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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푸른 장미 세 송이
작가 : 최너구리
작품등록일 : 2017.11.1

네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야.
푸른 장미 가시덩쿨에 갇힌 너의 전생을 바꾸는 일.
그게 네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 이유.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지 마.
도망가려고 하면 할 수록 가시덩쿨이 너의 숨통을 조이게 될테니까.
살고 싶다면 전생을 바꿔.

 
푸른 장미 11
작성일 : 17-12-13 22:26     조회 : 268     추천 : 0     분량 : 6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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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잠긴 목소리가 서준의 살짝 마른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그런데 그 말에 해줄 말이 있는데도 다른 말이 입 밖으로 먼저 나와버렸다.

 

 “아, 아파...”

 

 손목에 느껴지는 아릿한 느낌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서준은 내가 고통스러워하는데도 나의 손목을 놔주지 않았다. 도리어 피가 안 통해 노랗게 물드는 손바닥을 바라볼 뿐이었다.

 

 싹수없는 놈.

 

 입안에서 욕을 굴리며 그를 분노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아무리 그를 쏘아보아도 그는 덤덤했다.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 손목을 놓아주지 않을 뿐이었다. 있는 힘껏 손목을 비틀어 그의 손아귀에서 빼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준을 내려다보다가 손목이 눈에 들어왔다. 선명하게 손가락 모양이 찍힌 손목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허... 너 이거...”

 

 “......”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고개가 약간 틀어진다. 서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스트레칭을 했다. 어이가 너무 없어 아연한 얼굴을 하고 정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런데 괜히 고개를 올렸나 보다.

 

 정면에 펼쳐진 것을 보자 맞붙은 입술이 약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본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서준이 기대서 잠들어 나무 뒤에 숨겨져 있는 정체 모를 커다란 검은 물체가 검붉은 피를 흘리며 널브러져 있었다. 악마인지, 괴물인지 모른 것에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대로 주저 않고 말았다. 겁이 나서 눈동자가 흔들렸다. 앉아있던 서준과 눈높이가 맞춰졌다.

 

 서준은 겁을 먹은 날 한심하게 쳐다보았다. 그런 눈동자에 비친 내가 정말 싫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괴생물체에 의해 손이 떨렸다. 그러는 중에도 그 괴생물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저, 저거 뭐야?”

 

 “네 노리던 것들.”

 

 “뭐?!”

 

 무시무시한 말을 눈 한번 깜짝하지 않고 잘한다.

 

 설마... 쟤가 저걸 쓰러트린 건가. 그래서 온몸이 흙투성이에, 상처투성이인 건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가 그랬다는 답 밖에 나오지 않았다.

 

 쓰러트릴 수 있다 하더라도 저 괴생물은 너무 거대했다.

 

 족히 나무 한 그루 정도는 손쉽게 씹어 먹을 수 있을 만큼 큰 이빨을 자랑하는 괴생물인데, 그런 이상한 것을 혼자 해치웠다고?!

 

 고작 그 괴물의 삼분의 일 밖에 되지 않는 그가?!

 

 이건 완전 판타지 물에나 나올법한 얘기다. 솔직히 어제 일만 해도 충분히 판타지이기는 하지만 이번은 더 믿기지 않았다.

 

 온갖 생각을 하며 눈동자를 굴리는 나를 바라보던 서준이 지루함과 피곤함에 연신 하품을 해댔다. 복잡한 나에 비해 생각의 당사자인 사람은 너무 태평했다. 나에게 있어 그 사실에 대해 물어봐야 했다. 나는 떨리는 손을 맞잡으며 최대한 손의 떨림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말했다.

 

 “설마 네가 저거 쓰러트린 거야?”

 

 “어.”

 

 여전히 그의 대답은 덤덤했다. 서준에게는 이게 아무 느낌 따위 없고, 벌레 한 마리 죽인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그의 성격을 대충 짐작하자 소름이 돋으려고 했다. 온몸에 있는 잔털들은 이미 곤두서 있었다. 몸이 부르르 떨리려 할 때 차분한 서준의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네 몸에 풍기는 민연의 기운이 저것들을 불러 모은 거야. 네가 있으면 자신들이 죽을 것 같으니까.”

 

 “......”

 

 “먼저 널 죽이려는 거지.”

