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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미친 소년 파천기
작가 : 그늘2
작품등록일 : 2017.12.13

제정신이 아닌 소년의 무림 정복기

 
01 동행 (2)
작성일 : 17-12-13 22:21     조회 : 373     추천 : 0     분량 : 3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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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방금 저 아리따운 소저들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소년은 잡채를 먹다 말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저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 봐요. 그런데…… 그게 끝입니다. 여자의 외모가 내면을 대변해주진 않는다고 하더군요. 흠. 이건 마치…… 애늙은이 같은 대사 같나요? 홀홀홀.”

  두 여자는 동그란 눈으로 소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볼 가득 홍조를 띄우며 입을 오물쪼물 하는 게 무슨 말을 꺼내고 싶은 모양이었다. 두 여자가 그러거나 말거나 같이 앉아 있던 세 남자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덩치가 큰 남자가 푸른 도포를 입은 청년에게 잔을 건넸다.

  “이번 대회에선 양 소협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소이다.”

  “하하. 아닙니다, 금 소협. 이번 비무 대회는 저번 대회 때보다 고수들이 더 많이 참가한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졌는데, 어찌 제가 우승을 할 수 있겠습니까?”

  “우승이라는 말은 안 했소.”

  “하하.”

  멋쩍은 웃음을 짓던 양이재는 차를 마시며 흐르는 땀을 식혔다. 금중호는 고개를 돌려 조용히 앉아서 음식을 먹는 청년, 모용고수에게 물었다.

  “소협은 이번 대회가 잘 풀릴 것 같습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제 실력이 워낙 미천해서.”

  “부정하진 않겠소.”

  “큭. 이런.”

  고수는 난감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마저 하던 식사를 계속했다. 덩치와는 다르게 은근 수다쟁이인 금중호가 또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을까 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한 소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두 소저를 발견하고 한마디 했다.

  “남궁 소저, 지 소저. 정신들 좀 차리시오. 옆에서 식사하는 손님에게 실례가 되지 않소.”

  라고 말하며 소년에게 눈길을 돌리는 금중호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졌다.

  ‘커걱. 잘생겼다. 두 소저의 정신이 팔린 이유가 있었구나.’

  금중호와 마찬가지로 소년의 잘생긴 외모를 보게 된 양이재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입을 쭉 내밀었다. 한편 남궁소연과 지선화는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다. 평소 자신들의 성격은 도도함, 차가움 등 까칠함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선뜻 먼저 말을 거는 모습을 일행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 두 소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잡채를 여섯 등분해서 먹던 소년은 일행 쪽으로 고개를 홱-하고 돌렸다.

  “저기 부담스럽게 왜 자꾸 쳐다보시는지요?”

  “그, 그게……. 혼자서 먹는 게 쓸쓸해 보여서요. 자리도 많은데 합석하실래요?”

  지선화가 용기 내어 말했지만, 소년은 의심의 눈초리로 그들을 훑어보았다.

  “흠. 혹시 식사할 돈이 없어서 빌붙는 건가요.”

  “네? 아, 아니에요. 충분해요. 돈은.”

  “그런데 왜 뜬금없이 합석을……. 도대체 무슨 나쁜 이유로…….”

  ‘눈치 없네, 이 남자 진짜!’

  소년은 사부가 했던 말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사부는 ‘겉이 반반하다고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그런 게 아니다.’라고 했었지만, 소년은 점점 ‘겉이 반반하면 내면은 그렇지 않은 법이지.’라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옆집 근수 아저씨, 동네 아는 형 칠석이 등 여자로 패망하는 꼴을 옆에서 지켜본 소년이 여자의 무서움을 모를 리 없었다.

  “합석은 거절하겠습니다. 식사를 다했거든요.”

  “아…. 그러셨구나.”

  금중호는 지선화가 무척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사내놈이라면 저 여자들이 합석하자는 이유를 모를 일이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냉정하게 거절해버리는 소년의 모습에 기분이 상해버렸다. 그는 요란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소년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이, 너! 숙녀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쌀쌀맞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그는 다혈질이었다. 속으로 ‘반말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쩌지.’하고 고민을 했으나 그것은 참 짧은 고민이었다. 온몸을 에라, 모르겠다 정신으로 무장한 탓이다.

  소년은 고개를 들어 얼굴이 벌게져 있는 근육질의 남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건 웬 산짐승이냐. 내가 나쁜 짓을 하다가 걸린 것도 아니고’

  소년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엉.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뭐라고? 이런 거, 건방진.”

