 높였다. 오늘은 숙희가 알아본 두 사람의 신혼집을 보러 온 날이었다.

 

 "여기 정도면 두 사람 신혼살림 하는 데 부족함은 없어 보이네. 짐은 내일 옮기게 해 뒀어."

 "네,어머니. 괜찮은것 같아요."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숙희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며 말했다.

 성민은 대답이 없었지만 설헌은 숙희의 말에 즉각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내보였다.

 

 결혼식이 이뤄지기 이틀 전이었다. 결혼 문제로 수영은 설헌의 집을 밤낮없이 드나들었다. 설헌은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얘. 너... 성민이랑 잘 지내야해. 너도 알겠지만 우리그룹한테 부용그룹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

 

 그녀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 자신의 결혼마저 이용당하고 있다는 건 설헌에게 끔찍이도 싫은 일이였기에 설헌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나름의 시위를 하고 있었다.

 

 "역시나 대답이 없구나. 여튼, 시어머니 장단에도 잘 맞춰드리고. 특히 성민이랑 이혼...할 생각일랑 절대하지 마."

 "...."

 

 설헌이 대답이 없자 수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휑하고 집을 나섰다. 수영이 나간 후, 설헌은 의자에 앉아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왜 내 인생의 모든 건 저 여자가 좌지우지 해야 하는거지...'

 

 속으로 이런 생각만 되뇌일 뿐이었다.

 

 ***

 "이제 두 사람은 만인의 앞에서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주례의 외침이 끝나자 얼마 모이지 않은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연이어 이어졌다.

 설헌과 상민은 결혼식을 약식으로 치르기로 했다.

 그 또한 여느 재벌집의 결혼과는 달랐기에 취재진이 모여들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약소한 결혼식을 계획하신 겁니까?"

 "외부 홍보용이라는 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양녀를 잘 돌보지 않았다는 루머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미 수영의 차라는 걸 알아챈 취재진들이 물밀듯 그녀의 차 앞으로 달라붙어 물었다.

 차에서 내리기 전 수영은 앞에 앉은 비서를 보고 말했다.

 

 "저것들 어서 치워버려."

 

 비서가 먼저 내리고 수영은 결국 정문이 아닌 후문을 통해 결혼식장에 들어갔다.

 두 사람의 친지와 몇몇 귀빈을 포함한 오십 여명의 사람의 두 사람의 결혼식을 찾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겨우 결혼식을 끝내고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연애를 해 본 두 남녀가 결혼하는 것도 맞는 부분 찾기가 어려워 힘들다는데 이 두 사람 또한 힘들지 않을리 없었다.

 

 ***

 집안일을 해 주는 가정부 한 명이 조심스레 설헌에게 다가와 물었다.

 

 "오늘도 사장님은 늦으신다고...식사 준비 할까요?"

 "네, 저라도 먹어야죠."

 

 매일 같이 상민은 집에 들어올 생각 조차 하지 않았고 늘 설헌은 쓸쓸한 식사를 해야만 했다.

 

 결혼식이 끝난 다음 날이었다.

 

 "다시 한 번 말 하지. 우리 서로 사생활에 상관하지 말도록 하지."

 "...."

 "결혼에 대한 내 감정은 이미 말했고, 그건 너도 이해 할 거고. 안 그래?"

 "...그래요, 이해는 해요."

 "그래, 좋아. 다 모자라는 줄 알았는데 이해력은 빠르군."

 "....."

 "그럼 이것도 약속하지. 부모님들 앞에서 우린 사이좋은 부부여야 해. 그것도 이해 하겠지?"

 "...그래요."

 "그럼."

 

 왜인지 모르지만 성민의 앞에만 서면 설헌은 작아졌다.

 내가 왜 그래야 하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었지만, 성민의 감정을 모르지 않았기에 감히 물을 수 없었다.

 출근을 한다는 명목 하에 설헌의 강제적 약속이 끝난 후 성민은 서둘러 집을 나왔다.

 

 "왠일로 오늘은 집에 들어 오긴 했네요?"

 

 평소 상민이 늦는다는 건 결국 집에도 들어오지 않을 것임을 의미했다.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그가 오늘은 왠일로 늦었지만 집에 들어온 것이다. 설헌은 부엌에 있는 성민을 찾아와 물었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지? 이미 서로 약속했잖아. 관심 끄자고."

 "네 나도 상관 끄고 싶죠. 그래도 남편이라고 살아는 있나 궁금해서요."

 

 이미 뒤틀린 걸 알았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 보고 싶은 설헌이었다. 행복한 가정, 좋은 가족.. 설헌의 인생에서 놓쳐서는 안 될 스스로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남편..아, 우리 지금 결혼...한 거였지?"

 

 의미 모를 웃음을 남겨두고 상민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적어도 늦는다 정도는 나한테 알려줘도 되잖아요. 어쩜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보다 내가 더 남 같을 수가 있죠?"

 

 성민의 앞길을 막고 설헌이 물었다.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남편 상민의 행방을 설헌보다 더 잘 알고 있는것은 사실이었다. 자존심이 없는 여자는 아니었기에 설헌은 당연히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었다.

 

 "..."