 

 분명 따뜻한 입에서 나오는 말인데 너무 차갑다. 말은 모든 것들을 얼어붙게 하려는 것인지 시리고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체온이 있는 사람에게서 저런 기계적인 말투가 나올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서준은 자신의 뒤를 가리켰다. 다시 말해 괴생물을 가리켰다. 그리고 다시 귓가를 파고드는 말투가 들렸다.

 

 “그래도 민연이 기운이 하찮은 잡귀는 없애기는 하지만 저것까진 막지 못하더라. 진짜 민연이라면 막았겠지만...”

 

 서준의 말을 되짚어보면 은근히 끔찍했다. 서준이 옆에 없었으면 저 이상한 것들에 의해 목숨을 잃을 수이었다. 생을 떠서 영영 살아있는 사람이 못 될 뻔했다는 것에 몸서리쳐졌다. 그런데 마지막 말이 신경을 건드렸다.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손에 힘을 풀고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했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팔을 약간만 뻗어도 닿는 그에게 우현이의 일처럼 빛을 옮겨주려 했다. 그런데 팔을 뻗기도 전에 그가 일어났다. 내 시선이 그의 움직임과 함께 위로 올라갔다.

 

 서준은 그깟 상처 아무렇지 않다는 듯 쓸린 부분에 묻은 흙을 표정 변화 없이 털어냈고, 자신 몸에 붙은 흙먼지와 낙엽들을 털어냈다. 아까 머릿결에 숨어있던 갈색 낙엽도 함께 떨어졌다.

 

 따뜻할 것 같은 붉은 눈동자가 서준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의 시선들은 매번 감정이 메말라 로봇의 철만큼이나 차가웠다. 정말 어울리지 않는 눈동자 색이다. 차라리 그 여자처럼 푸른색이나 은색이 어울릴 것 같았다.

 

 입술을 삐죽이며 그를 올려다보고 있는데 서준의 입술이 벌어졌다.

 

 “가자.”

 

 “어? 어...”

 

 짧은 말에 대답하느라 고맙다는 말을 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서준은 내가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먼저 급하게 걸음을 옮겼다.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이 괴생물체의 존재를 각인시켜주었다.

 

 난 강아지가 털을 젖게 만든 물을 털어낼 때 몸을 떠는 것처럼 내 몸도 비슷하게 부르르 떨렸다. 앉아있던 자리에 일어나 그의 뒤를 따라갔다.

 

 침묵 속을 깨는 것은 땅과 바닥이 만나는 소리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말 수는 이미 증발해서 없어진지 오래였다.

 

 어제 다쳤던 발목은 다행히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뒤처질 일이 없었기에 그를 불러 세울 필요도 말끔히 수증기로 변해 어딘가로 사라진지 오래였다.

 

 영롱한 보랏빛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말 색은 예쁜데 마음 한편이 저리고 씁쓸했다. 꿈에서 나온 하늘은 따사롭고 맑았는데 지금은 너무 딴 판이었다. 따뜻함을 잃었고, 생명력도 함께 잃은 것처럼 속을 알 수 없는 하늘이었다.

 

 하늘이 바뀐 이유가 민연.

 

 그 여자의 죽음으로 비롯된 것이라면 그녀는 이 시대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일 것이다. 그녀의 환생인 나와는 다르게 말이다.

 

 내가 지내는 시대에서는 나 하나가 사라진다고 해서 하늘색이 변하고, 생명력이 사라지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는다. 원래 나란 존재가 없었던 것처럼 잘 살아간다. 내가 사라지면 신경 쓰는 사람은 다섯 명도 안 될게 분명했다.

 

 그 점이 그녀와 나의 크나큰 차이라는 것이 새삼 마음을 콕콕 쑤셨다. 내 표정은 내가 볼 수 없지만 왠지 지금의 난 슬픈 미소를 지으며 걸음을 옮기고 있을 것만 같았다.

 

 찌릿한 마음을 가지고 많이 걸어서 그런 가 다리에 쥐가 난 것처럼 저렸다. 그래도 아무 말 없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쉬지 않고 걸은 결과 멀리서 희미하게 건물들이 보였다.