  모용고수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어린 애들도 아니고 무슨 싸움이 이러냐. 우리 집안 꼬맹이들 싸움도 이것 보단 어른스럽겠군. 차라리 걔들은 타당성 있는 감정싸움이니까. 그런데 이건 뭐야. 창피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싸움은 이미 위험한 수준으로 발전해버리고 말았다. 금중호가 터벅터벅 소년에게 다가가 멱살을 움켜쥐었다. 팔을 들어 올려 소년을 공중에서 허우적거리게 하자, 소년이 자신을 움켜쥔 팔목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

  “이거 왜 이러세요. 제가 뭘 했다고. 흑흑.”

  “네가 한 짓을 몰라? 이 자식이 정말……? 윽! 크윽. 뭐야, 이건.”

  금중호는 갑자기 얼얼해진 팔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팔목은 소년이 얼마나 세게 잡았는지 곧 터질 기세였다. 당연히 멱살은 풀릴 수밖에 없었고 소년은 속박에서 벗어나진 몸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형씨.”

  재빨리 계산하고 도망쳐버린 소년을 멍하니 보고 있던 금중호는 뒤늦게 찾아오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아야!”

 

 

 

  * * *

 

 

 

  “성도인 제남에 숨어들다니 간덩이가 부었군요.”

  “너만 하겠냐마는. 꼬마가 보기보다 대담하군, 그래.”

  예찬과 성재는 막 산동의 성도를 들어섰다. 예찬은 성재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나는 이제 가보도록 하지. 겨우 그런 꼬마 하나 상대하는데 내 귀중한 시간을 뺏길 수는 없으니까. 음…… 성재.”

  성재는 순진한 얼굴로 답했다.

  “네?”

  “제발 부탁이니 길 잃지 말고 잘 찾아봐라. 허리까지 오는 장발에 검은 도복을 입고 있다고 한다. 상당히 순진하게 생겼으며, 아니다. 여기 그 소년의 초상화이다.”

  예찬이 그림쪼가리를 성재에게 넘겼다. 성재는 두루뭉술하게 생긴 소년의 얼굴을 흥미 있게 살펴보았다.

  “제남에 완전히 잠적한 것으로 보이니 샅샅이 뒤져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너 혼자 움직이지 말고, 추적부대 백 명이 바로 저 앞 저택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같이 움직이도록 해라.”

  “옙. 고맙습니다.”

  성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의 인사를 하자, 예찬이 씰룩,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사라졌다. 성재는 초상화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 휘파람을 불며 자신의 앞에 있는 거대한 저택으로 걸어갔다.

  “흠. 되게 큰 집이네.”

  정원과 연못이 저택 안에 있는 집이었다. 이런 집에서 예쁜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을 낳아 살아보는 게 그의 꿈이었다.

  ‘이 집 내가 찍었다.’

  그가 대문 앞으로 다가가자, 문을 지키던 건장한 무사 두 명이 입을 열었다.

  “누구시오.”

  반사적으로 손이 칼 쪽으로 움직이는 무사들을 보고 성재는 웃었다.

  “수련을 좀 더 쌓길 바란다, 애송이들아.”

  무사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들을 지나쳐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를 보고 경고를 하려고 했으나, 그를 앞에 두고 잠시의 머뭇거림이 있었다는 건 이미 늦었다는 걸 뜻했다.

  어느새 저 멀리 가있는 성재에게 말도 붙여보지 못하고 무사들은 풀썩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빠르기로 그들을 기절시킨 성재는 정원에 모여 있는 백 명의 검은 복면의 무사를 향해 다가갔다.

  검은 복면들은 성재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는 듯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흑살권(黑殺拳) 유성재님을 뵙습니다.”

  “후후후. 흑살객이라니. 그 꼬마를 잡는 건 식은 죽먹기겠구나.”

 

 

  * * *

 

 

 

  소년은 난처했다.

  “이 구슬을 가지고 섬서까지 가기엔 방해요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진로를 방해하는 날파리들, 날 유혹하는 맛집들, 그리고 방금 보았던 쓸데없는 인연들! 그래서 저는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하하. 바로 이 사랑스러운 인피면구이지요~ 하하하. 그게 무슨 대책이냐고요? 제게는 충분히 대책입니다. 이 인피면구를 쓰면 저를 쫓는 하루살이가 더 잘 꼬여서 스트레스 풀기 좋고, 날 유혹하는 맛집은 사실, 문제도 아니잖아요? 아니면 말고. 아무튼, 마지막으로 얼마든지 쓸데없는 인연을 만들어도 되고! 덤으로 여자도 꼬셔도 돼요.”

  그러니까 이 소년은 빨리 섬서로 갈 생각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그는 그 먼 거리를 여행하면서 충분히 즐기기로 했다.

  “가짜 얼굴이 있다면, 가짜 이름도 있어야겠죠. 음……. 좋아요. 제 가명은 자월로 하죠! 본명보단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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