 

 상민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설헌을 지나쳐 방으로 향했다.

 

 '아, 괜히 얘기했어...'

 

 이럴 때일수록 자신이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감정이 앞서다 보니 말이 너무 공격적으로 나왔다 싶었다. 하지만 이미 성민은 설헌을 지나쳐 방으로 들어가 있었다.

 

 똑똑똑-

 "잠시 들어갈게요."

 

 설헌이 성민의 방 문 앞에서 말했다.

 성민을 귀찮게 한다는 걸 알았지만 더 늦기전에 말하고 싶었다.

 

 "....."

 

 분명, 지금쯤 벌써 다 씻었을 텐데 성민은 대답이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설헌은 물러나지 않고 당돌히 문을 열어 방으로 들어갔다.

 설헌이 온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들어올 줄 몰랐던 성민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갑자기 들어와서 놀랐죠? 미안해요."

 "....뭐지?"

 

 겨우 성민의 입에서 나온 두 글자였다.

 

 "아니, 아까.. 집에 들어온 당신을 너무 몰아붙인 것 같아서요."

 "....."

 

 설헌의 낮은 자세에 성민도 잠자코 듣기만 했다.

 

 '좋았어.'

 

 생각외로 일이 잘 풀린다는 생각에 설헌도 기분이 좋았다.

 

 "나도 물론 우리 사이의 약속 알고 있어요."

 "그건 그만 얘기하지."

 

 성민이 설헌의 말을 막았다. 겨우 만든 기회인데 이렇게 날려버릴 수는 없었다.

 이젠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때도 됐다고 생각했다.

 

 "아니요, 들어요. 그 약속, 왜 당신이 꺼냈는지 나도 알아요. 이해도 해요."

 "그런데...?"

 "하지만, 어찌 됐건 당신이랑 난 부부잖아요. 아니 보여지는 부부일뿐이더라도 내가 당신이 어디서 뭘 하는진 알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 보단 그래도 내가 당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없어요."

 

 설헌이 똑똑히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성민이 잠시 후 한숨을 내 뱉었다.

 

 "....휴...대체 이해를 못하네."

 "....?"

 "너, 내 말 똑바로 들어. 넌 고작해야 보육원에서 자란 고아야. 어쩌다 운 좋게 입양되서 그래, 지금 너네 부모님 만나 L그룹 셋째기도 하지."

 "그걸 왜 지금..."

 "난, 태어날 때부터 우리 부모님 밑에서 원래 재벌로 자란 로열 패밀리고. 넌, 겨우 운 좋게 만들어진 가짜 재벌이고.

 그러니까 내 말은, 너랑 난... 상대가 안된단 소리야."

 "...."

 

 성민의 마지막 말에 설헌은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흐트러지는 정신을 겨우 수습하고 설헌은 성민의 방을 나왔다. 이렇게 두 사람 사이엔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둘 사이를 멀어지게 했다.

 성민은 자신이 생각하던 혼처가 아닌 것도 불만이었지만 무엇보다 보육원에서 입양된 설헌을 급조된 재벌이라 생각하며 설헌의 출신을 계속해서 꼬투리 잡았고 그 때문에 설헌에 대한 애정은 당연히 생길 수 없었다.

 

 ***

 비록 불행한 결혼 생활이었지만 주위에서 보기엔 그저 막 결혼한 행복한 신혼부부였다. 설헌 또한 밖에서 결혼생활의 불행으로 인해 무기력해 보이고 싶지 않았다. 어찌됐든 그녀는 책임감있고 부하 직원들을 통솔하는 팀장이었다.

 

 "결혼 축하드려요, 팀장님~!"

 

 결혼을 끝내고 삼일 후, 설헌은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팀원들은 비록 설헌의 결혼식에 초대받진 못했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자신의 양부모와 상대가 부용그룹만 아니면, 여느 평범한 직장인처럼 결혼식에 초대했을텐데 하는 마음에 설헌은 서럽기도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회의는 해야해요."

 "아~~"

 

 팀원들의 장난끼 섞인 항의가 시작됐지만 설헌은 꿈쩍하지 않고 말했다.

 

 "10분 후 회의 시작하겠습니다."

 "..네~"

 

 팀원들은 마지못해 회의 준비를 하고 회의실로 모여들었다.

 

 "이번 테마가 여성과 문학이었죠? 지난 달부터 준비 했는데 이젠 완벽하게 된 거 맞는거죠?"

 

 여전히 그녀에겐 빠짐없는 업무가 있었다. 차라리 일이 많아 바빠지게 해 주니 어쩌면 업무에게 고마운 설헌이었다.

 

 "네, 관련 작가들과도 인터뷰 모두 마쳤고 다음달 호에 바로 실으면 될 것 같습니다!"

 "왠일로 자신감에 차 있네요? 알겠어요. 한 번 검토해 보고 피드백 드릴게요. 다들 나가 보세요."

 "네, 팀장님!!"

 

 지혜가 밝게 웃으며 다른 팀원들과 사무실을 나갔다.

 회사 만큼은 출신따지는 성민 없는 온전한 자신만의 공간이었다.

 설헌은 잡지 최종안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검토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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