 

 건물들이 많은 것을 미루어 봤을 때, 한 도시거나 작은 마을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건물들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완전히 큰 도시라고 불릴 만큼 건물들과 상가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북적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생각들은 현실을 빗나가버린 생각이었다.

 

 온기와 생기가 감돌 것 같던 도시는 눈앞에 없었다. 폐가 같지 않고 멀쩡한 건물이었지만 어둠에 잠겨 온기와 생기를 잃은 건물들이 대다수였다. 침울하고 칙칙 도시의 풍경이 나의 눈살을 충분히 구기게 만들었다.

 

 도시 입구에 다가가 발을 들여놓았다. 멀리서 본 것보다 직접 들어와 본 이곳의 사태는 심각했다. 안개가 자욱하게 거리를 덮고 있었으며 본 것보다 더 어두워서 가로등도 켜져 있었다. 그런데 모두 켜져 있지는 않았다. 어느 곳은 가로등의 불빛이 금방이라도 도망갈 것 같이 위태롭게 반짝이고 있었고, 어느 곳은 이미 나가있었다.

 

 돌아다니는 사람들 아니,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사람의 그림자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거리에 흔히 보이는 비둘기나 길고양이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보이는 거라곤 자욱한 안개와 고독함.

 

 그것뿐이었다. 꿈에 나왔던 도시와 같은 풍경이었지만 엄연히 분위기는 달랐다.

 

 거리를 거니는 사람 한 명밖에 없는 도시였다. 그 사람은 하늘의 영롱한 보라색과 다르게 칙칙한 색의 후드를 모자까지 눌러쓰고 있었다. 옷차림을 보아 시대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단 한 사람밖에 마주하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의 옷차림과 나의 옷차림은 차이가 많았다.

 

 여기는 후드가 망토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후드 사이로 보이는 남성의 옷은 정강이까지 내려오는 긴 코트와 통이 알맞은 바지, 깔끔한 하얀색을 띠는 블라우스에 천으로 만든 조끼였다. 그의 옷차림은 대충 입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뭔가 품위 있다고나 할까...

 

 나나 서준의 옷차림을 비교하면 품위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 우리는 학교 교복이었으니 딱 달랐다. 한복으로 친다면 그 사람의 옷차림은 전통한복이었고, 나와 서준의 옷차림은 개량한복 정도였다.

 

 도시에 들어와 한 명밖에 보지 못해서 그런 가 사람이 일절 없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래서 발을 내려놓고 있는 미지의 도시에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경계심에 이리저리는 살피는 나와 다르게 서준은 익숙하게 한 곳만을 바라보며 거리를 거닐었다. 서준이 향하는 곳은 도시의 중앙에 있는 검은 탑이었다. 나는 그의 걸음을 맞추기 위해 경보를 해야 했다. 겨우 옆에 설 수 있을 정도로 빨리 걸었다.

 

 의문을 풀고 싶은 마음에 걸음은 더 빨라졌다. 뛰다시피 걸으며 묵묵한 서준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원래 이래? 그리고 저 탑은 왜 가? 설마 민연이 저기 있어?”

 

 많은 질문들을 한 번에 토해내며 탑을 가리켰다. 순순히 서준이 나에게 설명을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그건 나의 희망 상황에 불과했다.

 

 서준은 귀찮다는 듯 인상을 구겼다.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굳어졌다. 그리고 무엇을 발견한 것인지 재촉하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에 맞춰 내 걸음도 멈췄고 시선은 서준이 보고 있는 쪽으로 이동했다. 우리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탑의 입구로 보이는 문이었다. 문 앞에는 많은 수의 병사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 이었다. 개미 한 마리 들어가기도 힘들 정도로 경비가 강했다. 병사들은 우리를 발견한 것 같았다.

 

 자기들끼리 뭐라 말을 하더니 무서운 기세를 몰고 다가오고 있었다. 여기 와서 사람을 마주한 것에 신기함을 느낀 난 다가오는 그들에게서 시선을 떨어뜨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위압감에 눈살이 저절로 구겨졌다. 뭔가 이 기세가 안 좋은 기세 같았다.

 

 왠지 모르게 우리는 고양이 앞에 있는 쥐였고, 그들은 우리를 잡기 위한 고양이들 같았다. 딱딱한 발걸음 소리들이 고양이 목에 채워진 방울소리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넋을 놓고 보고 있는데 서준이 내 손목을 움켜쥐어는 것이 느껴졌다. 그가 잡은 손목으로 시선이 움직였다. 서준은 짧은 욕을 읊조렸다.

 

 “이런 씨...”

 

 서준이 나를 끌고 비좁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보기에는 짧을 것 같던 골목은 길었고, 복잡하기까지 했다. 미로나 다를 것 없이 갈림길은 수도 없이 나왔다. 서준은 익숙하게 방향을 틀었다. 도망가야 하는 이유를 알 리 없는 나는 속절없이 그에게 끌려가야 했다. 오른쪽으로도 가고 왼쪽으로도 가며 머리로 외우기 힘들 정도로 꼬인 길을 지나갔다.

 

 얼마나 헤매며 돌아다녔을까 구두와 지면이 맞닿는 소리가 약하게 들렸다. 끌려다님으로 인해 체력은 바닥을 찍었다.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서준은 더 어두운 골목에 들어갔다. 그제야 잡고 있던 손목을 놓아주었다.

 

 손은 피가 통하지 않아 노랗게 질려 있었다. 또한, 그가 잡은 손목은 아침으로 보이는 숲속에서 잡혔던 손목과 같은 쪽 손목이었다. 그 손목은 이제 붉은색과 푸른색을 오묘하게 섞인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손목이 시퍼렇게 멍이 들려 했다.

 

 막무가내인 그에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이번 건 너무 지나쳤다.

 

 “야, 갑자기 무슨 일인데 그래? 또 왜 피하려는 건데?”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병사들 중 어느 병사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우렁찬 목소리가 가깝게 들렸다.

 

 “찾았나?!”

 

 놀라움에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나는 서준에게 화를 내던 것을 나중으로 미루고 들어왔던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입구 쪽에는 점점 몸집이 커지고 선명해지는 그림자가 있었다. 서준을 돌아보니 그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고,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이 상황이 불길한 상황인 것 같았다. 아까의 화는 모두 잊어버리고, 마음만 조렸다. 그의 분주한 행동으로 유추해본 결과 치하는 이유는 심각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뛰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난 여전히 골목과 서준을 번가라 보았다. 서준은 날이 선 눈매로 움직임을 보이는 그림자를 뚫어져라 쳐다만 보고 있었다. 말을 하지 않는 그가 답답해서 입을 열고 말았다.

 

 “오는데 어떡 읍...”

 

 서준이 내 말이 시끄러웠는지 기다란 손가락을 자랑하는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리고 벽 쪽으로 바짝 붙었다.

 

 입구에서 보면 쉽게 보이지 않을 것 같이 벽에 최대한 밀착했다. 입을 너무 세게 막은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약간의 반항을 했다. 그러자 서준은 입을 막은 손에 힘을 약간 풀었고, 반대 손으로 팔을 잡아 내 행동을 저지 시키려 했다.

 

 서준의 머리카락이 볼과 귀를 간지럽혔다. 그는 아마 고개를 턱을 내 어깨에 기댈 만큼이나 가깝게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빨리 뛰는 그의 심장 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잠시 후, 언제 사람들이 오려 했냐는 것을 보여주듯이 그림자는 작아졌고, 희미해지다가 사라졌다. 소란스러움도 점차 가실 때서야 서준의 서늘한 목소리가 귀로 흘러 들어왔다.

 

 “상황 파악 좀 해. 가만히 있을 땐 가만히 좀 있어.”

 

 “......”

 

 그의 말에 내 행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얌전해졌다. 얌전해져도 그는 내 입에서 손을 떼어내려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살짝 내빼고 밖만을 살필 뿐이었다. 오랜 시간 입을 막고 있으니 숨이 찼다.

 

 눈동자를 굴려 그를 째려보았다. 하지만 서준의 모습은 눈동자에 담을 수 없었다. 서준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궁금한 점들이 밀려왔다. 고개를 돌리려 했다. 그런데 입을 막고 있는 손에 의해 돌리지 못했다.

 

 나는 잠잠해진 밖에 분위기를 살피고 다시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손으로 그의 팔을 밀어내는데 한층 가라앉은 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경고하는데 여기서는 나 외에 아무도 믿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개죽음 당하기 싫으면...”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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